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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6화

그녀는 전태윤의 침대에 올라가 편한 자세로 누웠다.

“한번 자보니까 태윤 씨 침대가 참 편하네요. 이건 마치 내 환각이겠죠?”

하예정은 눈웃음을 지으며 이불을 덮었다.

“태윤 씨, 굿나잇.”

전태윤은 짙은 눈동자로 그녀를 한참 노려보다가 불쑥 이불을 젖히고 그녀를 덮치려 했다.

다만 하예정이 재빨리 일어나 침대에서 내려오더니 슬리퍼를 신고 문밖으로 달려갔다.

“하예정.”

전태윤이 그녀의 손을 잡아당겼다.

“저기... 내 방 화장실에 다녀와야 해요.”

분위기 파악도 못 한 채 생리가 와버렸다.

전태윤은 여전히 이해하지 못했다.

“화장실은 여기도 있어.”

“그런데 내가 원하는 딱 한 가지 물건이 없어요. 화장실 갔다가 다시 돌아와서 잘게요. 태윤 씨는 당분간 내버려 둘게요.”

하예정은 아쉬움 가득한 표정으로 그의 얼굴을 살짝 꼬집었다.

“좀 더 키우다가 잡아먹어야지.”

전태윤이 아무리 눈치가 무뎌도 이쯤이면 알아들을 수밖에 없었다. 그는 하예정의 손을 놓아주며 방으로 돌아가게 했다.

잠시 후 그녀가 다시 전태윤의 방으로 돌아왔다.

전태윤은 한창 그녀를 등지고 누워 화난 듯 베개 하나를 껴안고 있었다.

하예정이 잠시 머뭇거렸다.

‘나 그냥 다른 방 가서 잘까? 아니야, 돌아가서 할머니랑 하룻밤 잘래.’

하예정이 돌아가려 할 때 전태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안지도 못해?”

‘뭐?’

하예정은 걸음을 멈추고 뒤돌아 씩씩거리는 전태윤을 바라봤다.

“안고 있으면 더 괴로울까 봐 그러죠.”

“홀로 자는 것보단 나아.”

그가 괴로움도 마다하겠다니 하예정도 사양할 필요가 없었다.

그녀는 생글생글 웃으며 그의 옆에 다가가 이불을 걷고 침대에 누웠다.

“너무 그러지 말아요. 갱년기 걸린 여자 같아요.”

“나 남자야.”

“갱년기 걸린 남자 같아요.”

전태윤은 갑자기 팔을 뻗어 그녀를 잡아당기더니 몸을 내리깔고 진한 키스를 퍼부었다. 그제야 기분이 풀린 듯 온순한 아내를 꼭 껴안고 중저음의 목소리로 말했다.

“며칠이면 돼?”

“열흘이요.”

“그렇게나 오래 걸려?”

“난 내 몸 아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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