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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52화

“엄마.”

전태윤은 지금 똑바로 설명하지 않으면 엄마가 진짜 그에게 재벌 집 딸들과 선 자리를 마련하여 오해를 불러올 것 같았다.

그는 목소리를 내리깔고 말했다.

“예정이가 처형과 함께 나갔다는 건 친정에 돌아가 한동안 지내면서 마음을 식힌다는 뜻이에요. 영원히 돌아오지 않는 게 아니라고요. 나도 걔가 안 돌아오는 건 용납할 수 없어요.”

하예정을 풀어주고 그녀가 처형을 따라가는 걸 허락하는 일이 전태윤에게 얼마나 어려운 결정인지 하늘은 알고 있겠지!

“나도 마음을 식혀야 하는데 좀처럼 진정이 안 돼서 수영장이라도 뛰어들려고 했어요. 그럼 혹시 차분해질 수 있겠는지... 엄마, 난 전혀 고육지책을 쓸 의향이 없어요.”

장소민이 눈을 깜빡이며 그에게 물었다.

“너희 두 사람 아직 이혼 안 했어?”

“엄마는 내가 이혼하길 무지 바라시네요?”

“맞기도 하고 아니기도 해. 엄마는 늘 너희 두 사람이 안 어울린다고 생각했어. 너희 둘은 사교 영역이 달라서 예정이가 비집고 들어가기도 힘들 거야. 지금은 이해할 수도 없고 체감할 수도 없겠지만 화해하고 난 후에 예정이를 데리고 사업 미팅에 가거나 여러가지 연회, 자선단체 등 행사에 참석할 때면 바로 느끼게 될 거야. 넌 괜찮겠지. 남들이 널 비웃는 걸 천연덕스럽게 받아칠 수 있을 거야. 하지만 예정이는 달라. 상류층 사모님들의 사교 모임에는 벼락부자의 아내들도 끼어들기 힘든데 예정이는 오죽할까. 따돌림을 당하고 인정받지 못하고 갖은 야유와 비난만 받을 거야”

장소민은 평생 재벌가에서 지내다 보니 평소 사귀는 사람들도 전부 그녀와 지위가 비슷한 사모님들이다. 자신보다 지위가 낮은 사람들에겐 왕왕 가볍게 고개만 끄덕일 뿐 상대를 자신의 사교 영역에 들이는 건 불가능하다.

그녀의 시어머니처럼 전혀 틀을 차리지 않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

“하지만 네가 예정이를 사랑하고 엄마도 너희 둘이 이혼하는 걸 원치 않아. 이혼하고 너 평생 솔로로 지낼까 봐 두려워. 세상에 어느 엄마가 제 아들이 독신으로 사는 걸 원하겠어? 게다가 이렇게 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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