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영이 갑자기 그의 이름을 똑똑히 부르자 박경준은 깜짝 놀라서 눈길을 그녀에게로 돌렸다.박경준은 박주영의 차가운 얼굴을 보며 물었다.“주영아, 너 방금 뭐라고 했어?”박주영은 냉소를 지으며 말했다.“박경준, 우리 부모님이 너를 입양하고 얼마나 고생했는지 알아? 키워준 걸 감사해도 모자랄 망정에, 지금 갖은 방법을 다 써가며 두 사람을 죽이려던 것도 모자라 운송 그룹의 대표 자리까지 차지하려고 해? 바라는 게 너무 많은 거 아니야?”전의 말은 실수였다고 쳐도 지금 이 말은 정신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가 했다기엔 조리 정연하
육문주는 몸매를 따라 깔끔하게 떨어지는 검은색 양복을 입고 냉정한 표정으로 박경준을 바라봤다.“아쉽게도 제가 삼촌을 실망하게 했네요. 제가 삼촌이 설치해 놓은 모든 폭탄을 제거했거든요. 뭐 더 하고 싶은 말이 있어요?”육문주가 뜬금없이 그를 삼촌이라고 부르자 박경준은 순간 모든 걸 알아차릴 수 있었다.박경준은 피식 웃더니 입을 뗐다.“너 진작에 박주영이 네 친엄마인 것을 알고 있었네. 그래서 박서준과 둘이 짜고 서로 육엔 그룹을 두고 경쟁하는 것처럼 연기를 하고 너는 2년 동안 숨어서 몰래 계획을 짠 거야?”육문주는 한쪽
드디어 진실과 마주한 박경준은 뒤통수를 세게 한 대 맞은 것 같았다.그는 사실을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었다.박경준의 어머니는 어릴 때부터 그에게 육씨 가문에 대한 원한을 심어주었고, 그가 크면 그녀를 대신해서 육씨 가문에 복수를 해야 한다고 가스라이팅을 했다.그녀는 생을 마감하기 전, 박경준을 온몸으로 감싼 채 이 모든 게 육씨 가문이 벌인 짓이라고 속삭였다.갑자기 들이닥친 어머니의 죽음과 장애를 갖게 된 상황에서 박경준은 육씨 가문을 미워하지 않을 수 없었다.하여 그는 이 원한을 가슴에 품고 오랫동안 복수할 계획을 세웠다
주지훈이 갑자기 돌아오자, 조수아는 뭔가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문을 밀치고 사무실로 따라 들어갔다.“지훈 씨!”그녀가 다급해 보이자, 주지훈은 미소 지으며 그녀를 품에 안고 고개를 숙여 그녀의 입술에 가볍게 키스했다.“나 보고 싶었어?”조수아는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박경준은 어떻게 된 거야? 왜 미리 말도 없이 갑자기 돌아왔어?”주지훈은 의미심장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약간 쉰 목소리로 말했다.“수아야, 박경준은 체포돼서 감옥에 갔어. 이제 서준이가 후계교육을 받게 될 거야. 외할아버지랑 엄마
조수아는 손에 들고 있던 물건을 내려놓고 육문주를 바라보며 말했다.“무사히 돌아올 거라고 약속해. 무사히 돌아오지 않으면 나랑 다시 결혼할 생각조차 하지 마.”육문주가 웃으며 대답했다.“걱정하지 마. 너와 우리 아들을 위해서라도 무사히 돌아올 거야.”그는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조수아를 바라보았다. 그의 목소리는 아까보다 더 허스키해진 듯했다.“수아야, 난 이날만을 기다려왔어. 2년이야... 네가 얼마나 보고 싶었는지 알아?”그는 말을 하면서 뜨거운 입술로 조수아의 뺨에 키스했다.2년간의 인내와 고뇌가 드디어 끝나가고 있었
강렬한 자극에 조수아는 참지 못하고 가볍게 신음을 흘렸다.육문주는 붉어진 눈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여보, 조금만 참자. 나중에 더 진하게 해줄게.”입으로는 참으라고 말하면서도 그의 손길은 조수아를 애타게 만들고 있었다.조수아는 고통과 쾌락이 뒤섞인 감정에 이성을 잃고 육문주의 머리를 끌어온 채 간절히 애원했다.“자기야, 그만해... 나 더 이상 못 참겠어.”육문주는 천천히 그녀를 놓아주었다. 그러고 나서 얼굴이 붉게 상기된 채 눈이 토끼처럼 빨개진 조수아를 바라보며 살며시 그녀의 입술에 키스했다.“일단 식사 준비
한지혜는 냉소를 지으며 말했다.“눈 감고 아무나 골라도 그 멍청한 녀석보단 낫지. 그 자식 얘기만 나오면 강소연 그 여자가 떠올라서 역겨워.”비록 허연후와 강소연 사이에 아무 일도 없었다고는 하지만, 허연후가 강소연이 자기에게 관심이 있다는 걸 알면서도 선을 긋지 않았다는 것 때문에 한지혜는 아직도 화가 나 있었다.만약 허연후가 강소연과의 관계를 제대로 정리했더라면, 한지혜도 강소연 때문에 죽을 뻔하지 않았을 것이다.한지혜는 아직도 다리에 난 상처가 완전히 낫지 않아서 걸을 때마다 절뚝거렸다.한지혜가 속 시원하게 말하자,
허연후는 문에 적힌 이름을 한 번 쓱 보고는 입가에 장난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자신의 방으로 걸어갔다.모든 출연자가 도착하자, 라이브 방송도 곧 시작되었다.첫 번째 코너는 ‘하트 시그널’이었다. 네 명의 남자 출연자가 각각 선물을 준비하고, 여자 출연자는 그중에서 마음에 드는 선물을 고르고 매칭된 두 사람은 첫 데이트를 하게 되는 방식이었다.한지혜는 제비뽑기로 세 번째 순서를 뽑았다. 남은 선물 상자에는 립스틱 한 개와 한 장의 그림일 뿐이었다. 그림 속에는 작은 소녀의 뒷모습이 그려져 있었다.한지혜는 귀차니즘이 심한 허연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