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자비한 권민준은 조한얼의 숙소를 떠나면서 문득 그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그는 조한얼 같은 사람이 밉기도 하지만 정말 불쌍하다고 생각했다. 그 역시 부모 없는 고아인데.. 남동생까지 돌봐야 하고, 몇 년 동안 고생했지만 결국 남동생은 여자 친구를 사귀었지만 저런 여자를 만나다니... 만약 그가 저런 여자친구를 만났다면 어떤 기분이었을까? 아니면 조한얼의 상황이 되었다면? 게다가, 권민준은 방금 그의 모든 재산을 다 털어버렸다... 그리고 조한얼이 대출로 빌린 돈은 모두 고리대금업이었다. 사실 일주일 후에는 적어도 수 백만원으로 불어나거나, 한 달 후에는 더 많은 돈을 갚아야 할 지도 모른다. 그때가 되면, 그는 아마 막다른 길에서 벼랑으로 몰릴 것이다. 하지만 자신도 지금 요단강을 건너고 있기 때문에 물불을 가릴 수 없는 상황이었다. 어쩔 수 없이 두 사람이 한 명이라도 죽는다면, 그는 다른 사람이 죽기를 원했다. 게다가, 자신은 아직 뭍에 닿지도 않았다! 뭍에 오르려면 적어도 돈을 조금 더 구해야 했다! 그렇기에 그는 지금 조한얼을 동정할 여유가 없었다. 어쨌든 자기가 먼저 살아남아야 하기 때문에! 지금 하얏트 호텔에 모인 사람들에게 권민준은 많은 사람들의 뒷담화 대상이 되었다. 이전에 몇 명의 추종자들조차도 하나같이 그를 혐오하기 시작했다. 그들은 권민준을 깔보는 동시에 시후를 존경하게 되었다.10억을 기부할 수 있는 사람은 분명 10억만 있는 게 아닐 것이다! 모두들 자신이 이전에 시후를 너무 과소평가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러자 많은 사람들이 시후에게 아부하기 위해 끊임없이 좋은 말을 건네고, 술을 권하고, 칭찬하기 시작했다.시후는 거만하지도, 겸손하지도 않았고, 그냥 시종 무덤덤한 태도를 유지해 사람들이 그를 예측할 수 없게 만들었다.조강호는 모든 사람이 시후에게 술을 권할 때까지 기다렸다가 술 한 잔을 들고 진지하게 말했다. "시후야, 보육원을 위해 네가 해준 모든 일에 고마움을 전하며 한 잔 줄게!”시후는 그를 보며 가볍게
이소분과 이씨 아주머니 외에 조강호는 시후가 보육원에 기부를 했다는 이유로 처음으로 술을 권한 사람이었다. 다른 사람들은 자신이 보육원에 돈을 기부했기 때문이 아니라, 자신이 부자인 것처럼 보이기 때문에 자신에게 건배를 했다. 이 두 가지는 완전히 출발점이 다르다고 생각할 수 있다. 보육원의 기쁜 일 때문에 술을 권하는 것은 보육원을 늘 진심으로 걱정하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었다. 하지만 건배를 하러 온 사람들 중 대다수는 모두 자신을 좋은 인맥으로 생각해서 가까워지고 싶을 뿐이었다. 어쨌든 친구들에게 20억을 기부하는 것은 그들의 자본 범위를 훨씬 넘어서는 일이었다!시후와 조강호는 술을 한 잔 마셨고, 조강호는 진심으로 감탄하며 말했다. "시후야, 내가 오늘 이렇게 널 만날 수 있는 것이 정말 기쁘다! 그때 나는 너가 우리 모두와 좀 다르다고 느끼기는 했어. 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말이야.. 그때 나는 네가 대단하다고 느꼈어, 그래서 네가 반드시 커서 성공할 거라고 생각했다니까?! 그런데 네가 이렇게 관대한 사람일 줄은 몰랐다.”시후는 싱긋 웃음 지었다. "그때 우리 둘이 공사장에서 같이 지낼 때, 그 적은 돈으로 매일 배불리 먹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즐거웠어 형. 매달 월급이 나오면 우리 둘이 김밥 두 줄에 맥주 몇 캔을 사서 작업장에서 술 한 잔 마시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행복했어? 그런 경험을 했기 때문인지.. 나는 지금 딱히 물질에 대한 욕구가 크지 않아.. 나에게는 지금 보다 더 잘 먹고, 잘 입고, 잘 쓰고, 잘 살고 하는 게.. 사실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할까..?”조강호는 진지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네 말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아. 그 당시 우리 두 사람은 같은 일을 했지만, 나는 내가 번 돈을 모두 모았고, 장사의 밑천이 되기를 희망했지만.. 너는 네가 번 돈을 모두 보육원에 기부했어.. 그때 나는 네가 평생 너처럼 될 수 있을까 고민했어. 왜냐하면 네가 보는 세상은 훨씬 더 넓고 큰 것 같았으니까..” 그러면서
시후가 유나의 손을 잡고 사랑을 표현하는 것을 보자 조강호는 속으로 위안이 되었다. 그래서 그는 또 시후에게 한 잔의 술을 따라주며 말했다. "자, 시후야. 내가 너와 와이프분께 건배하고 싶네. 두 사람의 정이 점점 더 깊어지고, 어서 아기도 가지길 바란다~”유나는 갑자기 얼굴을 붉혔다. 그녀는 이런 일을 이야기하자 매우 부끄러워했다.하지만 시후는 오히려 웃는 얼굴로 "형, 고마워!! 하하하!”라고 말했다.유나는 더욱 수줍어하며, 다른 한 손으로 그의 허벅지를 세게 꼬집었다.시후는 아파서 이를 악물었지만, 감히 소리는 내지 못하고 급히 술잔을 들어 조강호에게 말했다. "자, 형! 마시자고!" 술잔을 기울이다가 시후는 문득 조강호가 광주에서 일하던 것을 떠올리며 물었다. "참, 지금 광주의 어느 회사에서 일하고 있어 형? 무슨 일 하는데? 직급은?”"아.. 나는 광주 소재 조명 전문회사에서 근무하고 있고, 이제야 과장이야.. 우리 회사는 태형 그룹 산하에 있고.”"태형 그룹?" 시후는 눈살을 찌푸렸다. "음.. 태형 그룹 회장.. 혹시 이태형..이라는 사람 아니야?”조강호는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 "너도 이태형 회장을 알고 있어?”"음.. 나는 모르는데.. 그냥 본 적이 있어! 하하하!!”"그래? 우리 이 회장은 평소에 매우 바쁜 사람이라서.. 본사 사람들만이 만날 기회가 있어. 그러니까 우리 같은 산하 회사는 이 회장님을 만날 기회도 전혀 없는데..?"이태형은 광주에서 엄청난 규모의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었고, 수하에 있는 회사, 산업도 많았다. 조강호가 다니고 있는 조명 설비 회사는 사실 이태형이 소유한 아주 작은 회사일 뿐이었기에 조강호는 물론 그들 조명 설비 회사의 책임자도 이태형을 만날 기회가 없었다. 그래서 조강호는 시후가 이태형을 만난 것에 대해 매우 충격을 받았고, 호기심이 생겼다. 그래서 그는 "시후야, 그런데 우리 이 회장님을 어떻게 만났어?"라고 물었다.시후는 "전에 한 친구가 파티를 해서 갔는데, 마침
30분 전이었다면 모두들 시후가 허풍을 떨고 있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으로선 시후가 이렇게 말했으니 이 것이 사실일 가능성이 크다고 모두가 생각하고 있었다. 시후는 이때 웃으며 조강호에게 말했다. "이 회장님과 나는 별로 친분이 없지만, 그래도 아는 분이니 언젠가는 나를 한 번쯤은 도와 주실 것 같은데.." 그러더니 이내 휴대전화를 꺼내 이태형에게 전화를 걸었다. 잠시 후 전화가 연결되었다.전화기 너머 이태형은 "은 선생님..? 어떻게 시간이 나서 전화하셨습니까?"라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시후는 살짝 웃으며 말했다. "이 회장님~ 잘 지내셨어요? 오랫동안 못 뵈었던 것 같은데..”이태형은 "아이고, 저도 그 동안은 서울에 잘 안 갔으니까요. 안 그랬으면 인사를 한 번 드렸을 텐데..”라며 너스레를 떨었다.“하하.. 너무 그렇게 예의 차리지 않으셔도 되어요~ 다름이 아니라.. 제가 여쭤보고 싶은 것이 있어서..”모든 테이블이 숨을 죽이고 시후를 바라보며 기적의 순간을 목격하기를 기대하고 있었다! 이곳의 대부분 친구들이 모두 고아이기 때문에, 몸값이 100억에 달하는 갑부는커녕, 몸값이 10억이 넘는 평범한 부자도 그들을 알 기회가 없었다.그러자 이태형은 황급히 "은 선생님, 무슨 일이 있으면 분부하세요! 제가 최선을 다하겠습니다!"라고 말했다."다름이 아니라.. 제가 어릴 때부터 함께 자란 친구가 있는데요. 오늘 이 회장님의 산하 회사에 다니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거든요.. 그래서 제 친구에게 조금 더 좋은 일자리를 마련해 주실 수 있는지 여쭤보려고..”이태형은 깜짝 놀랐다. 그는 시후의 친구가 자신의 회사에서 일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그래서 곧 바로 말했다. "은 선생님, 그 친구 이름이 무엇입니까? 어느 회사에서 일하죠? 말씀해주세요, 제가 지금 바로 인사 이동을 하고, 우리 그룹의 본사에 불러 일을 하겠습니다!”"아 그럴까요? 조강호라고 하고, 조명 설비 회사에서 일하고 있다고 합니다.”"그럼
시후는 이태형의 전화를 끊은 뒤 앞에 있던 조강호에게 말했다. "이 회장님과 이미 인사를 나눴는데, 형을 본사로 옮겨 그의 비서로 쓰신다고 하는데?”조강호 테이블 전체를 포함한 모든 친구들이 놀랐다. 이태형의 명성은 모두가 다 들어봤지만, 그는 백억이 넘는 기업을 경영하는 슈퍼 리치였다! 그런 슈퍼 리치의 비서가 되는 것은 결코 보통 일이 아니다! 일반인에게도 기회가 있을 리 없다! 적어도 이름은 있는 대학 출신이어야 하고, 심지어 많은 대기업에서 비슷한 일을 한 경험이 있어야 이태형 같은 부자가 눈독을 들일 인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다들 조강호가 어떻게 살아왔는지 잘 알고 있었다! 그는 고졸 수준에 불과했는데, 복지원이 18세까지 그들을 관리했기 때문에 그들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사회에 나가 아르바이트를 했다. 시후는 그보다는 조금 더 나았다. 애초에 유나의 할아버지 김 회장이 유나와 친해지게 하기 위해 서울대학교에 보냈기 때문이다. 하지만 조강호는 18살 이후로 계속 아르바이트를 했고, 건설현장에서 몇 년을 일했으며 돈을 번 뒤에는 광주로 가서 몇 년을 고생했다. 솔직히 말해서, 조강호의 상황은 공사장에서 일하는 사람들과 다를 바 없었다. 유일한 차이점은 그가 조금 젊다는 것일 뿐.. 그래서 그런 사람이 갑자기 갑부 이태형의 비서가 된다는 건 아무리 들어도 신기한 일이었다!조강호 자신도 이 일을 믿을 수 없었다! 게다가 자신이 회장의 비서가 될 능력이 어디 있겠느냐고 생각했다! 자신은 회사에서 실장이 되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것이었다! 그런데 바로 이때.. 갑자기 조강호의 전화가 울리기 시작했다! 조강호는 낯선 번호라는 것을 알고 전화를 받고는 "안녕하세요, 누구세요?"라고 물었다."안녕하세요, 조강호 선생님 맞으시죠? 저는 태형 그룹의 인사 총괄팀장입니다. 현재 본사로 전근되어 이 회장님의 비서를 맡게 될 겁니다. 회장님께서 일주일 동안 준비할 시간을 드리라고 해서요.. 직접 본사에 와서 보고하시면 됩니다.”조강호는 어리둥절해하며
이 한마디가 현장에 있던 모든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1년 연봉이 갑자기 5000만 원이 된다고?! 게다가, 시후가 정말 이런 능력이 있다고? 전화 한 통으로 조강호의 연봉이 5000만 원으로 바뀌다니?! 그러자 상대방은 이렇게 안내했다. "네, 그건 회장님께서 정하신 거라서요.. 아마 회장님께서도 그렇게 정한 이유가 있으시겠죠? 아마 회장님은 이 정도 연봉은 그렇게 높지 않다고 생각하세요. 그럼 조강호 씨? 다음 주에 뵙겠습니다. 이 전화 번호는 제 개인 연락처이니, 이후에 등록하러 올 때 연락주세요. 제가 인수인계 안내를 해드리겠습니다.” 이 말 이후 전화통화는 끊어졌다.조강호는 지금 당황하여 정신을 못 차릴 지경이었다!허정운은 부러움과 질투가 극에 달해 물었다. "강호 형, 정말 5000만 원 준대?”조강호는 그제서야 정신을 차리고 멍하니 고개를 끄덕였다.허정운은 정말 질투가 나서 미쳐버릴 지경이었다! 은시후가 이렇게나 대단한 놈이었다니? 만약 그가 이런 능력이 있는 줄 알았다면, 권민준을 핥아댈 것이 아니라 그냥 시후에게 아부를 떨었어야 하는 건데!!!조강호는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그는 시후를 바라보며 붉어진 두 눈으로 "하이고.. 시후야.. 우리 시후야.. 네가 나를 위해 너무 많은 일을 해주는 거 아니야? 내가 어찌 회장님의 비서가 될 수 있어?!”라고 말했다.시후는 담담하게 웃으며 그의 어깨를 툭 쳤다. "형이 내 찐친이잖아~ 이태형 회장님도 이렇게 해주는 건 당연한 일이야!”조강호는 속으로 감동할 수밖에 없지만, 그래도 자신이 없는 듯 말했다. "시후야, 네가 항상 나를 형제처럼 생각하는 건 알지만.. 솔직히 말해서, 내 능력은 아직 그렇게 대단하지 않아.. 내가 이 정도 돈을 받을 수 있을 지도 모르겠다..”"하하.. 형! 형은 당연히 그럴 가치가 있지! 그러니까 앞으로 이태형 회장을 열심히 모시면서 형을 깔보는 인간들한테 보여줘야지! 오늘의 형은 예전 같지 않다는 것을 그들에게 알려야 한다고!?”조강호는
이 순간 조강호는 시후의 표정에서 자신의 인생이 완전히 바뀌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는 더 이상 모든 사람들에게 무시당하고, 부모도 없는 그런 사람이 아니다! 그는 시후의 친구이며 태형그룹 회장의 비서다. 게다가 연봉은 5000만 원이나 되는..! 만약 자신의 전 여자친구가 자신이 이런 직업을 얻었다는 것을 알았다면, 그녀의 속물적인 엄마는 아마도 자기 앞에 무릎을 꿇고 그녀와 재결합하기를 바랄 것이다. 하지만 시후의 말이 맞다. 이제 이런 인간들은 더 이상 자신과 어울리지 않는다. 이것은 조강호 자신이 얼마나 건방지냐의 문제가 아니라, 전적으로 시후 때문이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자신은 시후에게 감사함을 느끼고, 그를 망신시켜서는 안 될 것이다! 지금 식탁에 있는 사람들은 시후를 신처럼 보고 있었다. 전화 한 통에 보육원에 10억을 기부했고, 친구도 10억을 기부했다. 이 정도면 정말 대단한 일인데, 뜻밖에도 전화 한 통으로 광주의 최고 갑부 이태형에게 전화를 걸다니! 게다가 조강호는 연봉 5000만 원을 받게 되었다! 그의 능력은 이미 친구들의 상상을 뛰어넘었다! 하지만 유나는 지금 이 상황을 조금도 이상하게 여기지 않았다. 시후가 풍수를 부자들에게만 봐 주고 있다는 걸 알고 있으니, 이태형을 아는 것도 놀랄 일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다른 사람들이 그걸 어떻게 알겠는가..? 그들 중 많은 사람들이 이미 마음을 움직이기 시작했고, 그들은 잇달아 술잔을 들고 시후를 바라보았다. 시후에게 술을 권하려고 할 때, 시후에게 자신들도 더 좋은 일자리를 얻을 수 있는지 알아보려고 계획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잔을 들고 가까이 오는 그 순간, 유나는 갑자기 전화를 받았다. 시후의 장모 윤우선이 전화를 걸어왔던 것이다! 통화가 연결되자 마자 윤우선은 전화기 너머에서 울부짖으며 소리쳤다. "유나야!!! 어우 유나야!! 어서 집으로 좀 돌아와라!! 네 아버지가 나와 이혼한대!! 나 이제 더 이상 살지 않을래! 네가 돌아오지 않으면 그냥 곧 내 시체를 정리
시후는 웃으며, "우리 장모님이 어떤 사람인지 아직도 몰라요? 그러니 일단은 아버님께서 이혼하고 싶어도 그렇게 쉽게는 되지 않을 거라는 거죠."유나는 갑자기 어리둥절했지만, 속으로는 이미 분명해졌다. 엄마의 성격상, 아빠가 이혼을 해 달라고 해도 소원을 들어주기 어려울 것 같다는 것이다. 그 생각에 그녀도 문득 엄마가 죽는다고 말하는 것이 어쩌면 연기일지도 모른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러자 그녀도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차가 별장에 들어서자, 차창 너머로 윤우선의 거친 욕설이 들려왔다. "김상곤!!! 이 양심도 없는 새끼야!! 내가 너 때문에 고생도 많이 했는데 이혼까지 하자고 해?!!”시후와 유나는 차에서 내려 집에 들어서자마자 윤우선이 거실에 서서 머리를 풀어헤친 채 욕설을 퍼붓고 있는 것을 보았다.윤우선은 앞니 두 개가 빠져 그녀가 말을 하면 바로 바람이 새고, 흥분하면 밖으로 끊임없이 침이 튀었다!그래서 김상곤은 일부러 그녀와 거리를 유지하며 화를 내고 있었다! "야!! 너 그런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마? 난 지금 너와 아~무런 감정이 없어! 이혼 말고는 다른 선택이 없다고!""이런 개 같은 놈!! 꿈 꾸고 있네! 내가 말하는데, 난 죽어도 너와 이혼은 안 해~~! 알아들어?”"헛소리하지 마! 딱 기다려, 내가 법원에 가서 기소할 거야!! 이 여편네야!!”"너야 말로 헛소리야! 법원에 가서 네가 고소하면 이혼할 수 있다고 생각해? 잘 들어, 나는 네가 이럴까 봐 이미 오래 전에 분명히 다 알아봤어! 내가 이혼에 동의하지 않는 한, 이유 없이 이혼은 안 된다고!”"너랑 더 이상 감정이 없다고! 이미 별거도 하고 있어!! 이런 결혼은 법이 판별할 거라고!!”“흥! 감정이 없으면 어때? 별거도 어느정도 되어야 이혼할 수 있어 이 양반아!”김상곤은 멍하니 화가 치밀어 발을 동동 구르며, "그럼! 그럼 지금 너와 별거할 테니 지금부터 2년 후에 너는 이혼이야!!”"나랑 별거한다고? 그래 잘 들어, 두 사람이 한 집에서 따
배유현이 던진 한 마디는 현장을 순식간에 떠들썩하게 만들었다. 페이셔스 그룹이 이 중요한 순간에 새로운 회장을 선임했다는 사실을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더욱 놀라운 점은 새로운 회장이 바로 여성이라는 점이었다.미국에서도, 재벌가에서는 여전히 남성 우위의 사고방식이 뿌리 깊게 자리 잡고 있다. 100억 달러 이상의 자산을 가진 재벌가들 중에서 여성에게 회장을 맡긴 곳은 거의 없었다. 게다가, 여성이 이렇게 젊다는 점은 더욱 충격적이었다. 하지만 배유현의 뒤를 보면, 이전 회장인 배해산과 배원중이 나란히 서 있었다. 즉, 배유현은 농담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이 순간 정말로 이전의 페이셔스 그룹을 맡았던 두 회장의 옹호 아래 새로운 지도자로서 자리매김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었다.모두가 충격에 빠졌다. 그들은 왜 페이셔스 그룹이 이렇게 결정을 내렸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물론 이런 시점에서는 누군가 책임을 뒤집어쓰거나 방패 역할을 할 사람을 찾았다면, 회장직을 포기할 필요까지는 없지 않았겠는가? 만약에 이러한 비난을 받고 페이셔스 그룹의 회장이 될 수 있으며 그룹의 자산을 모두 얻게 된다면, 그 누구가 거절할 수 있었겠는가.기자들이 충격에 빠져 있을 때, 배유현은 바로 본론으로 들어갔다. "여기 계신 모든 분들께서, 아마 어제 인터넷에 공개된 일련의 영상을 보셨을 거라 생각합니다. 저와 페이셔스 그룹의 다른 구성원들 역시 어제가 되어서야 배호영이 저지른 이 용서할 수 없는 범죄에 대해 알게 되었습니다.”많은 사람들이 배유현이 ‘어제야 알았다’고 말하자, 그녀가 책임을 전가하려고 한다고 생각했다. 그러자 한 젊은 남성 기자는 다른 기자들에게 말했다. "저 여자가 이제부터 ‘우린 아무것도 몰랐다. 배호영의 행동은 그가 저지른 개인적인 일이고, 우리와는 아무 상관없다. 우리는 피해자다’라고 말할 거라고 확신해. 빌어먹을!"TV와 컴퓨터, 스마트폰으로 방송을 지켜보던 사람들도 비슷한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그들은 재벌가들
배한빈은 배호영의 아버지이기 때문에 지금 이 순간 가장 긴장하고 있었다. 그는 자식이 잘못한 것은 부모의 책임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고, 이제 배호영이 죽었으니 사람들은 가장 먼저 자신을 비난할 것이라고 생각했다.8시가 가까워지는 것을 보고, 그는 불안한 마음을 가지고 배유현에게 말했다. "유현아... 차라리 내가 나가지 않는 게 좋지 않겠니..."배유현은 단호하게 말했다. "오늘 이 기자회견은 우리 네 명 중 누구도 빠질 수 없어요!”배한빈은 불안한 목소리로 말했다. "내가 나가면 곧바로 사람들의 분노를 살까 두려워서 그래.. 만약이라도 발표회의 분위기에 영향을 준다면 큰일이 아니겠니..”"괜찮아요." 배유현은 단호하게 말했다. "큰아버지와 삼촌, 할아버지께서 무대에 올라서 아무 말씀도 하지 마시고, 제가 사과할 때 함께 사과하고, 제가 고개 숙일 때 함께 고개만 숙여 주시면 돼요."배한빈은 뭔가를 말하려 했지만, 그때 배원중이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배한빈! 네 아들이 이렇게 큰 일을 저질렀는데, 네가 아버지로서 단상에 서지 않으면 사람들이 우리 집안을 어떻게 보겠냐?!"배한빈은 부끄러운 듯 말했다. "할아버지 말씀이 맞습니다..."배원중은 냉정한 눈으로 그를 쳐다보고는, 옆에서 말없이 고개를 숙인 배해산을 바라보며 말했다. "나를 포함한 집안 사람들은 모두 유현이의 말에 따라야 해. 그렇지 않으면 페이셔스 그룹에서 나가 살아라!"배한빈은 얼른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알겠습니다, 할아버지..."그때, 검은 정장을 입은 소이연이 방 문을 열고 들어와 배유현 앞에 서서 말했다. "유현 씨, 이제 1분 남았어.""알겠어." 배유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물었다. "은 선생님은 안 오셔?""응." 소이연은 대답했다. "은 선생님은 호텔에서 방송을 보고 계시고, 내가 전해달라고 하셨어. 지금은 ‘사즉생’의 각오로 나서야 할 때라고.”배유현은 입술을 꽉 깨물고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알겠어... 은 선생님께 감사하다고
상사의 전화를 끊자, 제이크 한은 즉시 부하들에게 말했다. "부검 센터는 가지 말고, 바로 페이셔스 그룹으로 가자!"부하는 급히 물었다. "경감님, 페이셔스 그룹에 가시려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페이셔스 그룹은 곧 기자회견을 열 예정인데, 이 시간에 그곳에 가시면 거의 모든 언론이 그곳에 있지 않겠습니까... 아무래도..." 부하는 갑자기 말을 더듬대기 시작했고,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전전긍긍했다.제이크 한은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 "뭐라고? 뭐라고 하고 싶은 거야 당장 말해 봐!"부하는 용기를 내어, 어쩔 수 없다는 듯 말했다. "지금 가시는 건... 자... 자살행위가 아닙니까?"제이크 한은 이를 악물고 욕하며 말했다. "이런 멍청한! 나는 경찰이지, 살인자가 아니야! 그곳에 가는 게 왜 자살행위라는 거야?!"부하는 조금 당황하며 말을 꺼냈다. "하지만 지금 기자들이 모두 경감님을 인터뷰하려고 기다리고 있지 않습니까..."제이크 한은 부하의 말이 틀리지 않다는 것을 알았다. 뉴욕에서 하룻밤 사이에 이렇게 많은 큰 사건들이 일어났고, 또 여러 명의 무고한 여성들이 죽음을 맞이한 사건이 터졌기 때문에, 지금 뉴욕의 기자들이 가장 인터뷰하고 싶어하는 인물은 경찰 책임자일 것이었다. 게다가 상부에서도 이미 허락 없이 아무도 언론과 인터뷰를 할 수 없다고 명령을 내렸다. 그 이유는 바로 경찰이 이미 언론과 시민들에게 비난의 대상이 되었기 때문이었다. 그렇기에 기자들이 이런 기회를 잡으면, 누구든지 인터뷰를 하게 된다면 비난을 면치 못할 것이다. 그리고 상급자들은 기자들이 질문을 할 때 경찰들이 제대로 된 대답을 못 하거나 당황한 모습이 찍혀서 전국, 아니 전 세계로 방송될 것을 두려워했다.제이크 한이 상사에게 거짓말을 하며 자신이 부검 센터에 가겠다고 한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었다. 그가 페이셔스 그룹에 가서 소이연을 만나려고 한다면, 아마 상사는 당장 크게 욕을 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제이크 한에게는 다른 방법이 없었다. 그가
제이크 한은 한숨을 쉬며 어쩔 수 없다는 듯 말했다. "하아... 이 사건이 뉴욕 경찰에 미치는 영향은 꽤나 부정적일 거야. 지금 이 사건에 대해 발표를 한다면 아마 곧바로 뉴스 헤드라인에 오를 것이고, 1분도 안 돼서 시장과 의원들의 전화가 들이닥치겠지.. 그때가 되면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이렇게 말한 뒤 그는 다시 이어 말했다. "이런 일은 절대 숨길 수 없을 테니까, 먼저 경찰서를 떠나는 게 우선이야. 만약 나중에 정말로 스캔들이 드러난다면, 서장님께서 언론에 해명하실 테니 나는 그 틈을 타서 빠져나가야겠어. 나는 곧 은퇴할 몸이니 은퇴하기 전에 전 국민의 적이 될 수는 없으니까 말이야.”안충주는 "맞는 말이야. 어차피 지금은 문제를 피하는 게 좋으니. 안전에 유의하고, 무슨 일이 있으면 다시 연락하자."라고 말했다."알았어!" 제이크 한은 전화를 끊고 서둘러 짐을 챙겨 경찰서를 급히 떠났다. 그가 차에 타고 페이셔스 그룹의 저택으로 향하려던 찰나, 유튜브에서 푸시 알림이 왔다. 알림 제목을 본 그는 깜짝 놀랐다. 이 알림을 본 그는 급히 어플을 열었고, 상대방이 또 다른 고문, 살인이 관련된 여러 동영상을 공개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번 동영상의 주인공은 배호영이 아닌 오늘 허드슨 강에서 발견된 13명의 사망자였다! 이 13명이 저지른 범죄는 배호영이 저지른 것보다 더 잔인한 수법을 사용한 사람들이었고, 그들의 잔인함은 끔찍하기 짝이 없었다. 이들의 살해 장면이 담긴 영상의 마지막에는 늦은 밤 바다에서 촬영된 영상이 있었다. 영상 속에서, 처형당한 13명의 인물들은 한 명씩 배에서 던져졌고, 촬영자는 강한 조명을 비춰 각자의 얼굴을 클로즈업했다. 그들은 모두 비참한 죽음을 맞이했고, 각자 죽음을 맞이할 때 두 눈은 두려움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들이 죽을 때마다 영상은 잠시 정지되었고, 그 옆에 그들의 이름과 출신, 관련 정보가 자막
부하의 보고에 제이크 한은 즉각 분노를 참을 수 없었다. 그는 정말로 예상하지 못했다. 배호영과 제임스가 막 목숨을 잃은 지 얼마 되지도 않아 뉴욕에서 이렇게 많은 시체가 발견될 줄 예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들 모두가 사회적으로 유명한 인물들이라니.제이크 한은 반사적으로 물었다. "법의학자는 장소로 갔나?!"부하가 대답했다. "예 갔습니다. FBI도 이미 정보를 듣고 현장에 조사팀을 보냈다고 합니다."제이크 한은 얼굴을 잔뜩 찌푸리고 물었다. "이들의 사망 시간은 언제라고 하던가?!""어젯밤입니다." 부하가 서둘러 답했다. "법의학자가 말하길, 사망 시간이 8시간을 넘지 않았다고 합니다.""젠장!" 제이크 한은 망설임 없이 말했다. "틀림없이 배호영을 죽인 자들과 같은 놈들 짓이야..." 그는 그런 뒤 즉시 지시를 내렸다. "당장 모든 시체를 부검 센터의 영안실로 옮기도록 해. 어떤 언론도 접근하지 못하게 하고, 누구도 기자들과 인터뷰하지 못하게 해! 만약 몰래 정보를 흘리는 놈이 있다면, 잡히는 즉시 내가 가만두지 않겠어!"부하는 황급히 말했다. "알겠습니다! 바로 전달하겠습니다!"부하가 나가자마자, 제이크 한은 탁자 위에 있던 유리 재떨이를 바닥에 내던졌다. 유리 재떨이는 바닥에 부딪히며 산산조각이 났다.지금 그의 마음속에는 분노가 활활 타오르고 있었다. 뉴욕에서 더 이상 사망자가 나와선 안 된다고 말한 지 채 몇 분도 되지 않아, 그 말의 메아리가 방 안에 아직 남아 있는 동안에 또 이런 대규모 살인 사건이 터진 것이다. 더 황당한 것은, 이 놈들이 감히 뉴욕에서 이런 일을 벌였다는 것이다. 이것은 뉴욕 경찰을 완전히 무시하는 태도였다! 그는 이 상황을 맞이하자 얼마 전 도쿄 경찰청이 겪었던 일들이 생각났다. 도쿄에서 대혼란이 일어났을 그 당시, 도쿄 경찰청이 겪었던 상황이 지금 자신의 처지와 비슷했을 것이다.그는 이내 배원중과 배유현과 함께 입국했던 소이연이라는 이름이 떠올랐다. 그리고 그는 속으로
제이크 한이 말했다. "봐봐, 만약 그 고은서 양이 네 아버지를 살릴 약을 가지고 있었고, 또 네가 바로 아래층에 있다는 걸 알았다면, 왜 약을 직접 너한테 주지 않은 거지..?" 그러고는 이어서 말했다. "그리고 말이야, 네가 떠난 뒤 바로 따라 나간 게 아니라 내가 떠난 다음에야 그녀가 식당에서 나왔어.. 마치 일부러 너를 피하려고 한 것처럼 말이야.""그건..." 안충주도 정확한 이유가 떠오르지 않아 잠시 멈칫했다가 말했다. "아무래도 약을 직접 주지 않은 건, 아마 내가 믿지 않을까 봐 그랬을지도 몰라. 내가 그 약에 대한 설명을 안 믿으면 그 약을 받을지도 의문이고, 받더라도 아버지께 먹일지 역시도 또 다른 문제잖아."제이크 한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 "그럴 수도 있지. 하지만 난 여전히 이 모든 일이 논리적으로 완벽히 들어맞지는 않는다는 느낌이 들어."안충주가 말했다. "됐어, 너무 깊게 생각하지 마. 아, 조금 전 기사에 대한 푸시 알림을 받았는데, 페이셔스 그룹의 대변인이 아침 8시에 기자회견을 연다고 발표했더라고. 전 채널에 동시 생중계라던데.. 아마 새로 취임한 배유현 양이 이번 난국을 해결하려고 나설 것 같아."제이크 한은 비웃으며 말했다. "난국을 해결한다고? 이 엉망진창인 상황을 누가 와도 해결 못 할 걸?"안충주는 말했다. "지금이라도 과감하게 손절한다면 기회는 있을 거야. 문제는 그 친구가 그만한 배짱이 있는가 하는 거지."제이크 한은 웃으며 말했다. "그럼 나도 한번 보자고. 그 친구가 얼마나 대단한 능력을 가졌는지. 만약 민심을 조금이라도 가라앉힌다면, 나도 간접적으로 도움을 받는 셈이니까. 그렇지 않으면 난 정말 골치 아파 죽을 거야..." 그러고 나서 제이크 한은 한탄했다. "배호영이 죽었지, 제임스도 죽었지, 게다가 수십 명의 젊은 여성들이 끔찍한 일을 당했다는 사실까지 밝혀졌으니, 이 사건으로 뉴욕 경찰의 체면이 완전히 바닥에 떨어졌다고.."안충주가 말했다. "다행히 그 젊은 여성들은 뉴욕에서 실종
제이크 한은 이런 생각이 들자, 그 청년이 뭔가 비밀을 가지고 있다는 느낌이 점점 강해졌다. 그는 사람이 자신감이 넘치거나 강해 보이려면 그만한 이유와 배경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 청년이 어떻게 배한빈과 정면으로 맞설 수 있는 자신감을 가질 수 있었는지 알아내고 싶었다. 그의 판단으로는, 그 청년이 중요한 돌파구가 될 가능성이 컸다.하지만 지금 그를 가장 난처하게 만든 것은, 그 청년에게 자연스럽게 접근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적당한 명분이 없이 누군가에게 성급하게 접근하면 상대는 당연히 의도를 의심할 것이고, 영리한 사람일수록 낌새를 알아차리면 즉시 대처 방안을 세워 상대가 더 이상 다가갈 틈을 주지 않기 때문이다.제이크 한이 이 문제로 고민하던 중, 안충주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제이크 한은 망설임 없이 전화를 받았다.전화 너머에서 안충주가 다짜고짜 물었다. “제이크, 어젯밤에 새로운 단서는 찾았어?” 사실, 안충주는 어젯밤 내내 거의 잠을 이루지 못했다. 고은서가 어떻게 아버지가 위중하다는 소식을 알게 되었는지에 대한 생각이 계속 머릿속을 맴돌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날 자신이 고은서를 조사하고 싶지 않다고 제이크 한에게 말했기에, 그는 직접적으로 묻기가 꺼려져 애매하게 새로운 단서가 있냐고 물은 것이다.제이크 한은 오랜 친구였던 안충주의 속내를 바로 알아챘다. 그래서 곧바로 답했다. “내가 JFK 공항 쪽에서 역추적을 좀 해봤는데, 네가 믿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우리가 한인타운에서 삼겹살을 먹을 때, 고은서 양도 거기에 있었어.”“뭐라고?!” 안충주는 믿을 수 없다는 듯 물었다. “그녀가 거기 있었다고? 그럴 리가 없어. 그때 가게 안에는 사장과 직원 외에는 우리 둘 밖에 없었잖아.”제이크 한은 말했다. “네가 못 봤을 수도 있어. 그런데 내가 자세히 기억을 떠올려보니까, 우리가 가게에 들어갔을 때 두 사람이 우리보다 먼저 계단 위로 올라갔어. 그 두 사람 중 한 명이 바로 고은서야.”안충주
제이크 한은 이를 갈며 영상을 보다가 부하에게 전화를 걸어 물었다. “다른 CCTV는 찾지 못했나? 반대편에서 사람을 제대로 찍은 카메라가 있으면 좋겠는데.”상대방이 대답했다. “없습니다. 식당을 찍을 수 있는 CCTV는 이것 하나 뿐이었습니다.”제이크 한은 욕을 내뱉으며 말했다. “젠장, 내가 시장한테 뉴욕에 스카이넷 시스템 구축 예산을 승인해 달라고 몇 번이나 건의했는데, 망설이기만 하더니 결국 안 하더군.. 이것 보라고, 한국은 주요 도시의 CCTV 커버리지가 벌써 95%를 넘었다는데, 뉴욕은 어떠냐고? 겨우 작년에야 지하철역 전체에 CCTV를 설치했을 정도니 원...”부하는 어쩔 수 없다는 듯 말했다. “경감님, 뉴욕에 시스템을 구축한다고 해도 쓸모가 없었을 겁니다. 하룻밤 사이에 CCTV 10만 대를 설치한다 해도, 다음 날이면 갱단이 반쯤 부수고, 나머지 절반은 노숙자들이 뜯어서 담배랑 햄버거로 바꿔 먹었을 테니까요...”제이크 한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 “됐어, 그럼 다른 단서가 있는지 계속 찾아봐.”부하가 물었다. “식당 사장에게 직접 물어볼까요? 가게 안에 자체 CCTV가 있을지도 모르지 않습니까.”제이크 한은 즉시 말했다. “지금은 가지 마. 혜리가 커뮤니티에서 가장 유명한 가수인데, 일부러 이 가게에 와서 식사를 했다면 사장과 아는 사이일 가능성이 높아. 그러니 무턱대고 물으면 괜히 경계심만 줄 거야.” 그러자 제이크 한은 문득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이렇게 하지. 식당이 문을 열면 먼저 가서 식사를 해봐. 안에 CCTV가 설치되어 있는지 확인하고. 만약 있다면, 오후에 근처에서 누군가 핸드폰을 강탈하도록 연극을 꾸미고, 다른 팀원을 보내 그 사건 조사를 핑계로 CCTV 영상을 요청하자고. 그러면 영상이 저장된 하드디스크를 바로 가져오면 되겠군.”부하가 웃으며 말했다. “와... 경감님, 정말 대단하십니다! 식당이 오픈하자마자 바로 가 보겠습니다!”제이크 한은 만족스럽게 대답한 뒤 전화를 끊었다.전화를 끊고
부하의 말에 제이크 한은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는 서둘러 물었다. “뭘 좀 찾았나?!”부하는 즉시 보고했다. “어제 혜리가 공항에 가기 전에 동선을 추적한 결과, 그녀와 경감님께서 공간적 교차점을 가지고 있었던 사실을 발견했습니다!”“뭐라고?!” 제이크 한은 경찰로서 공간적 교차라는 의미를 잘 알고 있었다. 이는 자신과 혜리가 같은 물리적 공간에 있었음을 뜻하는 것이었기 때문에, 이 사실은 그를 깜짝 놀라게 했다. “어디에서 공간적 교차가 있었나?!”부하는 답했다. “어제 점심에 먼저 페이셔스 그룹에 들렀다가, 페이셔스 그룹에서 한인 타운의 고기집으로 갔습니다. 그녀가 식당에 도착한 직후, 경감님과 안 대표님도 그 식당에 가셨더군요!”“젠장!” 제이크 한은 욕설을 내뱉으며 말했다. “그래서 그런 거였군!” 제이크 한은 이 이야기를 듣고 나서 약간 실망한 기분이 들었다. 원래 그는 혜리의 동선을 철저히 조사해 그녀를 보호하는 배후의 미스터리의 인물을 밝혀내고 싶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는 혜리가 매우 강력한 정보망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고 늘 의심하고 있었기에, 그렇게 짧은 시간 안에 안산 회장이 위독하다는 소식을 알게 된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부하의 보고를 들은 후, 그는 이것이 단순한 우연임을 깨달았다. 당시 혜리가 그 식당에 있었기 때문에 안충추와 자신이 나눈 대화 내용을 들을 수 있었던 건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니었다...이렇게 생각한 뒤 그는 깊은 한숨을 내쉬고 다시 물었다. “혜리는 누구와 함께 있었지? 그리고 언제 떠났나?”부하는 재빨리 답했다. “주변 감시 카메라를 확인한 결과, 혜리는 당시 한 젊은 남성과 함께 그곳에 갔습니다. 떠날 때는 안 대표님이 먼저 나오셨고, 경감님께서 약 2~3분 정도 뒤에 나오셨습니다. 그리고 혜리는 경감님께서 나오신 뒤 1~2분 뒤에 나왔고요. 그 젊은 남성과 함께 공항으로 갔습니다.”제이크 한은 말했다. “그 영상 나에게 보내 줘!”“알겠습니다.”곧 제이크 한의 휴대폰으로 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