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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8화

전태윤이 그런 곳에 별장 한 채를 갖고 있다니, 그것도 산꼭대기에 있는 별장이라고 한다. 뷰가 아주 기가 막힐 듯싶다.

하예정은 휴대 전화를 외투 주머니에 넣고 소파에 앉더니 전태윤을 빤히 쳐다보았다. 전태윤의 시선도 그녀에게서 떨어지지 않았다.

그녀가 지금 화난 건지, 놀라면서도 기쁜 건지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 그런데 놀라면서도 기뻐하는 건 아닌 것 같다.

“예정아, 우... 우리가 초고속 결혼을 해서...”

전태윤이 그녀 옆에 다가가 앉았다. 하지만 그가 앉자마자 하예정이 옆으로 움직이며 그와 멀리했다.

“그냥 거기 앉아있어요. 가까이 오지 말고요.”

그녀가 얼굴을 찌푸리며 화를 냈다.

“그동안 나한테 왜 숨겼는지는 나도 알아요. 태윤 씨한테 별장이 있는 걸 알고 태윤 씨 돈을 탐낼까 봐 그런 거겠죠. 전씨 그룹에서 임원으로 일하면 연봉이 얼마나 돼요? 적어도 몇십억은 되겠죠? 평소 일이 바빠서 계속 야근 아니면 술자리 나가던데 그 비용도 회사에서 내주죠? 여자친구도 없고 미혼인데다가 가정 형편도 나쁘지 않아서 태윤 씨가 집에 용돈을 드릴 필요도 없다고 했어요.”

“그럼 지금까지 엄청 많은 돈을 모았겠네요? 그러면 수백억짜리 별장 하나쯤 사는 것도 이상할 건 없죠. 우리가 혼인신고 한 날부터 태윤 씨가 날 경계하고 있다는 건 알고 있었어요. 날 태윤 씨 돈이나 욕심내는 그런 나쁜 여자로 의심했었죠.”

얘기하던 하예정은 결국 참지 못하고 소파 위의 쿠션으로 전태윤을 냅다 때렸다.

“별장이 있다는 사실을 나한테 숨겨요? 자기도 완전히 솔직하지 못하면서 그날 밤 나한테 그렇게 화를 낸 거예요? 뭐랬더라? 태윤 씨를 가족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더라? 내가 하면 로맨스이고 남이 하면 불륜이에요?”

전태윤은 그녀가 쿠션으로 마구 때려도 가만히 있었다. 어차피 아프지도 않으니까.

그는 하예정에게 자신의 명의로 된 별장이 한 채가 아니라고 얘기하고 싶었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한 채라고 밖에 얘기할 수 없었다. 일단은 그가 숨기는 게 있다는 걸 하예정이 알면 어떤 반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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