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이겸은 그녀의 말을 무시하고 팔찌를 자세히 본 후 담담하게 말했다.“이걸로 살게요, 포장해주세요!”“네? 고객님, 정말입니까? 이 화전옥 팔찌는 980만원입니다...... 아니면 다른 걸로 보시겠어요?”여직원의 웃음도 조금 옅어졌다.“포장하라고 하면 포장해요, 무슨 쓸데없는 말이 그렇게 많죠?”백이겸이 싸늘하게 말하자 여직원은 어쩔 수 없이 팔찌를 포장한 후 카드 체크기를 꺼냈다.백이겸이 카드를 꺼내 긁자 띠하고 소리가 났다.백이겸은 그제서야 자신의 은행카드 최저 한도가 4000만원이라는 것이 떠올랐다!“허허, 태화 금은방이 언제부터 이렇게 저급 브랜드가 되었지? 아무 사람이나 다 들어오다니? VIP 고객들의 체험이 어떻게 되겠어?”이때 한 중년 남자가 서른 살 남짓한 부인을 데리고 들어왔다.마침 그들은 백이겸이 돈을 지불하지 못하는 상황을 보고 비아냥거리면서 말했다.다른 사람의 헐뜯지 않는다면 어떻게 그의 능력을 과시할 수 있겠는가?여직원은 중년 부부를 향해 미안한 듯한 미소를 지었으며 곧 짜증 섞인 눈빛으로 백이겸을 바라보았다.필경 태화 금은방은 국내에서 유명한 브랜드였다. 직원은 백이겸이 견식을 넓히러 온 것이라 생각했다.예전에도 휴대폰으로 사진을 찍어 허세를 부리는 사람들이 꽤 많았다.여직원은 백이겸을 그런 유형의 사람들로 생각하고 있는 게 분명했다.“고객님, 물건을 사지 않으실 거면 다른 고객님들을 방해하지 말고 이만 나가주세요.”여직원은 직설적으로 말했다.“제가 언제 사지 않겠다고 했어? 저건 너무 싸네요. 더 비싼 걸로 사야겠어요.”백이겸은 그들이 우습다고 생각했다.중년 남자 품에 안긴 부인은 싸늘하게 웃으며 말했다.“아이고, 요즘 애들은 왜 이렇지? 정말 허영심이 강하네!”“그래, 만약 내 아들이었다면 다리를 분질렀을 거야!”“이걸로 할게요, 포장해주세요!” 백이겸은 그들의 말을 듣지 못한 것처럼 가장 중간에 있는 옥 팔찌를 가리키며 말했다.“허허, 저건 아주 대사가 아주 귀한 옥으로 만든 팔찌로 가
백이겸은 VIP 휴게실에 앉아서 두 사람이 싸우는 걸 구경하고 있었다.두 사람이 그 자리에서 말다툼을 하자 백이겸은 자초지종을 알게 되었다.이미현은 아무런 예고도 없이 동균과 혼자 있고 싶다고 하면서 이별을 말한 것이다.젠장, 예전에 양하나가 나와 헤어지자고 할 때에도 그렇게 말했던 것 같아.양하나 생각은 하지 말자.동현은 이별을 받아들이지 못했고 이미현이 어느 재벌 2세와 가깝게 지낸다는 걸 알게 되었다.그리고 이미현 친구들에게서 그녀가 그 재벌 2세에게 구애하고 있다 걸 들은 동균은 더더욱 받아들일 수 없었다.그는 아직도 이미현을 사랑하고 있는데 그녀가 그를 배신한 것이었다.그리하여 요즘 동균은 계속 이미현을 찾아와 다시 만나자고 애걸복걸하고 있었다. 동균은 자신의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이렇게 하는 것이다.지금 이미현이 태화 금은방에서 액세서리 하나를 사달라고 하자 동균은 너무 난처해졌다.태화 금은방의 액세서리는 너무 비쌌고 가장 싼 상품도 600만원이 넘었다. 얼마 전에 일자리를 찾은 동균에게 어떻게 그런 큰 돈이 있을 수 있겠는가?“미현아, 여기 액세서리는 너무 비싸. 다른 브랜드로 사면 안될까? 200만원을 넘지 않으면 다 사줄게!”동균도 큰 마음을 먹은 것이 분명했다.“하하, 200만원으로 나의 마음을 다시 돌리려고 하는 거야? 동균아, 너 바보 아니야? 정호 도련님이 나에게 사준 휴대폰만 하여도 100만원이 넘어!”이미현은 싸늘하게 웃으면서 말했다.“알겠어. 넌 정호가 나보다 돈이 많다고 하여 마음이 변한 거지? 오늘 내가 너에게 600만원짜리 액세서리를 사줘도 나와 다시 사귀지 않을 생각이었지?”동균은 얼굴이 새빨개졌다.“동균아, 네가 예전에 항상 날 챙겨줬기 때문에 너무 널 괴롭히고 싶지 않아. 이제는 그만 나를 놔줘. 우리는 더 이상 미래가 없어. 그리고 나는 정호 도련님을 좋아해, 돈 때문이 아니라 그 사람에게는 너에게 없는 느낌이 있어. 우리 다시 친구로 지내면 안될까? 우리는 정말 어울리지 않는 것 같아.
“젊은이, 여자를 때리는 건 안돼. 앞으로 잘 살아서 저 여자를 후회하게 만들면 되잖아!”금반지를 낀 중년 남자가 동균을 꾸짖었다.동균은 그 말을 듣고 잠시 냉정을 되찾았고 그저 주먹을 꽉 쥐었다.“그래, 능력이 있으면 날 후회하게 만들란 말이야. 하지만 네가 그럴 가능성이 있을까? 미친 놈, 네가 감히 날 때려? 너 오늘 죽었어!”바닥에 앉아있던 이미현도 고함을 질렀다.“당신도 그만 좀 해. 왜 그렇게 돈만 밝히는 거야? 돈이 많은 남자들은 다 바람둥이야. 헤어지려면 똑똑히 설명하고 헤어져, 그런 말로 저 젊은이를 자극하지 말고!”중년 남자가 꾸짖자 이미현은 얼굴을 가리면서 울었다.필경 그 남자는 금은방의 사장이었다.“미현아, 괜찮아?”백이겸은 뭐라 말할지 몰라 다가가서 이렇게 물었다.이미현은 조금 의아한 표정으로 백이겸을 흘깃 보았다. 그녀는 백이겸이 이곳에 있을 줄은 몰랐다.“사장님의 말이 옳아. 둘이 좀 진정한 후에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좋을 거야. 그래도 만났던 정이 있는데 원수처럼 지낼 필요가 없잖아......”“젠장! 네가 무슨 자격이라 감 놔라 배 놔라 하는 거야? 너도 여자친구에게 차였잖아! 네가 무슨 자격으로 날 뭐라고 해!”이미현은 갑자기 불같이 화를 했다.이미현은 온 세상의 사람이 날 뭐라 해도 거지인 백이겸은 말할 자격이 없다고 생각했다.그저 좋은 폰 두 대 산 거잖아, 무슨 허세를 부리는 거야?또한 백이겸은 그녀가 많은 사람들 앞에서 창피를 당하는 모습을 보고 지금 왈가왈부하고 있었다.이미현은 이미 눈이 돌아간 동균과 금은방 사장을 건드릴 수 없었기 때문에 백이겸에게 화풀이를 했다.그녀는 백이겸을 밀치면서 욕설까지 내뱉었다.마치 창피를 당했던 아까의 복수를 하는 듯하였다.“넌 좀 꺼져줘! 내가 고등학교 때 너 같은 놈을 좋아할 뻔 했다니, 그때는 장님이었나 봐!”백이겸은 뒤로 물러서면서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이때, 마침 여직원이 포장한 팔찌를 들고 조심조심 걸어왔다.“그만해요!”자신의 VIP
“이렇게 예쁜 팔찌가 부서지다니, 안타깝군, 쯧쯧쯧......”“화전옥 팔찌인 것 같아, 아마 1000만원 정도 할 거야. 저 여자는 너무 난폭해, 눈 깜짝할 사이에 1000만원짜리를 깨드리다니!”“팔찌 하나가 더 있는 것 같은데, 그건 어떻게 되었는지 모르겠네!”사람들은 모두 흥미진진한 표정으로 이미현을 보고 있었다.여직원도 머리가 어질어질해져 백이겸에게 사과도 하지 못하고 허둥지둥 다른 포장 함을 열어보았다.그녀가 포장 함을 열자 주위 사람들은 모두 비명을 질렀다.“와, 용운옥, 용운옥이잖아. 저 옥은 자세히 보면 안에 용과 같은 구름 모양이 있어 아주 비싸다고 들었어!”“알고 있어. 저 팔찌는 태화 금은방의 대표 상품으로 대사들이 손수 만든 것이라 가격이 4000만원 정도라고 해!”“깨지지 않아서 다행이야! 아니면 거금을 배상하게 되었을 걸!’“깨지지 않아서 다행이긴, 용운옥은 안의 구름 모양이 무늬가 흐트러지면 안돼. 큰 진동 때문에 용 모양이 사라진다면 가격이 엄청 떨어지거든!”옥에 대해 좀 알고 있는 사람이 말했다.“누가 저렇게 좋은 옥 팔찌를 산 거야?”아까 그 사장도 깜짝 놀라면서 말했다.“이건 어떻게 된 일이야!”바로 이때, 가게에 있던 젊은 지배인이 뛰어왔다. 누군가가 그에게 고발한 것이 분명했다.두 개의 옥 팔찌가 땅에 떨어진 걸 본 지배인은 소스라치게 놀랐다.“멍하지 서서 뭐 하는 거야? 얼른 대사에게 가져가서 용운옥이 망가지지 않았는지 감정해!”“네? 지금 바로 가겠습니다! 그리고 이 분은......”“얼른 가!”매니저가 조급한 얼굴로 말했다.여직원은 백이겸에게 사과할 사이도 없이 급급히 감정하러 갔다.“아가씨는 이곳에서 기다리세요. 감정 결과가 나온 후 배상에 대해 이야기하죠.”매니저는 이미현을 향해 싸늘한 목소리로 말했다.“네? 오빠, 전 고의가 아니었어요. 정말이에요. 그저 아까 홧 김에......”이미현은 두 팔찌가 엄청 비싸다는 말을 듣고 다리에 힘이 풀렸다.“고의가 아니라는 걸 알고
매니저가 말려서야 정호는 손을 멈추었고 마음씨 좋은 사람 몇 명이 동균을 부축하면서 병원으로 갔다.“젠장, 백이겸, 네가 왜 이곳에 있어?”진혜지는 그제서야 곁에 서있는 백이겸을 발견했다.“혜지야, 저 자식 때문이 아니었다면 난 980만원짜리 화전옥 팔찌와 4000만원짜리 용운옥 팔찌를 깨뜨리지 않았을 거야.”이미현이 짜증을 내면서 말했다.“뭐? 4000만원이라고?”정호도 눈이 휘둥그래졌다. 아까 전화를 했을 때 이미현은 자신이 태화 금은방에서 사고를 쳤다고 말했었고 구체적으로 말하지 않았다.진혜지는 그 말을 듣고 조금 긴장한 얼굴로 백이겸을 욕했다.“백이겸, 너 병신이야? 미현이 맞든, 말든 너랑 무슨 상관이야? 네가 말릴 자격이 있어? 그렇게 할 짓이 없는 거야? 네가 그 팔찌들을 배상할래?”진혜지는 백이겸에게 손가락질을 하면서 욕했다.“휴대폰 두 대를 샀다고 하여 허세를 부리는 거야? 역겨워!”“아이참, 혜지야. 백이겸은 무시해. 정호 오빠, 그 돈을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백이겸은 두 여자의 욕설을 듣고도 어떻게 반박할지 몰랐다.백이겸은 속으로 슬퍼하고 있었다. 3년 동안 연락하지 못했다 하여 고등학교 시절의 정이 이렇게 변한 것인가!“결과가 나왔습니다!”이때 여직원이 흥분하면서 뛰어왔고, 정화와 이미현은 눈을 크게 떴다.“다행이 용운옥은 망가지지 않았습니다. 그저 980만원짜리 화전옥 팔찌만 배상하면 돼요!”여직원이 말했다.“다행이야!”이미현은 그 말을 듣고 안도의 숨을 내쉬었으며 하마터면 바닥에 주저앉을 뻔했다. 아까 너무 긴장되었다.하지만 980만원도 작은 돈이 아니었다. 어떻게 한단 말인가?“정호 오빠, 혜지야, 돈이 얼마나 있어? 날 꼭 도와줘야 해!”이미현은 마음이 조급해져 울먹거렸다.“아직 600만원 정도 있어. 혜지, 너는?”“나는 100만원 정도 있어!”진혜지가 말했다.“나에게도 100만원 정도 있어. 그래도 180만원이 부족해!” 이미현은 조급한 마음에 발을 동동 굴렀다.“괜찮아. 내가
“이런!”“뭐라고?”백이겸이 상자 두 개를 손에 쥐고 떠나려고 하자, 이미현과 진혜지가 깜짝 놀랐다.조금 전 이미현은 팔찌 때문에 깜짝 놀라 죽을 뻔했다.겨우 해결하고 숨을 돌리려는 찰나, 이 두 팔찌의 주인이 백이겸이라고?이미현은 누군가가 자신의 머리를 세게 때리는 느낌을 받았다. 머릿속이 텅 비었다!진혜지와 정호도 눈을 크게 떴다.진혜지의 손에 있던 팔찌가 땅에 떨어져 산산조각이 났다.“잠깐만 백이겸! 그러니까, 이 두 팔찌가 네... 네거라고?”이미현은 깜짝 놀랐다.백이겸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팔찌를 손에 들고 자리를 피했다.이번엔 진짜 화가 났다.그녀들에게 많은 말을 하고 싶지 않았다.“흥, 진짜 백이겸이 샀는지 누가 알아! 미현아, 혜지야. 우리 빨리 밥 먹으러 가자!”정호가 허세를 부리며 말했다.제기랄, 짜증 나 죽겠어. 백이겸이 또 그의 체면을 깎아내렸다.그가 오늘 이렇게 많은 돈을 쓴 것은 모두 이미현과 함께 밤을 보내기 위함이다.하지만 지금 모두 물거품이 되어 버렸어!정호는 두 사람의 주의력을 자신의 몸에 두고 싶었다.“이게 대체 무슨 일이야? 진짜 백이겸이 샀으면 어떡하지? 어디서 돈이 났을까?”그녀들은 금은방을 나서며 말했다.이미현도 마음이 복잡했다.진혜지도 마찬가지였다. 그녀들은 가슴이 누군가에게 꼬집힌 것 마냥 아팠다.이 사실이 진짜일 가봐 두렵기도 했다. 조금 전에 일어난 일보다 더 무서웠다.“우리 백이겸을 불러와 밥을 사주며 제대로 물어보는 건 어때? 지난번에 백이겸이 휴대폰을 사는 것도 봤잖아. 진짜 돈이 있는 거야! 어떻게 된 영문인지 제대로 물어봐야겠어!”진혜지가 말했다.“그래. 나도 그렇게 생각했어. 하지만 우리가 그렇게 말했는데 그가 다시 올까?”이미현이 걱정하며 말했다.“걱정하지 마. 나에게 맡겨. 정호야, 우리 제대로 알아볼까?”진혜지는 표정이 어두워진 정호를 보며 물었다.“음, 그래. 그러자. 밥 한 끼 일뿐이야. 너희들이 백이겸을 불러와!”정호는 조금 망설였다
하하!“됐어, 그렇게 큰일도 아니야!”백이겸은 가고 싶지 않았다.“안돼 백이겸. 너 오늘 꼭 와야 돼. 우리를 무시하는 거야? 우리 고등학교 친구들이 부끄러워? 맞아. 너는 금산 대학교에 다니고 우리 같이 일반 대학에 다니는 사람들은 너와 친구가 될 자격이 없어! 알겠어!”진혜지가 중얼거리며 속사포처럼 떠들어 댔다.“그런 뜻이 아니야. 그래. 밥만 먹으면 되지!”백이겸은 어이가 없었다.그녀들이 함께 밥을 먹자고 하면 먹으면 된다. 그녀들과 함께 밥을 먹는다고 해서 손해를 보는 것도 아니다. 그녀들이 다른 사람들에게 자신의 나쁜 말을 하는 것도 원하지 않았다.그녀들이 어떤 말을 하는지 봐야겠어!백이겸은 그길로 다시 돌아갔다.그들은 상업 거리에서 밥을 먹은 것이 아니라 상업거리와 멀지 않는 어느 한 한식집에서 밥을 먹었다.이미현은 백이겸에게 많은 반찬을 주문해 줬다.“이겸아, 빨리 알려줘. 지금 왜 돈이 많아졌어?”이것저것 성의 없는 말만 하다 진혜지와 이미현은 결국 자신들이 제일 관심 가는 물음을 물어보았다.“돈이 많다고? 내가 언제 돈이 많다고 했어? 나 돈 없어!”두 사람의 표정을 본 백이겸은 웃기기도 하고 장난을 쳐보고 싶어 모르는 척 대답을 했다.그는 족발을 한 점 집어 들고 게걸스럽게 입에 넣었다.“어이구, 백이겸 장난치지 마. 백이겸 너 이제 보니까 연기도 잘 하네!”진혜지는 애교가 많고 활발하며 꽉 막힌 사람이 아니었다.그녀가 백이겸의 허벅지를 꼬집으며 말했다.“나... 나 진짜 돈 없어!”백이겸이 말했다.“흥, 돈이 없다고? 돈이 없는데 어떻게 신상 휴대폰을 샀어? 그리고 오늘 팔찌도 두 개나 샀잖아! 너 누굴 속이려고 그래!”진혜지가 원망하며 말했다.이미현도 두 눈을 크게 뜨고 백이겸을 쳐다보았다.“아하, 휴대폰과 팔찌. 내 돈이 아니야. 다른 사람의 심부름을 왔어. 오늘 이 팔찌도 빨리 배달해 줘야 돼!”백이겸은 그녀들에게 사실대로 말하고 싶지 않았다.아무 말이나 하며 둘러댔다. 앞으로 모르는 사
그때, 경찰관 몇 명이 들어와 그들을 가리키며 물었다.“맞습니다!”경찰 뒤에서 머리에 하얀 붕대를 감은 남자가 정호를 가리키며 말했다.백이겸은 붕대를 감은 남자의 얼굴을 가만히 쳐다보았다.남자는 바로 동균이었다!상황은 설명하지 않아도 알 것 같았다. 정호에게 폭행을 당한 동균이 신고를 하고, 경찰들은 명동에 있는 CCTV를 확인하고 찾아온 것이다.정호와 그의 일행들은 상업거리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밥을 먹었기 때문이다.“네. 여러분, 따라오시죠!”경찰이 위엄있게 말했다.정호와 이미현은 순간 긴장했다.자신이 대단한 사람이라고 생각한 정호도 사람을 때리고 맘이 편하지만은 않았다.그가 괜찮은 척하며 말했다.“가면 되잖아요. 어차피 2시간만 있으면 풀려날 것을!”“하하, 그래. 내 동생을 때리고 네가 어떻게 2시간 내에 풀려나는지 보자고!”한 여자가 팔짱을 끼고 들어오며 말했다.“누나, 나를 때린 사람이 바로 이 자식이에요!”동균은 여자의 뒤로 다가가 고자질을 했다.“걱정하지 마. 이미 서장님과도 말이 끝났어. 너를 위해 정의를 다 할 것이야!”여자가 말했다.그녀의 말 한마디로 동균 집에서도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설명할 수 있었다.정호는 더욱 긴장했다.이미현은 동균에게 이렇게 대단한 누나가 있을 것이라는 것을 전혀 몰랐다.그 여자는 정호를 차갑게 노려보고 정호와 함께 밥을 먹은 일행도 천천히 훑어보았다.그녀가 미간을 찌푸리고 깜짝 놀라 물었다.“백이겸? 네가 왜 여기에 있어?”백이겸도 의외라고 생각했다.눈앞에 있는 여자는 바로 구은혜의 사촌 언니 구은연이었기 때문이다. 동균이 구은연과 아는 사이였을 줄이야!구은연에게 친동생이 없다는 사실은 이미 알고 있었다.제기랄, 그러면 한쪽은 자신의 고등학교 친구, 다른 한쪽은 구은혜의 친척, 낯선 사람이 없다.백이겸은 쓴웃음을 지었다.“간단하게 밥만 먹었어요!”“흥, 좋아. 너 내 동생을 때린 사람 들과 함께 밥을 먹고 있어? 너도 도망가지 못해. 내가 너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