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를 끊은 박경준은 즉시 비서에게 명령했다.“어르신 쪽의 사람들을 잘 감시해. 절대 주지훈이 어르신의 정체를 알게 해서는 안 돼.”비서는 냉큼 대답했다.“걱정하지 마세요. 누구도 어르신께서 그런 곳에 계실 거라고 생각지도 못한 곳으로 모셨습니다. 이제 어떻게 할까요?”“박근태에게 장례식을 치러주고 내가 순리롭게 자리를 물려받아 다음 후계자가 되는 거지. 너는 박근태가 위독하다는 소식을 퍼뜨려.”“박근태가 위독하다는 소식이 전해지면 박주영과 박서준이 올 게 뻔한데 두 사람이 집권을 물려받는 데 영향을 주지 않을까요?”그러
박경준은 입꼬리를 쓱 올리더니 대답했다.“내가 주영이를 얼마나 오랫동안 좋아했는데 어떻게 정신하나 온전치 못하다고 싫어할 수 있겠어. 주영이를 평생 옆에서 지키는 게 나의 소원이야.”“삼촌이 이렇게 말하시는데 저도 더 반대할 이유가 없네요. 제가 어머니를 옆에서 돌보려면 확실히 에너지가 너무 많이 소비돼요. 두 분 결혼하는 거 저는 찬성이에요.”박서준의 허락을 받자 박경준은 바로 얼굴이 환하게 번졌다.“고마워, 서준아. 나를 믿어줘서 고마워.”“어릴 적부터 삼촌을 보면서 자랐는데 어떻게 믿지 않을 수 있겠어요.”“그래.
박주영이 갑자기 그의 이름을 똑똑히 부르자 박경준은 깜짝 놀라서 눈길을 그녀에게로 돌렸다.박경준은 박주영의 차가운 얼굴을 보며 물었다.“주영아, 너 방금 뭐라고 했어?”박주영은 냉소를 지으며 말했다.“박경준, 우리 부모님이 너를 입양하고 얼마나 고생했는지 알아? 키워준 걸 감사해도 모자랄 망정에, 지금 갖은 방법을 다 써가며 두 사람을 죽이려던 것도 모자라 운송 그룹의 대표 자리까지 차지하려고 해? 바라는 게 너무 많은 거 아니야?”전의 말은 실수였다고 쳐도 지금 이 말은 정신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가 했다기엔 조리 정연하
육문주는 몸매를 따라 깔끔하게 떨어지는 검은색 양복을 입고 냉정한 표정으로 박경준을 바라봤다.“아쉽게도 제가 삼촌을 실망하게 했네요. 제가 삼촌이 설치해 놓은 모든 폭탄을 제거했거든요. 뭐 더 하고 싶은 말이 있어요?”육문주가 뜬금없이 그를 삼촌이라고 부르자 박경준은 순간 모든 걸 알아차릴 수 있었다.박경준은 피식 웃더니 입을 뗐다.“너 진작에 박주영이 네 친엄마인 것을 알고 있었네. 그래서 박서준과 둘이 짜고 서로 육엔 그룹을 두고 경쟁하는 것처럼 연기를 하고 너는 2년 동안 숨어서 몰래 계획을 짠 거야?”육문주는 한쪽
드디어 진실과 마주한 박경준은 뒤통수를 세게 한 대 맞은 것 같았다.그는 사실을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었다.박경준의 어머니는 어릴 때부터 그에게 육씨 가문에 대한 원한을 심어주었고, 그가 크면 그녀를 대신해서 육씨 가문에 복수를 해야 한다고 가스라이팅을 했다.그녀는 생을 마감하기 전, 박경준을 온몸으로 감싼 채 이 모든 게 육씨 가문이 벌인 짓이라고 속삭였다.갑자기 들이닥친 어머니의 죽음과 장애를 갖게 된 상황에서 박경준은 육씨 가문을 미워하지 않을 수 없었다.하여 그는 이 원한을 가슴에 품고 오랫동안 복수할 계획을 세웠다
주지훈이 갑자기 돌아오자, 조수아는 뭔가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문을 밀치고 사무실로 따라 들어갔다.“지훈 씨!”그녀가 다급해 보이자, 주지훈은 미소 지으며 그녀를 품에 안고 고개를 숙여 그녀의 입술에 가볍게 키스했다.“나 보고 싶었어?”조수아는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박경준은 어떻게 된 거야? 왜 미리 말도 없이 갑자기 돌아왔어?”주지훈은 의미심장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약간 쉰 목소리로 말했다.“수아야, 박경준은 체포돼서 감옥에 갔어. 이제 서준이가 후계교육을 받게 될 거야. 외할아버지랑 엄마
조수아는 손에 들고 있던 물건을 내려놓고 육문주를 바라보며 말했다.“무사히 돌아올 거라고 약속해. 무사히 돌아오지 않으면 나랑 다시 결혼할 생각조차 하지 마.”육문주가 웃으며 대답했다.“걱정하지 마. 너와 우리 아들을 위해서라도 무사히 돌아올 거야.”그는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조수아를 바라보았다. 그의 목소리는 아까보다 더 허스키해진 듯했다.“수아야, 난 이날만을 기다려왔어. 2년이야... 네가 얼마나 보고 싶었는지 알아?”그는 말을 하면서 뜨거운 입술로 조수아의 뺨에 키스했다.2년간의 인내와 고뇌가 드디어 끝나가고 있었
강렬한 자극에 조수아는 참지 못하고 가볍게 신음을 흘렸다.육문주는 붉어진 눈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여보, 조금만 참자. 나중에 더 진하게 해줄게.”입으로는 참으라고 말하면서도 그의 손길은 조수아를 애타게 만들고 있었다.조수아는 고통과 쾌락이 뒤섞인 감정에 이성을 잃고 육문주의 머리를 끌어온 채 간절히 애원했다.“자기야, 그만해... 나 더 이상 못 참겠어.”육문주는 천천히 그녀를 놓아주었다. 그러고 나서 얼굴이 붉게 상기된 채 눈이 토끼처럼 빨개진 조수아를 바라보며 살며시 그녀의 입술에 키스했다.“일단 식사 준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