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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40장

시후의 정체를 꿰뚫어 본 이 순간, 배유현은 마치 진짜 구원의 끈을 잡은 것처럼 느꼈다. 그녀는 갑자기 다시 무릎을 꿇고 목이 메인 채로 애원했다. "은시후 도련님!! 제발 저희 할아버지를 도와주세요. 할아버지께서 페이셔스 그룹의 권력을 되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배유현의 이 말이 나오자, 배원중은 순간 놀라 입이 떡 벌어졌다. 그는 왜 배유현이 시후에게 자신이 그룹의 권력을 되찾아달라고 부탁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아무리 시후가 회춘단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그리고 그가 회춘단을 준다고 해도 자신은 그저 살아남을 수만 있을 뿐이었다. 살아남는다고 해서 페이셔스 그룹의 권력을 다시 찾을 수 있는 건 아니었다. 왜냐하면 자신의 큰 아들은 이미 자신을 뿌리째 뽑아버린 상태였기 때문에, 그와 경쟁할 방법이 없었다. 게다가, 자신은 이제 미국으로 돌아갈 능력조차 없을 것이다. 자신이 만약 무모하게 돌아가려 한다면, 큰 아들은 자신을 눈엣가시로 여길 것이 분명했고, 어떤 일이 있어도 자신이 살아서 돌아가게 놔두지 않을 것이다.

한편, 박청운은 놀라움과 기쁨이 교차했다. 놀라웠던 것은 배유현이 시후의 진짜 정체를 알아차렸다는 것이었고, 기쁜 것은 배유현이 올바른 사람에게 도움을 청했다는 점이었다. 지금 상황에서 배원중이 페이셔스 그룹의 통제권을 되찾는 것을 도울 수 있는 사람은 시후 외에는 없었기 때문이다.

시후도 매우 놀라기는 마찬가지였다. 그는 배유현이 똑똑하다는 것을 알고는 있었지만, 그녀가 이렇게까지 영리할 줄은 몰랐다. 그녀는 분명 자신이 큰 외삼촌의 이름을 들었을 때 표정을 제어하지 못한 것을 눈치챈 것이 틀림없었다. 다행히도 주변에 박청운과 블랙 드래곤 군인들 외에는 아무도 없었고, 그들은 모두 자신이 LCS 그룹의 손자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에, 배유현의 이 한 마디로 자신의 정체를 드러낸 것은 아니었다. 그래서 시후는 부정할 생각도 하지 않고, 배유현을 바라보며 담담하게 말했다. "미안하지만, 그 일은 내가 도와줄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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