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수아는 손에 들고 있던 물건을 내려놓고 육문주를 바라보며 말했다.“무사히 돌아올 거라고 약속해. 무사히 돌아오지 않으면 나랑 다시 결혼할 생각조차 하지 마.”육문주가 웃으며 대답했다.“걱정하지 마. 너와 우리 아들을 위해서라도 무사히 돌아올 거야.”그는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조수아를 바라보았다. 그의 목소리는 아까보다 더 허스키해진 듯했다.“수아야, 난 이날만을 기다려왔어. 2년이야... 네가 얼마나 보고 싶었는지 알아?”그는 말을 하면서 뜨거운 입술로 조수아의 뺨에 키스했다.2년간의 인내와 고뇌가 드디어 끝나가고 있었
강렬한 자극에 조수아는 참지 못하고 가볍게 신음을 흘렸다.육문주는 붉어진 눈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여보, 조금만 참자. 나중에 더 진하게 해줄게.”입으로는 참으라고 말하면서도 그의 손길은 조수아를 애타게 만들고 있었다.조수아는 고통과 쾌락이 뒤섞인 감정에 이성을 잃고 육문주의 머리를 끌어온 채 간절히 애원했다.“자기야, 그만해... 나 더 이상 못 참겠어.”육문주는 천천히 그녀를 놓아주었다. 그러고 나서 얼굴이 붉게 상기된 채 눈이 토끼처럼 빨개진 조수아를 바라보며 살며시 그녀의 입술에 키스했다.“일단 식사 준비
한지혜는 냉소를 지으며 말했다.“눈 감고 아무나 골라도 그 멍청한 녀석보단 낫지. 그 자식 얘기만 나오면 강소연 그 여자가 떠올라서 역겨워.”비록 허연후와 강소연 사이에 아무 일도 없었다고는 하지만, 허연후가 강소연이 자기에게 관심이 있다는 걸 알면서도 선을 긋지 않았다는 것 때문에 한지혜는 아직도 화가 나 있었다.만약 허연후가 강소연과의 관계를 제대로 정리했더라면, 한지혜도 강소연 때문에 죽을 뻔하지 않았을 것이다.한지혜는 아직도 다리에 난 상처가 완전히 낫지 않아서 걸을 때마다 절뚝거렸다.한지혜가 속 시원하게 말하자,
허연후는 문에 적힌 이름을 한 번 쓱 보고는 입가에 장난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자신의 방으로 걸어갔다.모든 출연자가 도착하자, 라이브 방송도 곧 시작되었다.첫 번째 코너는 ‘하트 시그널’이었다. 네 명의 남자 출연자가 각각 선물을 준비하고, 여자 출연자는 그중에서 마음에 드는 선물을 고르고 매칭된 두 사람은 첫 데이트를 하게 되는 방식이었다.한지혜는 제비뽑기로 세 번째 순서를 뽑았다. 남은 선물 상자에는 립스틱 한 개와 한 장의 그림일 뿐이었다. 그림 속에는 작은 소녀의 뒷모습이 그려져 있었다.한지혜는 귀차니즘이 심한 허연후가
한지혜는 차가운 눈으로 허연후를 노려보며 목소리를 낮춰 말했다.“허연후 씨, 한 마디라도 더 하면 평생을 고자로 살게 될 거예요.”허연후는 여유로운 미소를 지으며 대꾸했다.“왜요? 팬들 앞에서 전 남자 친구에게 데이트폭력이라도 행사할 생각이에요? 지금 우리 사이에 흐르는 이 미묘한 분위기만으로 댓글창은 난리 났을 거예요.”한지혜는 그제야 이 상황이 생중계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허연후의 말처럼 라이브 방송 댓글창에는 미처 읽어볼 수도 없이 많은 댓글이 달리고 있었다.[어머나! 지혜 님의 전 남친이잖아! 허씨 가문의 황태
한지혜의 말을 듣고 허연후는 분노에 이를 악물었다.‘대놓고 나보고 늙었다는 소리 아니야? 한지혜, 내가 침대에서 너랑 몇백 번을 뒹굴고 즐겼을 때도 늙었다고 생각했어?’마음속으로는 화가 치밀었지만 절대로 드러낼 수 없었다. 자신이 저지른 실수가 워낙 컸기 때문에, 고집쟁이 한지혜를 쉽게 다시 얻을 수 있을 거로 생각하지 않았다.허연후는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한지혜 씨의 취향이 이렇게 독특할 줄은 몰랐네요. 근데 모든 건 다 하늘이 주어진 인연에 따르는 거더라고요. 저도 예전엔 말 많은 여자를 정말 안 좋아했거든요. 너무 시
격렬한 정사가 끝나고, 조수아는 옅게 배어나온 땀을 한 채 힘겹게 숨을 몰아쉬었다.육문주는 그런 조수아를 품에 안은 채 마디가 분명한 손가락으로 그녀의 오관을 덧그렸다. 본인은 모르겠지만 깊고 매혹적인 눈매에 전에 없는 다정함을 담고 있었다.조수아는 몸이 혹사될대로 되어 힘들었지만 그래도 이 순간 사랑을 받고 있다는 기분 때문에 마음만은 충만했다.그러나 그녀의 정욕이 채 흩어지기도 전에 육문주의 휴대폰이 울렸다.휴대폰 화면에 떠오른 이름을 본 조수아는 가슴이 욱신거리는 것을 느꼈다. 육문주의 팔을 끌어안고 있는 손에 힘이
육문주의 낯빛이 삽시간에 싸늘해졌다. 깊이를 가늠할 수 없는 검은색 눈동자가 조수아에게 단단히 박혔다.“내가 결혼은 안 된다고 했잖아. 그 정도도 받아들이지 못하면 애초에 내 제안을 거절했어야지.”조수아의 눈가에 옅은 붉은 빛이 떠오르기 시작했다.“그때는 우리 둘만의 감정이었는데 지금은 세 사람이 엮였잖아.”“걔는 너한테 위협이 안 돼.”자조 섞인 웃음이 지어졌다.“그녀의 전화 한 통에 당신이 내 생사는 상관도 안 하고 나를 내팽개치는데. 말해 봐, 문주 씨. 대체 어떻게 해야 그걸 위협이라고 쳐주는지.”육문주의 눈밑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