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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3화

사회에서 잘나가는 여자의 배후에 남자가 없는 여자는 많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아이의 말을 들은 백이겸은 괜히 실망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유미연을 도와주고 싶었다. 그녀가 예쁘게 생긴 이유도 있지만 혜민이가 아주 마음에 들었기 때문이다.

혜민이의 목숨을 자신이 구했다는 이유로 아이와 빠르게 친해질 수 있었다.

자신이 너무 쉽게 생각했다.

유미연, 자신의 도움이 필요하지 않은 것 같아.

실망한 원인은 바로 백이겸도 유미연이 그런 여자일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 이유가 아니라면 혜민이는 왜 그렇게 많은 아저씨들이 그녀를 찾아왔다고 말했을까!

휴, 한 사람의 사생활일 뿐이야. 아무런 상관이 없어!

선물을 사고 백이겸은 혜민이와 함께 집으로 돌아갔다.

그때, 무언가를 발견한 혜민이가 꺄르르 웃던 얼굴을 멈추고 긴장한 모습으로 백이겸의 팔을 꼭 잡았다. 아이의 작은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아이의 눈은 아파트 앞에 주차되어 있는 검은색 세단을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었다.

“혜민아, 왜 그래?”

백이겸은 놀란 얼굴로 물었다.

“겸이 삼촌, 그 악마가 또 왔어요. 엄마를 때리고 혜민이도 때린 그 사람 차에요!”

혜민이가 긴장한 말투로 말하며 백이겸의 뒤에 몸을 숨겼다.

“음?”

백이겸은 잠시 자리에 멍하니 서있었다.

차에는 사람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이미 위에 있다는 말이었다.

유미연이 차려준 밥을 먹고 모르는 척할 수 없었다!

“혜민아, 우리도 얼른 가보자!”

백이겸은 혜민이를 안고 층계를 뛰어 올라갔다.

현관문은 완전히 닫친 상태가 아니었다.

집 안에서는 벌써 한바탕 시끄러운 소리가 들려왔다.

“미친년, 왜 집에 젓가락과 그릇이 3개나 놓여 있어. 말해. 남자가 이 집에 다녀간 거야?”

한 중년 남자의 험악한 소리가 들려왔다.

“서대원, 미친 사람은 너야. 여긴 내 집이야. 너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어.”

유미연이 소리를 지르며 말했다.

“하하, 역시 남자가 다녀간 게 맞아. 유미연 우리가 했던 약속을 잊은 거야? 내가 너의 회사 거래만 잘 해결해 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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