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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55화

장소민도 생각했다. 대부분 사람들에게 일생에 한 번뿐인 결혼인데 하예정은 그녀의 아들에게 시집올 때 확실히 아무것도 얻지 못했다. 그 아이는 얼마나 서러웠을까.

“예물과 결혼식은 후에 얼마든지 보충할 수 있어.”

전태윤도 후에 다 해줄 수 있다는 걸 알지만 그는 항상 그녀를 속상하게 한다.

전태윤이 자리에서 일어서며 말했다.

“엄마, 난 가서 할머니랑 얘기 나눌 테니까 엄마도 그만 할머니를 원망해요. 이건 어쩌면 내 인생에 반드시 겪을 고초인 것 같아요. 사랑에 관한 고초 말이에요.”

그는 태어나서부터 지금까지 인생이 너무 잘 풀렸다. 단 한 번도 좌절을 겪어본 적이 없다.

하늘이 그런 그가 눈에 거슬려 사랑의 좌절을 느껴보라고 한 듯싶다.

“태윤아, 엄마는 그래도 널 일깨워줘야겠어. 네 신분은 이미 예정의 주위 사람들에게 들통났을 거야. 고향의 인간쓰레기 같은 친척들과 걔네 언니네 전남편 한 가족 모두 끈질기게 집착할지도 몰라. 너 절대 예정이를 봐서 그 사람들 도와주면 안 돼. 그 인간들은 흡혈귀라 한번 주면 분명 또 더 달라고 찾아와. 앞으로 네게 빨대 꽂고 등골을 빼먹을 인간들이야. 그들이 예정이한테 조금이라도 잘해줬다면 네가 도움을 줘도 그러려니 하겠지만 다들 예정이 자매한테 너무 못되게 굴었어. 엄마는 못 봐주겠어. 대체 그게 무슨 친척이야, 이웃보다도 못하면서. 그런 인간들을 도울 걸 생각하면 속 터질 것 같아.”

전태윤이 침울한 얼굴로 대답했다.

“엄마, 난 예정의 태도를 보면서 처사해요. 예정이도 그들과 화해하지 않겠다는데 내가 왜 도와줘야 하죠? 다들 지금 매사가 안 풀리는 것도 내가 그렇게 만들었어요. 처형의 전남편 가족은 말 그대로 전남편인데 무슨 연관이 더 있겠어요? 설마 주형인이 뻔뻔스럽게 달려와서 본인이 내 형부라고 할까 봐요?!”

장소민이 말했다.

“네가 다 생각이 있으면 됐어. 예정이는 그래도 딱 하나 마음에 드는 게 있는데 바로 애증이 분명해.”

하예정은 동정심이 차 넘치는 사람이 아니다.

일부 네티즌들이 윤리, 도덕의 틀을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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