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생각에 윤우선은 눈물을 참지 못하며 굴욕감을 느꼈다. 그리고는 눈물을 흘리며 애원했다. "제발 영상만은 찍지 말아줘요.. 사위에게 전화해서 솔직하게 말할게요. 그에게 지금 계약서를 가지고 오라고 할 테니까!! 제발 거짓말 안 할게요!!”하지만 하도준은 그녀의 말을 듣지 않고, 그녀를 바라보며 냉소적으로 말했다. "우리가 일하는 규칙은 이렇습니다. 늘 만일에 대비하지요. 이 영상은 아줌마가 찍어라 마라 할 게 못 돼!”윤우선은 거의 놀라 기절할 뻔했고, 그 말을 듣자마자 더 이상 흥정을 할 엄두가 나지 않았다. 그리고는 눈물을 다시 흘리며 "난 이렇게 협조하잖아요?! 그러니까 봐 달라고요.. 흑흑..”이라고 말했다.하지만 하도준은 고개를 저으며 윤우선을 발로 걷어 찼고, "어서 전화해!"라고 호통을 쳤다.윤우선은 차인 채 몇 번 구르더니 옆방으로 기어올라 침대에 누웠다. 그리고 비 오듯 눈물을 흘렸다. 그녀는 자신의 모든 것을 잃었다고 생각했다.하도준은 차갑게 웃으며 휴대전화를 꺼내들었다.윤우선은 얼굴을 가리고 엉엉 울었지만, 울어도 어쩔 수 없었다. 하도준은 그녀에게 조금의 동정심도 없었다. 사실 하연은 일찌감치 모든 것을 안배해 놓았는데, 하연이 윤우선과 고스톱을 할 때, 그는 부하들을 데리고 별장 구역 주변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고 하연이 전화 한 통을 하기를 기다린 후, 들이닥쳐서 무력으로 윤우선을 협박하여 복종시키는 것까지 말이다! 하도준은 윤우선의 옷을 벗기고 영상을 촬영한 뒤 눈물을 가득 머금은 윤우선을 데리고 나와, "자! 좋아, 이제 곧 너희 가족에게 전화를 걸어 돈을 갚지 않으면 내가 이 영상을 올려서 다들 즐길 수 있게 만들어 준다고 전해!”라고 협박했다.그러자 윤우선은 고개를 끄덕이며 황급히 "사위한테 바로 전화할게요!!"라고 말했다. 속으로는 시후를 못 마땅하게 여기기는 하지만, 지금 자신을 구할 사람은 시후밖에 없다고 생각했다.하도준은 그녀의 동영상을 찍으면서도 그녀가 속임수를 쓸 염려도 없이
응? 시후는 어리둥절했다. ‘뭐야? 내 돈이 필요 없어? 장모님이 정신이 나갔나?’ 놀라고 있을 때, 윤우선의 다음 한 마디에 그는 분노에 가득 차 피를 토할 뻔했다.윤우선은 "은 서방.. 임 대표가 준 청년재 별장 계약서 원본을 좀 가져오면 좋겠는데.."라고 말했다."뭐?! 어머님.. 그 별장 시세가 얼마인지 아세요? 거의 100억은 됩니다..! 지금 그런데.. 대체 어떤 고스톱을 쳤길래 아주머니들끼리 친 것이 이렇게 돈이 크다는 말이에요? 얼마를 잃으신 거예요?”윤우선이 갑자기 울먹이기 시작했다. "아..아니.. 내가 한 7억을 잃어서... 은 서방!! 제발 지금 날 구하러 와줘!! 만약에 자네가 날 구하지 않으면 나는 지금 그냥 이 자리에서 죽어!! 흐윽윽윽…!”시후는 "어머님! 이 별장의 가치가 거의 100억인데.. 지금 7억 때문에 이걸 넘긴다고요?!!”라며 어이없어 했다.윤우선은 급해서 크게 대성통곡을 하며 울었다. "아이고 아이고!! 시후야!! 아니면 네가 가서 7억만 좀 구해 와라!! 만약 그렇지 않다면, 그냥 저 별장 계약서를 가지고 와. 아니면 오늘 난 싸늘한 시체가 된다니까!! 너랑 유나가 그냥 내 시체만 찾으러 오면 돼! 흐윽윽윽!!"곧이어 전화기 너머로 한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야! 네가 이 아줌마 사위 맞지? 빨리 서류 가지고 와라. 그렇지 않으면 네 장모님은 오늘 이 별장을 떠날 수 없다!"시후는 얼굴을 찡그리며 물었다. "누구세요?"그러자 상대방은 "내가 누군지 알 필요 없고.. 그냥 장모가 7억을 빚지고 있다는 것만 알면 되는 거야! 그리고 돈을 주지 않으면 오늘 시체만 보게 될 거다!"라고 외쳤다. 그리고 상대방이 다시 말했다. “아 맞다, 아까 장모님이랑 침대에서 구르는 영상을 한 편 찍었는데.. 안 구해줄 생각이면 장모님 가시는 길에 요 영상을 올려서 외롭지 않게 해드리고.. 하하하하하!!”시후는 불쾌함을 참지 못했다! ‘하아.. 네가 윤우선을 때리고 욕하고 윤우선을 가지고 놀고 죽이던
"청년재 C 11번 호실이니까 서류 가지고 와. 만약에 경찰에 신고하는 개짓거리 하면 네 장모님을 죽여버린다.”시후는 “그래.”하고 덤덤하게 말했다. "그럼, 곧 보지." 전화를 끊고 시후는 객실로 돌아와 김상곤과 인사를 나누며 "아버님, 제가 급한 일이 생겨서.. 먼저 나가보겠습니다. 계속 쉬시면서 필요한 건 뭐든지 직원들에게 말씀하세요. 모두 이화룡 씨 장부에 기록됩니다."라고 말했다."아이고.. 알겠네..” 김상곤은 고개를 끄덕이며 시후의 어깨를 두드렸다. "아이고.. 우리 은 사위, 오늘 정말 고맙다. 만약 자네가 아니었다면 이 아버지가 오늘 큰 망신을 당했을 거다.."라고 말했다.시후는 "아버님.. 저도 오늘 알게 된 것이 많습니다.. 사실 그동안 얼마나 힘드셨을지.. 아무래도 그 이야기를 들으니 저도 사위로서 체면을 세워드려야 할 것 같아서요."라며 미소를 지었다.김상곤은 감격에 겨워 고개를 끄덕이며 긴 한숨을 내쉬었다.시후는 더 이상 말을 하지 않고 일어나서 밖으로 나갔다. 그는 집에 가서 서류를 챙기는 대신 택시 한 대를 불러 세우고 청년재로 직행했다. 뒷자리에서 그는 이화룡에게 전화를 걸었다.전화를 받은 이화룡은 공손히 "은 선생님, 무슨 분부이십니까?"라고 물었다.시후는 "청년재에 어떤 놈이 우리 장모님과 고스톱을 친 뒤에, 장모님이 7억을 잃으셔서 지금 붙잡혀 있다고 하네요.. 뭔가 잘못됐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그래서 저와 같이 자초지종을 들으러 함께 가시죠?”라고 말했다.이화룡이 이 이야기를 듣고 나서, 곧바로 분노했다. 서울 바닥에서 시후의 장모를 잡아놓고 눈 하나 깜짝하지 않는 사람이 있다니?! 이거 죽으려고 그런 거 아니야?! 그러자 그는 "선생님, 당장 사람을 데리고 가서 토막 내버리겠습니다!"라고 답했다.그러자 시후는 곧 청년재에 도착했고 장모가 있다는 별장을 찾았다. 문을 두드리고 들어가자, 그는 거실에 십여 명의 불량배들이 옷이 벗겨진 윤우선을 둘러 싸고 있는 것을 보았다. 윤우선은 뺨을 맞
“너만? 널 믿으라고?” 윤우선은 화가 나서 소리쳤다. "지금 내 앞에 너! 열 몇 명이나 서 있는 거 못 봤니? 네가 죽고 싶다면 알아서 하라고 하겠는데.. 나까지 끌어 들여서 괴롭히지 마라!"그러자 하도준은 시후를 못마땅한 눈빛으로 노려보며 비웃었다. "얘야, 감히 서류를 안 들고 오고 날 놀려? 너도 여기서 죽을래?”시후는 어두운 표정으로 살벌하게 말했다. "자, 내가 지금 짧은 시간 동안 네가 살아서 기어 나갈 기회를 딱 한 번만 준다. 내 질문에 잘 대답해, 제대로 말하면 목숨만은 살려줄 테니까. 자.. 오늘 이 짜고 치는 고스톱.. 누가하라고 지시 내렸어?" "하하.. 이 새끼.. 진짜 재미있네? 쪼만한 게 배짱 한 번 두둑하군?! 진짜 뒤지고 싶지 너?!”시후는 빙그레 웃으며 "하하.. 난 아직 살 날이 많은 사람이라서.. 벌써 뒤지고 싶지는 않네..? 그런데 당신 어디 소속이야?"라고 물었다.하도준은 발을 구르며 "여기! 여기가 내 소속이다 임마!”라고 답하며 시후를 무시했다.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 "하.. 그래? 내 소속이 어디인 줄 알아?”"왜? 왜 자꾸 빙빙 돌려서 말하래? 그래, 말해 봐. 네 놈은 어디 소속인데?""서울 바닥은 그냥 다 내 손 안에 있지?!”하도준은 "이 새끼가 진짜.. 내가 너랑 지금 농담 따먹기 하게 생겼냐? 여기가 다 네 손 안에 있다고? 진짜 무슨 개소리를 이렇게 정성스럽게 해? 너 이화룡이라고 들어 봤냐? 내가 아는 사람 중에 이화룡의 수양아들이라는 사람이 있어! 나 그 사람이랑 친해! 그런데 이화룡이 서울 바닥에서 제일 잘 나가는 행님인데.. 네가 무슨?”이라며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다.“아무도 날 건드릴 수 없을 걸?! 아마 이화룡이 여기 있어도 내 앞에 무릎을 꿇어야 할 텐데..? 그런데 네까짓 놈이 뭘 잘난 척을 해? 큭큭큭.." 시후는 낄낄거리며 손을 들었다. 그리고는 통보했다. “어이.. 내가 마지막 기회를 준다. 오늘 이 고스톱 누가 시작했어?”"나..
하도준은 오른손의 손가락이 연달아 부러져 기절할 정도로 고통스러웠다. 그러나, 그는 자신의 동생들이 이미 칼을 휘두르고 있는 것을 보고, 속으로 매우 기뻐했다. ‘이 새끼.. 네가 감히 나의 손가락을 부러뜨려? 그럼 오늘 내 부하들에게 손가락을 다 잘리게 해줄게! 하하하..’시후는 개의치 않았다. 이 앞에 서 있는 것들은 열 몇 명의 건달들일 뿐, 무술에 대해 도가 튼 전문가들도 아니었고, 언급할 만한 가치가 없는 양아치였다. 그들이 막 시후에게 손을 대려고 할 때 문밖에서 갑자기 분노의 외침이 들려왔다.“이 개새끼들아!!!! 누가 감히 은 선생님을 건드려!!!!?”건달들이 고개를 돌리더니, 하마터면 바지에 지릴 뻔했다.‘이화룡! 이화룡이…! 이화룡이 왜 이곳에 왔어?!’이화룡은 자신의 가장 유능한 부하들을 거느리고 들어왔는데, 그들은 각각 권총을 차고 있었다. 그들은 사실 굉장한 실력자들로 웬만한 양아치들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였다. 총을 든 이들은 들어오자마자 칼을 든 양아치들에게 총구를 겨누었고 쫄아버린 건달들은 칼을 차례차례 땅에 내려놓았다.겁에 질린 부하들은 무릎을 꿇고 고개를 숙여 소리쳤다. "이화룡 행님!!! 제발 목숨을 살려주십쇼!" 누군가 한 사람이 무릎을 꿇자 나머지들도 모두 무릎을 꿇었다. 그들은 단지 말단 부하들일 뿐인데, 이화룡 앞에서는 거의 개미 한 마리 정도에 불과한 하찮은 목숨이었기에 그들은 지금 목숨을 구걸할 수밖에 없었다.이 장면을 본 하도준은 놀라 멍해졌다. ‘이게 어떻게 된 거야? 이화룡이 어떻게 여기에…?’이화룡은 이때 이미 시후에게 성큼성큼 다가가서 "은 선생님, 죄송합니다. 늦었습니다.."라고 말했다.시후는 "일단 이 자식의 부하들을 모두 방에 가두어 주세요."라며 손을 까딱했다.이화룡은 고개를 끄덕이며 함께 온 부하 몇 명에게 남은 사람들을 옆방에 가둬 달라고 했다.그러자 시후는 창백한 얼굴의 하도준을 바라보며 "자, 일단 오늘 한 12번 정도 뼈마디를 맞춰 줄 텐데.. 아직 얼
하도준은 온몸에 전율을 느끼며 "은 선생님, 제가 잘못했어요. 저는 그냥 둘째 고모한테 당한 것일 뿐이에요!! 우리 고모가 당신 장모님을 함정에 빠뜨리겠다고 했어요. 그러니까 저는 그냥 완전히 이용당한 겁니다!!!”라고 소리쳤다.시후는 뺨을 한 대 갈기며 서늘한 목소리로 말했다. "자, 내가 네 뼈마디 다 맞추기 전에 감히 한 마디만 더 하면 이화룡 씨에게 시켜서 너를 개 밥으로 쪼개버리라고 시킬 테니까 닥쳐.”하도준은 시후의 매서운 눈빛과 목소리에 놀라 입을 다물었다.시후는 이때 다섯 손가락과 손목까지 부러진 오른손을 바라보며 담담하게 "자 이제, 왼손 한 번 가보실까?” 그리고 나서 그의 왼손을 잡고 손가락 하나를 부러뜨렸다. 하도준은 두 다리에 힘이 빠지며 무릎을 꿇었다. 그는 용서를 빌고 싶었지만, 시후가 조금 전에 한 말을 생각하면 감히 한 마디도 할 수 없었다. 그러나 이 쓰라린 통증은 그를 이미 멘붕 시켰다.시후는 "내가 오늘 뼈마디를 12번 맞춰주려고 하는데, 이제 5번 남았네?”라며 하도준의 왼손을 제대로 잡기 시작했다. 하도준은 눈물을 흘리며 시후를 바라보며 말을 잇지 못했다. 그는 그저 애처로운 눈빛과 당황한 듯 고개를 저으며 시후에게 용서를 빌었다.시후는 그를 바라보며 잔혹한 웃음을 지었다. 이어 왼손의 남은 손가락들을 하나씩 부러뜨리기 시작했다. 하도준은 “딱!!”하며 손가락이 하나 하나 꺾일 때마다 고통에 몸부림 쳤다. 하지만 시후는 그저 미소를 지으며 이 벌을 계속해서 주었다. 이러한 방식은 옆에 있던 이화룡마저도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었다. “자 이제 2번 정도 남았네?!”하연은 이미 놀라서 온 몸이 굳어 버렸다. 그녀는 조카가 시후에 의해 손가락이 다 부러지자, 왠지 다음 차례는 자신이 될 것 같다는 불길한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홍라연은 이 시끌벅적한 틈을 타 재빨리 이곳에서 도망치려다 이화룡의 부하가 머리에 총구를 겨누자 다시 자리로 돌아와 발길질을 당한 뒤 바닥에 쓰러졌다. 검은 총구가 이
하도준은 이 말을 듣자마자 당황해 하연을 가리키며 "은 선생님, 저 분이 제 둘째 고모입니다. 어제 저한테 전화해서 이 일을 잘 하면 큰돈을 주겠다고 했어요. 그래서 승낙했어요. 진짜입니다!” 그러자 하도준은 "은 선생님, 저는 정말 이용당한 겁니다!"라고 부랴부랴 변명을 해댔다.시후가 하연을 힐끗 쳐다보자 그녀는 혼비백산했다. 시후는 그녀에게 손짓하며 "이리 와요."라고 말했다.하연은 감히 거절하지 못하고 황급히 앞으로 다가와 벌벌 떨며 말했다. "은 선생님, 오해하십니다. 내가 윤우선이 당신의 장모라는 것을 알았으면.. 나는 감히 이 사람을 속일 생각도 못했을 겁니다.. 제가 몰랐어요.." 그러자 그녀는 홍라연을 가리키며 "원흉은 여기에 있어요!! 여기!!! 홍라연이라는 이년이 나에게 문의를 했다니까요?!! 자기 동서가 너무 부자인데, 얼마 전에 너무 잘난 체를 해대서 혼쭐을 내고 싶다고 하는 거 아니겠어요? 그리고 장모님 별장을 양도 받겠다고 약속한 겁니다!!"그러자 홍라연은 얼떨결에 "은 서방, 이건 오해야. 난 자네 장모를 속일 생각은 없었어. 내가 이 하연이라는 여자에게 속았어!! 이 하연이라는 여자가 나한테 자기는 그냥 고스톱 잘 못 친다고 해서.. 그냥 재미있게 놀려고 믿고 자네 장모를 데리고 와서 같이 부자가 될 생각이었지.. 그런데 생각지도 못하게 이렇게 많은 돈을 따 갔으니까.. 오히려 이 여자에게 속은 거야!!!”이 말을 들은 윤우선은 “홍라연 이 미친년!! 감히 내 돈과 사위 별장을 얻으려고 아직도 거짓말을 치고 있어?!!!”이라며 욕설을 퍼붓기 시작했다.홍라연은 온몸이 굳은 채로 갑자기 뒤로 물러나며, 손사래를 쳤다. “아니야!! 나 아니라니까?!!”하연은 "어디서 구라를 쳐?!! 좋아, 그럼 은 선생님에게 우리 대화창을 보여드릴게요!"라며 다급하게 카톡을 켜더니 채팅방을 보여주었다.>연 언니, 마카오 카지노에서 여러 해 동안 노름하셨는
"이...이..." 하연은 이미 땀투성이였다. 이렇게 여러 해 동안, 그녀는 이런 악행을 많이 해서, 사실 자신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파산시켰는지도 모를 정도였다.도박이란 것은 그 자체가 모든 것을 집어삼킬 수 있는 심연이라고 할 수 있었다. 어떤 사람은 자기 혼자서만 빠져들지만.. 어떤 사람은 온 집안을 몰락 시키는 사람도 있었다. 하지만, 하연은 이런 피해자의 사활에 전혀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 왜냐하면 그녀는 이렇게 할 수 있는 것조차 바로 자신의 밥 벌어먹는 능력이라고 여겼기 때문이다. 상대편이 돈을 꼴지 않으면, 자신이 어떻게 돈을 딸 수 있는가? 그래서 그녀는 죄책감 따위는 1도 없었다.하지만 시후는 그런 그녀의 속마음을 한눈에 꿰뚫어보았다. 이런 사람들은 세상에서 가장 잔인하고 무자비한 흡혈 벌레와 같은 존재였다. 남의 피와 노력을 빨아먹고 살아남은 뒤에는 그 본체가 죽든 말든 얼마나 처참하게 죽었는지 아무런 상관을 하지 않는 것이다. 시후는 이와 같은 부류의 사람들에 대해 아무런 동정도 하지 않았다. 그는 하연을 노려보며 웃었다. "그래요, 그럼 우리도 한 번 게임 좀 해볼까요?"라고 말했다.하연은 어리둥절해하며 "은 선생님, 뭘 하시려고요..?"라고 의아하게 물었다.시후는 "나는 도박을 할 줄 모르니까.. 그냥 할 줄 아는 건 가위바위보 밖에 없네요.."라고 말했다."저랑 가위바위보를 하신다고요?" 하연이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물었다.시후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요. 당신이랑 가위바위보 할 거예요. 한 번에 1억 어때요?”"이...이... 1억이요?" 하연이 긴장하며 말했다. "은 선생님, 감히 선생님과 이런 게임을..?”"에이.. 한 번 해봐야 하지 않겠습니까?!”그러자 하연은 당황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은 선생님의 말을 듣겠습니다. 어떻게 하시려고요?”시후는 "조급해 하지 마시고요.. 그런데 일단 하기 전에 준비부터 해야지요?"라며 웃었다.‘준비?’ 하연의 얼굴에 의아함이 가득했다.시후
김지우는 말을 이어갔다. “하지만 제 생각에는, 선생님이 내부에 배신자가 있다고 의심하시더라도, 그 배신자가 우리 쪽일 가능성은 낮아요. 우리 직원들이 Samson 그룹 사람들의 동향을 알게 된 것은 Samson 그룹 사람들이 도착한 이후일 텐데, 그건 고작 몇 십 분 전이잖아요.”시후는 신호가 차단된 일을 떠올리며 물었다. “오늘 낮에 해당 층으로 직원들이 온 적이 있나요? 그들이 신호 차단 장비를 들고 들어왔을 가능성은 없을까요?”김지우는 미간을 찌푸리며 대답했다. “낮에는 저희가 공연 현장과 백스테이지에 신경 쓰느라 VIP 구역을 특별히 주시하지 못했어요. 그래서 제가 장담할 수는 없지만, VIP 구역의 CCTV 영상을 확인해 보면 알 수 있을 거예요.” 그리고 그녀는 덧붙였다.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저나 혜리 둘 다 정보를 누설하지 않았기 때문에, 설령 낮에 누군가 와서 신호 차단 장비를 설치했다 하더라도, 그들은 어떤 곳에 이 장비를 설치해야 할지 알 리가 없어요. 이곳에는 방이 20여 개나 되는데, 설마 모든 방에 장비를 설치했을까요?”시후는 휴대폰을 들고 복도 근처의 몇몇 방으로 들어가 보았다. 그 결과, 이 방들에서는 신호가 전혀 차단되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것을 확인하자 아무래도 공연장의 스태프들이 미리 장비를 준비한 것 같지는 않았다. 그래서 시후는 더욱 깊은 고민에 빠졌다. 시후는 지금의 상황이 마치 막다른 골목에 이른 것처럼 느껴졌다. 한편으로는, 객관적으로 볼 때 누군가의 도움 없이는 이런 일이 발생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다른 한편으로는, 은서와 김지우는 강한 보안 의식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처음부터 외가 식구들의 정보가 새어 나갈 가능성이 낮아 보였다. 게다가 시후는 또 다른 사실을 깨달았다. 만약 상대의 목적이 Samson 그룹 사람들을 제거하는 것이었다면, 신호 차단 장비를 반입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소형 폭탄을 반입하는 것도 가능했을 것이라는 사실이었다. 소형 폭탄을 이용해 일을 간단히 해결할 수
곧, 배유현의 부하들이 감정이 격앙된 김지우를 데려왔다. 김지우는 심각한 긴장감과 충격을 느끼고 있었다. 그녀는 이 사람들이 도대체 누구인지, 어떻게 VIP 구역 전체를 장악하고 있는 것인지 전혀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스태프들까지도 하나같이 자취를 감추어 버렸기 때문에, 그녀는 불길한 예감을 가지게 되었다. 하지만, 시후를 보자마자 그녀의 긴장된 감정은 조금 누그러졌다. 그녀는 급히 물었다. “은 선생님,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건가요? 이 사람들은 선생님이 모셔온 사람들인가요?”시후는 배유현을 한 번 쳐다보며 담담하게 말했다. “이 사람들은 배유현 씨가 데려온 사람들입니다. 제가 도움을 요청했어요.”김지우는 놀라며 물었다. “무슨 일이 있었던 건가요?”시후는 대답하지 않고 경계하는 태도로 그녀에게 물었다. “오늘 밤 Samson 그룹 사람들이 여기 온 걸 알고 있는 사람은 누구입니까?”“아무도 없어요.” 김지우가 대답했다. “혜리와 저 말고는 아무도 몰라요.” 그러고 나서 그녀는 긴장된 목소리로 물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죠?”시후는 냉정하게 말했다. “방금 전에 누군가 Samson 그룹 사람들을 습격했습니다.”“습격이요?!” 김지우는 눈을 크게 뜨고 깜짝 놀라며 물었다. “언제 그런 일이 있었던 거죠?” 그러면서 그녀는 무의식적으로 좌우를 둘러보며 의심스럽게 말했다. “그런데 은 선생님... 여기는 전혀 그런 일이 있었던 것처럼 보이지 않는데요...”시후는 그녀를 바라보며 계속 질문했다. “Samson 그룹 사람들이 오늘 밤 공연을 보러 온다는 걸 언제 알게 되었죠? 그리고 알게 된 이후 무슨 일을 했습니까?”김지우는 급히 말했다. “혜리가 오늘 오전 Samson 그룹의 사모님께 전화를 받고 그들이 공연을 보러 온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혜리는 바로 은 선생님께 연락을 드려 확인했고, 선생님께서 동의하신 후 Samson 그룹 사람들의 방을 선생님이 계신 VIP실 옆으로 배치했죠.”시후는 또 물었다.
배유현의 지시에 따라, 그녀가 데려온 부하 직원들은 우선 모든 카펫을 제거한 뒤, 밀봉된 봉지에 넣어 소각 처리하기 위해 가져갔다. 한 팀이 카펫을 청소하는 동안, 다른 팀원들은 조명 장비, 건축 자재, 청소 용품, 그리고 물 펌프를 신속하게 현장으로 가져왔다.그런 뒤, 몇몇 전기 기술자들은 조명 교체를 교체하기 시작했고, 다른 작업자들은 공사 현장에서 사용하는 방수 스트립과 폼 글루를 사용해 복도 전체를 10cm 높이의 방수 수조처럼 밀폐했다. 그 후, 사람들은 고압 호스와 강력 세제를 사용해 복도에 흩뿌려진 피를 세척했다. 세척된 피는 물펌프를 통해 배수구로 바로 흘려보냈다.곧 복도의 조명은 완전히 복구되었고, 물탱크 안의 혈액 농도 역시 눈에 띄게 옅어지며 복도에서 나던 피비린내도 90% 이상 빠르게 사라졌다.동시에 또 다른 팀은 벽면에 남아 있는 총탄 자국을 조용히 처리하고 있었다. 그들은 벽에 박힌 총알을 하나씩 제거한 뒤, 손상된 벽면을 속건성 퍼티로 메웠다. VIP 구역 복도의 벽지와 방 내부에 사용된 벽지는 동일한 것이었기 때문에, 사용되지 않은 VIP룸 한 곳의 벽지를 모두 잘라내어 손상된 디자인과 색상에 따라 각각 맞게 채워 넣고, 아무도 알아차리지 못하도록 벽지 접합 부분의 틈새를 세심하게 처리해 두었다.이후 배유현의 부하직원들은 자극적인 향을 가진 소독제를 복도 전체에 다시 분사하고, 고출력 열풍 건조기를 사용해 완전히 건조시켰다. 모두가 분업하여 효율적으로 작업을 했기 때문에, 이 모든 작업을 완료하는 데는 30분이 채 걸리지 않았다.이때 또 다른 팀은 화물차를 몰고 도착했다. 첫 번째 팀이 카펫을 제거하기 시작했을 때, 그들은 이미 페이셔스 그룹이 운영하는 인테리어 상점에서 새로운 카펫을 긴급 조달해왔다. 새로운 카펫은 제거된 카펫과 동일 브랜드는 아니었지만, 색상과 질감은 약 80% 정도 유사했다.화물차와 함께 온 몇몇 인부들은 현장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전혀 몰랐다. 그들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는, 이곳에서 치
“은 선생님.. 제가.. 제가 제이크 한 경감을 동결하라고요?!” 배유현은 시후의 말에 너무 놀라 말을 잇지 못하며 어찌 대답해야 할지 몰랐다.하지만 시후는 전혀 개의치 않는 표정으로 말했다. “냉동센터가 있다면서요? 그를 데려가 급속 냉동하는 건 그냥 손쉬운 일이지 않나요.”배유현은 시후가 너무나 가볍게 말하는 것을 보고, 참지 못하고 말했다. “은 선생님, 동면인간 프로젝트는 아직까지 단지 과학적 개념에 불과합니다. 수십 년 전에 과학자들이 이 개념을 제시했지만, 지금까지 성공 사례는 전혀 없어요..” 그러면서 배유현은 바닥에 쓰러져 있는 제이크 한을 힐끗 보며 계속 말했다. “은 선생님,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현재 과학 수준으로는 사람을 냉동 시킨 뒤 다시 살리는 것은 불가능합니다..”시후는 손을 저으며 말했다. “그건 걱정하지 마세요. 일단 얼리는 게 중요하니까.” 시후가 제이크 한을 냉동센터에 보내려는 이유는, 그의 몸 상태를 계속해서 유지하는 것이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를 냉동시켜 초저온 환경인 영하 100~200 도에서 보관하면, 그의 몸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영기가 대폭 줄어들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시후는 적은 양의 영기로도 그의 몸을 보호할 수 있을 것이고, 영기를 그의 몸과 함께 동결시킴으로써 최소 몇 년 동안 변화를 겪지 않게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이유를 배유현에게 하나하나 모두 설명할 수 없었기에, 시후는 단지 자신의 지시를 따를 것을 고집했다.배유현은 시후가 결정을 내린 것을 보고, 존중하는 차원에서 더는 이의를 제기하지 않고 즉시 할아버지에게 전화를 걸어 냉동센터 책임자가 제이크 한을 데려가도록 직접 지시해 달라고 요청했다.할아버지와의 통화 후, 배유현은 시후에게 말했다. “은 선생님, 걱정하지 마세요. 할아버지께서 냉동센터 쪽에 지시하셨고, 15분 안에 제이크 한 경감을 데리러 올 겁니다.”“좋습니다.”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는 당신에게 맡기겠습니다. 절대 외부로 소문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좋습니다. 모두들 고생 많으셨습니다."성도민이 물었다. "그런데, 은 선생님, 안에 있던 네 명의 보디가드들은 어떤 수준이었습니까? 어떻게 그렇게 처참하게 죽음을 맞이한 겁니까?"시후는 담담히 말했다. "6성 무인 한 명, 7성 무인 두 명, 그리고 8성 무인 한 명이었습니다.""8성 무인이요?!" 성도민은 깜짝 놀라며 눈을 크게 떴다. 무인의 최고 경지는 8성으로, 이는 기경팔맥을 모두 뚫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현재 성도민은 8성의 수준을 막 돌파했을 뿐이었다. 그런데도 8성 무인이 이렇게 처참히 죽었다는 사실에 그는 충격을 금할 수 없었다.시후는 그의 놀란 표정을 보고 물었다. "8성 무인이 이렇게 처참히 죽을 줄은 몰랐던 겁니까? 심지어 그의 정수리까지 깨져 버렸죠.""네...." 성도민은 이해할 수 없다는 듯 말했다.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은 선생님, 저는 이 네 명이 왜 이렇게 처참히 죽었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습니다.... 이렇게 강한 실력이라면 일반인이 가까이 다가오는 것조차 어렵지 않습니까? 게다가 그들은 본래 경호원으로서 방어 의식도 강했을 텐데, 어떻게 상대가 접근해 총을 쏠 기회를 줬는지...."시후는 냉정하게 말했다. "성도민 씨, 당신이 아직 무술인으로서 마음 속에 가지고 있는 교만함 때문에 모르는 겁니다. 무술인이 강하다고 생각하지만, 무술인에게도 단점이 많다는 점을 간과하고 있어요." 이어 시후는 물었다. "만약 성도민 씨 당신은 이런 도망갈 곳 없는 복도 끝에서 갑자기 20명 이상에게 포위되어 무차별 사격을 당한다면, 몇 발이나 버틸 수 있을 것 같습니까?"성도민은 진지하게 대답했다. "저는 상대가 나타나기 전에 먼저 그들을 감지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들은 8성 무인이 아니니 기척과 움직임을 숨길 수는 없을 테니까요."시후는 다시 물었다. "그렇다면 공연이 막 시작될 무렵, 외부 음향 장치에서 우주 전쟁의 폭발음이 요란하게 울려 퍼질 때도 상대의 기척과 움직임을
"물길을 거슬러 올라간다고요?!" 배유현은 시후의 말을 듣고 더욱 놀랐다. 그녀는 시후가 왜 자신의 외조부와의 상봉을 이토록 거부하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이때 배유현의 전화가 울렸다. “아가씨, 블랙 드래곤의 리더가 도착하여 이미 사람들과 함께 내부로 들어갔습니다.” “알겠어요.” 배유현이 응답한 뒤 시후에게 말했다. “은 선생님, 블랙 드래곤 리더가 도착했다고 합니다.”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두 대의 엘리베이터 버튼이 깜박였고, 곧이어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면서 성도민이 10여 명의 블랙 드래곤 대원들과 함께 빠르게 나타났다. 성도민은 시후를 보자마자 몸을 숙여 말했다. “은 선생님, 늦었습니다!” 그러자 모든 대원들도 일제히 허리를 숙이며 외쳤다. “늦었습니다!”시후는 담담히 말했다. “아닙니다. 이미 아주 빨리 오셨습니다.” 성도민이 서둘러 물었다. “은 선생님, 지금 상황이 어떻습니까? 제가 무엇을 하면 되겠습니까?” 시후는 말했다. “사지가 절단된 채 아직 살아있는 괴한이 한 명 있습니다. 그를 데려가야 하죠. 제가 그에게 물어볼 것들이 있어서.. 나머지는 모두 죽었으니, 시체를 전부 처리하고 현장의 혈흔과 총탄 자국을 깨끗이 정리해 주세요.” 성도민은 얼굴이 진지해졌고 즉시 답했다. “지금 바로 처리하겠습니다.” 곧바로 그는 대원들과 함께 복도로 들어갔다. 복도는 어둠에 휩싸여 있었지만, 성도민은 뛰어난 능력을 가지고 있었기에 희미한 빛 속에서도 모든 상황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었다. 현장의 처참한 광경을 본 그는 입을 다물지 못했다. 그는 죽음의 현장에서 산전수전을 겪어온 사람이지만, 이토록 참혹한 장면은 난생처음 보았기 때문이다.블랙 드래곤의 다른 대원들 역시 숨길 수 없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진동하는 피비린내는 모든 사람들을 신체적으로도 불편하게 만들었다. 성도민은 가장 먼저 정신을 차리고 냉정하게 말했다. “시체 가방을 준비해. 죽은 사람들을 모두 넣어라.” “알겠습니다!” 대원들 모두가 고개
전혀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모르고 있는 혜리는 여전사의 의상을 입고 화려하게 무대에 등장해 관중들의 환호성을 자아냈다. 시후는 공연이 정상적으로 시작된 것을 보고 조금 안도했다. 오늘 밤의 일은 공연이 진행되는 동안 사건 현장을 깨끗이 정리하고 외부의 관심을 끌지 않는 것이 가장 좋은 해결방안일 것이었다. 만약 그렇지 않고 특히 경찰은 물론 외부의 관심을 끄는 일은 절대 있어서는 안 될 것이었다. 만약 소문이 퍼져 수만 명이 한꺼번에 공연장에서 몰려나가다가 압사 사고라도 일어난다면 그 피해는 상상조차 할 수 없을 것이다.현장을 기본적으로 정리하고 나면, 내일은 매니저에게 이 공연장이 업그레이드 공사를 위해 잠시 폐쇄된다고 발표하게 하고, VIP 구역의 바닥, 벽, 천장을 모두 철거하여 완전히 매립하게 할 것이다. 그렇지 않는다면 오늘 밤 이곳에 너무나도 많은 사람들의 피가 흘렀기 때문에, 아무리 깨끗이 세척한다고 하더라도 바닥 틈새나 벽 깊숙한 곳에 DNA가 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모든 것을 철거해야만 증거를 완전히 없앨 수 있을 것이다.10분 뒤, 배유현이 서둘러 현장에 도착했다. 그녀는 수십 명의 보디가드와 함께 VIP 구역의 모든 출입구를 봉쇄했고, 이후 엘리베이터를 타고 위층으로 올라왔다.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 그녀는 그곳에 서 있는 시후와 바닥에 누운 제이크 한의 시체를 발견했다.시후가 제이크 한의 심하게 손상된 상체를 자신의 외투로 덮어 두기는 했지만, 그의 얼굴은 가리지 않아 배유현은 한눈에 그를 알아보고 놀라 외쳤다. “은 선생님... 설마... 제이크 한 경감을 죽이신 건가요?!” 그러자 시후는 고개를 저으며 담담하게 말했다. “내가 죽인 게 아닙니다. 진짜 범인은 안쪽에 있어요.”배유현은 거의 본능적으로 안쪽으로 들어가려 했지만, 시후가 그녀 앞을 막아섰다. “너무 끔찍하니, 들어가지 않는 게 좋겠습니다.” 배유현은 입술을 깨물며 말했다. “은 선생님, 제 사람들이 아래에서 대기 중인데, 도와달라고 하
시후의 냉담한 명령은 안충주의 마음 깊은 곳에 슬픔을 안겨주었다. 제이크 한은 그의 오랜 친구였고, 오늘 친구가 자기가 관련된 일 때문에 죽게 된 상황에서, 그의 죽음을 가족에게조차 알릴 수 없다는 사실은 마음속으로 받아들이기 힘든 일이었다. 하지만 그는 더 이상 어린 아이가 아니었고, 사회의 냉혹함을 겪지 않은 거대한 아기도 아니었다. 그는 현재 상황이 자신이 통제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섰음을 잘 알고 있었다. 살아남은 것만 해도 큰 행운이기에, 자신이 더 이상 무엇을 바랄 수 있을까? 그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은 오늘의 일이 지나간 후, 제이크 한의 가족을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해 보상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그는 고개를 숙이고 진지하게 말했다. “선생님, 감사합니다. 제가 알겠습니다. 꼭 선생님의 명을 따르겠습니다.” 시후가 이렇게 단호한 어조로 말한 것은 안충주가 다른 생각을 할 여지를 없애고, 자신의 요구를 그대로 따르게 하기 위함이었다. 외삼촌이 현실을 받아들인 것을 확인한 후, 시후는 단호하게 문을 닫았다. 그런 뒤, 시후는 핸드폰을 꺼내 들고, 엘리베이터 방향으로 걸어가며 성도민에게 전화를 걸었다. 전화가 연결되자 성도민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은 선생님, 무슨 명령이십니까?” 시후가 물었다. “성도민 씨, 뉴욕에 남아있는 군인들을 모두 혜리의 공연장으로 보내 줘요. 조금 전 20명 넘는 무장 대원들이 이곳에 와서 Samson 그룹 사람들을 공격했지만, 거의 모두 내가 처리했습니다. 시체를 처리하는 데 도와줘야 해요.” 이 말을 들은 성도민은 충격을 받은 듯 물었다. “은 선생님, 괜찮으십니까?!” “괜찮아요.” 시후는 담담하게 답했다. “그저 시체가 너무 많아서, 혼자 처리하기 어려운 거지.” 그러자 성도민은 급히 말했다. “바로 대원들을 데리고 가겠습니다!” 시후가 궁금해서 물었다. “아직 뉴욕에 있나요?” 성도민이 대답했다. “네, 은 선생님. 아직 뉴욕에 있습니다. 다행히도 뉴욕에서 몇 년 동안 거래
시후는 제이크 한의 죽음에 대해 다소 안타까움을 느꼈다. 그는 블랙 드래곤을 조사하던 중 죽음을 맞이했지만, 그는 직업적인 이유로 그 일을 한 것뿐이었다. 그는 경찰의 신분으로서 오랜 경력을 쌓아왔으며 평판도 매우 좋았다. 그런 그가 이렇게 비참한 결말을 맞을 이유는 없었다. 하지만 사람은 죽으면 등불이 꺼지듯, 일단 일이 이 지경에 이르렀다면 시후의 능력으로는 그를 구할 수 없었다. 그냥 이렇게 피할 수 없는 재난을 겪을 그의 운명이었을 뿐…하지만 그때, 시후는 문득 제이크 한의 몸에 여전히 미세한 파동이 남아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시후는 즉시 더 많은 영기를 풀어 상황을 확인했고, 놀랍게도 제이크 한의 뇌가 아직 완전히 죽지 않았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아마도 2~3분이 지나지 않아 뇌가 완전히 산소 부족에 빠지지 않았기 때문일 수도 있고, 아니면 제이크 한의 강한 생명력 때문에 뇌가 계속 유지되고 있는 것일 수도 있었다. 어쨌든 그의 뇌는 아직 마지막 생명력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그의 신체는 이미 거의 완전히 파괴된 상태였고, 시후는 그를 살려낼 수 있는 능력이 없었다.그때 시후는 갑자기 하나의 생각이 떠올랐다. 예전에 이토 나나코의 아버지, 이토 유키히코도 다리 두 개를 절단한 후 시후가 그의 잘려 버린 팔다리를 다시 자라나게 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점을 안타깝게 여겼는데, 절단된 다리가 다시 자라지 않듯이, 완전히 파괴된 다른 장기들도 자연스럽게 재생될 수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구현보감》에는 장기를 다시 자라게 할 수 있는 약이 무엇인지 기록되어 있었다. 그 약은 배원단보다 높은 등급의 약이었다. 이 약을 만들면, 이토 유키히코의 절단된 두 다리와 발이 다시 자라나 완전히 회복될 수 있을 것이고 그렇다면 제이크 한의 몸도 재생시킬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제이크 한의 신체는 너무 심각하게 파괴되었고, 그의 뇌는 이미 몇 분 이내에 죽을 확률이 높았다. 그러니 지금 몇 분 안에 약을 만들어낼 시간도 없고, 더구나 약재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