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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85 화

허연후는 놀란 나머지 그 자리에서 굳어버렸다.

이건 또 무슨 상황인 건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한지혜가 바로 그의 약혼녀였다니, 어떻게 그동안 전혀 알아차리지 못했는지 어이가 없기도 했다.

허연후는 반쯤 넋이 나가서 허순철을 바라보았다.

“할아버지, 지혜 씨가 전에 매일 참새처럼 재잘대던 그 아이예요?”

허순철은 차가운 말투로 말했다.

“지혜가 그 아이가 맞든 아니든 이제 와서 무슨 의미가 있겠어.”

이윽고 허순철은 한지혜에게 다가가 다정하게 물었다.

“지혜야, 나는 순철 할아버지야. 나를 기억하겠어?”

한지혜는 싱긋 웃으며 고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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