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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3화

여자는 궁금해하며 백이겸을 쳐다보았다.

사실대로 말하자면, 백이겸의 촌스러운 차림새를 보고 속으로 좀 업신여겼다.

여학생의 말이 끝나자 강우동과 당미란 두 사람의 안색이 얼마나 어색하게 변했는지 말할 것도 없다.

특히 방금 전 당미란이 강우동이 급한 일이 있어 회의를 해야 한다고, 백이겸을 대접 못한다고 했는데 말이다. 그런데 딸이 갑자기 이런 말을 하다니, 두 사람을 난처하게 만들어 버렸다.

‘우리 딸, 좀 늦게 나오지. 그럼 곧 갈 텐데!’

“아, 백동림 삼촌 댁의 아들이야. 어렸을 때 너희 둘은 본 적이 있을 텐데, 기억 안 나?”

당미란은 좀 어색하게 한마디 했다.

“기억났어요. 백이겸이라고 불렀던 것 같은데…….”

여자가 말했다.

“응, 희연아, 나 백이겸인데 아직 나를 기억하고 있구나! 오래동안 못 봤는데, 많이 예뻐졌다!”

강희연이라고 하는 이 여자 아이는 백이겸이 알고 있었다.

어렸을 때 집을 방문하면, 강희연은 항상 싫은 표정으로 백이겸을 가리키며 말했었다.

“엄마, 저 사람 좀 빨리 우리 집에서 쫓아내 줘, 우리 집의 바닥을 다 더럽혔어!”

자존심 탓인지, 백이겸은 어렸을 때부터 강희연이 자신을 비웃을까 겁났다.

하지만 지금은 많이 나아졌다. 백이겸이 겸손하게 한마디 했다.

“백이겸, 고마워. 너도 멋있어졌어! 앞으로 잘 부탁해!”

강희연은 말하면서 스스럼없이 손을 내밀어 백이겸과 악수를 나누었다.

강희연은 그냥 예의상 하는 말이었지만, 그래도 백이겸이 여기 온 후 가장 따뜻하게 들은 말이라고 할 수 있었다.

그래서 백이겸이 웃으며 말했다.

“그래, 그러자. 앞으로 무슨 일이 있으면 나를 찾아와!”

강희연은 미소를 지으며 손을 흔들었지만 속으로 우스웠다.

‘흥흥, 네가 누구라고. 너에게 부탁할 일이 뭐가 있겠어? 그냥 몇 마디 예의상 하는 말인데 말이야. 옛날 일을 모두 잊었구나!’

관료 집안 출신의 강희연은 아버지 인맥은 말할 것 없고 자기 인맥도 꽤 괜찮은 편이었다.

그리고 이번에 졸업하면 분명 공사에 들어갈 건데 앞으로 누구에게 부탁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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