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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4화

고개를 들어 그를 본 순간 하예정은 마지못해 그의 목을 감싸 안고 머리를 살짝 내리더니 가볍게 입맞춤했다.

전태윤은 아내의 뽀뽀를 받고 기분 좋게 한 손으로 캐리어를 끌고 다른 손으로 그녀의 손을 잡은 채 다정하게 밖으로 나갔다.

어르신은 집 아래에서 두 사람이 나오길 기다렸다.

어르신과 함께 얘기를 나눠준 사람은 강일구였다.

그날 하예진의 이사를 도와줄 때 하예정이 그를 바로 알아봤는데 전혀 당황하지 않고 재치있게 답변했었다. 본인은 돈만 주면 뭐든지 할 수 있다면서 너스레를 떨었다.

어르신은 그런 강일구의 모습이 실로 마음에 들었다.

“태윤 씨, 예정 씨.”

강일구가 먼저 인사를 건넸다.

하예정은 방긋 웃으며 그에게 물었다.

“실례지만 성함이 어떻게 되시죠? 그날 깜빡하고 명함을 못 구했네요.”

강일구는 재빨리 도련님을 힐긋 쳐다봤다. 도련님이 딱히 표정 변화가 없자 그는 그제야 과감하게 대답했다.

“강일구라고 해요.”

그리고 바지 주머니에서 메모지 한 장을 꺼내 하예정에게 건네며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그날 집에 돌아가니 명함을 다 나눠주고 없더라고요. 아직 미처 추가해서 프린트하지 못했어요. 이건 제 전화번호예요.”

하예정은 그의 전화번호가 적힌 메모지를 받으며 전태윤에게 말했다.

“강일구 씨는 무슨 일이든 다 한대요. 앞으로 내가 할 수 없는 일들은 강일구 씨한테 맡겨야겠어요.”

안 그래도 질투가 많은 전태윤이니 불필요한 오해는 삼가길 바랐다.

전태윤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강일구 씨가 믿음직하긴 하지. 힘든 일 있으면 강일구 씨한테 부탁해.”

강일구가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그래요, 돈만 주면 저는 무슨 일이든 다 해요. 태윤 씨 어디 출장 가시나 봐요?”

전태윤이 머리를 끄덕였다.

“그럼 저는 이만 물러갈게요.”

강일구는 하예정과 전태윤 부부, 그리고 할머니께 인사를 마친 후 아무렇지 않은 듯 자리를 떠났다.

도련님은 이번에 경호원을 반만 데리고 출장을 떠난다. 강일구는 여기 남아서 사모님을 잘 지켜야 한다.

도련님과 함께 출장 가지 못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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