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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2화

주형인이 갖은 말로 구슬려도 하예진을 설득할 수 없자 인내심을 잃은 그가 서늘하게 물었다.

“어디 출근하는데? 그 회사 참 사람 보는 눈도 없지, 당신 같은 사람을 채용해?”

하예진이 환하게 웃으며 대답했다.

“노씨 그룹이야. 노 대표님께서 직접 날 채용하셨어.”

주형인은 순간 말문이 막혀버렸다. 노씨 그룹은 그가 건드릴만한 회사가 아니었다. 만약 일반적인 작은 회사라면 직장의 인맥을 이용하여 하예진의 일을 방해하면서 다시 일자리를 잃게 하여 집에서 얌전히 아이만 돌보게 할 수 있었다.

그런데 그녀에게 이런 재간이 있을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 직장을 떠난 지 3년여 동안 살도 많이 쪘고 예전의 활기찬 모습은 눈 씻고 찾아봐도 없는 그녀가 노씨 그룹 같은 대기업에 출근하다니, 그것도 노 대표가 직접 채용했다는 게 정말 믿어지지 않았다.

‘노 대표님 사람 보는 눈이 어떻게 된 게 틀림없어.’

주형인은 너무도 질투 나서 배가 다 아플 지경이었다. 아직 그도 노씨 그룹에 들어가지 못했으니 말이다.

“얘기 다 했어? 다 했으면 나가. 나 쉬어야 해. 내일 아침 일찍 일어나서 출근해야 한단 말이야.”

노동명이 그녀에게 매일 아침 회사 건물 앞의 정원을 다섯 바퀴 정도 뛴 후에 출근하라던 말이 떠올랐다. 그리고 조 비서에게 그녀가 다섯 바퀴 뛰는지 감시하게 하겠다고 했다. 만약 밤에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면 맑은 정신에 출근할 수 없고 첫날부터 실수가 잦으면 겨우 찾은 일자리를 잃을까 두려웠다.

주형인은 별다른 말 없이 그냥 가버렸다. 진주 목걸이 하나를 괜히 낭비했다.

주형인이 나가면서 방문을 쾅 하고 세게 닫은 바람에 거실에서 자고 있던 어머니가 깨어났다.

외투를 걸치고 나온 김은희는 아들이 성을 내며 안방에서 나오는 걸 보고 다급히 아들에게 다가가 걱정스럽게 물었다.

“형인아, 왜 그래? 예진이랑 또 싸웠어? 예진이가 네 누나 아이들 등하교 안 해주겠대?”

어머니의 앞이라 그런지 주형인의 표정이 조금은 온화해졌다.

“어머니, 예진이가 오늘 일자리 찾아서 내일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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