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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8화

하예정이 피식 웃었다.

“소현 씨가 그러는데 소정남 씨는 정보 집안 출신이라 함께 있으면 재미난 구경을 가장 먼저 할 수 있대. 너 그런 거 가장 좋아하잖아. 소정남 씨는 정말 너한테 딱이야. 둘이 아주 잘 어울려.”

심효진은 여전히 아무 말이 없었다. 그녀가 남자친구를 찾는 게 결혼을 위해서인가, 아니면 재미난 구경을 하기 위해서인가?

“예진 언니네 전 시댁 식구들이 또 찾아왔었다고?”

심효진은 더는 그녀가 장난하지 못하게 재빨리 화제를 돌렸다.

“언니가 이혼하고 그 집에서 나오자마자 그 집안사람들이 짐을 챙기고 들어가려고 했대. 그런데 지금은 월세방이나 호텔에서밖에 지내지 못해. 아마 구정도 여기서 보낼 거야. 절대 본가로 돌아갈 사람들이 아니야.”

주씨 가문 사람이라면 무조건 올해 설은 시내에서 보낸다고 여기저기 자랑했을 것이다. 하여 머무를 집이 없는 이 상황에 집을 구해서라도 이곳에서 설을 보낼 것이다.

하예정은 투명 망토라도 걸치고 그 집안에 들어가 재미난 구경을 하고 싶은 심정이었다.

“집 인테리어를 전부 부순 걸 보고 엄청 놀랐을 거야.”

하예정이 크게 웃었다.

“당연하지.”

주씨 가문 사람들은 지금 이 시각 하 영감을 찾으러 관성 종합병원에 도착했다.

하씨 집안 할머니는 수술 후 회복이 꽤 잘 되어 며칠만 더 병원에 있다가 퇴원해도 된다고 한다.

김은희가 딸과 사위와 함께 병원으로 쳐들어갔다. 주경진은 호텔에 남아 세 외손주를 챙긴다는 핑계로 오지 않았다. 사실 오지 않은 가장 큰 이유는 창피해서였다.

“하 영감!”

김은희가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병실 안으로 쳐들어왔다. 하 영감은 딸과 사위와 함께 온 그녀를 보며 불쾌한 기색을 내비쳤다.

‘우리 아들이랑 손자는 어디 간 거야? 저 미친 여자를 말리지도 않고.’

“사돈, 이 사람이 아직 병상에 누워있으니 목소리 좀 낮춰요.”

하 영감은 따뜻한 물을 한잔 따라 아내에게 먹여준 후 컵을 침대 머리맡 서랍 위에 덤덤하게 내려놓았다.

“사돈, 병문안 왔다는 사람이 빈손으로 왔어요? 나이도 먹을 만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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