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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2화

누나와 이야기를 나누고서야 갑자기 아버지의 당부가 생각났다. 행복 마을에 살고 있는 아버지의 전우를 보러 가라고 하셨었다. 돌아온 지 일주일이 넘었는데, 완전히 잊어버리고 있었다.

이날 할 일이 없었던 백이겸은 아예 선물을 좀 사서 행복 마을 한 고급주택단지에 갔다. 그리고 강우동, 강참촌을 찾아보았다.

앞에서도 말했지만, 사실 그 후의 몇 가지 일 때문에 두 집안의 관계는 이미 차갑게 식었다.

그러나 아버지는 옛정을 많이 생각하는 사람이다.

그는 믿지 않는다. 현실이 그렇다 해도 사람이 어떻게 인정이 조금도 없겠는가?

백이겸은 아버지의 심정을 이해한다.

6년 전 아버지가 자신을 데리고 고등학교 진학을 부탁했을 때의 냉담했던 태도를 떠올렸다. ‘이번엔 신분을 바꿨는데 역시 옛날과 똑같은 취급을 당하게 될 지 잘 모르겠다. ’

이렇게 생각하면서 기억을 쫓아 찾아온 백이겸이 방문을 두드렸다.

“누구세요?”

방문이 열리며 한 중년 부인이 나왔다.

백이겸은 당연히 이 중년부인을 알고 있었다. 당미란이라고 강우동의 아내였다. 백이겸이 아주머니라고 불렀다. 그녀는 은행에서 지도자를 맡았는데 아주 대단했다고 들었다.

“안녕하세요, 아주머니, 아직 저를 기억하시겠습니까? 예전에 아버지와 함께 자주 왔던 백이겸입니다.”

백이겸이 웃으며 말했다.

“아, 생각났어. 우동의 전우 백동림의 아들이잖아. 몇 년 동안 보지 못했는데, 이렇게 컸구나! 어서 들어와!”

백이겸이 들고 있는 물건을 살펴보며 당미란은 그냥 예의상 가볍게 인사를 했다.

이런 상황은 그녀에게 흔히 있는 일이다. 백이겸의 모양새를 보니 청탁하러 온 것임을 알 수 있었다. 그래서 속으로 어떻게 거절할 지 이미 생각해 놓았다.

그러나 예의상 그리 냉대할 정도는 아니었다.

거실로 들어간 백이겸은 다리를 꼬고 소파에 앉아 신문을 보고 있는 중년 남자를 보았다.

흡사 높은 직책에 있는 고위직 관리의 모습이다.

그는 바로 백이겸이 ‘삼촌’이라 불렀던 강우동이며, 지금은 개발국에서 무슨 고위직을 맡고 있을 것이다.

전형적인 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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