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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7화

“그래, 우리 소현이가 훌륭하긴 하지. 성씨 가문 딸은 시집 못 갈 걱정 안 해.”

이경혜는 누구보다 딸을 잘 알았다. 성소현이 마음을 접는다고 했으니 꼭 그렇게 할 것이다.

그때 밖에서 자동차 소리가 들려왔다. 유청하가 밖으로 걸어 나가며 말했다.

“아가씨가 돌아왔나 봐요.”

밖으로 나가보니 정말로 시누이였다. 차에서 내린 성소현이 환한 미소를 머금고 새언니에게 다가왔다.

“언니, 엄마 아직 집에 있어요?”

환하게 웃는 시누이의 모습에 유청하는 마음이 아렸다. 차라리 이렇게 웃지 말고 펑펑 울기라도 했으면 좋겠다. 성소현이 아무렇지 않은 척 해맑게 웃을수록 그녀의 마음이 더 아프다는 걸 뜻하니까.

‘어휴.’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 남자를 사랑한 것만으로도 충분히 고통스러운데 남자가 결혼했다는 소식을 들었으니 얼마나 힘들겠는가 말이다.

“네, 아직 집에 있어요. 아가씨, 괜찮아요?”

“안 괜찮아 보여요? 난 괜찮으니까 걱정하지 말아요. 그냥 마지막 인사를 하고 왔을 뿐인데요, 뭐.”

성소현은 아무렇지 않은 척 덤덤했지만 더는 전태윤의 얘기를 하고 싶지 않았다. 그녀는 새언니의 팔짱을 다정하게 끼며 말했다.

“언니, 그만 들어가요.”

성소현이 돌아오자 이경혜는 더욱 안절부절못했다. 이경혜는 가족들과 함께 유전자 검사 센터로 향했다.

떨고 있는 이경혜와 달리 하예정은 무척이나 침착했다. 그녀는 카운터에 앉아 공예품을 열심히 만들다가 전씨 할머니와 숙희 아주머니를 힐끗 보고는 심효진에게 말했다.

“태윤 씨 출장 갔어. 요 며칠 놀러 갈 데 있으면 나도 끼워줘.”

요즘 그녀의 삶은 우울함의 연속이었다. 아무래도 친구들과 신나게 놀면서 기분을 풀어야 할 듯싶다. 가능하다면 언니와 조카도 함께 데려가면 더 좋고.

심효진이 웃으며 말했다.

“쇼핑하고 맛있는 거 먹는 거 말고 뭐가 있어? 너 상류층의 파티는 싫어하잖아. 소현 씨 실연당했대. 소현 씨랑 술이나 한잔할까?”

하예정이 바로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술은 됐어. 나 주량이 별로라 못 마셔. 그리고 언니도 나 술 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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