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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8화

그가 차에서 내리자 성소현은 무척이나 기뻤다. 그동안의 고생이 헛되지 않은 듯싶었다. 어쨌거나 그녀를 완전히 무시하던 전태윤이 차에서 내려 그녀를 만났으니 말이다.

“태윤 씨, 제가 아침 준비해왔어요.”

성소현은 재빨리 정성껏 준비한 아침을 전태윤에게 건넸다. 그와 동시에 꽃다발도 함께 건네면서 활짝 웃었다.

“이 꽃은 제가 우리 집 정원에서 직접 따서 가지를 손질한 다음 한데 묶은 거예요. 태윤 씨한테 선물할게요.”

전태윤은 아무런 표정 없이 성소현을 쳐다보았다.

‘남자에게 꽃을 선물한다고? 하예정은 대체 소현 씨에게 어떻게 대시하라고 가르친 거야? 날 여자로 여긴 건가?’

전태윤은 일단 오른손으로 꽃다발을 받은 후 왼손으로 도시락통을 받았다. 그 순간 성소현은 날뛰듯이 기뻤다.

‘태윤 씨가 날 받아주려나?’

그런데 그녀는 곧바로 전태윤의 왼쪽 약지에 낀 금반지를 발견했다. 꽤 큰 금반지라 흐린 날씨에도 반짝반짝 빛나는 게 무시하려 해도 무시할 수가 없었다.

“태윤 씨!”

성소현이 조심스럽게 그를 떠보았다.

“그 반지는 뭐예요? 왜 약지에 끼고 있어요?”

그녀가 억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보통 결혼반지를 약지에 끼는데.”

전태윤은 반지를 힐끗 내려다보고는 그냥 돌아섰다. 경비실 문 앞에 다다른 그가 어두운 목소리로 물었다.

“경비실 쓰레기통이 어디 있어요?”

경비원이 쓰레기통을 가져오자 그는 꽃다발과 도시락통을 그대로 쓰레기통에 버렸다. 그러고는 곧장 다시 차에 올라탔다. 왜 반지를 약지에 꼈냐는 성소현의 질문에는 대꾸도 하지 않았다.

성소현이 결혼반지는 약지에 낀다고 대놓고 얘기했으니 바보가 아닌 이상 그의 뜻을 모를 리가 없었다.

“가자!”

전태윤의 서늘한 목소리에 운전기사는 재빨리 차에 시동을 걸고 성소현을 지나 회사로 들어갔다.

성소현은 자리에 그대로 굳어버렸고 안색도 점점 창백해졌다. 전태윤이 그녀를 받아준 게 아니라 그녀가 보는 앞에서 꽃다발과 직접 만든 아침을 쓰레기통에 버렸다. 그리고 그의 손가락엔 결혼반지가 끼어있었다.

전태윤은 그녀가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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