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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5화

전태윤은 한참 동안 하예정을 묵묵히 바라보다가 정말로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냥 나가버렸다. 하예정은 그를 부르려다가 포기했다. 얘기하기 싫은 건 아무리 뭐라 해봤자 절대 얘기하지 않을 테니 말이다.

“얘기하려다가 마는 게 제일 싫어. 시원시원하게 얘기하면 얼마나 좋아?”

답답한 전태윤 때문에 하예정은 분통이 터졌다. 호기심이 많은 사람 앞에서 얘기하려다가 마니 머릿속에 온통 그가 무슨 말을 하려 했을까 그 생각뿐이었다.

그런데 2분도 채 지나지 않아 남자가 꽃다발을 안고 들어왔다.

하예정은 넋을 놓고 그를 쳐다보았다. 전태윤이 꽃다발을 안고 들어올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 그녀는 눈까지 비비며 다시 한번 확인했다.

‘태윤 씨 맞는데? 지금 나한테 꽃을 선물한 거야?’

하예정은 가슴이 쿵쾅거렸고 온몸의 신경이 곤두서는 것만 같았다.

‘젠장, 왜 이렇게 떨려!’

그는 꽃다발을 그녀에게 건넨 게 아니라 카운터에 내려놓았다. 그때 좀처럼 들을 수 없었던 전태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꽃가게를 지나가다가 꽃이 예뻐서 샀어. 다른 뜻은 없어.”

말을 마친 그는 그녀가 반응하기도 전에 성큼성큼 발걸음을 옮겨 가게를 나갔다. 그 동작은 군더더기 없이 깔끔했다. 마치 그 자리에 조금이라도 더 있으면 큰일이라도 날 것처럼 말이다.

“태윤 씨.”

정신을 차린 하예정이 본능적으로 뛰쳐나가 그를 불렀다. 그런데 전태윤이 마치 귀신에게 쫓기듯 황급히 차에 올라타더니 눈 깜짝할 사이에 눈앞에서 사라졌다.

하예정은 순간 할 말을 잃었다. 한참이 지나서야 그녀가 감탄했다.

“뭔 동작이 그렇게나 빨라.”

그녀의 입가에 미소가 저도 모르게 지어졌다. 미소가 점점 커지더니 웃음을 터뜨렸다.

‘태윤 씨 가끔 참 귀엽단 말이지.’

하예정은 다시 가게 안으로 들어와 카운터 앞에 앉았다. 장미꽃을 한참 내려다보던 그녀는 꽃을 들고 중얼거렸다.

“가게에 꽃병이 없네.”

가게 안을 둘러보던 그녀는 꽃다발을 다시 상 위에 내려놓았다.

“예정 누나.”

그때 김진우의 목소리가 갑자기 들려왔다. 김진우가 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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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goodnovel comment avatar
뽀자기
오다 주웠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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