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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9화

“하 영감, 당신 분명 내가 준 현금 1200만 원을 받았잖아. 그 돈은 내가 엄청 오랜 시간 모은 비상금이란 말이야. 돈 받을 때 하예정을 설득하기로 약속했으면서 아무것도 하지 못했어. 내 아들이랑 하예진이 결국 이혼했다고. 그러니까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말고 빨리 돈 돌려줘. 안 그러면 신고할 거야.”

하 영감이 돈을 받은 걸 인정하지 않자 김은희는 너무도 화가 나 얼굴이 붉으락푸르락했다. 하 영감이 얼굴을 굳히며 말했다.

“신고하고 싶으면 해. 내가 무서워할 줄 알고? 돈을 받았으면 뭐? 그건 그때 못 받은 예물이야. 우리 손녀가 당신 아들이랑 결혼할 때 예물 일전 한 푼도 받지 못했어. 예물을 고작 천만 원이 넘는 돈으로 퉁 쳤으니 오히려 고마워해야지. 사돈, 사돈도 딸이 있잖아. 딸을 시집보낼 때 예물 일전 한 푼 받지 않고 보낼 수 있어?”

김은희가 분통을 터뜨렸다.

“예물이라니! 당신 예진이를 키운 적이 있어? 무슨 자격으로 예물을 받으려는 건데? 이혼한 마당에 예물을 준다는 게 말이 돼? 당장 돌려줘!”

“없어. 남은 건 목숨밖에 없으니까 가져갈 수 있으면 가져가 봐.”

하 영감의 당당한 태도에 김은희는 당장이라도 그를 갈기갈기 찢어 죽이고 싶은 심정이었다. 주서인이 그런 김은희를 말렸다.

“엄마, 저 사람 건드리지 마. 나이가 많아서 바닥에 드러눕기라도 하면 우리만 손해야.”

“아이고, 여보. 나 숨을 못 쉬겠어, 너무 힘들어. 저 사람들이 여기서 너무 소리를 질러서 그래. 아이고, 나 죽겠네...”

침대에 누워있던 하씨 집안 할머니가 갑자기 고통스러운 얼굴로 가슴을 부여잡으며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

하 영감은 재빨리 응급 벨을 눌러 의사와 간호사를 불렀다. 그러고는 김은희 일행을 보며 매섭게 쏘아붙였다.

“우리 아내한테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앞으로의 병원비는 당신들이 책임져야 할 거야.”

“지금 아픈 척하는 거잖아요!”

주서인은 어머니와 남편을 끌고 병실을 나서며 욕설을 퍼부었다.

“돈을 돌려주지 않으면 또 올 겁니다.”

“돈은 무슨 돈!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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