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렬한 자극에 조수아는 참지 못하고 가볍게 신음을 흘렸다.육문주는 붉어진 눈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여보, 조금만 참자. 나중에 더 진하게 해줄게.”입으로는 참으라고 말하면서도 그의 손길은 조수아를 애타게 만들고 있었다.조수아는 고통과 쾌락이 뒤섞인 감정에 이성을 잃고 육문주의 머리를 끌어온 채 간절히 애원했다.“자기야, 그만해... 나 더 이상 못 참겠어.”육문주는 천천히 그녀를 놓아주었다. 그러고 나서 얼굴이 붉게 상기된 채 눈이 토끼처럼 빨개진 조수아를 바라보며 살며시 그녀의 입술에 키스했다.“일단 식사 준비
한지혜는 냉소를 지으며 말했다.“눈 감고 아무나 골라도 그 멍청한 녀석보단 낫지. 그 자식 얘기만 나오면 강소연 그 여자가 떠올라서 역겨워.”비록 허연후와 강소연 사이에 아무 일도 없었다고는 하지만, 허연후가 강소연이 자기에게 관심이 있다는 걸 알면서도 선을 긋지 않았다는 것 때문에 한지혜는 아직도 화가 나 있었다.만약 허연후가 강소연과의 관계를 제대로 정리했더라면, 한지혜도 강소연 때문에 죽을 뻔하지 않았을 것이다.한지혜는 아직도 다리에 난 상처가 완전히 낫지 않아서 걸을 때마다 절뚝거렸다.한지혜가 속 시원하게 말하자,
허연후는 문에 적힌 이름을 한 번 쓱 보고는 입가에 장난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자신의 방으로 걸어갔다.모든 출연자가 도착하자, 라이브 방송도 곧 시작되었다.첫 번째 코너는 ‘하트 시그널’이었다. 네 명의 남자 출연자가 각각 선물을 준비하고, 여자 출연자는 그중에서 마음에 드는 선물을 고르고 매칭된 두 사람은 첫 데이트를 하게 되는 방식이었다.한지혜는 제비뽑기로 세 번째 순서를 뽑았다. 남은 선물 상자에는 립스틱 한 개와 한 장의 그림일 뿐이었다. 그림 속에는 작은 소녀의 뒷모습이 그려져 있었다.한지혜는 귀차니즘이 심한 허연후가
한지혜는 차가운 눈으로 허연후를 노려보며 목소리를 낮춰 말했다.“허연후 씨, 한 마디라도 더 하면 평생을 고자로 살게 될 거예요.”허연후는 여유로운 미소를 지으며 대꾸했다.“왜요? 팬들 앞에서 전 남자 친구에게 데이트폭력이라도 행사할 생각이에요? 지금 우리 사이에 흐르는 이 미묘한 분위기만으로 댓글창은 난리 났을 거예요.”한지혜는 그제야 이 상황이 생중계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허연후의 말처럼 라이브 방송 댓글창에는 미처 읽어볼 수도 없이 많은 댓글이 달리고 있었다.[어머나! 지혜 님의 전 남친이잖아! 허씨 가문의 황태
한지혜의 말을 듣고 허연후는 분노에 이를 악물었다.‘대놓고 나보고 늙었다는 소리 아니야? 한지혜, 내가 침대에서 너랑 몇백 번을 뒹굴고 즐겼을 때도 늙었다고 생각했어?’마음속으로는 화가 치밀었지만 절대로 드러낼 수 없었다. 자신이 저지른 실수가 워낙 컸기 때문에, 고집쟁이 한지혜를 쉽게 다시 얻을 수 있을 거로 생각하지 않았다.허연후는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한지혜 씨의 취향이 이렇게 독특할 줄은 몰랐네요. 근데 모든 건 다 하늘이 주어진 인연에 따르는 거더라고요. 저도 예전엔 말 많은 여자를 정말 안 좋아했거든요. 너무 시
격렬한 정사가 끝나고, 조수아는 옅게 배어나온 땀을 한 채 힘겹게 숨을 몰아쉬었다.육문주는 그런 조수아를 품에 안은 채 마디가 분명한 손가락으로 그녀의 오관을 덧그렸다. 본인은 모르겠지만 깊고 매혹적인 눈매에 전에 없는 다정함을 담고 있었다.조수아는 몸이 혹사될대로 되어 힘들었지만 그래도 이 순간 사랑을 받고 있다는 기분 때문에 마음만은 충만했다.그러나 그녀의 정욕이 채 흩어지기도 전에 육문주의 휴대폰이 울렸다.휴대폰 화면에 떠오른 이름을 본 조수아는 가슴이 욱신거리는 것을 느꼈다. 육문주의 팔을 끌어안고 있는 손에 힘이
육문주의 낯빛이 삽시간에 싸늘해졌다. 깊이를 가늠할 수 없는 검은색 눈동자가 조수아에게 단단히 박혔다.“내가 결혼은 안 된다고 했잖아. 그 정도도 받아들이지 못하면 애초에 내 제안을 거절했어야지.”조수아의 눈가에 옅은 붉은 빛이 떠오르기 시작했다.“그때는 우리 둘만의 감정이었는데 지금은 세 사람이 엮였잖아.”“걔는 너한테 위협이 안 돼.”자조 섞인 웃음이 지어졌다.“그녀의 전화 한 통에 당신이 내 생사는 상관도 안 하고 나를 내팽개치는데. 말해 봐, 문주 씨. 대체 어떻게 해야 그걸 위협이라고 쳐주는지.”육문주의 눈밑에
술잔을 쥔 육문주의 손에 힘이 들어갔다. 심장이 그 순간 쿡하고 찔리는 기분이 들었다. 그날 송미진이 자살시도를 했을 때 조수아가 생리통 때문에 여러번이나 전화한 걸 처음에는 받았다가 나중에는 짜증이 나서 그냥 끊어버렸던 게 생각이 났다. 설마 그것 때문에 조수아가 헤어지자고 한 건 아니겠지? 눈매를 드리운 육문주는 송학진과 허연후가 그 쓰레기 남편 흉을 보는 소리를 묵묵히 듣고 있었다. 끝까지 타들어간 담배가 손가락을 뜨겁게 하는데도 그는 요지부동이었다. 온밤을 육문주는 마음이 뒤숭숭했다.보통 이맘때쯤 되면 조수아가 걱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