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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0화

주형인이 문고리를 세게 비틀었지만 끄떡도 하지 않았다. 하예진이 이미 문을 다 잠가 놓았기 때문이었다.

주형인이 문을 두드렸다.

"예진아, 문 열어."

예진은 문을 열어 줬지만, 주형인이 못 들어오게 문 앞을 가로막고 물었다. "무슨 일이야?"

"예진아, 상의 할 게 있어서 그러는데, 나 좀 들여보내 줘."

이 방은 원래 부부의 사랑방이었으나 지금은 하예진이 독차지하고 있었다.

주형인은 아주 못마땅하게 여겼지만 하예진이 그의 누나 아이들을 데려오고 데려가는 일을 계속하게 하기 위해 꾹 참고 내색하지 않았다.

"무슨 일인데 그래? 내일 말하면 안 되는 거야? 시간도 늦었는데."

"11시밖에 안 됐어, 나 밖에서 일 처리하고 돌아와도 지금, 이 시간이야."

하예진은 주형인이 상의 할 일이 시어머니나 올케와 연관이 있을 거라고 짐작이 가서 문을 막은 몸을 비켜주면서 말했다. "일 끝나면 당신 방으로 돌아가서 자."

주형인은 그날 밤에 술기운에 참지 못하고 그 짓을 저질렀지, 맨정신엔 털끝 하나도 다치지 않았을 거라고 속으로 되뇌었다.

그러나 정작 하예진 앞에선 속과 다른 말을 할 수밖에 없었다. "잠시만 기다려, 가져올 물건이 있어."

말이 끝나자마자 주형인은 몸을 돌려 침실로 들어가 작은 비단함을 챙겼다. 퇴근 후 하예진 선물용으로 사둔 진주 목걸이였다. 비싼 목걸이가 아닌 몇만 원짜리 싸구려였다.

곧이어 주형인이 그 비단함을 들고 사랑방에 들어왔다.

하예진은 방에 있는 2인용 소파에 앉아 기다리고 있었다.

주형인은 방에 들어오자마자 아들을 보았다. 어린아이가 곤히 잠들어 있는 모습에 마음이 녹아내려 허리를 굽혀 아들의 작은 뺨에 뽀뽀하고 또 사랑스레 쓰다듬고서야 다시 허리를 펴고 하예진의 곁으로 와서 앉았다.

"자기야."

"이름 불러."

하예진은 아무렇지 않게 호칭을 정리하는 듯 보였지만주형인 입에서 다시 부인 소리를 듣는 게 구역질이 나도록 싫었다.

주형인은 너털웃음을 지으면서 작은 비단 함을 건넸다. "예진아, 내가 사과할게. 전번에 손찌검 한 건 내가 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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