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342화

작가: 고능비
그런데 꽃가게 문 앞에서 족히 10분 동안 망설이고 나서야 차에서 내려 꽃가게로 들어갔다.

“안녕하세요. 꽃 사러 오셨나요? 여자친구한테 선물하시게요?”

전태윤이 꽃가게를 둘러보고는 사장에게 물었다.

“와이프한테 선물하려고요.”

꽃가게 사장이 웃으며 말했다.

“생일이신가요? 아니면 두 분 결혼기념일인가요?”

“다 아니에요. 그냥 선물해주고 싶어서요.”

그러자 사장이 미소를 머금고 말했다.

“그럼 장미꽃 사이에 안개꽃으로 데코하는 건 어떨까요?”

여자에게 꽃이라곤 사준 적이 없는 전태윤은 사장의 추천대로 사면 문제없을 거로 생각하여 고개를 끄덕였다.

“사장님 말씀대로 해주세요.”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사장은 그가 아내에게 처음으로 꽃을 선물한다는 걸 단번에 알아챘다. 잠시 후, 꽃가게 사장은 장미꽃다발을 전태윤에게 건넸다. 전태윤은 꽃다발을 안고 돈을 지불한 후 꽃가게를 나섰다.

그는 꽃다발을 조수석에 내려놓았다. 운전하다가 가끔 쳐다보면서 무슨 말을 하며 하예정에게 선물해야 할지 고민하곤 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는 관성중학교 문 앞에 도착했다. 일찍 퇴근한 바람에 수업이 끝난 학생들이 우르르 나오고 있었다.

하예정의 가게 안에 많은 학생들이 몰려들었다. 학생들은 가게에서 자신에게 맞는 학습 자료를 고르거나 좋아하는 문구를 골랐다.

꽃다발을 안고 차에서 내린 전태윤은 하예정의 가게 안에 손님이 많은 걸 보고 꽃다발을 다시 차에 내려놓았다. 그러고는 아무렇지 않은 척 서점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학생들은 그를 보자마자 마치 엄격한 학생 주임을 본 것처럼 말투도 저도 모르게 고분고분해졌다. 심지어 어떤 학생은 어느 자료를 고를까 고민하다가 전태윤이 들어오는 걸 보고 바로 자료를 고른 후 황급히 계산하고 나가버렸다.

전태윤이 이 시간에 서점에 나타난 적이 아주 드물었다. 하지만 지난번에 도와줄 때 학생들에게 남긴 인상이 하도 강렬하여 다 도망치고 싶어 했다.

“이모부.”

학생들은 전태윤을 두려워했지만 주우빈은 달랐다. 원래는 이모 뒤만 졸졸 따라다니다가 전태윤을
잠긴 챕터
GoodNovel에서 계속 읽으려면
QR 코드를 스캔하여 앱을 다운로드하세요

관련 챕터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343화

    전태윤은 짜증 한번 내질 않았다. 주우빈이 하라는 대로 했고 주우빈에게 새로운 놀이 방법도 가르쳐줬다. 하예정은 저도 모르게 이런 생각이 들었다.‘태윤 씨 나중에 아이가 있으면 엄청 책임감 있는 아빠일 것 같아.’“왜 그래?”하예정이 한곳을 뚫어져라 쳐다보는 걸 발견한 심효진이 가까이 다가왔다. 하예정이 전태윤을 보고 있는 걸 확인하고는 피식 웃으며 그녀의 어깨를 툭 쳤다.“너희 남편이 엄청 멋있어 보이지?”“멋있어 보이는 게 아니라 원래 멋있는 사람이야.”“얼른 덮쳐버려. 우빈이한테 얼마나 인내심 있게 잘하는지 봐봐. 겉으로 보기에는 얼음장처럼 차갑지만 사실 마음은 엄청 다정하고 아이를 좋아하는 남자야. 태윤 씨를 덮쳐서 태윤 씨 닮은 아이를 낳으면 얼마나 좋아.”하예정이 실소를 터뜨렸다.“누가 보면 내가 애를 낳으려고 그러는 줄 알겠어.”그녀는 잠깐 멈칫하다가 나지막이 말했다.“저 사람 차가운 얼굴을 보면 덮쳐도 벗길 용기가 없어.”전태윤 같은 성격의 남자를 유혹한다는 건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괜히 섣불리 나섰다가 그냥 뽀뽀만 하다 끝날지도 모른다.심효진이 입을 가리고 웃으면서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태윤 씨 원래부터 차가운 얼굴이잖아. 아니면 술이나 잔뜩 먹일까?”그 뒤의 장면을 상상하던 하예정이 정신을 가다듬고 솔직하게 말했다.“태윤 씨 방은 나의 금지구역이야. 됐어, 그만 꿈 깨자. 하루하루 되는대로 살지, 뭐.”그러고는 전태윤과 주우빈에게 다가갔다.“이모.”신나게 놀던 주우빈이 고개를 들고 하예정을 불렀다. 하예정은 조카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전태윤에게 말했다.“태윤 씨, 우빈이랑 조금만 더 같이 놀아줘요. 식사 준비하러 갈게요, 난.”전태윤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그럼 아까 나한테 말하지. 나도 요리할 줄 알아.”“그 생각을 못 했네요. 다음에 왔을 때 바쁘면 그때 마음껏 부려 먹을게요.”그녀를 쳐다보는 전태윤의 눈빛이 그윽해졌다.‘마음껏 부려 먹겠다는 건 나한테 마음이 움직였다는 건가? 나랑 쭉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344화

    “갔다 왔다 하기도 불편하고 점심 쉬는 시간도 없어서 안 오겠대요. 회사에 구내식당이 있어서 회사에서 먹겠대요.”전태윤이 고개를 끄덕였다.“저녁에 처형이 퇴근해서 오면 적응할만한지, 괴롭히는 사람은 없는지 물어봐봐. 내가 노 대표한테 그 정도는 얘기할 수 있어. 만약 누가 처형을 괴롭히면 노 대표한테 얘기할게.”하예정이 고개를 돌려 그를 힐끗 쳐다보았다.“이러니까 언니가 태윤 씨를 좋아하죠. 늘 태윤 씨한테 잘하라고 나한테 당부하거든요.”전태윤의 잘생긴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다. 그는 그녀의 언니 앞에서 늘 잘했다.시간이 넉넉하지 않아 하예정은 점심을 간단히 준비했다. 다행히 전태윤은 맛있게 잘 먹어줬다. 그 모습에 하예정이 속으로 생각했다.‘돼지 내장을 안 먹고 파와 마늘, 고수를 싫어하는 것 말고는 뭘 해줘도 다 잘 먹네.’점심 식사를 마친 후 전태윤은 바로 가지 않았다. 설거지를 마치고 주방에서 나온 하예정은 아직 가지 않은 그를 보더니 휴대전화를 꺼내 시간을 확인했다.“태윤 씨, 오후에 출근 안 해도 돼요? 벌써 1시가 넘었어요. 전에는 1시쯤이면 회사로 돌아갔잖아요.”심효진과 조카의 모습이 보이질 않자 하예정이 계속하여 물었다.“우빈이랑 효진이는요?”“효진 씨는 마트에 물건 사러 갔고 우빈이도 따라갔어.”전태윤은 심효진이 두 사람에게 단둘이 있을 시간을 주려고 일부러 피해준 것이라 생각했다. 아무래도 심효진이 김진우와 하예정을 붙여놓을 생각은 없는 모양이다. 그 생각에 전태윤은 심효진이 꽤 괜찮은 사람이라고 여겼다.“그래요.”하예정이 카운터 앞에 앉았다.“하예정.”전태윤이 머뭇거리다가 그녀를 불렀다. 하예정이 고개를 돌리자 목구멍까지 차올랐던 말이 입에서 나오질 않았다. 그가 입을 열기 전에 하예정이 걱정스럽게 물었다.“태윤 씨, 무슨 일 있어요? 어려운 일이 있으면 얘기해요. 내가 도와줄 수도 있잖아요.”전태윤은 여전히 아무 말이 없었다.사실 어려운 일은 없었다. 아니, 정확히 따지면 있었다. 아내에게 주려고 꽃을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345화

    전태윤은 한참 동안 하예정을 묵묵히 바라보다가 정말로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냥 나가버렸다. 하예정은 그를 부르려다가 포기했다. 얘기하기 싫은 건 아무리 뭐라 해봤자 절대 얘기하지 않을 테니 말이다.“얘기하려다가 마는 게 제일 싫어. 시원시원하게 얘기하면 얼마나 좋아?”답답한 전태윤 때문에 하예정은 분통이 터졌다. 호기심이 많은 사람 앞에서 얘기하려다가 마니 머릿속에 온통 그가 무슨 말을 하려 했을까 그 생각뿐이었다.그런데 2분도 채 지나지 않아 남자가 꽃다발을 안고 들어왔다.하예정은 넋을 놓고 그를 쳐다보았다. 전태윤이 꽃다발을 안고 들어올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 그녀는 눈까지 비비며 다시 한번 확인했다.‘태윤 씨 맞는데? 지금 나한테 꽃을 선물한 거야?’하예정은 가슴이 쿵쾅거렸고 온몸의 신경이 곤두서는 것만 같았다.‘젠장, 왜 이렇게 떨려!’그는 꽃다발을 그녀에게 건넨 게 아니라 카운터에 내려놓았다. 그때 좀처럼 들을 수 없었던 전태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꽃가게를 지나가다가 꽃이 예뻐서 샀어. 다른 뜻은 없어.”말을 마친 그는 그녀가 반응하기도 전에 성큼성큼 발걸음을 옮겨 가게를 나갔다. 그 동작은 군더더기 없이 깔끔했다. 마치 그 자리에 조금이라도 더 있으면 큰일이라도 날 것처럼 말이다.“태윤 씨.”정신을 차린 하예정이 본능적으로 뛰쳐나가 그를 불렀다. 그런데 전태윤이 마치 귀신에게 쫓기듯 황급히 차에 올라타더니 눈 깜짝할 사이에 눈앞에서 사라졌다.하예정은 순간 할 말을 잃었다. 한참이 지나서야 그녀가 감탄했다.“뭔 동작이 그렇게나 빨라.”그녀의 입가에 미소가 저도 모르게 지어졌다. 미소가 점점 커지더니 웃음을 터뜨렸다.‘태윤 씨 가끔 참 귀엽단 말이지.’하예정은 다시 가게 안으로 들어와 카운터 앞에 앉았다. 장미꽃을 한참 내려다보던 그녀는 꽃을 들고 중얼거렸다.“가게에 꽃병이 없네.”가게 안을 둘러보던 그녀는 꽃다발을 다시 상 위에 내려놓았다.“예정 누나.”그때 김진우의 목소리가 갑자기 들려왔다. 김진우가 블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346화

    “남편이 준 거야. 예쁘지? 정말 너무 예쁜 것 같아.”하예정은 꽃 사진을 여러 장 찍은 후 휴대폰을 내려놓고 다시 꽃다발을 부둥켜안으며 냄새를 맡았다.“향긋해!”김진우는 그 모습이 너무 신경 쓰였다.“매형이 주신 거구나. 오늘 무슨 날이야? 전에는 누나한테 꽃 선물하는 거 거의 본 적 없는데.”김진우가 어색하게 웃으며 말했다. 그의 말속에 야유가 가득 차 있었다.하예정은 고개 들고 그에게 대답했다.“부부 사이에 꼭 무슨 날이어야만 꽃 선물 해? 내가 좋다면 남편은 매일 꽃을 보낼 거야. 전에는 내가 돈 아까워서 말렸어. 꽃 한 송이도 그다지 싼 가격은 아니잖아. 먹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니 꽃 선물할 바엔 맛있는 음식으로 사 오라고 했거든. 그래서 줄곧 안 준 거야.”김진우가 말했다.“그랬구나...”“진우야, 효진이 찾으러 온 거 아니야? 전화 한 번 해봐. 이젠 돌아올 때도 됐어.”“아니, 그냥 지나가다가 한번 들렀어. 누나, 나 그럼 이만 회사 갈게.”“그래.”하예정은 대답을 마친 후 다시 전태윤이 준 꽃다발을 감상했다.김진우는 그녀가 온통 꽃다발에 신경이 쏠리자 기분이 썩 내키지 않았지만 더 말하지 않고 자리를 떠났다.지난번 하예정에게 비즈니스 파티에 함께 가자고 말했다가 거절당한 이후로 하예정은 김진우에게 쌀쌀맞게 대했다. 본인이 유부녀라는 사실을 그에게 거듭 강조하는 듯한 느낌이었다.하지만 하예정과 그녀의 남편은 초고속 결혼이 아니었던가?심효진이 말하길 하예정은 하예진을 안심시키기 위해 초고속 결혼을 했다고 한다. 게다가 두 사람은 6개월 기간의 계약서까지 썼고 계약이 끝나면 곧 이혼한다고 했다.설마 하예정이 초고속 결혼한 남편을 사랑하게 된 걸까?김진우는 멍하니 넋을 놓았다.“진우야, 네가 여긴 웬일이야? 출근 안 해?”심효진이 우빈이를 데리고 돌아오는 길에 마침 그와 마주쳤다. 사촌 남동생의 넋 나간 모습에 심효진은 금세 알아챘다.“누나.”김진우는 누나의 부름에 재빨리 정신을 가다듬고 애써 실망한 표정을 숨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347화

    “정말 별 뜻 없을까? 두 사람 잘해봐. 타이밍 놓치지 말고. 이번엔 제대로 된 결혼식을 치러야 하지 않겠어? 나 엄청 기대하고 있어.”심효진이 장난치듯 말했다.“너 너무 멀리 갔다.”“난 그렇게 생각 안 하는데, 하하. 예정아, 나 진우랑 커피 마시러 가기로 했어. 너 뭐 마실래? 이따가 포장해올게.”하예정은 잠시 생각하다가 대답했다.“그럼 밀크티 한 잔 부탁할게.”“알았어.”심효진이 흔쾌히 대답했다.“가게 보고 있어. 나 커피 마시러 간다.”“그래, 가봐.”어차피 요즘 서점도 한가하여 평소 이 시간에 그녀는 카운터에 엎드려 낮잠을 자거나 공예품을 만들기가 일쑤였다.심효진이 서점을 나갔고 김진우가 밖에서 그녀를 기다렸다.심효진은 웃음기를 싹 거두고 밖으로 나왔다.“가자.”그녀는 곧게 김진우의 차에 올라탔다.김진우는 사촌 누나의 정색한 얼굴에 가슴이 움찔거렸다.그 시각, 전씨 그룹.전태윤이 기분 좋게 엘리베이터에서 나올 때 조 비서가 편지 한 통을 건넸다.“대표님, 소 이사님께서 이 편지를 친히 대표님께 전해드리라고 하셨습니다. 사모님에 관련된 내용이라고 합니다.”이 회사에서 대표님이 결혼한 소식을 알고 있는 사람이 얼마 되지 않는데 행운스럽게도 조 비서가 그중 한 명이었다.전태윤은 편지를 받고 아무 말 없이 그의 대표 사무실로 걸어갔다.그는 검은색 회전의자에 앉아 편지봉투를 열고 안에서 편지 한 장을 꺼냈다. 익명의 편지였고 내용도 매우 간단했다. 성소현이 그에게 집착하는 이유가 하예정이 그녀의 배후에서 음모를 꾸몄기 때문이라고 했다.전태윤은 곧바로 소정남에게 전화했다.가십거리에 유난히 관심을 보이는 소정남은 상사가 전화 오기만을 기다렸다.“이 편지 누가 썼어?”소정남은 하예정과 관련된 일이라면 누가 편지를 썼는지 바로 알 수 있다고 했다.“예정 씨 오빠잖아.”“장모님은 우리 와이프 말고 딸 한 명 더 낳으셨지, 언제 아들 한 명 더 낳았다는 말은 못 들었는데?”소정남이 싱글벙글 웃었다.“명의상 하씨 집안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348화

    전태윤은 하씨 가문의 추악한 인간들을 길바닥에 나앉게 할 작정이었다.소정남이 웃으며 말했다.“단번에 목을 확 졸라매면 너무 재미없잖아.”전태윤의 낯빛이 확 어두워졌다.“이런 인간들을 상대할 땐 조급할 거 없어. 천천히 궁지로 몰아넣어야 해. 본인들이 가졌던 모든 걸 하나둘씩 잃게 하는 거야. 아등바등 지키고 싶지만 눈 뜨고 잃어가는 느낌이야말로 가장 잔인하지.”소정남도 이번에 조금 느슨해진 걸 인정했다.그는 단숨에 하씨 집안 인간쓰레기들을 처리하고 싶지 않았다.“그래도 걱정 마, 태윤아. 최종 결과는 분명 만족할 테니까. 하지문 씨는 이미 회사에서 해고됐어. 그 당시 실검이 워낙 핫해서 하지문 씨 직장 평판도 나빠졌을 거야. 다시 취직하긴 힘들 것 같아.”하지문이 완전히 직업을 잃었다는 소식을 듣자 전태윤의 안색이 그제야 조금 밝아졌다.“이번 일은 성소현 씨한테도 고마워해야 해. 성소현 씨가 본인 오빠를 시켜서 하지문 씨를 해고했대. 성소현 씨는 예진 씨한테 참 잘해줘. 안 그래?”전태윤이 코웃음 쳤다.하예정이 세상 물정 모르고 갖은 방법으로 성소현이 전태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도록 도와줬으니 그녀도 하예정을 잘해줄 수밖에 없다.하예정은 정작 성소현이 호감을 갖고 있는 사람이 전태윤이란 걸 알고 있을까?여기까지 생각한 전태윤은 문득 말문이 막혔다.성소현이 만약 그가 하예정의 남편이란 걸 알면서도 여전히 하예정에게 잘해주고 그녀를 지켜준다면 그땐 전태윤도 더 의심하지 않을 것이다. 성소현은 진심으로 하예정을 친구로 여긴다고 믿을 것이다.전태윤은 또다시 금반지를 꺼내 왼손 네 번째 손가락에 꼈다.하예정의 가게로 갔을 때 그는 금반지를 뺐다.“아 참, 하지문 씨가 우리 전씨 그룹에 들어오고 싶어서 인사팀에 연락했대. 본인이 아란 전자회사에서 수년간 근무했고 밑바닥부터 갈고 닦아 임원 층까지 올라온 덕에 업무 경력도 풍부할뿐더러 성씨 그룹의 일부 동향도 알고 있대.”하지문은 자신이 전씨 그룹을 위해 성씨 그룹과 맞서 싸우겠다고 말할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349화

    커피숍.심효진은 구석진 자리를 골라 앉았다.김진우도 그녀의 맞은편에 앉았다.“뭐 마실래, 진우야?”“아무거나. 누나 뭐 마실래? 난 누나랑 같은 거로 할게.”심효진이 종업원에게 말했다.“아이스 아메리카노 두 잔 주세요.”“누나, 아메리카노 맛없어.”심효진이 힐긋 노려보자 김진우는 배시시 웃으며 대답했다.“아메리카노 좋지.”두 사람이 주문한 커피가 올라온 후 심효진이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진우야, 너 예정이 좋아하지?”김진우가 흠칫 놀라더니 심효진을 물끄러미 쳐다봤다.“누나...”“솔직하게 대답해!”심효진이 명령 조로 쏘아붙였다.이에 김진우의 두 볼이 점점 더 빨개졌다.그는 속마음을 숨길 수 없었다.“누나, 그게 말이야... 맞아. 나 예정 누나 좋아해.”“언제부터였어?”김진우가 나지막이 대답했다.“나도 잘 모르겠어. 아마 14살쯤 사랑에 눈뜨기 시작했을 때였을 수도 있고, 17, 18살 때였을 수도 있어.”심효진의 낯빛이 확 어두워졌다.“그렇게나 오랫동안 짝사랑해왔단 말이야?”‘녀석, 꽤 오래 숨겼네.’심효진과 하예정은 아예 모르고 있었다. 두 사람은 줄곧 김진우를 동생으로만 여겼다. 김진우는 그들보다 세 살 어렸으니까.김진우의 두 볼이 빨갛게 달아올랐다.“진우야, 그 마음 접는 게 좋을 거야. 예정이는 널 좋아할 리 없어. 줄곧 너를 동생으로만 여겨왔어. 전에는 솔로라서 괜찮았지만 이젠 결혼까지 했어...”“누나, 예정 누나랑 남편분 계약 결혼이라고 하지 않았어? 6개월 뒤에 이혼하기로 했잖아.”심효진이 굳은 표정으로 말했다.“그 두 사람 무슨 이유로 결혼했든 예정이는 이젠 유부녀야, 누군가의 아내라고. 너 허튼 생각 하지 마. 내연남이라도 될 셈이야 뭐야?”김진우는 썩 달갑지 않았다.“내가 먼저 예정이 누나 알았어.”“사랑은 선착순이 아니야. 지난번에 예정이가 너 밥 사줄 때, 네가 좋아하는 음식이 예정이 앞에 있어서 걔가 너한테 딱 한 번 집어줬잖아. 예정이 남편이 그걸 보고 오해해서 두 사람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350화

    “네 누나니까 이렇게 불러내서 말하는 거잖아. 설사 예정이가 널 좋아한다고 해도 너희 두 사람 내가 허락 못 해.”“왜?”“네 가족 때문이지. 고모가 어떤 사람인지 나 누구보다 잘 알아. 네가 예정이 좋아하는 거 너희 엄마가 알면 계속 친절하게 예정이를 대할 것 같아? 갖은 수단으로 너희 두 사람 갈라놓을 거야. 예정이한테 더 한 짓도 꾸밀 수 있어. 고모는 상류층에서 20여 년간 지내면서 일찌감치 안하무인 격이 되었어. 넌 고모의 유일한 아들이라 고모의 희망이자 김씨 집안에서 내정된 후계자야. 너한테 기대가 엄청 클 거라고, 틀림없이 재벌 가문과 정략결혼을 맺어줄 거야. 예정이도 엄청 훌륭하지. 하지만 출신이 가장 큰 약점이야. 고모는 날 봐서 예정이를 조카처럼 예뻐하셔. 일단 네가 연루되는 날엔 누구보다 매정하게 변할 거야. 예정인 절대 고모가 바라는 신붓감이 아니야.”심효진의 말은 예리한 칼날처럼 김진우의 정곡을 찔렀다.“진우야, 네가 예정이를 좋아하는 건 걔한테 아무런 도움이 못 돼. 재앙만 안겨줄 뿐이야. 난 너의 사촌 누나야, 네가 사랑 때문에 마음 아파하는 걸 못 보겠어. 예정이도 내 단짝이야. 소중한 친구가 내 가족에게 상처받는 것도 싫어. 그러니까 네가 내려놔. 예정이는 너랑 안 어울려. 널 사랑할 리도 없고. 두 사람 알고 지낸 지 십몇 년째야. 걔는 나랑 함께 네가 커가는 걸 지켜봤단 말이야. 널 동생으로만 생각해. 누나가 어떻게 동생에게 이성적인 호감을 느끼겠어? 너 마음 안 접으면 이대로 가다가 결국 상처받는 건 너 자신뿐이야.”김진우의 낯빛이 더욱 창백해졌다.그의 생각은 아주 단순했다. 하예정을 무척 사랑하고 엄마도 그녀를 엄청 좋아하는 것 같아 보였을 뿐 더 깊게 생각해본 적은 없었다.“예정이는 예진 언니 집에서 나오기 위해 결혼을 서둘렀어. 예진 언니가 줄곧 예정이를 걱정했거든. 그래서 예정이도 언니를 안심시키느라고 전태윤 씨랑 초고속 결혼을 한 거야. 예진 언니는 아마 두 사람이 정말 서로 사랑해서 결혼한 줄로 알 거

최신 챕터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3015화

    하예정은 무언가 떠오른 듯 전태윤에게 말했다. “태윤 씨, 우리도 리조트에 이틀 정도 지내러 갈까요? 주말에 출근도 안 하고 서점도 주말에는 문을 안 열잖아요.” 예전에는 서점만 운영할 때 주말에도 문을 열었다. 조금이라도 더 벌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이제 사업이 커지면서 서점은 그냥 하예정과 심효진의 추억으로 남아있었다. 돈을 더 벌겠다는 생각보다는 그냥 애정으로 운영하는 곳이 된 것이다. 그래서 주말에는 문을 열지 않았다. 전태윤은 아직 대답하지 않았는데 친구인 소정남에게서 메시지를 받았다. 메시지를 읽고 나서 그는 휴대폰을 하예정에게 건네주며 말했다. “그래, 우리도 리조트에 가서 주말을 보내자.” “어머님, 아버님, 할머니도 오늘 가시니까 소정남 씨와 효진이도 불러서 점심 같이 먹어요. 샤부샤부 어때요? 오랜만에 샤부샤부 먹고 싶어요.” 하예정이 자주 먹고 싶은 음식을 말하는 것에 전현림은 이미 익숙해져 있었다. 그는 아무런 이의도 없이 받아들였다. 하예정이 자신의 어머니와 꽤 닮았다는 걸 느꼈다. 그래서인지 두 사람이 그렇게 친한 것 같았다. 예전에 전씨 할머니가 일부러 하예정을 자신의 은인으로 만들었던 일이 떠올랐다. 그 덕분에 온 가족이 하예정에게 감사하게 되었고 전씨 할머니는 장남인 전태윤에게 하예정과 결혼하라고 했다. 전현림은 속으로 생각했다. ‘어머니의 수법은 정말 대단해. 손자들도 어머니의 손바닥 안에서 벗어날 수 없구나.’ 다행히 전태윤과 하예정은 사이가 좋았으며 지금은 아주 행복하게 지내고 있다. 하예정을 아끼는 전태윤은 당연히 아무런 이의도 없었다. 그는 소정남에게 답장을 보냈다. “예정아, 우리 아침 먹고 리조트로 가자. 소정남이랑 효진 씨도 리조트에서 만나자. 샤부샤부는 사람이 많아야 더 맛있잖아. 예준하 씨랑 소현 누나도 불러야겠다.” 전태윤이 제안했다. 하예정은 성소현에게 메시지를 보냈지만 성소현은 사양했다. 그녀는 예준하와 A 시로 날아가 예진 리조트에서 며칠 지낼 예정이었다. 예준하를 계속 관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3014화

    전태윤은 그를 속인 거였다. 하예정은 주우빈에게 답장을 보냈다. [눈이 왔구나. 우빈이 운이 좋네, 갔는데 바로 눈이 와서 진짜 눈을 볼 수 있게 됐구나.] [눈사람도 만들 수 있네. 이모는 지금까지 눈사람을 한 번도 만들어 본 적이 없어.] [아침 맛있게 먹었어? 옷 많이 입고 감기 걸리지 않게 조심해.] [너희 셋째 작은 아버지는 여행 갔는데 열흘에서 보름 정도는 있어야 돌아올 거야. 네가 따라가면 유치원에 못 가잖아.] 다행히 전호영은 빨리 도망친 덕분에 주우빈에게 붙잡히지 않았다. 하예정의 답장을 받은 주우빈은 영상 통화를 걸어왔다. 하예정과 주우빈은 30분 동안 통화를 했다. 통화를 마친 후, 전태윤은 중얼거렸다. “오늘에서야 우빈이가 그렇게 말을 잘하는 줄 알았네. 당신이랑 30분 동안이나 이야기하다니.” 하예정은 웃으며 말했다. “우빈이는 앞으로 수다쟁이가 될지도 몰라요. 그리고 따뜻한 남자가 될 거예요.” 따뜻한 남자에다 수다쟁이라니... “9시가 넘었네요. 부모님과 할머니도 일어나셨을 거예요. 우리도 얼른 서둘러야죠. 창빈 도련님은 오늘 원림성의 A 시로 가는 거예요?” 전태윤은 먼저 그녀의 옷을 가져오며 말했다. “월요일에 갈 거야. 이틀 정도는 집에서 할머니랑 시간을 보내려고.” 10여 분 후, 부부는 손을 잡고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1층 거실 소파에는 전현림 혼자 앉아 신문을 보고 있었다. 전씨 할머니와 장소민, 그리고 어제 형의 집에서 잔 전창빈은 보이지 않았다. “아버지.” “아버님.” 부부는 전현림에게 다가가 인사를 했다. 전현림은 부부를 바라보며 다정하게 말했다. “일어났구나. 아침 식사 준비해 뒀어. 아직 따뜻할 거야. 먹으러 가.” “엄마랑 할머니는 어디 계세요?” 전태윤이 물었다. “창빈이는 아직 안 일어났어요?” “할머니가 엄마를 데리고 산책하러 나가셨는데 창빈이도 같이 갔어.” “이렇게 추운 날씨에 할머니가 산책하러 나가시다니.” 전태윤이 말했다. “할머니 말씀하시길,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3013화

    “예진아, 늦었어. 얼른 쉬어. 나도 방으로 돌아가서 쉬어야겠어. 내일 아침 같이 먹자.” 노동명의 목소리는 약간 쉰 듯했다. 하예진은 그의 얼굴에 살짝 입을 맞추며 말했다. “동명 씨, 잘 자요.” “잘자.” 하예진은 그를 밀며 밖으로 나왔다. 그는 직접 휠체어를 조종해 자신의 방으로 돌아갔다. 그의 입가에는 미소가 가득했다. 달콤한 미소였다. 그날 밤은 더 이상의 대화 없이 지나갔다. 주말 아침, 출근할 필요도 없고 날씨가 갑자기 추워져서 평소 일찍 일어나던 전태윤도 침대에서 나오기 싫었다. 그는 침대에 늘어져 아내의 따뜻한 핫팩이 되어 주었다. 관성의 기온이 떨어져 정말 추웠지만 사실 기온은 아직 10도 정도였다. 낮에는 최대로 10도 중반까지 올라갔다. 하지만 관성 사람들은 너무 추웠다. 많은 사람들이 서둘러 인터넷으로 두꺼운 옷을 주문했다. 관성 사람들이 옷을 주문하면 판매자들은 재빨리 발송했다. 며칠 후 주문이 취소될까 봐 걱정되기 때문이었다. 관성의 추위는 찬 공기가 남하할 때 며칠 동안 추워지고 며칠이 지나면 다시 따뜻해지기 때문이다. 발송이 늦으면 날씨가 풀리고 나서 두꺼운 옷을 입을 필요가 없어지면서 주문을 취소하게 된다. 방에는 보일러를 켜지 않았다. 가장 추운 며칠 동안 전태윤은 보일러를 켜지 않았다. 그는 보일러를 켜면 하예정이 더워서 자신의 품에 안기지 않을까 봐 일부러 켜지 않았다. 그가 하예정이 자신의 품에 안기는 걸 얼마나 좋아하는지 아무도 모를 것이다. ‘이건 절대 예정이에게 들키면 안 돼. 아니면 또 교활하다고 할 거야.’ ‘카톡!’ 하예정의 카톡에 새로운 메시지가 도착했다. 그녀는 잠에서 깼지만 움직이기 싫어서 전태윤에게 말했다. “여보, 누가 이렇게 이른 아침부터 나한테 메시지를 보내는지 좀 봐줘요. 너무 시끄러워요.” 전태윤이 말했다. “내 생각엔 우빈일 거야.” “우빈이는 엄마랑 있어서 이렇게 일찍 나한테 메시지를 보내지 않을 거예요. 아직 꿈나라에 있을지도 몰라요.”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3012화

    시도 때도 없이 간식을 꺼내 그녀에게 먹여줬다. 영화가 끝날 즈음, 하예진은 그가 챙겨준 음식으로 배부르게 먹고는 그를 보고 말했다. “이제 됐네요. 야식을 안 먹어도 배가 부를 정도예요. 또 산책하면서 소화라도 좀 시켜야겠어요.” 노동명이 일어나자 하예진과 보디가드가 그를 부축하며 밖으로 나갔다. 노동명은 웃으며 말했다. “그럼 나를 밀면서 호텔까지 걸어가. 산책하면서 소화 시키는 거지.” 하예진도 웃으며 말했다. “그러죠 뭐. 그런데 걸어가면 길을 못 찾을지도 몰라요. 길을 잘못 들면 우리 둘 다 강성의 길거리에서 하룻밤을 돌아다녀야 할 거예요. 저 원망하지 마요.” “그럴 리 없어.” 지금은 밤이 더욱 깊어졌다. 영화관을 나오니 거리의 떠들썩함은 사라지고 점점 고요해지고 있었다. 하예진은 노동명을 천천히 밀며 걸었다. 보디가드들은 두 사람 뒤에서 조용히 그들을 보호했다. 걷다 보니 눈이 내리기 시작했다. “동명 씨, 눈이 오네요. 빨리 차 타고 호텔로 돌아가요.” 어느 정도 걷자 하예진은 더 이상 배가 부르지 않았다. 날씨가 추워지고 눈이 오니 길이 미끄러워 운전하기 어려울까 걱정되었다. “그래.” 노동명은 아무런 이의 없이 그녀의 말을 따랐다. 그에게는 그녀의 말이 곧 정답이었다. 두 사람은 차에 올라탔다. 이내 그들은 이내 어둠 속으로 스며들었다. 호텔에 도착했을 때, 주우빈은 이미 깊이 잠들어 있었다. 강일구는 주우빈과 함께 있었다. 하예진이 돌아오자 강일구는 방으로 돌아갔다. “우빈이 자고 있어?” 노동명은 방에 들어와 주우빈을 보았다. 아이가 깊이 잠들어 있는 모습을 보고 이불을 살짝 덮어주며 말했다. “보일러 온도는 적당하면 돼, 너무 높일 필요 없어. 우빈이가 땀을 흘리고 있잖아.” 아이는 더우면 이불을 걷어차는 버릇이 있었다. 하예진은 온도를 조금 낮췄다. 노동명은 주우빈의 땀을 닦아주고 이불을 살짝 걷어내 더 덥지 않게 했다. 노동명의 행동을 보며 하예진의 눈에는 애틋함이 가득했다. 그는 주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3011화

    노동명은 남들이 주의하지 않는 틈을 타 그녀의 손을 살짝 들어 올렸다. 그리고 손등에 한 번, 손바닥에 한번 부드럽게 입을 맞췄다. 하예진은 다급하게 손을 뺐다. 그녀의 얼굴은 뜨겁게 달아올랐다. 영화관 안은 어두웠고 아무도 그녀를 주시하지 않아 그녀가 갑자기 얼굴이 붉어지는 것을 볼 수 없었다. “동명 씨, 진지하게 좀 굴어요.” 그녀는 작은 목소리로 그를 꾸짖었다. 노동명은 늘 거칠고 대범한 모습으로 사람들에게 비쳤으며 성격도 시원시원했다. 그런 그가 애교를 부리기 시작하면 그녀의 얼굴은 빨개졌다. 그녀는 그의 앞에서 마치 어린 소녀처럼 변했다. 하예정은 언니가 두 번째 사춘기를 맞은 것 같다고 말했다. 노동명은 낮게 웃으며 말했다. “그래, 알았어. 진지해질게. 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어. 예진아, 앞으로 네가 휴식을 원할 때, 쇼핑을 하거나 영화를 보거나 여행을 가서 바람을 좀 쐬고 싶다면 나에게 말만 해줘. 아무리 바빠도 내 손에 있는 일을 내려놓고 너와 함께 나갈 수 있어. 일도 중요하지만 너의 행복이 더 중요해. 나는 돈도 충분히 있어. 예전에 번 돈이 너무 많아서 다 쓰지도 못했어. 지금 일을 하는 건 그냥 시간을 보내고 약간의 용돈을 버는 정도야. 나에게는 너와 우빈의 행복이 가장 중요해.” 하예진은 그를 꾸짖듯 말했다. “동명 씨가 말하는 약간의 용돈은 다른 사람들이 평생을 바쳐도 못 버는 금액이에요. 동명 씨, 일부러 자랑하는 것 같아요.” 다른 사람들은 말할 것도 없이 하예진이 식당을 운영하며 매출이 좋아 월 순이익이 꽤 높다고 하더라도 그가 버는 돈에 비하면 그녀의 이익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에잇, 비교하니까 열 받네.’ 그녀는 아침 일찍 일어나고 밤늦게까지 일하며 온 힘을 다해야 그 정도 돈을 벌 수 있다. 일반 직장인들은 말할 것도 없다. 물론, 노동명이 그렇게 많은 돈을 벌 수 있었던 것은 그가 젊은 시절 고생하며 노력한 결과다. 노동명은 업계에서 십여 년을 뛰어다니며 오늘의 성과를 이루었다. 노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3010화

    우빈은 새 장난감을 들고 호텔로 돌아가 놀고 싶었다.아직 강성의 밤 구경을 제대로 해보지 못한 하예진이 아들에게 말을 건넸다.“우빈아, 일구 삼촌과 함께 호텔로 돌아가서 놀아달라고 할래? 엄마랑 아저씨랑 좀 더 돌아다니다가 돌아갈게.”우빈은 생각해 보더니 대답했다.하여 강일구는 우빈을 데리고 호텔로 돌아갔다.하예진은 노동명을 밀고 계속 돌아다녔다. 이는 두 사람만의 데이트나 다름없다.“동명 씨, 우리 영화 보러 갈까요? 이 근처에 큰 영화관이 있거든요. 저는 거의 매일 그 영화관 입구를 지나다녔는데도 영화를 보러 갈 시간이 없었어요.”노동명이 간절히 원하던 바였다.그는 즉시 경호원에게 먼저 영화표를 사라고 지시했고 그와 하예진은 천천히 걸어갔다.십여 분 후, 두 사람은 영화관 입구에 도착했다.경호원은 표를 끊고 간식도 사 놓고 두 사람을 기다리고 있었다. 영화를 보면서 간식을 먹으면 심심하지 않을 것이다.두 사람은 단지 영화를 보고 싶을 뿐이고 구매한 표도 곧 시작하게 된다.영화관 입구에서 잠시 기다리면 곧 들어갈 수 있었다.노동명은 휠체어를 타지 않고 한 손으로 경호원의 어깨를 잡고 나머지 한 손은 하예진이 부축하여 들어갔다.자리에 앉은 노동명은 주위를 둘러보았지만, 그들 주변에는 아직 아무도 없었다.그와 하예진, 그리고 몇 명의 경호원들이 두 사람 주위에 흩어져 있었다. 경호원들은 그들을 중심으로 둘러싸고 보호하고 있었다.“영화관에 와서 영화를 본 게 몇 년 만인지 모르겠어.”노동명은 자리에 앉은 뒤 감개무량하게 한마디 했다.하예진은 잠자코 있다가 입을 열었다.“저도 몇 년 됐어요. 결혼하고 나서 한 번도 온 적 없어요.”결혼한 뒤로 영화를 보기는커녕 주형인은 그녀와 함께 쇼핑하는 것조차 점점 더 짜증을 냈다.그는 하예진이 물건을 살 때 항상 물건을 이리저리 비교하여 싼 물건을 고르는 모습을 싫어했다.하예진은 그때 직장을 그만두고 집에서 배속의 태아를 돌봐야 했다. 저축한 돈은 모두 신혼집을 꾸미는 데 썼기에 돈 가방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3009화

    하예진은 아들의 이마를 톡 쳤다.“뭐라고 한 거야?”우빈은 하예진이 때린 곳을 만지며 노동명에게 말했다.“아저씨, 엄마가 절 아프게 때렸어요. ‘호’ 해주세요.”노동명은 재빨리 불어주고는 다시 어루만져주며 하예진을 나무랐다.“예진아, 우빈 이마를 자꾸 치지 마. 똑똑한 애가 멍청해지면 어떡해.”“똑똑하면 똑똑하고 멍청하면 멍청한 아이인 거예요. 제가 몇 번 쳤다고 멍청해지는 건 아니거든요. 멍청한 건 녀석이 원래 멍청한 아이였기 때문이에요.”“우리 우빈은 똑똑하거든 멍청하지 않는단 말이야.”우빈은 하예진에게 혀를 내밀고는 얼른 노동명의 품으로 쏙 들어갔다.노동명 아저씨가 그를 보호해주고 있었기 때문이다.우빈을 아껴주던 노동명은 결국 우빈을 데리고 장난감 가게에 들어갔다.가게에 들어간 우빈은 노동명 품으로부터 바닥에 미끄러져 내려와 먼저 몇 권의 유아용 스케치북을 가져와서 하예진의 앞에서 귀여운 얼굴을 들고 물었다.“엄마, 이거요. 저 장난감을 더 사도 돼요?”노동명이 녀석에게 장난감을 사주겠다고 약속했지만, 녀석은 엄마의 뜻을 물어야 한다고 생각했다.만약 하예진이 그에게 새 장난감을 사지 말라고 고집한다면 그도 사지 않을 것이다.하예진이 대답했다.“하나만 사.”우빈이가 대답했다.“네.”우빈은 장난감 몇 개 더 사려고 했지만, 하예진이 한 가지만 살 수 있다고 하니 하나만 사는 수밖에!녀석은 얼른 가서 그의 장난감을 고르고 있었다.노동명은 우빈이가 여러 장난감을 어루만지며 전부 가지고 싶어 하는 모습을 보더니 고개를 돌려 사랑하는 여인에게 말을 건넸다.“우빈이 좋아하는 건 다 사자. 내가 선물로 사줄게.”“동명 씨, 너무 아이 뜻에만 따르면 안 돼요. 한 가지만 고르게 해요. 장난감도 가지고 왔던데.”그러나 하예진은 아들에게 장난감 하나만 사주겠다고 고집했다.노동명은 어쩔 수 없이 하예진의 뜻을 따를 수밖에 없었다.그는 우빈이가 원하는 것을 전부 사서 우빈에게 주고 싶었다.“우빈은 너무 많은 사람이 사랑해주고 아껴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3008화

    “엄마, 하나만 사줘요. 네?”우빈은 계속해서 졸라댔다.“안 돼. 장난감을 사도 여기저기 쌓여 있을 텐데. 네가 놀다가도 정리하지 않으면 엄마가 대신 치워야 하잖아.”“엄마, 제가 다 치울게요. 앞으로 다 치울게요.”우빈도 스스로 정리하고 있었다. 다만 가끔 치우지 않을 때도 있었을 뿐이다.“장난감을 가지고 왔잖아.”하예진은 우빈에게 장난감을 너무 많이 사주는 것을 쉽게 허락하지 않았다.그 이유는 녀석이 장난감이 너무 많았기 때문이다.우빈은 입을 삐죽거리며 투덜댔다.“새 장난감 사고 싶어요. 제가 새것 사 가서 동생에게 줄게요.”“그 동생은 아직 어려서 못 놀아.”“그럼, 스케치북을 사줘요. 글씨를 쓰고 숫자도 적으면서 놀래요. 네?”우빈이는 한발 물러서서 스케치북이라고 사고 싶었다.그 장난감 가게에는 연필들과 책들도 많았다.우빈은 그 가게를 다 돌아본 후에야 엄마를 찾으러 돌아와서 사달라고 졸랐다.강일구는 우빈이가 좋아하는 것을 사준다고 했지만, 녀석은 감히 받지는 못하고 하예진의 뜻을 물어보려고 했다.하예진은 항상 우빈의 장난감이 너무 많아서 두 번째 장난감 방도 가득 찼다고 잔소리했다.우빈은 장난감을 매우 사랑했다. 어떤 장난감은 실수로 망가져도 엄마가 버리겠다고 하면 아까워서 버리지 못했다.하예진이 쓰레기통에 버리면 녀석은 전부 도로 주워왔다.“스케치북은 사줄게.”우빈은 금세 원숭이처럼 노동명의 허벅지에 올라가 자신을 안아달라고 요구했다.그리고 하에진이 그들을 밀고 앞으로 가게 했다.“엄마, 그럼 우리 스케치북 사러 가요.”가게에 들어갈 수만 있다면, 녀석이 원하는 것을 전부 이룰 수 있었다.우빈은 여러 대의 큰 장난감 차와 강아지 인형이 갖고 싶었다.정말 탐나는 장난감이었다!그는 엄청 좋아했다.“스케치북만 사. 이따가 돌아오면 그림도 그려.”하예진은 그녀의 아들이 무슨 꿍꿍이를 꾸미고 있는지 모를 리가 있겠는가!그녀는 손을 뻗어 아들의 이마를 콕 찔렀다.“엄마가 네 곁에 없었는데 유치원에서 돌아와서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3007화

    노동명은 다정하게 말했다.“널 위해서 늘 재활을 꾸준히 하고 있어. 회사 일은 특히 중요할 때만 나가서 처리하거든. 우리 형도 도와줘서 그렇게 힘들지는 않아.”노동명은 그윽한 눈빛으로 말을 건넸다.“예진아, 만약 네가 없었다면 난 정말로 재활을 포기하고 자포자기하면서 평생 일어나지 못했을 거야.”“바보.”“아니거든. 난 단지 너와 우빈을 너무너무 사랑했을 뿐이야. 남들은 네가 이혼한 여자라고 말하고 있어. 내가 널 알게 되었을 때에도 넌 뚱뚱하고 못생겼는데 내가 왜 널 좋아하게 되었는지 몰라... 근데 좋아하면 좋아하는 거지 나도 그 이유를 찾고 싶지도 않아. 아마 너의 강인함과 감히 자신을 개변시키는 그 능력에 매료되었을지도 모르지. 난 우빈이가 너무 사랑스러워. 사실 난 아이들이 시끄럽다고 느껴져서 안 좋아하거든. 근데 처음으로 우빈을 보자마자 좋아하게 되었다.”“저도 알아요. 저도 제 아들 덕을 봤죠.”노동명은 우빈을 좋아하기 때문에 우빈의 엄마, 즉 하예진에게 조금 더 많은 관심과 포용력을 갖게 되었다.그러다가 접촉 횟수가 많아졌고 함께 지내다 보니 서로 정이 들었다.“우빈이가 우리 두 사람 중매를 선 거나 다름없어.”노동명은 헤벌쭉 웃었다.“태윤이도 마찬가지야. 태윤 때문이 아니었다면 널 알지도 못했을걸. 예진아, 네가 강성에서 일을 마치면 나랑 결혼하는 건 어때?”하예진의 대답이 떨어지기도 전에 노동명이 계속하게 말했다.“내가 정상적으로 걷지 못해도 난 결혼하고 싶어. 난 이미 스스로 설 수 있어. 그리고 몇 걸음 정도는 앞으로 걸을 수 있게 됐고. 1년이란 시간을 더 주면 분명 정상적으로 걸어 다닐 수 있을 거야. 근데 난 그때까지 기다리고 싶지 않아.”노동명은 지금 36세이고, 2년만 더 기다리면 38세까지 될 것이다.곧 있으면 마흔이 된다.하예진은 속으로 흐뭇해하며 대답했다.“좋아요. 저야 지금 당장이라도 동명 씨와 혼인 신고를 할 수 있어요. 근데 동명 씨가 원하지 않잖아요.”노동명은 자신이 정상으로 돌아올 수

앱에서 읽으려면 QR 코드를 스캔하세요.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