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문주는 어두운 얼굴로 임다윤을 쏘아보았는데 눈빛에는 감출 수 없는 분노로 가득했다. 그리고 그녀를 단번에 한쪽으로 밀쳐버리고 조수아를 품에 안았다.방금 전까지만 해도 매서웠던 눈빛이 그녀를 바라보는 순간 온화해졌다.목소리 또한 한껏 부드럽게 변했다.“수아야, 걱정했지. 미안해. ”조수아는 순간 목이 메는 것 같았고 눈시울이 뜨거워졌다.“문주 씨, 당신...”그를 본 순간 말도 하기 힘들었고 다리에 힘이 풀리는 것 같았다.여태껏 억지로 버티고 있었는데 이제야 제대로 한시름 놓을수 있었다.그리고 온몸에 힘이 쭉 빠지
그녀는 또 배 속의 아이 때문에 억지로 컨디션 조절해야 했다.그리고 조수아가 매일 밥을 억지로 먹다가 다 토해냈다는 말을 들은 육문주는 가슴이 찢어지는 것 같았다.안쓰러운 마음에 그는 조수아의 손을 잡고 손등에 가볍게 입을 맞췄다.얼마나 지났는지 모르겠지만 조수아가 드디어 눈을 떴다.정신을 차리려 보니 눈에 들어온 건 지친 기색이 역력한 육문주였다.조수아는 한참 동안 그를 쳐다보다가 가볍게 이름을 불렀다.“문주 씨.”조수아의 부름에 육문주는 냉큼 일어났다.“수아야, 괜찮아?”조수아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난 괜
허연후가 고개를 돌리자 마침 한지혜와 눈이 마주쳤는데 그녀에게 웃으며 되물었다.“빨리 치러야 한다는데요?”한지혜는 그를 째려보며 답했다.“치루긴 개뿔!”그녀는 휠체어를 끌고 어머니 곁에 다가와 진지하게 말했다.“엄마, 저랑 이 사람은 정말 아무 사이도 아니에요. 그리고 아이가 있었다는 것도 거짓말이고요. 제발 함부로 엮지 마세요.”하지만 강미자는 오히려 그녀의 손을 잡고 그녀를 안심시켰다.“지혜야, 너도 아이가 유산되어서 기분이 안 좋다는 걸 엄마도 알아. 근데 이건 연후 잘못도 아니고 저 애랑 아무런 상관이 없잖니.
하지만 육문주는 손으로 그녀의 턱을 잡고 씨익 웃었다.“그냥 눈곱 떼주려고 했을 뿐인데 왜 그래?”말을 마치자마자 그는 손으로 부드럽게 눈곱을 떼주고 그녀 몰래 또 미소를 지었다.조수아의 얼굴은 순간 불타는 고구마처럼 빨개지더니 그에게 소리쳤다.“너...”그녀의 뾰로통한 모습을 본 육문주의 미소는 더욱 짙어졌다.“제가 지금 부상중이긴 하나 사모님께서 만약 너무 하고 싶은 거라면 아픔을 참고 만족시켜 드릴 수 있는데요. 아니면 그냥...”조수아는 냉큼 그의 입을 손으로 막더니 눈을 부릅뜨고 말했다.“계속 말하면 진짜 화
육문주의 얼굴이 순간 어두워졌다.개구리 올챙이 적 생각 못 한다고 임다윤이 마침 그 꼴이었다.문제는 아직 개구리가 되지도 못했는데 벌써 송미진을 위해서 계획을 짜고 있다니 참으로 끔찍이도 이뻐하는 것 같았다.그와 그의 누나조차도 이런 대우는 받아 본 적이 없었다.육문주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수아의 출생 비밀을 알아냈네.”송학진이 눈썹을 몇 번 들썩이면서 답했다.“그럼 그걸 할머니한테 고자질해서 할머니가 아저씨를 협박한 거네. 그렇게 심장발작을 일으켜서 수아가 법정에 서는 걸 방해한 뒤에 송미진
손에 든 담배는 이미 다 타버린 지 오래다.담뱃재가 살짝 그의 손등 위에 떨어졌지만 그는 아무런 느낌도 없었다.조수아는 연성빈과 이야기를 마치고 옆 병실에서 나오자마자 육문주의 쓸쓸한 뒷모습을 보게 되었다.그녀는 곧바로 육문주에게 다가가 걱정스레 물었다.“문주 씨, 무슨 일 있었어?”갑자기 들리는 그녀의 목소리에 그의 심장은 터져버리는 줄 알았다.그리고 재빨리 손에 든 담뱃불을 끄고 애써 웃으며 그녀를 반겼다.“아니. 그냥 담배가 피우고 싶어서. 미안, 앞으로는 조심할게.”그러더니 가볍게 그녀를 품에 안고 정수리에 입
허연후는 그녀에게 다가가 말을 걸었다.“이모님이랑 병윤 아저씨는 아직도 이야기 중이신가요? 이미 식당도 예약했는데 이따가 같이 식사라도 합시다.”하지만 한지혜는 이를 꽉 깨문 채 어두운 얼굴로 답했다.“저희 엄마도 이제 진실을 알게 되었으니까 그만 연기해도 돼요. 의사 선생님은 그만 일 보러 가세요.”말을 마친 뒤 그는 냉큼 휠체어를 끌고 자리를 떴다.그녀의 뾰로통한 뒷모습을 보고 허연후는 어리둥절한 얼굴로 혼잣말했다.“왜 또 화가 났지, 아까까지는 괜찮았는데? 대체 무슨 일로 화가 난 걸까?”육문주는 이미 알아채고 그
그녀의 살려달라는 애원에 임다윤의 마음은 찢어질 듯 아팠고 눈물은 하염없이 볼을 타고 흘러내렸다.그녀는 교도소에서 나온 뒤 차에 올라타자마자 어딘가에 전화를 걸었다.“무슨 방법을 써서라도 미진이를 구해내야 해요.”별장 안 거실에서 웬 남자가 어두운 얼굴로 검은 양복을 입은 채 휠체어에 앉아 있었다.“자기 할 일만 해. 그리고 모든 건 내가 시키는 대로 하고.”임다윤은 핸드폰을 꽉 움켜쥐더니 다시 그에게 말했다.“예전에 저랑 미진이를 해치지 않겠다고 약속했죠. 지금 감옥에 갇혀있는데 안에서 괴롭힘을 심하게 당하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