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지혜는 허연후가 합석을 위한 의도라는 걸 눈치챘지만 하지연이 배고파하는 것도 사실인지라 어쩔 수 없이 맞은편에 앉아 있는 신하준을 보며 말했다.“신 대표님, 제 동생의 친구인데 몸이 안 좋거든요. 여기 있는 스낵과 샐러드를 먼저 주고 우리 다시 주문해요.”신하준은 매너좋게 일어나 샐러드와 스낵들을 하지연 앞에 가져다 놓으며 부드럽게 말했다.“저희 아직 안 다쳤으니까 먼저 드세요.”하지연은 미안해하며 말했다.“고마워요. 지혜 언니, 고마워요. 신 대표님.”신하준은 미소를 지으며 한지혜의 맞은편에 앉으며 말했다.“어린것
신하준은 매너 있게 한지혜한테 홍차 한 잔을 따라주고 말했다.“지혜 씨가 기획사를 설립한 걸 알고 있어요. 이번 영화가 지혜 씨한테 매우 중요한 것도 알고요. 그래서 말인데, 투자 금액을 일억 정도 더 늘리려고 해요.”한지혜는 웃으며 말했다.“신 대표님, 대표님도 알다시피 이건 저의 기획사에서 처음으로 선보이는 영화예요. 투자를 이렇게 많이 하시고 손해를 보면 어쩌려고 이러세요?”“아니요, 저는 제 안목을 믿어요. 한지혜 씨가 저를 손해 보게 할 것 같지는 않거든요. 설사 손해를 본다고 해도 상관없어요. 영화 쪽은 처음인데
허연후는 한지혜를 향해 턱을 살짝 치켜들며 말했다.“뒤에 사진을 넘겨 봐요. 그 사진보다 훨씬 예뻐요.”한지혜는 뒤에 있는 사진도 초상화일 것으로 생각하고 휴대폰 화면을 뒤로 넘겼다.그러자 허연후가 그녀에게 키스하는 사진이 눈에 들어왔다.사진은 집에서 찍은 거였다.한지혜는 순수하면서도 섹시한 잠옷을 입고 창가에 기댄 채 손에는 와인잔을 들고 있었고 얼굴은 붉게 달아올라 있었다.반면 깔끔하고 반듯하게 정장을 차려입은 허연후는 느긋한 모습으로 한편으로 넥타이를 풀며 한편으로 한지혜한테 키스하고 있었다.한지혜는 이 순간을 똑
“지혜 언니를 더 애틋하게 대해주고 더 예뻐해 준다면 언니도 결국 허 선생님을 선택할 거예요.”“진짜?”“당연하죠. 우리처럼 그림을 그리는 사람들은 사람을 정확히 볼 수 있는 천부적인 재능이 있어요. 안 그러면 사람의 영혼까지 그려낼 수가 없잖아요.”“그래, 네 말 믿을게. 배부르게 먹었어? 다 먹었으면 병원에 데려다줄게.”“네, 가요.”하지연을 병원에 데려다주고 허연후는 바로 운전해서 한지혜 집으로 향했다.한지혜의 아파트 단지 입구까지 도착한 신하준이 단지 내에 들어가려는 찰나 한지혜가 제지했다.“여기 세워주세요. 슈
한지혜는 신경질적으로 그를 쏘아보다가 계산대로 향했다.허연후는 선반에서 생강차를 골라 냉큼 그녀의 뒤를 쫓아갔다.“아직도 배 아파요? 이따 가서 이거 끓여 마셔요.”말을 마친 뒤 손에 든 물건을 한지혜의 카트 안에 넣었다.한지혜가 계산을 마치고 돌아가려던 이때, 옆에서 사람들의 말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한지혜 씨가 이 동네에 산다고 하던데 방금 누가 마트에 들어가는 걸 봤대.”“어디에 있어? 실물 영접해 보고 싶다. 듣기로는 실물이 TV보다 더 이쁘다던데.”팬인 것 같은 두 사람이 핸드폰을 들고 한지혜를 찾느라 두리
허연후는 검은 실크 잠옷을 입고 창가에 비스듬히 기댄 채 손에는 다 태우지 못한 담배 한 개비를 들고 있었다. 그리고 다른 한 손으로 와인 한잔을 여유롭게 돌리고 있다가 한지혜를 향해 잔을 높이 들더니 씨익 미소를 지었다.그 모습에 한지혜는 그를 째려보다가 그대로 몸을 돌려 방 안으로 들어갔는데 갑자기 문자 한 통이 날아왔다.[생강차는 뜨거운 물에 마셔야 효과가 있어요. 그리고 약방에서 핫팩도 샀는데 자기 전에 배에 붙여요. 이따 배달 될 겁니다.]그 말에 한지혜가 재빨리 답장했다.[아니요. 저한테도 다 있어요. 이만 잘래
허가은은 한지혜가 내려오는 모습을 발견하고 냉큼 다가왔다.그리고 손에 든 물건을 건네더니 활짝 웃으며 말했다.“지혜 언니, 이건 제가 직접 고른 디올 립스틱인데요. 언니 피부톤에 딱 맞을 것 같아서 사봤어요. 예전엔 제가 너무 어리석게 굴었죠? 언니가 우리 오빠만 골탕 먹이는 것 같아 너무 짜증 났거든요. 지혜 언니, 어렸을 적 제 잘못들은 모두 용서해 주시면 안 될까요? 전 괜히 저 때문에 두 집안 사이가 틀어지는 걸 원치 않아요. 지혜 언니네 할아버지가 그 뒤로 이젠 상종을 안 한다면서 저희 할아버지께서 몇 날 며칠 식사도
“지연이가 아침에 전화 왔는데 지혜 씨 초상화가 완성되었다면서 언제 찾으러 올 거냐고 묻더라고요. 지혜 씨 연락처가 없어서 저한테 전화했다면서.”한지혜는 허연후의 손을 살짝 뿌리치며 말했다.“공공장소에서 이러지 좀 말아줄래요?”허연후는 그녀의 말대로 재빨리 손을 놓더니 웃으며 답했다.“알겠어요. 터치하지 않을게요. 저 이따가 출근할 건데 저랑 같이 초상화 보러 가지 않을래요? 지연이가 온 밤 열심히 그렸을 텐데 뭐라도 보상해 주면 좋아할 텐데?”역시나 허연후의 유혹에 한지혜는 단번에 넘어갔다.하지연은 고인우의 동창인데 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