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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7화

이경혜는 남편한테 티슈를 건네받고 눈물을 닦으며 드디어 말을 꺼냈다.

“우빈이란 아이가 경희를 좀 닮았는데 그 아이 엄마가 하예진이에요. 예진이가 살만 좀 빼면 경희랑 똑같단 말이에요. 소현이는 하예정을 처음 볼 때 친해지고 싶은 느낌이 들었대요. 아까 예진이 모자 볼 때 나도 그런 느낌이었어요. 어쩌면 혈연관계 때문이겠죠. 여보, 이번엔 정말 내 동생을 찾은 것 같아요...”

이경혜는 동생이 이미 세상을 떠났다는 생각에 또다시 눈물이 하염없이 흘러내렸다.

“이미 15년 전에 사망했어요. 그래서 오랫동안 찾지 못한 거죠. 이 세상에 없는데 무슨 수로 찾아내겠어요?”

성문철이 그녀를 위로했다.

“이건 단지 느낌일 뿐이야. 사람과 사람지간의 인연이란 게 가끔 이렇게 이상하다니까. 일단 눈물 그치고 유전자 검사부터 진행해.”

한 번도 본 적 없는 처제가 정말 죽었다면 성문철도 아쉬움이 많이 남을 것이다.

처음 아내를 만났을 때, 아내는 그의 성씨 그룹의 직원이었고 그때부터 여동생을 찾아 나섰다.

몇십 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포기하지 않고 자녀들에게 이모를 계속 찾으라고 당부했다.

오랜 시간 견지해왔던 신념이 한순간 무너지니 아내가 감당하지 못하는 것도 충분히 이해가 됐다.

“직감이 말해주는데 하예정과 하예진은 경희 딸이 맞아요. 경희는 죽었고 두 딸도 힘겹게 살아가고 있으니... 다행히 두 자매가 나처럼 강하게 버텨왔어요.”

그해 이경혜도 고작 8살이라 여동생을 키울 능력이 못 됐다.

하예진 자매는 적어도 그녀보단 나았다. 부모님의 사망 배상금을 조금 챙겼으니 말이다. 물론 인간말종 같은 친척들이 대부분 금액을 낚아채 갔지만 마을 이장이 두 자매에게 4천만 원을 남겨주었다. 그해 하예진도 고작 15살이라 어깨에 짐을 짊어지고 힘겹게 동생을 키워왔다.

소현이가 말하길 하예정은 언니에게 엄청 잘한다고 했다.

이경혜는 두 자매가 서로 의지하며 모진 역경을 파헤치고 여기까지 걸어온 걸 되새겨보았다. 두 아이는 인간의 매정함을 뼈저리게 느끼며 지금까지 버텨왔다. 하예진은 그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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