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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53화

“소민아, 사람 시켜서 저 녀석한테 생강차를 끓여주라고 해. 태윤이가 매워 죽게 생강을 많이 넣어.”

어르신이 방에서 나오며 밖에 있는 며느리에게 분부했다.

장소민은 머리를 끄덕이고는 도우미에게 생강차를 끓이라고 했다.

고부가 나란히 수영장 앞에 왔을 때 전태윤은 여전히 물고기처럼 물속을 헤엄치고 있었다.

“전태윤.”

할머니가 무게감 있는 목소리로 외쳤다.

전태윤은 머리를 갸웃거리며 할머니를 힐끗 보더니 계속 앞으로 헤엄쳐갔다. 수영장 가장자리로 헤엄쳐간 후 그는 물속에서 나와 자리에 앉았다.

할머니는 수영장을 에돌아 그의 앞에 다가가더니 속상한 표정으로 말했다.

“여기 앉아서 뭐해? 얼른 방에 들어가.”

“할머니, 나 머리 좀 식히고 싶어요.”

어르신이 그를 질책했다.

“머리 식히려거든 문 잠그고 방 안에 있어도 돼. 아무도 널 방해하지 않을 테니 마음껏 머리를 식혀. 왜 굳이 물속에 뛰어드는 건데?”

“나름 효과 있더라고요.”

전태윤이 담담하게 말했다.

“차가운 물에 몸을 담그니 머리가 맑아지고 복잡했던 마음도 훨씬 편해졌어요.”

그는 솔직하게 대답했다.

“진정이 됐으면 어서 옷 입고 방에 돌아가. 여기 오래 앉아있으면 감기 걸려.”

전태윤은 입술을 앙다물었다.

장소민이 그의 외투를 가져와 몸에 걸쳐주며 말했다.

“너 감기 걸리기만 해봐, 엄마가 바로 예정이 찾아가서 따질 거야. 걔가 널 아프게 했어.”

“엄마가 과연 그렇게 막무가내로 나올까요?”

전태윤은 엄마가 하예정을 찾아가 따지는 걸 전혀 걱정하지 않았다. 장소민은 말만 독하게 할 뿐 정작 너무 지독한 일은 하지 못한다.

장소민은 침을 꼴깍 삼켰다.

“엄마는 제 새끼를 위해서라면 못 할 일이 없어.”

어르신도 말했다.

“태윤아, 일단 방에 가서 옷부터 갈아입고 나랑 얘기하자.”

전태윤은 할머니를 올려다보며 비난 조로 말했다.

“난 또 할머니가 오랫동안 병상에 누워있어야 쾌유할 줄 알았죠.”

그가 돌아올 때 할머니가 보이지 않자 미리 숨어 계신다는 걸 눈치챘다. 할머니가 늘 해오던 수법은 바로 아픈 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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