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안타깝게도 그는 자신의 손으로 죄를 지었으므로, 이제는 모두가 싫어하는 짐승 같은 인간이 되었다.고바야시 제약 마사오 회장의 사망은 이미 일본에서 큰 파문을 일으켰다.고바야시 마사오의 둘째 아들 고바야시 지로의 선언 아래, 고바야시 이치로는 생부를 독살하고 동생을 내치려고 생각한 역적이 되어 있었다.이 때문에 일본 전역에서는 이치로를 '일본에서 내쫓아야 하는 어리석은 인물'이라고 부르며 욕을 하고 있었다.지로도 이치로의 추격에 대한 현상금을 10억에서 30억으로 올렸다.그는 지금 당장 고바야시 제약의 회장 자리에 오르고 싶어 하기 때문에, 그는 반드시 형을 빨리 죽게 해야 했다. 그리고 죽기 전에는 절대 일본으로 돌아올 수 없어야 했다. 고바야시 지로도 잘 알고 있었다. 분명히 자신의 형이 아버지를 죽이려고 한 것은 결코 아니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그가 한국까지 가서 약을 보낼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는 것을.. 그렇게 멀리서 약을 보내 아버지를 죽였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 그러니 자신이 생각하기에는 형님이 억울한 일을 당했다는 걸 짐작할 수 있었다.지난 번 고바야시 제약은 은시후에게 환약의 제약에 대해 필요한 정보로 큰 돈을 주기로 결정도 했으니, 이 모든 일의 배후가 사실은 바로 자신의 형 이치로가 아니라 은시후임을 충분히 알 수 있었다.하지만 지로의 입장에선 큰 형이 아무리 억울하다고 하더라도 방법이 없었다. 왜냐하면 만약 이치로가 다시 회사의 회장으로 직위를 계승하겠다고 나서면 자신에게는 더 이상 기회가 없을 것이 아닌가..?그렇기에 지로는 어쩔 수 없이 자신의 형을 반드시 제압해야 했다. 그러니 차라리 형님이 서울에서 죽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던 그였다. 고바야시 이치로가 영원히 입을 열지 못한다면 그의 자리도 더욱 더 탄탄해질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현상금을 부단히 올리는 그의 모습을 보면 아마도 지로는 하루 빨리 이치로를 죽일 것을 간절히 바라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시후는 이화룡에게 카톡을 보내
고바야시 지로는 확실히 시후에게 좋은 감정이 생길 수가 없었다. 그러나, 그는 감히 시후에게 밉보일 수가 없었다. 그래서 그는 이화룡의 이야기를 따를 수밖에 없었고 그와 몸값을 흥정할 수밖에 없었다.그래서 지로는 진지하게 이화룡에게 말했다."저, 그럼 은시후 씨에게 좀 전해주세요. 우리는 많아도 도합 20억 정도의 돈을 지불할 능력 밖에 안 됩니다.. 현재 우리 쪽에서는 수많은 업자에게서 판매 대금을 받지 못했고, 수십억의 은행 대출도 갚지 못해 굉장히 경영 압박이 심합니다.."그러자 이화룡은 "은 선생님께서는 한 입으로 두 말 하시는 분이 아닙니다. 그러니 은 선생님과 흥정을 하겠다는 환상은 버리시죠.”라며 단칼에 지로의 말을 거절했다.그러자 지로가 애원했다.“이화룡 씨, 정말 그냥 흥정을 하려는 게 아니라.. 지금 회사 사정이 정말 어려워서 이렇게 말씀드리는 것입니다. 아니면, 은 선생님께 두 달 정도 기한을 좀 늦춰 달라고 부탁해주세요. 두 달 후면 제가 반드시 돈을 지불해드리겠다고 약속합니다. 하지만, 그 두 달 동안은 형이 살아있다는 이야기를 그 누구도 알지 못하게 해주세요! 그리고 형이 일본으로 돌아오는 것은 더더욱 불가능 하고요!”"두 달 동안...이라.." 순간 이화룡은 생각했다. "잠깐만 기다려 보시죠. 제가 한 번 은 선생님께 여쭤보지요.” 그 즉시 이화룡은 시후에게 연락을 하여 고바야시 지로가 금액을 2개월 후에 지불하게 해 달라고 물었다는 이야기를 전했다.그 때 시후는 저녁 식사 후 식탁을 치우고 있었다. 그 카톡을 보고 시후는 주저 없이 라고 답을 보냈다.이치로는 아직 이화룡의 개 사육장에서 일을 하며 살아 있었다. 이치로는 외부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목
"그럼 고바야시 이치로를 지금 당장 죽여 버리고 고바야시 지로에게 영상을 보여주면 될까요?"라고 이화룡이 물었다.시후는 "이치로를 잘 숨겨놓고요. 이치로의 머리를 치는 듯한 가짜 동영상을 만들고 그걸 지로에게 보내세요. 그리고는 자신의 형이 죽었다고 전하세요.”라고 답했다."어.. 그럼.. 은 선생님, 이치로의 목숨을 앗아간 것처럼 연기하라는 건가요?" 이화룡은 의아한 듯 물었다."맞아요, 이치로를 남겨두면 앞으로 큰 도움이 될 겁니다. 그리고 언젠가 그를 통해 고바야시 제약을 손에 넣을 수 있을 겁니다. 그렇게 미래를 생각한다면.. 사실 50억도 싸다고 할 수 있죠?” 이어 시후는 "또, 이 일에 있어서는 인간의 도리와 같은 것들은 생각하지 마세요. 마음이 약해져서도 안 됩니다. 지금은 오히려 그들을 더 비참하게 만들수록 우리에게 이익이 돌아올 테니까.”라고 말했다."예, 알겠습니다!" 이화룡은 "안심하세요. 제가 잘 처리하겠습니다!”라고 말하며 시후를 안심시켰다.......그 시각. 이룸 그룹.이룸 그룹 식구들이 식탁에서 식사를 하던 중 고바야시 제약에 대해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송 회장은 고바야시 제약의 뉴스를 보고 "흠.. 이 일은 왠지 은 선생님과 관련이 있는 것 같아 보인다.."라고 말했다.그러자 민정은 반찬을 집어 들다 말고 잠시 멈추었다가, 아무 말없이 다시 접시에 반찬을 덜었다.옆에서는 그의 사촌 송영예가 “할아버지, 저도 그렇게 생각했어요. 아마도 고바야시 이치로가 이전에 서울에서 열린 한의학 박람회에서 전신 마비와 관련된 치료법을 찾고 그 치료법을 사들였다는 소식이 전해졌었는데 아마 그 약이 은시후가 우리에게 준 약이 아닐까 싶어요."그러자 송 회장은 "은 선생님의 이름은, 네가 그렇게 직접 부를 수 있는 게 아니다!"라고 그를 꾸짖었다.송영예는 "아.. 할아버지 죄송해요.. 그러니까 지난 번에 은 선생님이 만들어 주신 약과 같은 것 같아요."라고 고쳐 말했다.송 회장은 송영예가 정신을 차리고
송영예는 은시후를 대하는 송 회장의 태도를 잘 이해하지 못했다. 마치 은시후를 신처럼 여기는 할아버지가 이해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송 회장은 최제천 선생과 나이가 거의 비슷했는데 두 사람은 이미 노년의 노인이었기 때문에 나이가 들면 들수록 앞으로 죽을 날에 대해 더 많은 생각이 들게 되었다. 즉 죽음을 두려워하게 된다고 할 수 있었다.하지만 송영예는 올해 서른이 채 안 됐다. 이런 젊은이에게 누군가 앞으로 5년을 더 살 수 있게 해준다고 한다면 그는 아마도 전혀 개의치 않을 것이다. 그러나 앞으로 살 날보다 살아온 날이 더 많은 노년의 노인들에게 5년을 더 살 수 있게 해준다면, 그것은 바로 신이며 살아있는 보살과 같은 존재 아니겠는가..?송민정은 송 회장의 마음을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었다. 그리고 자신이 송영예와 다른 점은 바로 그녀 역시도 시후가 준 환약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 약은 줄곧 자신의 자가용에 숨겨져 있었고 자신과 시후 외에는 아무도 모르는 비밀이었다. 그 약 때문에 민정은 바로 이전에는 없던 안심이 됨을 느끼게 되었다. 만약 자신이 어떤 변을 당하게 되었을 때, 이 약을 복용하게 되면 스스로 판을 뒤집고 승리의 기회를 가질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이런 기회가 있다는 걸 남에게 들려준다면, 아무도 이러한 사실이 뭐가 대단한 지 알지 못할 것이다. 왜냐하면 그런 기회가 자기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생각할 것이니까. 이런 부분에서는 송영예도 마찬가지였다. 은시후의 환약이 귀한 줄 알았다면 목숨을 걸어서라도 그 약을 얻으려고 할 것이고 반드시 송 회장에게 아첨을 할 것이다. 그 후에는 송 회장이 자신을 더 높이 평가하도록 노력할 것이고 장래에 자신이 더 많은 자산을 상속받으려고 하겠지.. 그는 송민정처럼 약을 자신의 손에 남겨둘 생각을 하지 않을 것이다.민정은 지금 자신의 행동이 송 회장에게 불경스러운 일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그저 이 약이 자신을 향한 시후의 관심을 대변하는 것이라고 여길
그러자 민정은 "할아버지, 그럼 선물은 뭘로 가지고 갈까요?"라고 물었다.송 회장은 "몇 년 전에 누가 나에게 천연 비취를 선물한 적이 있었는데, 그걸 받은 후에 마음이 안정되기도 하고 참 좋더구나.. 그러니 마음이 심란할 최 대표에게 그런 종류의 선물을 하면, 좋지 않겠나 싶다. 그래도 없는 것보다는 낫지 않겠어..?"라고 이야기 해주었다.민정은 고개를 끄덕이며 "네 할아버지, 알겠습니다."라고 말했다.그러자 송 회장은 갑자기 할 말이 있는 듯 자리에서 일어선 뒤 민정에게 말했다."민정아, 그리고 할 말이 있으니 내 방으로 따라와라.""네, 할아버지." 민정은 영문도 모른 채 급히 일어나 따라 갔고 할아버지와 함께 그의 서재로 들어 갔다.서재에서 송 회장은 마호가니 의자에 앉아 민정에게 물었다. "민정아, 요즘 은 선생님과 어떻게.. 잘 되가는 거냐?""아.. 할아버지, 저요..? 그게.. 음...." 민정의 얼굴이 붉어졌다.송 회장은 웃으며, "이 녀석아, 뭘 그렇게 부끄러워 하는 거냐..? 뭐 있는 거 그대로 얘기해 봐!”라고 말했다."음.. 할아버지, 요즘 사실 은 선생님께서 굉장히 바쁘세요.. 그래서 만날 기회가 별로 없어요..."그러자 송 회장은 다소 실망한 표정으로 "민정아, 이렇게 시간을 허비하면 안 된다.. 그래! 넌 아직 어리지만, 이 할아비는 이미 늙어서 몇 년을 기다릴 수 없단 말이다..." 그리고 송 회장은 황급히 "민정아, 이 할아버지가 말하는 것은 말이야 은 선생님을 납치해오라는 것도 아니고, 은 선생님과 어떻게 지내라고 강요하는 것도 아니다.. 그냥 나도 은 선생을 진심으로 좋아하는 것 잘 알지 않느냐? 너도 은 선생을 좋아하기도 하고.. 그렇지?”민정은 얼굴을 붉히며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 그녀 역시도 시후에게 마음이 깊어진 지 오래였다. 그녀처럼 강한 여자는 능력 있는 남자를 매력적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시후에게 마음을 쏟게 된 것이었다. 이건 어쩔 수 없는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곧 송영예는 민정을 차에 태우고 집을 나와 청산정신병원으로 향했다.그 시각, 청산정신병원.간호사 한 명이 미쳐버린 최우진에게 대변을 배불리 먹였다. 대변을 먹이고, 입을 닦고, 또 닦은 뒤 위를 깨끗이 세척하면, 최우진은 의식을 되찾고 양손과 발을 묶은 병상에 누운 채 미련 없는 얼굴을 하고 조용히 누워 있었다.몇 명의 간호사는 메스꺼움을 애써 참으며, 그의 위에서 씻은 더러운 것들을 청소한 뒤 간호를 해주었다.최우진의 아버지 최우식은, 우진의 형 우신과 함께 무표정한 표정으로 병실 밖 복도에 있는 소파에 앉아 있었다.간호사가 나온 뒤 두 사람에게 공손히 말했다. “환자 분이 지금 의식을 회복했습니다."최우식은 차가운 눈빛으로 물었다. "위 세척은 다 했어요?"간호사는 고개를 끄덕이며 낮은 목소리로 "네 이미 다 세척했습니다!"라고 말했다."네.." 최우식은 또 "이번에 먹인 것들은 다 소독했고요?"라고 물었다.그러자 간호사는 "네, 모든 것들은 소독이 완료 되었고요 더 이상 세균이나 바이러스가 들어 있지 않다는 것은 확실 합니다.."한 시간마다 추가적으로 대변을 먹어야 하는 우진의 상태는 여전히 그대로였다.그렇기 때문에 최우식도 감히 막을 수 없었다. 결국 1분이라도 늦으면 아들이 죽어 버리게 된다니.. 그는 혹시라도 정말 갑자기 무슨 일이 생길까 봐 겁이 났다.그래서 그는 전문가들과 상의하여, 일시적으로 대응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아들에게 줄 대변을 미리 30분 정도 고온 살균 소독하여 지급하는 것이었다. 이렇게 한다면 최소한 병에 걸리지는 않을 것이니까.. 최우식이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 방법이야말로 현 단계에서 그들이 할 수 있는 유일한 완충제였다.그는 간호사 몇 명을 힐끗 쳐다보더니, 손을 흔들었다. “그럼 나가서 다음 식사를 준비해요.”간호사는 고개를 끄덕이며 "네 그럼 준비하겠습니다.”최우식은 갑자기 강한 메스꺼움을 느꼈다.간호사들이 나간 후에 우신은 최우식에게 물었다."아버지.. 이렇게
침대에 누운 우진은 눈물을 머금고 조용히 창밖을 내다보며 자신의 숨결에서 뿜어져 나오는 짙은 냄새를 맡고 있었다. 그는 이미 삶이 모두 허탈하며 재미가 없다고 생각했다."우진아~!!”아들의 의기소침한 모습을 보자 최우식은 마음이 아파 소리쳤다.우진은 돌아보지도 않고 창 밖만을 뚫어져라 쳐다보며 말했다."아버지, 그냥 나.. 죽게 내버려 둬요. 매 시간마다 한 번씩 이런 짓거리를 해야 하면.. 그냥 나 죽는 게 나아요..”최우식은 다급히 앞으로 나와 아들의 손을 잡고 말했다."아들아!! 그런 말 하지 마!! 그리고 이 한 마디를 꼭 명심해라, 죽는 것보다 살아 남는 것이 낫다!"하지만 우진은 "누가 나처럼 이렇게 살 수 있겠어요? 그리고 생각해봐요, 만약 내가 한평생 이렇게 살아야만 한다면, 그냥 나는.. 정말.. 지금 죽었으면 좋겠다고요....”라며 이미 모든 것을 포기한 듯한 목소리로 말했다.최우식은 마음 아파하며 "아들아 안심해라. 내가 무슨 수를 써서라도 반드시 널 고쳐줄 거다!!”우진은 고개를 돌려 아빠를 바라보았다. "정말이에요?" 우진이 말하는 내내 그의 입에서 나오는 악취가 최우식의 코를 때렸다. 최우식은 그 냄새에 눈이 빨개져 눈물을 흘리면서 구토의 충동도 억눌렀다. 하지만 그는 고개를 끄덕이며 안심하라고 말했다.그러자 최우식은 "내가 조만간 널 집에 보내주마. 이 아버지가 너를 이렇게 만든 놈을 찾아 꼭 치료해 줄 것이다. 그러니 집에 돌아와서 편안히 쉬면서 좋은 소식을 기다리고 있거라."라고 말했다.우진은 비로소 실낱 같은 희망을 느끼고 감격에 겨워 고개를 끄덕였다.옆에 있던 우신은 "그래 우진아 안심해. 이 형도 아버지와 함께 널 이렇게 만든 사람이 누군지 알아낼 테니까.. 그리고 그 놈을 잡으면 내가 직접 죽여 버릴 거야. 꼭 복수해줄게."라고 말했다.우진은 감동을 받아 고개를 끄덕이며 "형 고마워!"라고 말했다.그 때, 간호사가 문을 두드리며 "최 대표님, 이룸 그룹에서 두 분이 오셨는데
간호사가 송영예와 민정을 로비로 안내하자, 마침 최우식, 최우신 부자가 밖으로 나왔다.우신은 아름다운 민정을 보고 경악할 정도였다. 그는 순간적으로 그녀의 모습에 반해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우신의 아버지 최우식 대표 역시도 민정을 보고 깜짝 놀랐다. 사실 그는 손윗사람이라, 민정과 접촉이 그리 많은 편은 아니어서, 이미 여러 해 동안 민정을 만나지 못했다. 그런데 지금 와서 얼굴을 보니, 어릴 적보다 더욱 아름다워지고 분위기도 예사롭지 않아 보였다.송영예는 "삼촌 안녕하세요, 이룸 그룹의 송영예입니다. 여기는 제 사촌동생인 민정이고요. 할아버지께서 오송 그룹의 소식을 듣고 한 번 찾아뵙고 인사드리라고 하셔서 방문하게 되었습니다.”라고 인사했다. 그리고 송영예는 "아버지께서는 당분간 한국에 계시지 않아 직접 찾아뵙지는 못하십니다. 그러니 이 부분에 대해서는 양해를 구합니다.."라고 말했다.최우식은 "아이고.. 너무 겸손하네요. 내가 먼저 아버지를 방문하러 가야 하는데, 집에 일이 생겨서 계속 못 가게 됐어요.”라며 웃음 지었다.오송 그룹과 이룸 그룹의 차이는 있지만, 강남 일선의 재벌가에 속하기 때문에 누구든 먼저 방문하여 두 집안은 서로 교류하고 왕래하며 관계를 돈독히 하는 것이 좋았다. 그래서 우식은 지금 살짝 쑥스러워했다. 왜냐하면 지금 오송 그룹의 상황이 좀 특수하기 때문이었다. 막내 아들 우진이 때문이라는 일을 사실대로 말하자니 조금 창피한 것 같았다.그러자 그는 "아이고, 이번에 문제가 생겨서, 계속 병원에 있었고 아무데도 갈 수가 없더라고요. 그렇지 않았으면, 반드시 제일 먼저 송 회장님을 방문해서 인사 드리는 건데.. 영예 군도 나를 탓하지 말고 용서해줘요.”라고 말했다."아하.. 그렇게 미안해 않으셔도 됩니다. 할아버지께서도 상황을 다 알고 계시는데요."그러자 민정은 최우식에게 비취 상을 건네며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삼촌, 이 옥은 할아버지의 성의로 준비한 겁니다. 마음을 안정시키는 효능이 있다고 해서요.. 둘째
중소단이 제이크 한의 입안에 들어간 순간, 시후는 그의 몸이 짙은 영기로 감싸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곧이어 이 영기는 제이크 한의 몸을 재구성하기 시작했다. 제이크 한은 특수 냉동복을 입고 있어서 외부에서는 그의 신체 변화가 보이지 않았지만, 시후는 그의 만신창이가 된 몸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빠른 속도로 재구성되고 있음을 감지할 수 있었다.일단 가장 먼저 회복된 장기는 심장이었는데, 거의 산산조각 난 그 심장은 이미 완전히 건강한 상태로 복원되었으며, 바로 다시 뛰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의 혈관에는 이미 혈액이 없었고 대신 극저온 보호액이 채워져 있었다. 하지만 중소단의 효과로 그의 조혈 기관들은 하나씩 단계적으로 회복되었고, 곧 대량의 신선한 혈액이 끊임없이 생성되기 시작했다. 따라서 원래 그의 혈관을 채우고 있던 보호액들은 새로운 혈액의 압력으로 인해 자연히 체외로 밀려났다.이후 그의 체온은 점차 본래의 온도로 돌아왔고, 전신의 외부 상처들 또한 가장 빠른 속도로 치유되기 시작했다. 다른 이들은 제이크 한의 변화를 잘 느끼지 못하고 그저 그의 피부색이 창백함에서 약간 혈색을 띄기 시작했다는 정도만 인지할 수 있었다. 하지만 시후는 제이크 한의 모든 변화를 똑똑히 보고 있었고, 속으로 감탄을 금치 못했다. ‘중소단은 역시 재구성하는 약효가 뛰어나다는 말이 맞군... 마치 높은 곳에서 떨어져 산산조각 난 유리컵을, 단순히 조각들을 다시 붙이는 게 아니라, 흠집 하나 없이 완벽히 복원하는 것과 같아... 부서진 부분은 고쳐주고, 잃어버린 부분은 새로 자라나게 하니, 이 약은 정말 무지막지한 효능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아.’이때 제이크 한의 신체 장기, 사지, 심지어 혈액까지... 그의 몸은 이미 완전히 건강했던 시절의 상태로 회복되었고, 혈액이 충분히 보충되며 그의 심장 박동도 점점 강해졌다. 동시에 그는 점차 자발적인 호흡 기능도 되찾기 시작했다. 이제 다른 사람들도 눈으로 그의 가슴이 들썩이는 것을 볼 수 있었다.배유현은
이들 작업자 중 그 누구도 지금 자신들이 이렇게 단순하고 거친 방식으로 제이크 한을 해동시켜야 할 것임을 예상하지 못했다.제이크 한은 섭씨 영하 200도의 거대한 얼음 덩어리나 마찬가지였기에, 온수에 들어간 그 순간 수조 안의 물 온도는 급격히 떨어졌다. 작업자들은 다급히 순환 펌프를 가동시켜 가열 장치를 통해 물을 계속 데우며 수조 안의 온도를 섭씨 40도로 유지하려 애썼다.하지만 이처럼 무리한 해동 방식은 곧바로 큰 문제점이 드러나고 말았다. 제이크 한의 피부가 해동되기 시작하자마자 피가 배어 나오기 시작했는데, 마치 갓 해동된 소고기 덩어리와 마찬가지로 세포 내 액체가 파열로 인해 흘러나오며 혈액과 체액, 세포액이 섞인 핏물이 밖으로 배어 나오고 있었던 것이다.책임자는 얼굴을 감싸며 놀라 외쳤다. “회장님... 이건... 이건 사실상 되돌릴 수 없는 손상입니다...”배유현 역시 그 끔찍한 광경에 놀라긴 했지만, 그래도 침착하게 말했다. “됐어요, 이제부터는 여러분이 할 일이 아닙니다. 다들 물러가 주세요.”사람들은 서로 눈치를 보다가, 결국 책임자가 앞장서 마음을 다잡고 말했다. “회장님, 그럼 저희는 먼저 나가 있겠습니다. 혹시 필요하시면 언제든 연락 주십시오.”배유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하나둘씩 현장을 떠나는 작업자들을 지켜보았다. 그녀는 곧 시후를 부르러 가려 했지만, 뜻밖에도 시후는 이미 휴게실에서 나와 있었다. 배유현은 피 섞인 물속에 담긴 제이크 한을 바라보며 긴장한 듯 말했다. “은 선생님... 제이크 한 경감의 상태가 좀 안 좋아 보입니다...”시후는 담담하게 말했다. “신경 쓰지 마요. 뇌만 멀쩡하면 되거든요.” 시후가 이렇게 무리한 방식으로 따뜻한 물에 바로 담가 제이크 한을 해동하라고 한 이유는 바로 중대한 비밀이 있기 때문이었다. 그 비밀은 바로 중소단의 무차별적인 회복 능력이었다. 중소단에 있어서 인체의 모든 장기와 조직 중에서 회복할 수 없는 것은 뇌와 뇌에 저장된 기억들 뿐이었다. 그러나 제이크
시후는 제이크 한의 성격과 업무 스타일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 그러니 제이크 한이 만약 다시 깨어나고, 예전의 기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면, 반드시 자신이 혼수상태에 빠지기 전 무슨 일이 있었는지 그 전후 사정을 끝까지 파헤치려 들 것이 분명하다. 예컨대, 도대체 누가 페이셔스 그룹의 악질 사이코 배호영을 죽였는지, 또 누가 Samson 그룹 일가를 몰살시키려 했는지, 이 모든 진상을 기어이 밝혀내려 할 것이다.그래서 시후는 오히려 이 기회를 이용해, 제이크 한과 진심으로 심도 깊은 대화를 나눌 생각을 했다. 자신이 누구인지, 또한 배호영을 죽인 사람은 바로 자신이며, 그는 물론 Samson 그룹 전체를 구한 사람도 자신임을 정확히 알릴 계획이었다. 그리고 만약 제이크 한이 이 은혜를 알고 처신할 줄 아는 사람이라면, 앞으로 시후에게는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고, 반대로 이 은혜에 대해 감사할 줄 모르고, 물고 늘어지기만 한다면 제이크 한의 기억을 완전히 지워버리고, 그를 기절시켜 뉴욕 길바닥 어딘가에 버려버리면 그만일 것이었다. 그렇다면 적어도 그의 목숨은 살려준 셈이기 때문이다.이렇게 결정한 시후는 배유현에게 지시했다. “배유현 씨, 7번 냉동 캡슐에서 액체질소를 모두 빼고, 제이크 한을 따뜻한 물에 담가서 해동시키도록 하십시오. 그 다음은 내가 알아서 처리하도록 하죠.”“네, 알겠습니다, 은 선생님!” 배유현은 시후가 어떤 방법으로 그를 살리려고 하는지는 정확히 알 수는 없었지만, 그에 대한 맹목적인 신뢰와 존경이 있었기에 조금도 의심하지 않았다. 그래서 그녀는 이렇게 말했다. “은 선생님, 보안을 위해, 먼저 함께 온 분들과 옆방에서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해동 작업이 끝나는 대로 다시 모시러 가겠습니다.”시후도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했다. 자신이 제이크 한을 되살린다는 사실은 아는 사람이 적을수록 좋을 것이기 때문이다. 시후의 동행인들은 절대적으로 신뢰할 수 있지만, 작업에 투입되는 일반 직원들은 아무래도 보안상 신뢰성을 보장하기
시후는 배유현의 안내를 받아 엘리베이터를 타고 건물 1층으로 내려온 뒤, 1층의 센터를 지나 특수 엘리베이터로 갈아타고 지하 5층의 냉동센터로 향했다.이 냉동센터는 본래 배원중이 자신의 시신을 보존하기 위해 마련한 장소로, 사용 연한은 무려 300년으로 설계되었으며, 그 보안 수준은 마치 대통령이 세계 종말 대비 계획에 포함된 방어 시설에 버금갈 정도였다. 비록 지하 5층이라 하지만, 실제 깊이는 거의 지하 100미터에 달했고, 전략적 물자도 완비되어 있었기 때문에 설령 미국 본토가 핵공격을 받더라도 무사할 수 있는 수준이었기 때문이다.이 냉동센터는 설계상 최대 100구의 시신을 보관할 수 있었지만, 현재 이곳에 진짜로 냉동된 인물은 실험용 시신들을 제외하면 단 한 명, 바로 제이크 한 뿐이었다.시후는 냉동센터에 들어서자마자, 마치 SF 영화 속 한 장면 같은 광경에 압도되고 말았다. 이 공간 전체는 곳곳에 각종 장비들이 자리 잡고 있었고, 공기·산소·액체질소 등을 전달하는 굵은 배관들이 거미줄처럼 가득히 얽혀 있었다.그 중에서도 가장 압도적인 시각적 충격은, 질서 정연하게 늘어서 있는 수십 개의 거대한 스테인리스 탱크들이라고 할 것이다. 이 탱크는 하나하나가 최소 4~5미터는 되어 보였고, 아래에서 위로 올려다보면 인간이 한없이 왜소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이 거대한 탱크들은 바로 인간을 냉동 보존하기 위한 냉동 캡슐이었다.비밀을 유지하기 위해, 배유현은 이미 이곳의 모든 연구원과 직원들을 철수시킨 상태였기에, 지금 이 공간에는 시후와 시후의 동행자들 외엔 아무도 없었다. 지극히 한적한 분위기와 더불어, 이곳이 본래 초저온 시체 보관소이기에 더욱 섬뜩한 느낌을 주는 것 같았다.이때, 배유현은 시후의 곁에서 설명했다. “은 선생님, 현재 인체 냉동 기술 기준으로는 사람이 사망한 뒤 약 50시간에 걸쳐 서서히 온도를 낮추며 냉각을 진행하고, 그 후에 냉동 캡슐에 넣어야 세포가 급속 냉각 중 얼음 결정이 생겨 손상되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시후의 말을 들은 스미스는 어찌할 바를 몰랐다. 그는 미국 FDA의 수장이며, 미국 사회에서도 명실상부한 상류층이자 최고 수준의 엘리트 집단에 속해 있는 인물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그에게, 시후는 너무나도 가볍게 현재 직책을 버리고 어렵게 이룬 모든 것들을 내려놓으라고 말하고 있었다. 이건 스미스에게 있어 상상도 못 했던 일이었다.그가 한동안 멍하니 넋을 놓고 있자, 시후는 담담하게 말했다. “그냥 내 개인적인 조언일 뿐입니다. 천천히 고민해 보세요. 저는 볼일이 있어서 이만 가보겠습니다.” 그 말을 마친 뒤 그는 곁에 있던 배유현을 바라보며 말했다. “배유현 씨, 갑시다.”배유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공손하게 손짓했다. “은 선생님, 그럼 이쪽으로 가시죠.”스미스는 눈앞에서 시후와 배유현이 엘리베이터에 타고, 문이 천천히 닫히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그는 여전히 무릎을 꿇은 채 아무런 움직임도 보이지 않았다.곁에 있던 동료가 다가와 스미스를 부축하려 했지만, 그는 손을 저으며 거절했다. 그러고는 무언가 결심한 듯, 휴대폰을 꺼내 미국 보건복지부 장관, 즉 자신의 직속 상관에게 전화를 걸었다.미국 행정부 구조상, FDA는 보건복지부의 산하 기관이며 FDA의 인사권은 보건복지부가 갖고 있었다.전화를 받자 보건복지부 장관이 말했다. “어이, 스미스? 무슨 일인가?”그러자 스미스는 진지하게 말했다. “장관님, 제가 정중하게 사직 의사를 전하려 연락 드렸습니다. 앞으로 저는 FDA의 어떤 업무도 맡지 않겠습니다.”장관은 매우 놀라며 되물었다. “스미스, 도대체 무슨 일이야? 내 기억이 맞다면, 대학 시절부터 자네는 FDA를 이끄는 게 꿈이라고 했잖아. 그런데 이제 막 2년 정도 일했는데 벌써 그만두겠다고?”스미스는 단호히 말했다. “그렇습니다. 이미 결심했습니다. FDA 직책을 내려놓고, 지미를 데리고 한국으로 갈 겁니다.”“한국으로?” 장관이 급히 물었다. “혹시 지미를 데리고 구현제약을 찾아가려는 건가?”스미스는 잠시 망설이
게다가 구현재조환은 이미 구현제약에 큰 명성을 가져다 주었다. 그렇기에 이런 상황에서 구현재조환의 임무는 성공적으로 완수된 셈이었다.스미스는 시후의 말을 듣자 눈물이 왈칵 쏟아졌고, 울먹이며 말했다. “은 선생님... 제가 듣기로는 구현제약이 현재 한국 내에서 가정 형편이 어려운 말기 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무료 집중 치료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고 하더군요... 제발 제 아들에게도 그 기회를 한 번만 주십시오... 제 아들 지미는 너무 불쌍한 아이입니다... 저는 그 아이가 더 이상 암의 고통을 견디는 모습을 볼 수가 없습니다...”그러자 시후는 엄정한 표정으로 말했다. “당신도 말했듯이, 구현제약의 무료 치료 프로그램은 가정 형편이 어려운 말기 암 환자를 대상으로 합니다. 가장 중요한 조건이 바로 '경제적 어려움'이죠. 그런데 당신과 당신 아들은 그 기준에 전혀 부합하지 않습니다. 게다가 이 활동은 엄밀히 말해 한국 내에 있는 국내 환자만을 대상으로 하고 있고요. 따라서 한국 내에도 이 혜택을 기다리는 환자들이 수없이 많습니다. 그런데 제가 어떻게 기준에 전혀 맞지 않는 외국인에게 이런 소중한 기회를 줄 수 있겠습니까? 그러니 미안하지만, 현재 저는 도와드릴 방법이 없습니다.”스미스는 울면서 말했다. “은 선생님... 하지만 도와주지 않으신다면, 제 아들은 곧 죽게 될 겁니다... 겨우 12살짜리 아이가 암에 목숨을 잃는 걸 그냥 지켜보실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진지하게 말했다. “죽음이라는 것에 대해 한 번 논하자면, 매일 수없이 많은 사람들이 병으로 세상을 떠납니다. 그 중에는 당신 아들과 비슷한 나이거나, 혹은 더 어린 아이들도 많죠. 하지만 우리는 세상의 모든 사람을 치료해줄 수도 없고, 그럴 능력도 없습니다. 그러니 스미스 씨, 이런 감성팔이식 압박은 저에게는 전혀 통하지 않습니다! 그렇게 호소를 하기 전에 한 번 생각해 보시죠, 왜 미국에 있는 화이자나 노바티스 같은 글로벌 제약사들에는 그런 질문을 하지 않는
예를 들어, J.K. 롤링이 쓴 해리포터라는 소설을 생각해보자. 이러한 소설이 아무리 돈을 잘 벌어들일 수 있다고 하더라도 미국이나 중국과 같은 강대국들에게는 전략적인 가치는 가져다 줄 수 없을 것이다. 이 때문에, 백악관이나 중국 정부는 이러한 책에 관심을 가지지 않을 것이고, 저작권을 침해하는 일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다른 국가나 기업들이 전략적 가치가 있는 특허를 발견하게 된다면, 그들은 가장 먼저 그 기술을 손에 넣을 방법을 궁리하기 시작한다.구현재조환의 놀라운 점은, 환자가 어떤 종류의 암을 앓고 있든, 어떤 병에 걸려 있는지도 상관없이 심지어 온몸에 질병이 전이가 되어 장기 기능이 망가지고 언제 죽어도 이상하지 않은 암 말기 환자라 할지라도, 이 약을 먹기만 하면 즉각 눈에 띄는 호전을 보인다는 것이었다!그렇기 때문에 이 약을 단순히 돈벌이용으로 쓴다면, 전 세계에서 엄청난 돈을 끌어들일 수 있을 것이다. 부자든 가난한 사람이든, 암에 걸리기만 하면 자신의 전 재산을 다 털어서라도 구현제약에 갖다 바칠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약을 전략 자산으로 본다면, 단지 돈을 벌 수 있는 차원을 넘어, 다른 나라를 상대로 협상 카드로 쓸 수도 있고, 더 많은 양보를 이끌어낼 수 있는 협박 수단이 될 수도 있다.그래서 백악관이 처음 한 생각은 바로 이렇게 좋은 것은 반드시 손에 넣어야 한다는 것이었다.스미스는 시후의 불쾌한 표정을 보고는, 울먹이며 말했다. “은 선생님... 이 일은 이미 제 능력 밖입니다... 저는 어디까지나 FDA 책임자로서, 약물 승인과 감독만을 맡고 있지 군이나 CIA가 요원을 파견하는 것의 여부까지는 제가 관여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니까요...” 그러면서 스미스는 애절한 눈빛으로 시후를 바라보며 간청했다. “은 선생님, 저는 지금 단지 암에 걸린 제 아들의 아버지로서 부탁드리는 겁니다. 제발... 제 아들이 살 수 있도록 구현재조환을 조금만 더 팔아 주십시오...”시후는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 “미안하지만, 당신에게
제임스 스미스는 시후를 보자 몹시 놀랐지만, 동시에 절망 속에서 생명의 끈을 붙잡은 사람처럼 기뻐하며 감격했다.시후는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물었다. “스미스 씨, 당신이 여기에 왜 있는 겁니까?”스미스는 무의식적으로 공손히 대답했다. “은 선생님, 저는 FDA에서 진행 중인 몇 가지 임상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데, 그 프로젝트가 현재 페이셔스 그룹의 의료과학기술센터와 협력하고 있어서 오늘 일부 정기 업무 차 이곳을 방문했습니다...” 이 말을 마치기도 전에, 스미스는 무릎을 꿇으며 바닥에 엎드렸고, 눈물을 멈추지 못한 채 말했다.“은 선생님... 지금까지 정말 당신을 간절하게 다시 뵙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기회가 없었어요. 한국에도 여러 번 찾아갔지만, 구현제약 쪽 사람들도, 저 뒤에 계신 이화룡 씨도 저를 은시후 씨와 연결해주지 않았거든요... 심지어 이화룡 씨는 몇 번이나 소개비를 받고도, 계속 차일피일 만남을 미루기만 하고 전혀 도와주지 않았습니다...”시후 뒤편에 서 있던 이화룡은 입꼬리를 올리며 비웃으며 말했다. “이 양키야, 네놈이 은 선생님을 만나고 싶어 한 건, 속셈이 뻔했잖아. 내가 모를 줄 아나? 네 놈들의 목적은 구현재조환을 사들여서 미국에 가져간 뒤 역설계 하려는 것이었잖아! 내가 분명히 말해두지만, 네놈들이 준 소개비? 난 한 푼도 안 돌려줄 거다! 할 수 있으면 고소해봐!”스미스는 이 말을 듣고 깜짝 놀라, 그제야 이화룡이 바로 시후의 사람이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래서 그는 허둥지둥 시후에게 해명하기 시작했다. “은 선생님... 저는 절대 구현재조환을 역설계 하려는 게 아닙니다. 저는 FDA 책임자로서, 진심으로 구현재조환을 미국 시장에 도입하고 싶었을 뿐입니다...” 그러고는 다시 말을 이었다. “그리고... 제 아들의 병도 있지 않습니까. 예전에 겨우 상자를 얻었기는 했지만, 그마저도 백악관의 임원들에게 거의 다 빼앗기다시피 했습니다. 결국 정말 제 아들을 위해 쓸 수 있었던 구현재조환은 극히 소량이었어요. 그
“네 알겠습니다.” 시후가 말했다. “그럼 이따 뵙죠.”“네, 은 선생님. 이따 뵙겠습니다.”15분 후, 배유현이 탄 헬리콥터가 버킹엄 호텔 옥상에 착륙했다. 시후는 소이연, 안세진, 이화룡과 함께 헬기에 올랐다.30분 후, 헬리콥터는 뉴욕 교외의 외진 지역에 위치한 한 건물 상공에 도착했다. 이곳은 바로 페이셔스 그룹의 의료과학 기술센터였다. 이 건물은 반경 2km 내에 유일하게 존재하는 건물로, 25층 규모에 보안도 매우 철저했다.헬기에서 내리자, 배유현이 앞장서며 길을 안내했고, 걸어가며 시후에게 설명했다. “은 선생님, 이곳은 예전에 할아버지께서 자금을 투자해 만든 의료과학 기술센터입니다. 주요 목적은 고급 치료기술과 신약 개발을 위한 연구와 실험이에요. 현재는 암 분야에서 가장 선진적인 양성자 치료 시스템, 세포 면역요법 등을 포함한 치료 기술들이 모두 갖춰져 있으며, 전 세계에서도 최고 수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다 문득 뭔가 떠오른 듯 말했다. “아, 참! 은 선생님, 혹시 메이오 클리닉에 대해 들어 보신 적 있나요? 세계 최고의 암 전문 병원으로 불리는 곳이죠.”시후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들어봤죠. 메이오는 전 세계적으로 명성이 높으니 모르는 사람이 드물 겁니다.”그러자 배유현이 미소 지으며 말했다. “이곳의 암 진료팀의 구성원 중 60% 이상이 메이오에서 온 인재들이에요. 메이오의 최고 전문가들이 이곳에서 함께 근무하고 있고, 심지어 일부 최첨단 연구 분야에서는 우리가 메이오보다 앞서 있는 부분도 있어요. 왜냐하면 메이오는 수익성을 고려해야 하지만, 우리는 그럴 필요가 없으니까요.”이어 배유현은 이렇게 덧붙였다. “게다가 이곳에는 미국 내 최고의 장기 이식 센터, 최고의 암 진단 및 치료팀, 최정상 급의 심뇌혈관 및 노화방지 분야의 연구팀도 있어요. 그리고 우리의 냉동센터는 지하 5층에 위치하고 있는데, 최대 300년 동안 운영 가능한 구조로 설계되었죠. 할아버지께서는 생전에, 세상을 떠나면 곧장 이곳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