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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6화

“남편이 준 거야. 예쁘지? 정말 너무 예쁜 것 같아.”

하예정은 꽃 사진을 여러 장 찍은 후 휴대폰을 내려놓고 다시 꽃다발을 부둥켜안으며 냄새를 맡았다.

“향긋해!”

김진우는 그 모습이 너무 신경 쓰였다.

“매형이 주신 거구나. 오늘 무슨 날이야? 전에는 누나한테 꽃 선물하는 거 거의 본 적 없는데.”

김진우가 어색하게 웃으며 말했다. 그의 말속에 야유가 가득 차 있었다.

하예정은 고개 들고 그에게 대답했다.

“부부 사이에 꼭 무슨 날이어야만 꽃 선물 해? 내가 좋다면 남편은 매일 꽃을 보낼 거야. 전에는 내가 돈 아까워서 말렸어. 꽃 한 송이도 그다지 싼 가격은 아니잖아. 먹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니 꽃 선물할 바엔 맛있는 음식으로 사 오라고 했거든. 그래서 줄곧 안 준 거야.”

김진우가 말했다.

“그랬구나...”

“진우야, 효진이 찾으러 온 거 아니야? 전화 한 번 해봐. 이젠 돌아올 때도 됐어.”

“아니, 그냥 지나가다가 한번 들렀어. 누나, 나 그럼 이만 회사 갈게.”

“그래.”

하예정은 대답을 마친 후 다시 전태윤이 준 꽃다발을 감상했다.

김진우는 그녀가 온통 꽃다발에 신경이 쏠리자 기분이 썩 내키지 않았지만 더 말하지 않고 자리를 떠났다.

지난번 하예정에게 비즈니스 파티에 함께 가자고 말했다가 거절당한 이후로 하예정은 김진우에게 쌀쌀맞게 대했다. 본인이 유부녀라는 사실을 그에게 거듭 강조하는 듯한 느낌이었다.

하지만 하예정과 그녀의 남편은 초고속 결혼이 아니었던가?

심효진이 말하길 하예정은 하예진을 안심시키기 위해 초고속 결혼을 했다고 한다. 게다가 두 사람은 6개월 기간의 계약서까지 썼고 계약이 끝나면 곧 이혼한다고 했다.

설마 하예정이 초고속 결혼한 남편을 사랑하게 된 걸까?

김진우는 멍하니 넋을 놓았다.

“진우야, 네가 여긴 웬일이야? 출근 안 해?”

심효진이 우빈이를 데리고 돌아오는 길에 마침 그와 마주쳤다. 사촌 남동생의 넋 나간 모습에 심효진은 금세 알아챘다.

“누나.”

김진우는 누나의 부름에 재빨리 정신을 가다듬고 애써 실망한 표정을 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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