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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3화

김은희가 한참 고민하더니 말했다.

“내일 내가 예진이한테 출근하지 말라고 얘기해볼게. 그리고 너도 앞으로 생활비 많이 주고 더치페이하지 마. 원래는 더치페이하면 좋을 줄 알았는데 지금 보니까 아무런 쓸모가 없어. 봐봐, 네가 퇴근하고 와서도 전부 다 직접 하잖아. 나랑 네 누나가 예진이한테 밥을 차려달라고 하는 것도 돈을 줘야 하니... 딱히 돈을 아끼는 것도 모르겠으니까 그냥 더치페이 하지 마. 그러면 너도 덜 힘들잖아. 예진이한테 매달 40만 원씩 준다고 해도 괜찮아.”

주형인이 잠깐 침묵하다가 말을 이었다.

“어머니, 더치페이하지 않는다고 해도 저랑 예진이는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어요. 이젠 예진이한테... 정이 뚝 떨어질 지경이에요. 우빈이랑 누나 일만 아니었으면 예진이한테 굽신거리지도 않았어요.”

그의 말에 김은희가 그의 뺨을 내리치더니 낮은 목소리로 꾸짖었다.

“남자들은 다 이래. 결혼만 하면 바깥 유혹을 뿌리치지 못한다니까! 현주인지 뭔지 그 여자가 정말 널 사랑하는 것 같아? 다 네 신분을 보고 그러는 거라고. 네가 한 달에 겨우 이백이나 버는 일반 직원이었다면 그 여자가 널 쳐다보기나 했겠어? 그래, 네가 잘생기긴 했어. 나도 네 얼굴을 보면 기분이 좋아. 그런데 잘생기면 밥이 나오냐? 지금 여자들 얼마나 현실적인데, 네가 돈이 없고 지위도 없었더라면 아무리 잘생겼어도 쳐다도 안 봐. 정말로 예진이랑 헤어지면 앞으로 꼭 후회할 날이 있을 거니까 명심해.”

서현주가 자신을 진심으로 사랑하고 있다고 믿는 주형인은 어머니의 말을 아예 귓등으로 들었다.

“어머니, 늦었어요. 얼른 들어가서 쉬세요. 예진이한테 조카들 등하교해달라고 제가 잘 설득해볼게요.”

만약 하예진이 도와주지 않는다면 집을 누나의 명의로 변경하지 않아도 된다. 설마 집을 그의 누나에게 주지 않으려고 절대 도와주지 않겠다고 하는 건가?

집에 아이들의 등하교를 해줄 사람이 없다는 걸 그녀는 잘 알고 있었다.

주형인은 방으로 돌아가 하예진에게 캐묻고 싶었지만 또 말다툼할까 봐 결국 포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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