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생각한 신 회장은 흥분을 참지 못하고 김익수에게 말했다."아이고~!! 대표님, 부친께서는 정말 은혜를 알고 보답을 하실 수 있는 훌륭한 분이시군요!! 그렇게 오래된 일을 이렇게 똑똑히 기억하고 계셨다니요!"김익수는 고개를 끄덕이며, "자신의 목숨을 살려준 일이었기에 아버지께서는 오랫동안 잊지 못하셨습니다!"라고 탄식했다.말을 마친 김익수는 주머니에서 붉은색의 고급 보석함을 꺼내 내밀었다."아버지께서는 돈을 아껴서 꼭 이 물건을 김영식 회장님께 보내라고 당부하셨습니다. 지금은 회장님께서 돌아 가셨으니 이것은 제가 신 회장님께 맡기겠습니다!”신 회장은 은혜를 갚기 위해서 진기한 보물을 선물할 줄 알고 흥분에 겨워 받아 들고서 상자를 열자, 잠시 멍해졌다.‘녹슨 탄두라니?! 이게 뭐야?’신 회장은 실망한 표정으로 김익수를 바라보았다. "대표님, 이건...?"김익수는 다급하게 "아, 이건 그 때 제 부친의 다리에 꽂혔던 총알 머리인데, 그 당시 김영식 회장님께서 빨갛게 달군 칼로 도려내셔서 이렇게 꺼내셨다고 하셨습니다! 신 회장님께 기념으로 드리지요!”라고 내막을 설명했다.신 회장은 속으로 오만 욕을 하고 있었다. ‘장난하나? 우리 집 영감이 아버지의 생명을 구했는데, 이깟 탄두를 기념으로 줘?? 이거 너무 인색한 거 아니야? 은혜를 이이 따위 갚아? 이 총알은 단 한 푼의 값어치도 안 되는 데다, 몸 속에 처박혀 본 적도 있어.. 그런데 지금 나에게 이런 걸 가지고 와? 차라리 돈을 주고 우리가 난관을 극복할 수 있도록 해 달란 말이야!!’신 회장은 그러자 한탄스러운 얼굴로 말했다."아버님께서도 이렇게 정이 많고 의리 있는 분일 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그런데 지금 우리 WS 그룹이 지금 재난을 당하고 있다는 것을 아신다면, 틀림없이 도움을 주실 것 같은데... 그렇지요?"김익수는 멍한 표정으로, 속으로 ‘이거 정말 가난한 게 맞네.. 그런데 갑자기 이렇게 면전에서 돈 얘기를 꺼낸다고?’라고 생각했다.그러
그녀는 눈치를 채자, 황급히 다른 식구들을 소개했다. "네, 그럼 다른 가족들을 소개해드리지요! 여기는 제 큰 아들 김창곤입니다."라며 김창곤을 먼저 소개했다.김익수는 김창곤에게 고개를 끄덕여 보였지만 별 관심이 없는 듯했다.그러자 신 회장은 또 김혜준을 소개하며 "여기는 제 손자 김혜준이라고 합니다."라고 말했다.김혜준은 90도로 허리를 굽히며 인사했고 황급히 "대표님 안녕하십니까?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라고 인사했다.김익수는 ‘네, 네.’라며 두 번 대꾸하고는 고개를 다른 쪽으로 돌렸다. 그리고 신 회장이 혜빈을 소개하기도 전에, 그의 눈빛은 이미 혜빈의 몸으로 달려가 있었다.그제야 신 회장은 어이없는 듯 웃음을 지으며 혜빈을 소개하기 시작했다. "여기는, 제 손녀 혜빈입니다."김익수는 잠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그는 처음 이곳에 와서 혹시 김혜준이 혹시 혜빈의 남편이 아닐까 하고 걱정했다. 그래서 본인은 손을 쓸 기회가 별로 없어 보였는데, 그저 모두가 가족이라는 말에 김익수의 마음은 일순간 행복함이 살아났다.혜빈은 비록 최고의 미녀라고 할 수는 없지만, 확실히 높은 수준의 미모를 가지고 있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로이드 그룹의 임현우 역시 그녀에게 그냥 빠졌을 리 없다.하지만 아쉽게도 혜빈은 늘 유나의 그늘에 가려져 늘 그녀의 미모가 잘 드러나지 않았다.그러나 지금 유나는 자리에 없었고, 조금 전까지 혜빈은 눈물을 흘려서 눈가와 콧방울이 모두 붉어졌기에 마침 보호본능을 자극하기에 알맞았다.신 회장은 김익수가 혜빈을 마음에 품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급히 말했다. “대표님, 혜빈이는 올해 24살입니다. 아직 남자 친구가 없지요.. 만약 대표님 곁에 괜찮은 젊은이가 있으면 우리 혜빈이에게 좀 소개를 시켜주십시오!"그녀는 정말 김익수가 혜빈에게 누군가 소개시켜 달라는 말이 아니라, 단지 손녀 딸이 지금 솔로이니 낚아챌 테면 빠르게 낚아 채라는 뜻으로 말을 했다.그러자 김익수는 더욱 마음이 요동쳤다
김익수는 갑자기 도울 수 있다고 말해 신 회장을 기쁘게 했다.그러나 혜빈은 마음속으로 조금도 기뻐하지 않았다. 그녀의 관심은 WS 그룹에 쏠려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심지어 그녀는 WS 그룹의 파산 조차도 별로 개의치 않았다.그녀는 그저 자신의 인생을 다시 제자리로 돌려 놓을 임현우와의 결혼만을 생각하고 있었다. 그와 결혼하게 되면 부잣집 사모님은 따놓은 당상일 것이고 인생의 절정에 오르게 될 것이다.그렇게 되면, WS 그룹은 자신의 친정의 재산일 뿐이지 그녀와 무슨 상관이 있겠는가?지금 그녀를 가장 슬프게 하는 건 그저 자신을 대하는 임현우의 태도 때문에 앞 날이 막막한 것밖에 없었고 WS 그룹이 어떻게 될 것인지는 전혀 관심사 밖이었다.신 회장은 무덤덤한 그녀를 보고 아무렇지도 않게 그녀의 한쪽 어깨를 밀치며 말했다. "혜빈아, 뭘 그렇게 멍하니 있어? 어서 고맙다고 인사를 해야지!?"혜빈은 멍하니 있다가 고개를 들어 "뭘 감사하라는 말이에요?"라고 말했다.신 회장은 화가 나서 "당연히 대표님께서 WS 그룹을 도와주는 일에 대해서 감사하라는 거지?! 너 바보야?"라고 짜증을 냈다.그러자 혜빈은 "제 관심사는 그냥 현우 오빠와 저의 결혼 밖에 없어요!! WS 그룹은 관심 밖이라고요!!!”"이 망나니 같은 계집애가?!" 신 회장은 화가 나서 손을 들어 혜빈의 뺨을 강타했다.그러자 신 회장은 마음속으로 분통을 터뜨렸다. ‘우리 그룹의 앞날이 근심스러워 죽겠는데, 아직도 여기서 임현우 그 개 자식을 생각하고 있어?? 정말 속에서 천불이 난다 천불이 나!!! 네 걱정을 덜어주려고 하는 걸 왜 하나도 몰라?! 이 멍청한 손녀 같으니!’혜빈은 갑자기 뺨을 맞고 어안이 벙벙해졌고 신 회장을 바라보다가 금방 다시 울음을 터뜨리며 말했다.“할머니? 왜 저를 이렇게 천대하는 거예요?! 그리고 사실 WS 그룹이 나와 무슨 관계가 있는데요? 나는 WS 그룹에서 일하지도 않는다고요! 그리고 자꾸 나를 때리는데, 왜 유나 같은
"하아....." 김익수는 "글쎄요, 솔직히 투자란 건 신중해야 해서요.. 일단 제가 WS 그룹과 관련된 구체적인 상황을 알아야 투자 가치를 판단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그리고 어느 정도 기간을 두고 투자를 할지도..”라며 성급한 결정을 미루었다.신 회장은 WS 그룹이 현재 난장판이며, 그 상황에서는 아무도 투자를 하지 않을 것임을 잘 알고 있었다.이런 상황에서 그 누가 어떻게 WS 그룹에 투자를 할 것인가? 투자를 해봤자 소용이 없을 것이고, 엠그란드 그룹은 WS그룹과 합작을 하지 않기에 모두가 WS와의 업무를 달갑게 여기지 않고 있는데 말이다.게다가 WS 그룹은 리노베이션도 함께 하고 있는데, 이런 프로젝트는 다른 회사에서 일감을 주지 않으면 그저 손가락만 빨고 있을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그렇기에 돈이 너무 많아서 쓸 데가 없는 멍청이가 아니라면 이런 그룹에 투자할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었다.김익수는 언뜻 보기에도 눈치가 바르고 머리가 잘 돌아가는 사람이었기 때문에, 결코 헛수고를 할 리 없으며 분명 충분한 보상이 있어야 돈을 내놓을 것이다.신 회장은 잠시 생각에 잠겨 있다가 김익수에게 말했다. "대표님, 그럼.. 대표님께서도 서울에 도착한 지 얼마 안 되신 것 같고.. 우리는 사실 인연이 있으니, 조금 더 교류를 많이 하고 더 많이 알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럼 차라리 저희 별장에서 며칠 묵어 보시는 것이 어떻겠습니까?"그러자 김익수는 마음을 다잡고 "저.. 저는 외부인인데.. 이렇게 남의 집에 얹혀 살기가 좀 불편하지 않겠습니까? 그리고 혜빈 씨도 아직 결혼도 안 했는데.."사실 김익수 같은 늙은 여우는 호불호가 확실하고, 자신의 태도를 두둔하는 언변도 뛰어나다.만약 그가 자신 때문에 혜빈이 이곳에서 지내지 못할 것이라고 직접적으로 말했다면 분명 자신의 속마음이 바로 드러났을 것이다.그런데 지금 김익수는 말하는 방식을 살짝 바꿔서 자신이 여기에서 지내면 혜빈에게 영향을 주지 않겠느냐고 물었기 때문에 이것은 교묘
혜빈은 할머니에게 뺨을 맞고 뛰어나갔으나, 마당을 다 나가지 못하고 아버지에 의해 저지당했다.김창곤은 그녀에게 돌아오라고 권했지만, 그녀는 그렇게 하고 싶지 않았다. 왜냐하면 오늘의 책임은 바로 할머니에게 있다고 생각 했기 때문이다. 만약 할머니가 아니었다면 어떻게 자신이 이렇게 비참한 꼴을 당할 수 있었겠는가?그래서 그녀는 화를 내며 최대한 빨리 집에서 멀리 도망치고 싶다며 분통을 터뜨렸다.하지만 그녀는 아버지의 말 한마디에 단념했다."혜빈아, 집을 나가서 어디로 갈 거야? 일자리도 없고 바깥에서 살 곳도 없고, 그냥 계집애 하나 있는데 설마 셋방 살이라도 할 수는 없지 않냐? 할머니께서 하시는 일이 잘못되었다고 할 수 있지만, 우리는 지금 너의 할머니에게 의지할 수밖에 없다. 다른 방법이 또 있어? 할머니가 이 집안의 주인인데?!"혜빈은 잠시 침묵하며 아버지의 말을 되새기고 있었다.사실 WS 그룹을 떠나 갈 곳은 마땅치 않았다. 게다가 길거리를 떠돌 수는 없지 않은가? 다른 사람들의 눈에는 꽤 유명한 집안의 아가씨인데, 거리를 정처없이 떠돌아 다니다가는 남의 비웃음을 사기 십상이다."아버지, 할머니께서는 너무 막 나가시고 너무 권위적이에요!! 우리가 그냥 나가서 살면 안 돼요?”김창곤은 한숨을 연달아 쉬며 말했다. "지금 이사를 가자고? 지금 이사를 나가면 우리 손에 남는 게 아무것도 없어, 너희 할머니가 기껏해야 몇 년 더 살 수 있을까? 그냥 할머니가 세상을 떠나면, 이 별장이랑 WS 그룹 다른 재산들이 모두 우리 거야!! 그러니까 이건 우리 집이라고! 만약 우리가 이사 나가면, 너희 작은 아버지 가족들이 들어와 살면, 어때? 어떡할 거야? 그럼 우린 아무것도 없잖아?"혜빈은 문득 크게 깨달았다.지금 유나의 집안은 할머니와의 사이가 나빠졌지만, 자신들이 이 집을 나가면 옳다구나 하며 당장 들어와서 살 것이 뻔했다.그러자 혜빈은 억울한 듯 눈물을 흘리며, "하지만 이대로는 더 이상 못 견딜 것 같아요!!"라고 말
그래서 그녀는 이제 앞 날이 막막했다.신 회장은 혜빈의 볼을 타고 흐르는 눈물을 닦아주며 진지하게 말했다.“너는 우리 집의 작은 공주님이야.. 나는 늘 널 총애해왔고, 너의 부모도 널 사랑하고, 당신의 오빠도 널 예뻐해주었지.. 그래서 넌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았고, 졸업해도 출근하기 싫어했다. 이건 뭐 큰 문제가 아니지.. 하지만 지금 우리 집은 예전 같지 않아.. 그러니 넌 반드시 변해야 해! 넌 가능한 한 빨리 철이 들어야 한다고! 그래서 우리 그룹을 위해 책임을 분담할 수 있어야 하는 거야!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점점 더 비참해질 수 밖에 없다..”혜빈은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미안하다는 듯이 말했다.“맞아요 할머니.. 제가 이때까지 너무 놀기만 했었고, 아무것도 배우지 못했으니.. 이런 중요한 상황에서 걱정을 덜어드릴 방법이 없네요.."신 회장은 그녀의 손을 꼭 잡고, 진지하게 말했다. 할머니의 귀한 둘째 손녀인데 할머니가 너를 탓하고 원망할 리가 있겠느냐"고 반문했다.그러자 신 회장은 "지금, 절호의 기회가 있어. 가족의 위기를 해결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다시 일어설 수 있는 기회가!! 그리고 나아가 네가 완전히 다른 인간으로 거듭날 수 있는 기회가 있어!! 그 기회를 잡을 생각이 있니?”혜빈은 이 말을 듣자 곧 머리를 끄덕이며 감격하여 말했다."할머니, 저도 잡고 싶어요!! 그 기회!”그러자 김창곤과 김혜준도 이 말을 듣고 급히 두 사람을 둘러쌌다."엄마, 뭐 좋은 방법이 있어요??"신 회장은 진지한 표정을 지으며 위층으로 시선을 돌렸다. "저기, 바로 위층 객실에 있는 김익수 대표!""에?" 김창곤은 급히 물었다. “우리를 도와준다고 했어요?”"아니." 신 회장은 고개를 가로 저으며 말했다."저 사람은 그냥 우리의 친인척도 아니고, 그저 아버지의 유언을 위해서 온 것일 뿐 우리를 도울 의무는 없어.."김창곤은 이해가 잘 가지 않아 물었다. “그러면요?”신 회장은 "내 말은.. 혜
가족들의 앞에서 엄청난 발표를 한 그 날 저녁.. 혜빈은 샤워를 한 뒤, 가운 한 장만 몸에 걸친 채 맞은편에서 묵고 있는 김익수의 방문을 두드렸다.그날 밤 혜빈은 김익수의 방에서 나오지 않았다.다음 날 아침 일찍, 얼굴이 불게 물든 김익수가 혜빈과 함께 계단을 내려오자 김창곤과 창곤의 아내 홍라연의 안색은 어두워졌다. 사실 더욱이 창피한 것이 더 컸다고 할까...김익수 역시 혜빈 부모의 눈에 비친 자신과 혜빈의 관계가 분명 마음에 들지 않을 것이라는 건 알고 있었다. 그러자 그는 주저하지 않고 입을 열었다."전 WS 그룹에 500억을 투자할 생각입니다. 그리고 다시 WS 그룹을 일으킬 수 있도록 도와드릴 생각입니다! 그래서 제 성의를 표시하기 위해 오늘은 일단 50억을 WS그룹에 입금하고, 나머지 돈은 한 달 안에 더 투자하는 걸로 하지요?"그의 말을 듣자 온 가족들이 갑자기 흥분하기 시작했다.그러자 김창곤 내외의 얼굴에는 아무런 부끄럼과 불만이 없어졌고, 즉시 김익수를 VIP 손님처럼 공손하고 정중하게 대했다.신 회장 역시 흥분한 것은 마찬가지였다. 그러자 돈이 먼저 입금되면 WS 그룹을 혜빈이 이사가 되어 운영을 재개할 것이라고 발표했다!WS 그룹의 가족들에게 지금 이 순간은, 이전의 모든 서러움과 어두운 면을 다 털어내고 앞으로 번창 해나갈 자신들의 사업을 축하하기만 하면 될 것 같은 기쁜 시간이었다.김익수는 WS 그룹 가족들의 환대를 받으면서 자신의 생각에 대해 표현했다.그러자 그는 회사 재무팀으로 하여금 즉시 WS 그룹에 50억의 자금을 보내게 했고, 돈줄이 끊어져 곤경에 처한 WS 그룹의 숨통을 틔워주었다.동시에 김익수는 혜빈에게 개인 용돈으로 쓰라며 1억을 개인적으로 입금해주었다.50대의 김익수에게 혜빈은 그를 너무나도 만족시켰다. 그녀는 마치 그에게 젊음을 되찾아 주는 듯했다.그래서, 그는 오랫동안 그녀를 내연녀로 삼을 생각을 할 정도로 그녀를 각별히 총애하게 되었다.그는 혜빈에게 돈을 입금해
그녀는 자신이 마침내 일어설 기회가 생겼다고 생각한다.그러자 김익수는 "아 참.. 이틀 뒤에 서울에서 건축/인테리어 업계의 대표들이 모이는 큰 모임이 있는데 저는 초대를 받았습니다. 그러니 저와 함께 가신다면 WS 그룹을 모두에게 정중히 소개하려고 합니다. 그리고 WS에 투자하겠다고 발표도 하려고 하는데..”그러자 혜빈은 약간 꺼림칙해 해하며 말했다. "그럼.. 오빠, 그 때 우리의 관계를 어떻게 소개하려고 그러는 거예요?"김익수는 미소를 지으며 "지금은 조금 억울할 것 같지만 내가 혜빈 씨의 삼촌이라고 말하고, 나중에 때가 되면 지금 마누라와 이혼한 후에, 혜빈 씨를 아내로 맞이할 생각이야!"혜빈은 속으로 기뻐하며 소리를 질렀다. "어머 오빠, 너무 기뻐요!! 오빠와 함께 오랫동안 늙어갈 수 있으면 좋겠어요!”김익수는 그녀의 매끈한 손을 문지르며 말했다. "안심해, 우리 애기.. 우리는 꼭 서로 오래오래 함께 할 거야!"......WS 그룹의 부활은 물밑 작업으로 천천히 진행되고 있었기에, 시후는 이 상황을 알 턱이 없었다.요 며칠 시후는 집과 병원 양쪽을 다니며 입원 중인 장인을 뒷바라지하느라 바빴다.이제 장인 어른은 별 다른 이상이 없었고, 그저 병원에서 며칠 쉬면서 회복하는 중이었다.그동안 시후는 자연스럽게 식사 배달과 장인의 병간호를 떠맡게 되었다.김상곤의 전신 마비가 치유되었다는 소식은 병원을 거쳐 전해지면서 전국적으로 센세이션을 일으켰다.아무리 의료 기술이 선진적인 한국이었지만, 전세계 의학계에서는 한국에서 이 정도의 기적이 일어날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못했다.사람들은 최제천이라는 천재 한의사가 이뤄낸 일이라는 소문을 듣자, 다들 마치 당연하다는 듯 인정을 하게 되었다.최제천은 국내에서 탑급으로 유명한 한의사였고 의학계에서는 모르는 사람이 거의 없는 스타 한의사였기 때문이다.그런데 그가 이번에 전신 마비를 치료하게 되었고, 명성을 더욱 높였다. 그리고 이것은 국내 한의학 분야에서는 최초로 일어난
이 시각, LCS 그룹의 콩코드 여객기는 공항 활주로의 끝에서 대기 중이었다. 가느다란 기체와 미래지향적인 디자인은, 이 비행기를 마치 유령처럼 보이게 만들었다.이 비행기는 시후가 미리 준비해 국내에서 멕시코까지 보낸 전용기로, 그를 귀국시키기 위한 것이었다. 민간 항공이나 일반 전세기는 환승이나 준비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이 콩코드기는 전체 비행 시간을 절반으로 줄여줄 수 있었다.시후가 탄 차량이 공항 활주로에 진입하자마자, 기체 내부에서 탑승문이 열렸고 두 사람이 빠르게 내려와 계단 아래 좌우에 나란히 서서 정중히 대기하고 있었다. 이 둘은 바로 시후의 왼팔, 오른팔이라 할 수 있는 인물들로 한 명은 바로 버킹엄 호텔의 책임자 안세진, 나머지 한 명은 뒷골목의 실세 이화룡이었다.두 사람 모두 시후의 지시로 이 전용기를 타고 국내에서 멕시코까지 날아왔지만, 정작 그들은 왜 시후가 자신들을 이렇게 먼 곳까지 불렀는지 아직 알지 못했다.이화룡은 시후가 탄 차량이 다가오는 것을 보며, 낮은 목소리로 안세진에게 물었다. “부장님, 도련님께서 우릴 멕시코까지 부른 이유가 뭔지 아십니까?”안세진은 어깨를 으쓱이며 말했다. “모르지... 나도 그냥 도련님이 오라고 하셔서 비행기를 타고 같이 온 거야. 이후 일정은 나도 모르지.”이화룡은 혀를 차며 말했다. “쯧쯧, 제 생각엔 도련님께서는 이번에 당장 떠날 준비를 하시는 것 같은데요. 아 참... 난 무슨 일 시킬 줄 알고 기대했잖아… 게다가 온 김에 정통 멕시코 타코를 좀 먹어볼까 했는데 말입니다...? 제가 타코를 꽤나 좋아하잖아요. 국내에서도 파는 데가 있긴 한데, 뭔가 제대로 된 맛이 아닌 것 같아서 말이죠. 원래 음식은 그 나라에서 먹어야 진짜 맛이 나는 거 아니겠습니까.”그러자 안세진은 웃으며 말했다. “타코를 먹는 건 급한 일이 아니니까, 나중에 도련님이 시키시는 일이 끝나고 내가 제대로 자리를 마련해주도록 하지!” 그리고는 곧이어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 “하지만 여기 멕시코에서는
시후는 장모 윤우선이 감옥 안에서 그런 별명을 스스로 붙였을 줄은 몰랐다. 베드포드 힐의 귀신도 벌벌 떠는 수감자라니... 솔직히 말해, 이 별명은 들으면 들을 수록 묘하게 인상적인 것 같았다. 하지만 시후는 놀라지 않았다. 그게 바로 장모 윤우선의 전형적인 스타일이었기 때문이다. 윤우선은 바로 뒷배만 믿고 날뛰는 약자라고 하기에는 뭔가 애매하지만, 뒷배가 있다면 남을 괴롭히는 스타일이라면 딱 들어맞는 인물이었다.예상치 못하게 불과 이틀, 사흘 사이에 교도소 내에서 그런 존재가 됐다니 윤우선은 정말 감탄할 만한 적응력을 가지고 있는 듯했다. 시후는 웃으며 말했다. “그래요, 그럼 그냥 두지 뭐. 본인이 즐거우면 된 거지... 내가 뉴욕에서 볼일을 다 보고 돌아오면, 장모님께서 베드포드 힐의 귀신도 벌벌 떠는 수감자든, 미친 듯 날뛰는 멧돼지가 됐든 간에, 어쨌든 그때는 무조건 나오셔야죠.”성도민은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 “그럼 은 선생님 연락을 기다리겠습니다.”“그렇게 하죠.” 시후는 미소 지으며 말했다. “그럼 가서 볼일을 처리하고, 나는 버스 쪽으로 가서 아직 정리 안 된 일이 있는지 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네, 은 선생님. 그럼 저는 이만 가보겠습니다.” 성도민은 공손히 인사를 한 뒤 자리를 떴다.시후는 대형 버스에 올라탔다. 그는 구조된 사람들 한 명 한 명 악수를 하며 인사를 나눴고, 동시에 아주 미세한 영기를 그들의 몸속으로 전해주었다. 물론, 사람들은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마지막으로 시후가 악수한 사람은, 예전에 자신에게 봉골등을 건넨 할머니였다. 시후는 그 할머니의 손을 잡으며 진심 어린 표정으로 말했다. “어르신, 제 부하들이 어르신과 아드님을 먼저 귀국시킨 뒤 생활상의 문제들도 도와드릴 겁니다. 주소도 기록할 거고요. 제가 귀국한 후에 직접 어르신 댁으로 찾아 뵙겠습니다.”할머니는 감격스러우면서도 당황한 듯 말했다. “은... 은 선생님... 그게 어찌 가능하겠습니까. 저희는 은인 덕분에 살아난 사람들이니,
“예 알겠습니다! 이해했습니다!” 성도민은 그 때 다소 흥분한 상태였다. 비록 그는 오랫동안 블랙 드래곤을 이끌어왔지만, 블랙 드래곤이 자체 위성 통신 시스템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 했었다. 이건 단순히 조직의 업그레이드를 넘어, 질적으로 비약적인 발전을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나훈구가 시리아로 가는 것을 승낙했기에, 시후는 그를 다른 사람들과 함께 버스에 태우지 않고, 성도민에게 지시하여 그를 다른 대원들과 함께 따로 차량으로 이동하게 하도록 지시했다.이때 성도민이 시후에게 말했다. “은 선생님, 저희 쪽 사람들이 구지화의 행방을 찾아냈습니다. 그녀와 그녀의 정부는 현재 라스베이거스에 숨어 있으며, 구지화를 뉴욕으로 데려오기만 하면 장모님 쪽의 혐의는 완전히 벗을 수 있을 겁니다. 언제쯤 행동을 개시할까요?”“구지화?” 시후는 살짝 눈썹을 찌푸리며 물었다. “뉴욕 공항에서 우리 장모님과 접선했던 그 여자 말인가?”“예 맞습니다.” 성도민이 대답했다. “그 여자의 본명은 황수향이라고 하고, 김미화와 비슷한 부류의 인간입니다.”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담담히 말했다. “우선은 계속 감시만 하도록 합시다. 나도 아직 뉴욕에서 처리할 일이 남아 있으니, 지금은 성급하게 움직이지 말고 내가 필요하다고 할 때 그때 데려오도록 하죠.”“예 알겠습니다.” 성도민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럼 대원들에게 24시간 밀착 감시를 하라는 지시를 내리고, 언제든지 행동할 수 있도록 대비시켜 두겠습니다.”시후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고, 그에게 물었다. “우리 장모님은 교도소 안에서는 잘 지내고 계시죠?”성도민은 머리를 긁적이며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그게... 은 선생님, 이걸 어떻게 말씀드려야 할지...”시후는 무심하게 말했다.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그냥 하세요.”성도민은 두어 번 기침을 하더니 말했다. “크흠... 장모님께서... 지금 베드포드 힐 교도소에 계신데... 말 그대로 물 만난 고기처럼, 돌아갈 생각을 안 하시는 것 같
나훈구의 전공은 IT였고, 그 중에서도 위성 통신이 바로 그의 세부 전공이었다. 원래 그는 과학기술 연구와 개발 능력이 매우 뛰어난 전문가였다. 하지만 나이가 다소 많다는 이유와 대부분의 통신 업계 기업들이 시장 점유율이 안정된 상태에서 이익만을 추구하며 신기술 개발에 큰 투자를 하지 않는 상황이 겹쳐 그동안은 만족할 만한 직장을 찾지 못하고 있었다.사실 전문 기술자에게 가장 가슴 아픈 일은 바로 해고당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야망을 펼칠 수 있는 진정한 환경을 만나지 못하는 데 있다. 그러나 시후의 말 한마디가, 나훈구에게는 엄청난 격려로 다가왔다. 시후는 그저 한 마디를 던진 것일 뿐이었지만, 블랙 드래곤을 위한 자체 위성 통신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결심을 내보였고 이와 같은 결단력은 보기 드문 일이라고 할 수 있었다.나훈구는 자신의 능력과 포부를 마음껏 펼칠 수 있는 기회를 간절히 바라고 있었기에, 시후의 말을 듣고 몹시 흥분하고 들뜬 상태가 되었다. 그는 거의 아무런 망설임 없이 바로 소리쳤다. “은 선생님! 저를 믿고 이 일을 맡겨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반드시 최선을 다하겠습니다!”시후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옆에 있던 성도민을 향해 말했다. “성도민 씨, 형님이 시리아에 도착하면 세후 연봉을 백만 달러로 지급하도록 하세요. 게다가 그쪽은 꽤나 멀기 때문에 매년 오십만 달러의 정착 지원금도 별도로 지급하고, 만약 프로젝트가 품질과 일정 모두 만족스럽게 진행되면 성과급도 따로 지급하는 걸로 하죠.”성도민은 즉시 공손하게 대답했다. “은 선생님, 안심하십시오! 시키신 대로 잘 준비하겠습니다!”옆에 있던 나훈구는 갑자기 긴장한 듯 손을 저으며 말했다. “안 됩니다, 안 됩니다... 은 선생님! 제 목숨을 구해주신 분께 제가 어떻게 돈을 받을 수 있겠습니까... 이건 말도 안 되는 일이지요...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먹고 자는 것만 해결해 주신다면 나머지는 저는 한 푼도 필요 없습니다.”시후는 손을 내저으며 단호하게 말했다. “형
시후 은 웃으며 말했다. “형님, 월급을 받지 않겠다고 하면, 미국에 있는 아내와 자식들은 어떻게 하시려고요?”“괜찮습니다...” 나훈구는 매우 단호하게 말했다. “사람은 은혜를 알면 반드시 갚아야지. 만약 은 선생님이 아니었다면, 아내와 자식들은 제가 실종된 줄 알고 평생 불안에 떨며 여기저기 정보를 찾아 헤맸을 겁니다. 결국 제가 살해당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경찰로부터 자세한 내막까지 듣게 될 테고, 그땐 상상도 할 수 없을 만큼 고통스럽고 비통해 했겠죠...” 이 말을 하며, 나훈구는 시후를 바라보다가 목이 메어 말했다. “제 목숨을 구해주신 건 물론이고, 제 아내와 자식들이 그런 극도의 슬픔을 겪지 않게 해주셨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선생님은 저뿐만 아니라 제 가족들도 구하신 겁니다. 제가 살아 있는 것만으로도 그들에게는 최선의 결과가 될 테니까요. 생활고야 어찌 되든, 저는 가족들이 충분히 견뎌낼 수 있을 거라 믿습니다. 다만 조금 힘들게 살 뿐이죠.”시후는 나훈구의 단단한 표정과 흔들림 없는 눈빛을 보고는, 마음속 깊이 감동을 느꼈다.잠시 후, 그는 성도민을 불러 곁으로 오게 하더니 말했다. “성도민 씨, 이 분은 IT 분야의 전문가, 나훈구 씨입니다. 나는 블랙 드래곤에 반드시 이런 인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니, 그를 데리고 중동으로 돌아가도록 하세요.”성도민은 기쁘게 말했다. “그거 정말 잘 됐습니다! 지금 블랙 드래곤에서는 IT 분야 하드웨어 구축을 강화하려는 참이었는데, 바로 이런 인재가 필요했습니다. IT 인프라와 미래 로드맵을 같이 설계해줄 수 있는 전문가가 필요했거든요!”시후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좋습니다! 내가 보기엔, 앞으로 블랙 드래곤은 IT 기업들과 협력해서 자체 위성을 제작하고, 상업 위성 발사 기업을 통해 발사하여 자체 위성 통신 시스템을 구축해야 합니다. 블랙 드래곤 내부의 통신은 보안 수준이 매우 높아야 하기 때문에, 외부 통신망이나 서비스 업체에 의존하면 100% 보안을 보장할 수 없습니다. 그렇기
시후의 질문을 들은 나훈구는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고개를 저으며 씁쓸하게 웃었다. “지금 이런 상황에서, 무슨 계획이 있겠습니까. 간신히 은 선생님의 은혜로 살아남았으니, 일단은 미국으로 돌아가서 다른 방법을 생각해봐야죠...”시후는 그를 바라보며 아주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형님, 이미 멕시코까지 와서 선원 일을 하려 하셨던 걸 보면, 미국으로 돌아가도 마땅한 일을 찾기는 힘들지 않을까요?”시후의 이 말을 들은 나훈구의 표정엔 다소 민망함과 무력감이 함께 떠올랐다. 그는 한숨을 깊게 내쉬며 말했다. “괜찮은 일을 못 찾으면, 그냥 허드렛일이라도 해야지 뭐... 우리 어머니도 식당에서 일하셨는데, 저라고 못할 이유는 없지 않겠습니까.”시후는 그를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 “형님, 제 생각엔 차라리 이렇게 하시는 것이 나을 것 같습니다. 어차피 이제 밖으로 나오셨으니 굳이 그렇게 서둘러 돌아가실 필요는 없잖아요? 형님은 IT 쪽 일을 하셨다면서요. 그렇다면 이후엔 블랙 드래곤에서 일해보시는 건 어떻습니까? 블랙 드래곤은 현재 중동을 거점으로 해서 해상과 항공 양쪽으로 전 세계에 영향을 뻗어 나가고 있습니다. 분명 IT 분야의 수요는 앞으로 점점 더 많아지게 될 것이고, 수준도 높아질 겁니다. 형님 같은 인재가 절실히 필요해요.”시후가 이 말을 할 때, 그의 마음속에는 이미 두 가지 시나리오가 있었다. 만약 나훈구가 이 제안을 받아들인다면 최상의 결과일 것이었다. 그는 성도민에게 충분한 보상을 준비시키고, 곧바로 중동으로 데려갈 계획이었다. 하지만 나훈구가 거절한다면, 여기서 벌어진 비밀들을 알고 있는 그를 미국으로 그냥 돌려보낼 순 없었다. 그렇기에 다른 구출된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오늘 일에 대한 기억을 완전히 지워야 할 것이다.다만 시후는 가능하면 그 두 번째 방법은 쓰고 싶지 않았다. 적어도 자신과 인연이 닿은 사람이고, 이렇게 큰 사건을 겪은 이상 그에 걸맞은 기회도 줘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기억을 지워버리면, 그에겐 이 피비린
때로는, 평생을 바쳐도 이성 무인에서 삼성 무인으로의 도약조차 이루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이성 무인이란, 사실 대부분의 무인들이 평생 머무는 한계점과도 같았다. 하물며, 삼성에서 사성, 사성에서 오성, 오성에서 육성으로의 도약은 더더욱 어려운 일이다.그런데 이번에 시후가 건넨 이 한 잔의 술이, 백 명이 넘는 사람들에게 단숨에 수련 경계를 뛰어넘게 해주었다는 건, 그들에겐 말 그대로 기적과도 같은 일이었다.블랙 드래곤에서 가장 강한 실력을 가진 성도민은 자신과 함께한 대원들을 돌아보았다. 그들 대부분이 수련 능력이 상승한 것을 발견하고는, 성도민은 가슴 속 깊은 감격을 억누르지 못했다. 그러자 그는 시후를 다시 바라보며, 감격과 동시에 경외심 가득한 눈빛으로 무릎을 꿇은 뒤 공손히 말했다. “저 성도민은 은 선생님의 하늘과 같은 은혜에 감사드립니다! 저는 은 선생님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하겠습니다!”다른 블랙 드래곤의 구성원들도 즉시 정신을 차리고, 성도민을 따라 시후 앞에 모두 한쪽 무릎을 꿇고 소리 높여 외쳤다. “저희들은, 은 선생님의 하늘과 같은 은혜에 감사드립니다! 저희들 역시도 은 선생님을 위해서라면, 그 모든 것들을 하겠습니다!”시후는 눈앞에 있는 100여 명의 블랙 드래곤 대원들을 바라보았다. 시후는 그들의 눈에 맺힌 눈물과 결연한 표정을 보고는 이들이 자신의 확고한 동료가 되어줄 것임을 느꼈다. 만족스러운 마음에 그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힘찬 목소리로 말했다. “나 은시후는, 앞으로 결코 여러분의 신뢰를 저버리지 않겠습니다! 블랙 드래곤이든 여러분 각자든, 앞으로 반드시 날개를 펼쳐, 저 넓은 하늘을 훨훨 날게 될 겁니다!”이 말을 들은 대원들은 곧바로 가슴이 뜨거워지며 피가 끓어오르는 것을 느꼈다.이때, 지하 수술실을 불태우고 있던 화염은 이미 지상까지 뜨겁게 달궈 놓았고, 불꽃은 땅 위의 건물까지 번지고 있었다. 이에 시후는 성도민에게 말했다. “성도민 씨, 이제 시간이 됐습니다다. 모두 질서 있게 철수하도
시후의 구호가 떨어지자, 그와 함께 모든 대원들이 술잔을 들어 잔 속의 소주를 단숨에 들이켰다.시후에게 있어 이 술에 담긴 영기는 이미 아주 미미한 수준이었기에, 몸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았다. 그러나 블랙 드래곤 대원들이 느끼는 기운은 완전히 달랐다! 그들은 애초에 이 술에 이토록 강력한 에너지가 담겨 있을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대원들이 술을 한 번에 들이켰을 때 온몸에 강렬한 온기가 복부에서 시작해 단전으로 몰려들었고, 곧이어 기운은 마치 산을 무너뜨리고 바위를 쪼개는 듯한 맹렬한 기세로 팔맥을 향해 폭발적으로 밀려들었다!무술가들에게 있어 자신의 실력 향상은 두 가지 핵심 요소와 밀접하게 연결된다. 첫 번째는, 기경팔맥 중 몇 개의 경맥이 열려 있는가라고 할 수 있다. 이는 무술가들의 경지와 실력을 판단하는 가장 근본적인 기준이다. 경맥을 많이 열수록, 무술가의 등급과 전투력도 함께 높아지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이미 열린 경맥이 얼마나 잘 순환되고 있느냐이다. 대부분의 무술가들은 몇 개의 경맥 만을 겨우 열 수 있을 뿐, 모든 경맥을 완전히 순환시킬 수는 없다. 이것은 마치 사람의 코에 있는 양쪽 콧구멍과도 같아서, 누가 더 뚫려 있느냐에 따라 들숨의 양이 달라지듯 경맥도 얼마나 원활히 순환되느냐에 따라, 에너지 흡수량이 달라지게 된다. 지금 이 소주 안에 담긴 영기는 그들에게 단순히 경맥을 몇 개 더 열게 해준 것이 아니라, 기존에 뚫려 있던 경맥까지 더 넓고 강하게 만들어 주었다. 즉, 두 가지 방향에서 동시에 무술가들의 실력을 향상시킨 것이다.그래서 이 순간 블랙 드래곤 대원들은 하나같이 깜짝 놀라며 자신의 몸속에서 터져 나오는 그 엄청난 기운이 자신이 오랫동안 뚫지 못했던 다음 단계의 경맥까지 열도록 밀어붙이고 있다는 사실에 크나큰 충격과 감동을 받았다.잠시 후 누군가 감격에 찬 목소리로 외쳤다. “나... 나 네 번째 경맥을 뚫었어! 진짜야! 네 번째 경맥이 열렸어!!”곧이어 또 다른 사람이 외쳤다. “나도!
조금 전 까지만 해도 꽤 오랜 시간 동안 시후는 지하 수술실에 있었고, 소이연은 다른 블랙 드래곤 대원들과 함께 들어오긴 했지만, 지상에 남아 있었기 때문에 두 사람은 서로 마주칠 기회가 없었다. 그래서 시후는 이제서야 소이연도 멕시코에 왔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었다.이 순간, 소이연은 사랑이 가득 담긴 눈빛으로 시후를 바라보며, 수줍게 말문을 열었다. “은 선생님... 리더가 선생님께서 업무가 있다고 삼성 이상 무인들만 참여할 수 있다고 하셨습니다. 제가 딱 맞는 위치라... 바로 한국에서 비행기를 타고 왔어요.”시후는 살짝 고개를 끄덕이며 웃으며 물었다. “이번엔 본래 신분을 사용하진 않았겠죠?”“아니에요.” 소이연은 다른 블랙 드래곤 대원들에게 등을 돌린 채, 시후를 향해 장난스럽게 혀를 살짝 내밀고는 말했다. “이번엔 완전히 새 신분으로 왔어요~”“좋습니다.” 시후는 미소 지으며 손에 든 소주를 그녀에게 건넸고, 조금 전 다른 대원들에게 했던 것처럼 공손히 말했다. “오늘 수고 많았어요.”소이연은 급히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아니에요, 전혀 힘들지 않았어요... 은 선생님께 충성을 다할 수 있는 건, 제게는 큰 영광이에요!”시후는 웃으며 말했다. “됐어, 자리에 돌아가요. 돌아가는 길에 이야기 더 하는 걸로 하고. 오늘 밤엔 나랑 같이 미국으로 돌아가죠. 좀 도와줘야 할 일이 있어서요.”소이연은 약간 불안한 표정으로 물었다. “은 선생님, 탐정... 아직도 절 추적하고 있잖아요. 제가 미국에 가면 혹시 폐를 끼치게 되지 않을까요...?”시후는 고개를 저으며, 감회 어린 어조로 말했다. “제이크 한은 이제 이연 씨를 추적하지 못해요. 얼마 전 그 친구한테 사고가 있었거든. 그 이후로 그가 맡았던 사건들도 대부분 흐지부지 종결됐죠. 게다가 이연 씨는 이미 새로운 신분으로 바꿨잖아. 문제없을 겁니다.”“그럼 정말 다행이에요! 은 선생님께 폐만 안 된다면 저는 뭐든지 다 좋아요! 은 선생님 말씀만 따를게요!”그제야 소이연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