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게, 지난번에 진아가 말했잖아. 백이겸이 그녀를 처음 보는 날 코피를 흘렸다고. 진아의 몸에서 나는 향기에 취했다고 했잖아. 하하하. 나는 아직도 믿지 못하겠어!”“맞아. 왜 나를 보고 코피를 흘리는 남자는 없어! 맞지 진아야? 내 생각엔, 백이겸이 지금 진아를 찾고 있어!”여학생들은 한참이나 떠들었다.한편에 앉은 진아는 자신도 모르게 얼굴을 붉혔다.지난번 도서관에서 꽤나 난감했다.자신의 친구들이 놀리는 말을 들은 그녀는 어쩔 바를 몰랐다.조금 전, 도서관에서 공부를 하고 있는 진아에게 조나비가 찾아와 문쪽을 바라보라고 했다.백이겸이 자료를 한가득 품에 안고 도서관으로 들어왔다. 그는 도서관을 두리번거렸다. 자신의 친구들은 그런 백이겸을 놀려대기 시작했다.“야! 백이겸!”조나비가 작은 목소리로 백이겸의 이름을 불렀다. 조용한 도서관에서 백이겸은 조나비의 목소리를 들었다.고개를 들고 조나비가 있는 방향을 쳐다본 백이겸은 조나비가 자신을 향해 손짓을 하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자신이 있는 곳으로 오라는 말이었다.그녀의 곁에는 진아와 그녀의 친구들이 있었다.백이겸은 조금 기뻤다. 드디어 찾았다.그는 자리에서 일어나 진아가 있는 곳으로 향했다.“백이겸, 너 아까 들어오면서 뭘 찾은 거야? 도서관에 다른 친구들이라도 있는 거야?”백이겸이 가까이 다가오자 조나비가 웃으며 물었다.“응? 아니야!”백이겸은 조금 긴장한 듯 보였다.자신이 도서관에 들어와서 하는 행동을 그녀들이 모두 보았다고 하자 부끄러웠다.“그럼 뭘 찾은 거야?”“하하하, 나 알 것 같아. 너 우리 진아 찾은 거 맞자? 우리 진아가 있나 없나 확인한 거 맞지?”조나비가 손으로 자신의 입을 막고 웃었다.“나...”백이겸은 어떤 말을 할지 몰랐다.자신의 마음을 들켜버렸으니 조금은 어색한 듯하였다.진아도 고개를 들고 궁금하다는 듯 백이겸을 쳐다보았다. 조나비가 한 말이 사실인지 궁금했다.“응 맞아, 나 진아를 찾고 있었어. 지난번에 진아의 팔찌를 망가뜨려서 배상
하지만 백이겸의 가슴속에는 소나현으로 가득했다.다른 여학생들과 말을 많이 하거나 사이가 복잡해지면 죄책감이 들었다.백이겸이 조가현과 임윤하를 멀리하는 원인이기도 했다.기숙사로 돌아온 백이겸은 팔찌를 챙기고 아직 깨어나지 않은 양휘성에게 인사를 건네고 계단을 달려 내려가 진아가 있는 곳으로 향했다.그 시각, 음식점에 도착한 그녀들은 자리를 찾아 앉았다.조나현이 입을 가리고 깔깔 웃었다.“진아야, 백이겸이 너를 좋아하는 게 확실해!”“맞아. 내가 알아본 바에 의하면 백이겸 집이 아주 가난하대!”“가난하면 어때? 우리 진아가 돈이 많잖아? 결혼하고 백이겸에게 계열사를 하나 주면 되지!”“그래. 백이겸은 그래도 잘생겼어!”“그만해. 결혼은 무슨 결혼이야. 백이겸은 아주 성실한 사람이야. 이런 농담은 나에게만 해. 백이겸에게 이런 말을 하지 마. 그래도 나를 도와준 사람이야!”진아가 참지 못하고 중재에 나섰다.자신의 친구들은 아무 말이나 막 하고 있었다.수위가 점점 높아지기도 했다.“하지만 진아야, 너는 아직 한 번도 연애 경험이 없잖아. 연애가 어떤 맛인지 궁금하지 않아?”조나비가 말했다.“모태솔로 가 뭐 어때! 너희들도 그렇게 아름다운 연애를 하는 것 같지 않아!”진아가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진아야, 반갑다. 너희들도 여기서 아침을 먹어?”한 남자가 다가와 말을 걸었다.진아와 그녀의 친구들을 발견한 그가 반갑게 다가왔다.그의 손에는 값비싼 상자가 쥐어져 있었다.“어머, 이 도련님. 여기서 보네?”조나비가 반갑게 손을 흔들며 말을 건넸다.눈앞의 남자는 바로 의무실에서 백이겸을 잡아당긴 이 도련님 이광우이다.이광우도 괜찮은 집 자식이었다.그의 집은 회사를 운영하고 있었고 이광우도 고급 외제차를 운전하고 다녔다.상당한 실력이 있는 집이다.조나비와 그녀의 친구들이 그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었다.이광우와 결혼을 하면 남은 인생 편하게 지낼 수 있다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하지만 이광우는 진아만 쫓아다녔다. 진아는 그에게
때마침 백이겸도 도착했다.자신의 팔찌도 들고 왔다.비록 진아가 자신에게 밥을 굳이 사주지 않아도 된다고 했지만 백이겸은 알 것 같았다, 자신이 그녀들에게 밥을 사줘야 했다는 것을. 그래서 백이겸은 사비를 털 생각을 했다.그런데 막상 와보니 진아를 짝사랑하는 이광우도 있었다, 게다가 누가 봐도 진아에게 줄 선물을 가져온 모양이다."백이겸, 여기야 여기!"진아는 이광우를 보지 않고 계단 입구의 백이겸을 발견하고 이내 웃으며 백이겸에게 손짓했다."저 녀석이 왜 여기 있어?"이광우은 백이겸을 발견하고 안색이 어두워진다.가끔 한 번씩 진아와 함께 지내던 이광우는 백이겸을 발견하고 질투심을 일으켰다.한눈에 봐도 진아와 많이 가까진 것 같았다."오늘 이번 식사는 진아가 특별히 백이겸을 위해 만든 자리야, 이광우, 너 지금 백이겸 자리에 앉았어!" 조나비가 이때 말했다."어? 백이겸, 뭘 들고 온 거야?""어제 내가 팔찌를 제대로 잡지 못해서 깨트려서 새로 사 온 거야!"백이겸이 말했다."백이겸, 다시 안 사줘도 된다고 했잖아, 왜 다시 사 왔어? 굳이 이렇게 많은 돈을 써가면서 다시 사줄 필요 없다니까! 네 탓도 아닌데!"진아는 친구에게 백이겸의 집안 형편이 매우 좋지 않다는 것을 전해 들었다.자신을 도와준 사람이 또 자신 때문에 많은 돈을 쓰게 한 것이 미안했다.마음에 내키지 않았다.그리고 몇백만 원밖에 하지 않는 팔찌는 진아에게 그렇게 중요한 것도 아니었다.그래서 마음이 급해졌다."흥, 이렇게 많은 돈을 쓰다니, 어쩌면 시장에서 얼마 안 하는 걸 사 온 것일 수도 있어!"이광우는 차갑게 비웃었다."하하하, 설마 진아의 980만 원짜리 팔찌를 백이겸이 그 가격에 사 왔을 리가 없잖아!"조나비가 큰소리로 웃었다. "그렇게 비싼 팔찌일 줄 몰랐어!""알겠어, 알겠어, 얼마 안 해, 겨우 2200만 원이야!"이광우는 진아에게 눈을 돌려 진아의 태도를 보려 했다.진아의 얼굴은 여전히 평온했다.오히려 다른 사람이 충격을 받았다.
"하하, 네가 백이겸이구나, 네가 사 온 팔찌 좀 보여줘!"이광우는 백이겸 때문에 진아가 자신에게 관심을 주지 않는다고 여겼다.그래서 백이겸에게 캐물었던 것이다."내가 사 온 거 별거 아니야, 네 것이 훨씬 좋아, 안 봐도 돼!"백이겸이 사실대로 말했다.백이겸은 980만 원짜리 똑같은 팔찌를 사 왔다.게다가 비꼬는 말을 하는 이광우에게 대응하는 것은 아주 쉬운 일이었다, 물론 그에게 창피를 주는 것 또한.하지만 진아와 친구도 아니었고 앞으로 만날 일도 없을 사람 같았다. 그리고 소나현은 자신에게 진심이었다, 그래서 자신도 진심이고 싶었다.그래서 진아에게 구원을 하는 이광우처럼 굴고 싶지 않았다."그래, 백이겸, 부끄러워 하지 말고 얼른 꺼내!"조나비가 한마디 하면서 백이겸의 의견을 듣기도 전에 그의 손에서 물건을 빼앗은 다음 탁자 위에 놓았다.다른 여자들도 기대하는 눈치였다.2200만 원짜리 팔찌와 몇 만 원짜리 팔찌를 비교할 생각을 하면서 기대에 찬 눈치였다. 마치 두 사람의 몸값을 비교하는 것처럼.그 순간 조나비가 직접 선물상자를 열었다.그리고 백이겸은 고개를 숙이고 그들의 조롱을 들은 뒤 핑계를 찾아 떠날 생각이었다.이 일은 이렇게 끝낼 생각이었다.그리고 그들의 반응을 기다렸다.그러나 조나비와 이광우가 자신을 조롱하지 않았다.고개를 들어 보니 조나비가 자신이 사 온 팔찌를 보고 그대로 굳은 표정이었다."백이겸... 이거... 이거... 네가 산 거야?"조나비는 입을 크게 벌렸다."대박, 이거 L 팔찌 아니야? 인터넷에서 이 팔찌가 그 팔찌인 것 같아. 인터넷에서 봤어, 이거 3780만 원이라고 하던데!""이거 혹시 짝퉁 아니야? 근데 모양만 봐서 진짜 같은데?""L 팔찌는 정품과 모조품을 아주 명확히 구분할 수 있어!""그럼 이게 진짜라는 거야? 백이겸이 사 온 이 팔찌가 3780만 원짜리라고?" 여자 몇 명은 때려죽여도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이었다!동시에 백이겸도 멍해졌다.하지만 백이겸은 분명 940만
"이 팔찌...... 우리 할머니 물건인데, 이거 네가 그냥 가져."백이겸은 거짓말을 했다."백이겸, 너 이 팔찌의 가치를 모르는 거 아냐? 너 이거 진아한테 확실히 준 거야? 후회하기 없기다?"조나비의 긴장했던 마음이 한결 가라앉았다.백이겸 때문에 깜짝 놀랐다, 저런 팔찌를 살 수 있는 재벌 2세였다는 사실 때문에 놀랐다가 할머니 물건이라는 말에 한시름 놓았다.조나비는 백이겸에게 오히려 아무런 의심을 품지 않았다.하지만 그렇다고 백이겸을 재벌 2세로 보기엔 뭔가 찜찜했다.다행히 그런 사람은 아니었다."후회는 무슨, 진아야, 네가 가져!"백이겸은 말하면서 팔찌를 진아에게 넘겼다.이렇게 민망한 일들이 벌어진 이상 백이겸은 끝까지 거짓말을 하려 했다, 그리고 줬던 물건을 다시 돌려달라고 할 수도 없었다.그리고 진아는 그저 눈을 휘둥그레 뜨고 백이겸을 바라볼 뿐이었다.이렇게 귀한 팔찌는 분명 그들 집안의 가장 귀중한 물건일 것이다, 그런데 그런 물건을 자신에게 주다니?진아는 마음속에 뭔가 알 수 없는 작은 감동을 받았다.한편 이광우는 화가 머리끝까지 났다.자신을 아주 볼품없게 만든 것 때문에 화가 났다!특히 자신이 좋아하는 여자 앞에서 창피를 당하니 견딜 수가 없었다.그래서 못된 얼굴로 백이겸을 노려본 뒤 분개하며 자리를 떴다.백이겸 역시 더 머무르고 싶지 않았다.그는 이 일만 정리하고 돌아갈 생각이었다.분위기가 아주 어색했다.핑계를 대고 내려갔다."백이겸, 멈춰!"진아는 백이겸 준 팔찌를 들고 건물 아래로 쫓아간다.그리고 수줍어하며 백이겸을 한 번 쳐다보더니 팔찌를 백이겸의 손에 쥐여줬다. "무슨 뜻이야? 네 할머니가 물려준 팔찌를 나한테 왜 줘? 그리고 내 팔찌도 이만한 가치는 없어!""응? 나 아무 뜻도 없는데? 이건 내가 너한테 배상하는 거라고 생각해!"그렇다고 애초에 사주려고 했던 940만 원짜리 팔찌를 다시 줄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입 열기도 민망했다."너희 집안의 가장 귀중한 물건이고, 또 너희 할머니
진아가 또 종종걸음으로 쫓아왔다. "너 근데 결혼할 때 나한테 어떻게 연락하려고? 내 연락처 안 필요해?""아... 그래, 그럼 우리 친구 추가하자, 내가 나중에 결혼하면 너한테 말할게!"백이겸은 자신이 지금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자신도 알지 못했다.거절하고 갈 수도 없었다, 그렇게 가기엔 자신의 마음이 허락하지 않았다.그래서 그냥 진아의 연락처를 추가했다.물론 백이겸이 진아 같은 여신급 미모의 여자가 자신을 좋아할 거라고 착각하는 건 아니다.그리고 앞으로 따로 연락할 기회도 없을 것이다.그래서 다른 생각은 품지 않았다.진아는 결국 백이겸의 팔찌를 들고 다시 올라갔다, 다른 여자들도 백이겸의 말을 듣는 눈치였다."진아야, 진아야, 돌려주는데도 안 받았어?"진아가 올라오자 몇몇이 웃으며 물었다."하하하, 역시나, 내 추측은 하나도 틀리지 않았어, 백이겸 저 녀석이 너 좋아한다니까, 자기 집에서 가장 귀한 걸 너한테 줬잖아!"조나비는 자신에 찬 얼굴로 말했다."그래, 너희들 모두 방금 눈치채지 못했을 수도 있는데, 난 봤어, 백이겸이 진아를 바라보는 그 눈빛, 분명 팔찌를 거절당할까 봐 두려워하는 눈빛이었어!""그런 팔찌는 미래 며느리한테 남겨주는 것일 텐데, 하하, 백이겸 이 녀석 잔머리 굴리는 게 틀림없어!"주변에 있던 사람들이 말했다."그래, 다들 그만 장난쳐, 백이겸이 그런 의도를 가졌을 리가 없잖아, 다들 그만 놀려!"진아는 쓴웃음을 지었다."아이고, 진아가 지금 백이겸을 보호해 주네! 설마 진아야, 너......"조나비가 놀란 척 눈을 휘둥그레 떴다."헛소리하지 마, 안 그럼 내가 떡 사서 너희들 입 전부 막아버린다!"여학생 몇 명이 재잘거리며 웃기 시작했다.백이겸도 도서관에 가지 않았다, 이미 학생들로 가득 찼기 때문이다.그래서 다시 기숙사로 공부를 하러 갔다.그러다 양휘성과 함께 나가서 밥을 먹으려고 하던 무렵,진아가 뜻밖에 문자를 보내왔다."백이겸, 너 구내식당에서 밥 먹어?"진아가 물었다."난
"도서관에 사람이 너무 많아서 그냥 기숙사에서 하려고!"백이겸이 한마디 했다."아, 그럼 다음부터 우리 둘 일찍 오자, 누가 먼저 오면 먼저 온 사람이 자리를 맡아두는 게 어때?""응, 나 아직 할 일 있어서, 나중에 다시 얘기해!"백이겸은 문자를 맞히고 휴대폰을 옆에 던져버렸다. 진아를 피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었다, 소나현과 사이가 좋아진 뒤부터 백이겸은 줄곧 다른 여성들과 거리를 두고 있었다.그리고 진아는 다음 학기부터 자주 마주칠 사이도 아니었다.진아는 아마도 실습하러 갈 것이다.다시는 안 볼 사이다.백이겸은 자신이 진아의 무리에 녹아들 수 없다고 생각했다.다른 생각은 없다.그렇게 이틀이 더 지났다.이틀 동안 진아는 거의 매일 오전 백이겸을 찾아가 그에게 도서관의 자리를 맡아뒀다고 그를 기다렸다.백이겸도 갖은 핑계를 대며 가지 않았다.진아는 백이겸에게 밥이라도 사주면서 고마움을 표시하고 싶었다, 백이겸이 조나비를 불편해하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단둘이 만나자고 했다.백이겸은 여전히 갖은 이유로 핑계를 댔다.연달아 3일이 지나자 진아는 더는 백이겸을 찾지 않았다.마치 사라진 것 같았다.백이겸 역시 별생각 없이 매일 공부하고 복습하는 것 외에 소나현과 얘기를 나눌 뿐이다.모든 것이 정상적이다.오후, 백이겸은 이정국을 만나고 학교를 가던 길에 학교 근처 밀크티 가게에서 양휘성과 마주쳤다."백이겸?"이때 어떤 여자가 그를 불렀다.뒤돌아보니 바로 조나비였다, 그녀도 밀크티를 사러 온 듯싶었다, 그녀는 매우 의외라는 표정과 함께 얼굴이 굳어졌다.그녀는 예전에 백이겸만 보면 항상 몇 마디 하면서 그를 조롱했다.지금 백이겸을 본 그녀는 매우 질색한 모습이었다.백이겸은 신경을 쓰지 않는 듯 웃으며 말했다. "이분 꺼도 제가 같이 계산할게요!""네!"밀크티 가게 남자가 웃으며 말했다."아니에요, 누가 너더러 대신 계산해달라고 했어? 신경 쓰지 마!"조나비는 백이겸을 경멸하며 째려보았다."저... 나비야, 내가 뭘?"백
"뭐가 겁나서 피하는 거야? 남자처럼 대범하게 굴면 안 돼? 게다가 진아가 너한테 관심 있는 것 같은데, 우리도 왜 걔가 널 좋아하는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네가 진아한테 상처를 줬다고!"조나비는 입이 터진 듯 참아뒀던 말을 내뱉었다.이 말을 들은 백이겸은 곧 미안해졌다.실제로 진아가 자주 자신을 초대했지만 자신이 모두 거절했다.백이겸은 단지 진아의 예의 바른 말인 줄 알았다, 미처 그녀가 진심일 거라고 생각지도 못했다.그래서 백이겸은 미안해졌다."전에 진아가 뭐라고 했는지 알아?""뭐라고 했는데?""네가 사람됨이 매우 성실하고, 매우 착하고, 게다가 약간 멍청하고 귀엽다고 하더라, 네가 매우 궁금하다고, 유일하게 마음이 가는 남사친이라고, 그런데....... 나 흥, 진아한테 일이 생겼는데 넌 묻지도 않고 오히려 밀크티나 사주려고 해? 진아가 멍청했네!"조나비는 욕을 하고 나서야 마음이 좀 편해졌다.백이겸은 진아에게 무슨 일이 생겼다는 말을 듣고 놀랐다."아니, 진아한테 일이 생긴 게 아니라, 내가 방금 전 흥분해서 헛소리가 나왔어, 실은 진아 엄마가 편찮으셔 치료하기 힘든 병이라고 하던데, 그저께 오후, 진아가 너한테 구내식당에 가서 밥 먹자고 했잖아, 그날 걔가 특별히 집에서 챙겨온 도시락을 갖고 널 기다리고 있었는데, 갑자기 집에서 연락이 온 거야, 엄마가 쓰러지셨다고, 그래서 진아가 본가로 갔어!""그리고 너, 진아를 진짜 친구로 여기지도 않으면서 왜 그렇게 귀중한 팔찌를 선물한 거야?"조나비는 경멸하는 듯 백이겸을 쳐다보았다.때마침 그녀의 밀크티가 완성되었고 그녀는 그것을 들고 가버렸다.그런데 백이겸은 그 자리에 멍하니 있었다.마음속에서 말 못 할 짜증이 밀려왔다.이것은 더 이상 사랑과 연관되지 않는 일이다.진아가 자신을 진짜 친구로 여기고 있었다.그리고 자신은 진아라는 친구를 진심으로 대하지 않았고, 지금 그녀의 집에 이렇게 큰 일이 생겼고, 또 사고가 난 날은 자신과 밥을 먹기로 한 날이었다.그리고 그 사흘 동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