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날 아침 일찍, 유나는 일어나 화장을 하느라 바빴다.화장을 한 후, 그녀는 긴 속눈썹과 붉게 물든 입술로 시후를 유난히 설레게 만들었다.하지만 그는 이상하다는 듯 물었다."여보, 그런데 평소에는 쌩얼로 출근하는데.. 오늘은 왜 화장까지 했어요? 오늘 무슨 중요한 일이라도 있는 건가..?"평소에 유나는 언제나 쌩얼이었는데, 화장을 하지 않아도 예뻐서 화장을 별로 진하게 하지 않았고 잘 하지 않았다.유나는 진지한 표정으로 답했다."오늘은 잠실에서 건축/인테리어 업계의 회의가 있는 날이에요! 그러니 저와 같이 가요~! 우리 회사가 개업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이렇게 주최측이 우리를 초청하는 건 정말 드문 일이잖아요! 이런 행사가 있을 때 참석하면 업계에 자신을 드러낼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도 하고, 눈도장을 찍을 좋은 기회잖아요?”그러자 시후는 의아해하며 "음.. 주최자가 노구예요? 이제 막 개업한 마당에 이런 작은 회사를 초대하다니.."유나는 "엠그란드 그룹이 주최했어요. 이태리 부회장님이 초청장을 보냈더라고요?"라고 말했다."어쩐지…." 시후는 평소에 그룹의 일에 별로 관여하지 않았기에 엠그란드 그룹이 이번 회의의 주최인 것을 알지도 못했다.아마 이태리 부회장도 유나의 회사가 오픈한 지 얼마 안 되었기 때문에 그녀를 돕고 싶은 마음이 컸을 것이다. 그래서 아무래도 회사의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일부러 이런 회의를 만든 것 같아 보였다.단도직입적으로 말하자면.. 결국에 이건 다 유나를 위한 하나의 거대한 ‘쇼’와 같다고나 할까..?유나는 세련되게 치장을 한 후, 미리 준비해둔 정장을 시후에게 입힌 뒤에 그를 데리고 회의 장소로 출발했다.회의장에 도착했을 때, 장소는 이미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그들 모두가 정장차림으로 다들 건축/인테리어 쪽에서 내로라하는 사람들이었다.사실 시후는 해당 업계와 접촉이 별로 없었고 친한 사람들도 없었다. 하지만 유나가 WS그룹에서 일을 하고, 지금까지도 해당 분야에 발을 담
알고 보니 WS 그룹이 이번에 잡은 동아줄은 바로 상장그룹인 라이트 그룹의 회장이었다.그리고 상대방 성이.. ‘김’.. 혹시 먼 친척인 것인가..?그는 궁금함에 참지 못하고 아내 유나에게 물었다. “유나 씨, 혹시 저 김익수라는 사람이..? WS 그룹의 먼 친척인 사람이에요?”"음.. 저도 잘 몰라요." 유나는 "집에 저런 친척이 있다는 얘기는 들어본 적이 없는데...""이거 좀 이상한데..?" 예천이 중얼거렸다. “사실 정상적이라면.. 100억 정도 규모의 상장그룹 회장이 WS 그룹과 같은 저런 저급한 사람들과 어울린다는 것이 말도 안 되잖아요? 그리고 갑자기 김혜빈을 저렇게 데리고 와서 사람들 앞에 소개한다니.. 혹시 간통이라도 하는 거 아닐까요..?”그러자 유나는 재빨리 답했다. “여보, 그게 무슨 소리예요? 저 김익수라는 회장이 큰아버지 나이 정도로 보이는데.. 혜빈이와 어떻게 간통을 한다는 거예요...?"이때 혜빈은 몰려드는 사람들 틈에서 마침내 많은 사람들이 자신을 주목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고 있었다!자신의 옆에 서 있는 김익수 대표는 상장그룹의 회장일 뿐만 아니라 경상도 쪽에서 유명세를 떨치고 있었기 때문에, 그 자리에 참석한 많은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모두 혜빈 역시도 대단한 인물인 것 마냥 끊임없이 아부를 해댔다. 김익수는 사람들에게 혜빈을 소개할 때, 자신의 조카 딸이라며 앞으로 WS 그룹의 미래 후계자라는 호칭을 썼다. 게다가 자신이 직접 WS 그룹에 투자를 했다고 언급하여 단번에 이곳에 모인 사람들이 그녀를 존경의 눈빛으로 바라보게 만들었다..심지어, 이전에 WS 그룹을 하찮게 여겼던 많은 사람들까지도 WS 그룹에 조금이라도 발을 들이기 위해 김익수와 김혜빈과의 협업을 자청하기도 했다! 그들은 지난 일 따위는 기억도 안 난다는 듯 뻔뻔한 얼굴로 혜빈에게 명함을 건네고, 연락처를 교환하기도 했다.오늘 이 자리로 인해 혜빈은 상류 사회와 권력 있는 사람들의 힘을 실감하게 되었고 그녀의 마음은 더욱 설렐 수밖에
드디어 김유나와 은시후를 찾아 복수할 수 있다는 생각에 혜빈은 설레는 마음으로 김익수와 함께 두 사람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유나와 시후의 그림자가 보이자마자, 혜빈은 거만하게 말했다. "어머??? 난 또 누구라고! 그룹에서 쫓겨난 여자랑, 거지 같은 데릴사위가 이런 높은 수준의 회의에 참여할 자격이 되나..?” 그리고 혜빈은 또 유나를 갈구며 조롱했다. "김유나 씨, 작업실도 오픈한 지 얼마 안 됐다고 들었는데.. 직원은 구하셨나요? 한 명도 없죠? 아휴.. 이런 기업도 해당 업계 서밋에 참가할 자격이 있는 건지.. 내가 보기에 엠그란드 그룹도 참.. 보는 눈이 아직 멀었네..?!"은시후는 혜빈이 자꾸 자신의 아내에게 비아냥 대는 것을 보고 짜증나는 목소리로 그녀의 말을 받아 쳤다."얼마 전에 무릎 꿇고 우리 앞에서 용서를 빌었던 기억이 이미 가물가물 한 가봐요? 아니면 할머니한테 뺨을 얻어맞았던 걸 이미 까먹은 건가? 아픈 것도 잊은 걸 보니 흉터가 다 아물었나 본데...?”혜빈은 시후가 자신의 분노 버튼을 누르자 곧바로 화를 냈다. "은시후, 당신은 왜 여기서 나에게 그런 이야기를 하는 거야?! 내가 아직도 지난 번의 그 김혜빈인 줄 알아? 그렇다면 내가 너에게 똑똑히 알려 줄게!! 오늘은 네가 내 앞에서 무릎 꿇어야 할 걸?”시후는 그녀를 비웃으며 말했다. "하하.. 이 세상에 나 은시후를 무릎 꿇게 할 사람은 아직 없어. 그런데 네가 감히 날 무릎 꿇게 만든다고..?”혜빈은 "은시후, 넌 네가 거물들 좀 안다고 대단한 줄 착각하고 있지?? 그리고 우리 WS 그룹을 쉽게 밟을 수 있다고 생각하지? 후훗.. 그런데 오늘 내가 너에게 한 가지 알려 줄게! 이제 WS 그룹은 예전 같지 않아!”"왜? 뭐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도 잡았나??”그러자 혜빈은 아랑곳하지 않고 김익수를 가리키며 외쳤다. "여기 나와 함께 온 이분은 라이트 그룹의 회장 김익수 대표이셔. 우리 WS의 먼 친척이시지! 이제 우리 WS 그룹에 투자를 하신
"네가 그 병신 같은 데릴사위..?" 김익수 대표는 시후를 위 아래로 훑어보며 비웃었다."아하.. 네 그게 바로 저입니다만..?”김익수는 "내가 듣기로는 당신이 지금까지 혜빈이를 많이 괴롭혔다고 들었는데.. 지금까지의 빚은 내가 혜빈이를 대신해서 조금씩 천천히 계산하도록 할 테니 걱정 말지?!"라고 냉담한 목소리로 말했다.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그렇게 찌질하게 처리하는 것보다.. 남자면 깔끔하게 지금 당장 한 번 해보시죠?"라고 시큰둥하게 말했다.김익수는 자신의 신분을 밝히고, 독설을 몇 마디 한다면 시후가 무릎을 꿇고 자신의 앞에서 곧바로 용서를 빌게 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자신에게 도발을 해올 것이고는 생각지 못했다! 그러자 김익수는 질 수 없다는 듯 시후를 도발했다. "이 자식이.. 아직도 뭘 잘 모르네..? 나 김익수가 누구 인지 알아?"시후는 "너 같은 쓰레기는 내가 알 만한 가치가 없을 것 같은데..? 하하"라며 웃었다.김익수는 "나 김익수는 비록 서울 사람은 아니지만, 순전히 내 힘으로만 사업을 한 사람이야!? 자수성가한 사람이라고!!” 그러자 시후는 얼굴에 미소를 싹 지우며 차가운 눈빛으로 말했다. "서울에 왔다면.. 어차피 당신이 어떤 짓거리를 해도 별 관심이 없어. 서울 전체에서는 내가 제일 대단한 사람이니까..”김익수는 시후의 매서운 눈빛을 보고 순간 깜짝 놀랐지만, 이내 정신을 차리고 몇 분간 마음을 차분히 가라 앉히고 비로소 다시 차갑게 미소를 지었다. "혜빈이의 말이 맞네.. 정말 세상 물정을 하나도 모르는 놈이구나..? 네가 진짜 서울에서 그렇게 잘 나간다고? 그냥 내 눈에는 하루살이보다 못한 새끼로 보이는데..?”그리고 그는 일부러 유나를 쳐다보면서 옹졸하게 웃으며 그녀의 동의를 구하고자 했다. "하하.. 유나 씨, 당신이 그렇게 아름다우시다고 들었는데, 오늘 보니 정말 대단하시네요.. 그런데 왜 하필 이런 무능력한 놈이랑 함께 살아가려고 합니까? 앞으로 별 달리 좋아질
김익수는 시후가 자신의 중요부위를 짓밟을 것이라고 생각해 소스라치게 놀라며 얼굴이 창백해졌고, 공포에 휩싸여 넋을 잃었다.시후 정도는 손가락만 하나 까딱하면 죽일 수 있는 개미와 같이 별 것 아니라고 생각하는 김익수 대표였지만, 지금 당장 시후가 자신을 밟기라도 한다면.. 앞으로의 행복한 나날들은 더 이상 없을 것이었다!!자신이 몸을 돌려 시후를 갈기갈기 찢어 죽인다고 해도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이미 자신의 물건은 쓸 수 없게 될 것인데?!아무리 돈이 많고 여자가 많은 남자이지만, 자신의 물건을 쓸 수 없게 된다면 죽지 못해 사는 것과 무엇이 다르겠는가??!그러자 김익수는 황급히 "저!! 저기!! 은..은시후 씨!! 시후 씨!! 할 말이 있으면 말을 해요 말을!!!"이라며 자비를 구했다.그러자 시후는 발끝을 더욱 더 김익수의 가랑이 사이로 밀어 넣으며 웃었다. "왜요? 혹시 무서워서 그럽니까?"김익수는 식은땀이 흐르는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그래, 내가 잘못 했어. 내가 정말 잘못했으니! 제발 잘못을 따지지 말아 주십시오. 이번 만은 용서해 달라고요!!”김익수는 일단 몸을 굽힐 줄 아는 사람이었다. 그는 일단 지금 자신을 지킨 후에, 나중에 따로 사람을 불러 바로 시후를 죽이고 오늘의 깊은 원한을 갚을 생각이었다.하지만 시후는 그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를 리 없었다. 시후는 마치 쥐를 가지고 놀고 있는 고양이 같았고, “아, 그럼 용서를 빌고 싶다고 하셨죠? 그럼 저를 ‘아버지~~~’하고 한 번 불러보세요?!"’라고 그에게 비아냥거렸다.주위에서 그들을 지켜보던 사람들 중에 피식 웃음을 터뜨리는 사람들도 있었고, 당황하여 멍해진 사람들도 있었다.‘이 자식.. 너무 독한 거 아니야??! 김익수 회장님이 저 젊은 놈을 아버지라고 부르라고 시켜??! 오늘 죽고 싶은 건가?’ 하지만 김익수의 표정은 한순간에 일그러졌다.‘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보고 있는데, 이 젊은 놈이 자신을 아버지라고 부르라고 해.? 내 나이
하지만 몇 초 지나지 않아 시후는 김회장을 비웃으며 말했다."하지만 말이죠..? 제가 당신을 밟지 않겠다고 약속했지만.. 좀 조절은.. 해야겠네요?!!"그리고 시후의 발끝은 김 회장의 배에 살짝 닿았고 에너지는 김 회장의 몸 속으로 흘러 들어갔다.《구현보감》을 알게 된 후부터, 시후는 자신의 힘과 에너지를 제어할 수 있게 되었다. 그래서 그의 몸에서 나온 한 줄기의 기운은 김익수의 물건을 제어하여 다시는 나쁜 짓을 할 수 없게 만들 것이었다.그러나 김익수는 시후가 자신을 조절하게 만든다는 것이 무슨 뜻인지 전혀 알지 못했다.그는 앞으로 자신이 잠자리에서 남성미를 뿜어낼 수 있는 능력을 상실하게 될 것이라는 걸 깨닫지 못했던 것이다. 지금 그는 그저 분개하며 겁에 질려 서둘러 이곳을 탈출하기를 바라고만 있었다. 이곳에서 빠져나가기만 하면 그는 바깥에 있는 자신의 개인 경호원들을 데리고 들어와, 은시후를 때려 죽인 후, 그를 밟아 잘게 찢어 죽여버릴 계획이었다.그래서 김익수는 이를 악물며 "그럼 제가 이곳에서 나가도 되겠죠?”라고 물었다.시후는 "지금 누구한테 물어보시는 거죠?"라고 되물었다.김익수는 "물론 자네에게 묻고 있지!"라고 분노했다."그럼 내가 누구라고요??"김익수는 또 다시 낯빛이 한순간에 극도로 어두워졌다. 그는 눈치가 빠른 사람이었기에 시후의 말 속에 담긴 뜻을 잘 알고 있었다. 이것은 자신을 다시 한 번 질문을 통해 그를 아버지라고 불러 보라는 도발이었다!젠장!! 이런 굴욕은 정말 참을 수가 없다!그러자 그는 "은시후 씨! 당신 너무 심한 것 아닙니까?! 아까 당신이 말한 대로 이미 불러주었는데.. 그리고 조금 전에 그렇게 한 번 부르면 용서해 준다고 하지 않았나요? 그런데 왜 지금은 어떻게 이랬다저랬다 하는 겁니까?"라고 물었다.그러자 시후는 웃으며 "하하~~~ 그건 내가 뻔뻔하니까요~~?"라고 말해 주변의 웃음을 자아냈다.시후는 "지금 다시 한 번 말하지 않으시면.. 제가 조심성 없게 당신
유나가 시후에게 큰 변화가 생겼음을 깨달은 그 때, 회의장을 빠져나온 김익수는 자신의 개인 경호원 네 명을 데리고 기세등등하게 회의장으로 되돌아왔다.이 네 명의 보디가드들은 김익수를 모시는 이들 중에서 가장 뛰어난 사람들로 실력이 보통이 아니었다.그가 보기에, 이 네 사람이 있으니 시후를 공격하는 것은 식은 죽 먹기일 것 같았다..그러나 그는 이 많은 사람들 앞에서 시후를 죽일 생각은 없었다.그는 먼저 사람들 앞에서 시후를 몰아붙여 자신에게 완벽히 복종하게 만들고 조금 전 잃었던 체면을 살릴 계획이었다. 그리고 은시후를 밖으로 끌고 나와 쥐도 새도 모르게 없애 버릴 생각을 했다.즉 사람들 앞에서 다시 체면을 살리고, 결국에는 은시후를 죽여 자신의 한도 풀 수 있을 것이었다.그는 50여 년을 살면서, 오늘처럼 이렇게 창피를 당한 적이 없었다!그래서 그는 경호원을 대동하고 회의장에 들이닥쳐서는, 시후를 가리키며 소리쳤다."나를 대신해서 저 자식을 밟아 준다면.. 내가 큰 보상을 하지!!!!"그러자 네 명의 보디가드는 늠름한 표정을 지으며 동시에 시후에게 돌진했다!유나는 네 명의 사내들이 시후를 향해 미친 듯이 달려들자, 깜짝 놀라 비명을 지르며 시후를 끌고 도망치려 했다.그러나 시후는 그 자리에 그대로 서 있었다.도망? 나에게 그런 것 따위는 없어!자신은 LCS 그룹의 자제로서 당당하며, 강한 권력을 가지고 있는데 어찌 이런 상황에서 놀라 달아날 수 있겠는가?두려움? 그 딴건 안 키워!자신이 LCS 그룹 집안의 자제라는 것뿐만 아니라, 《구현보감》의 힘까지 잘 알고 있으니 이러한 보디가드들은 자신의 적수가 될 수 없었다.네 명의 보디가드는 이때 아무것도 모른 채, 그저 보상만을 바라고 시후를 보며 필사적으로 그에게 달려들었다...시후는 미소를 지으며 동시에 네 사람의 움직임에 시선을 고정하고, 그들이 앞으로 달려오기만 기다렸다가 헌 번에 써그리 처리해버릴 생각이었다!한 보디가드가 재빨리 앞으로 나와
시후를 바라보는 그들의 눈빛은 두려움이 가득했다.‘이 자식 왜 이렇게 강한 거야?! 우리 세 사람이 제대로 싸워 보기도 전에, 발로 걷어찬 놈에게 부딪혀 이렇게 다치다니..!? 이...이건 고수다!’시후는 세 사람 앞으로 걸어 가며, 차가운 눈빛으로 세 사람을 쳐다보았다. "이렇게 남의 개가 되는 걸 좋아하면.. 나중에 모두 땅바닥에서 빌빌 기어 다니기 밖에 더 하겠어요..?”말을 마친 그는 한 사람의 오른쪽 다리를 지긋이 밟았다..“빠각..!”!그러자 오른쪽 다리의 무릎 뼈가 통째로 박살 났다....”곧이어 그는 발을 들었고, 상대방의 왼쪽 허벅지 위로 올린 뒤 놓아주지 않았다.다른 두 사람은 이를 보고 온몸을 부들부들 떨며 시후에게 용서를 빌었다.그러나 시후는 그들을 "이 자질구레한 놈들.. 남을 해하려고 할 때는 누구보다 무자비하고 독한 놈들이, 자신들이 다치니까 누구보다도 더 비겁하게 행동하다니! 오늘 너희들을 놓아준다면... 네 놈들은 분명 약자를 상대할 때 반드시 이런 흉악하나 몰골로 사람들을 괴롭히고 있을 것이지?! 그러니 내가 오늘 너희들을 처리하는 건 무고한 사람들을 위한 거라고! 알겠어?”살려 달라는 상대방의 애원과 울부짖음에도 시후는 아랑곳하지 않고 네 명의 다리 위로 올라셨다!!"딱! 따악! 빡! 빠각!!!”이제 세 사람은 더 이상 일어설 수 없는 불구가 되었다..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시후의 이 모진 행동에 놀라 당황스러움을 금치 못했다..그들을 보낸 김익수와 김혜빈 역시 놀라 그 자리에 얼어붙고 말았다!김익수는 시후가 이렇게 강하고 사나울 줄은 꿈에도 몰랐다..자신의 경호원 네 명을 이렇게 한 방에 처리하고 아무렇지 않은 듯 저렇게 서 있다니..김익수가 그들을 채용할 당시, 네 사람은 모두 이종격투기의 대가들로 한 사람은 몇 년 전 이종격투기 전국 챔피언을 딴 실력자였다..김익수는 놀라서 두 다리를 벌벌 떨며, 또 다시 바지에 한바탕 지리고 말았다. 그의 젖은 바지는
시후는 배유현이 파텍 필립과 롤렉스라는 두 유명한 시계 브랜드를 내걸고, 자신과 거풍환을 교환하려는 의향이 있을 거라는 사실을 알고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면, 그녀의 할아버지 배원중과 같은 재벌이라면, 어떻게 해서라도 금액을 지불하고 수명을 3~5년 연장하는 것이 오히려 매우 합리적인 선택일 수도 있을 것이었다. 어차피, 회춘단 한 알이 이미 16억 달러 이상에 낙찰된 상황에서, 거풍환이 회춘단과 비슷한 가격에 거래되는 것은 결코 어려운 일이 아닐 것이었다.사실, 시후도 잘 알고 있었다. 배유현이 아무리 농담처럼 말한다고 하더라도 이 제안은 그녀의 진짜 속마음이라는 것을... 다만, 그녀는 농담조로 말을 꺼냄으로써 자신에게 유리한 협상 환경을 조성했다. 그렇게 하면, 시후가 거절하더라도 그저 농담이었다는 듯이 가볍게 넘어갈 수 있고, 반대로 시후가 관심을 보이면 즉시 태도를 바꿔 진지한 협상으로 이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이런 교묘한 협상 전략을 본 시후는 다시 한번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배유현 씨는 역시 비범하군... 어떤 상황에서도 냉정하게 상황을 판단하고, 완벽한 타이밍을 잡아내는 능력이 뛰어나. 역시 대단한 여자야.’ 하지만 시후는 곧 속으로 피식 웃었다. ‘다만, 배유현 씨는 내가 이미 그녀에게 거풍환 한 알을 줄 결심을 했다는 사실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을 거야.’이런 생각이 드는 순간, 시후는 갑자기 배유현을 놀리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그는 배유현이 교묘하게 협상 주도권을 잡았다고 생각할 수 있는 것처럼 보인다는 것을 알았지만, 일부러 모르는 척 능청스럽게 행동하는 것이 큰 변화를 가져올 수도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래서 시후는 가벼운 미소를 지으며 그녀를 바라보다가, 갑자기 주변을 둘러보며 말했다. "아, 참. 배유현 씨, 이 비행기는 정말 새 것 같은데요... 설마 이번에 새로 구입한 건가요?"배유현은 순간 당황했다. 그녀는 방금까지 거풍환 거래에 대한 본격적인 대화를 기대하고 있었지만, 갑자기 전
이때 유미경의 모습은 거의 보이지 않게 되었지만, 시후는 다른 사람들이 모두 비행기에 오른 후에도 그녀가 여전히 같은 자리에 서 있는 것을 알아차렸다. 시후는 한동안 돌아보며 그녀를 바라보다가 다시 고개를 돌렸다. 왠지 모르게, 시후는 유미경에게 묘한 동질감을 느꼈다. 시후는 유미경이 홍콩에서 수많은 이들의 부러움을 받는 아름다운 여인이지만, 사실 그녀의 삶은 아버지가 불륜을 저지른 그날부터 색 바라고 말았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녀는 날마다 어머니의 눈물과 슬픔을 마주해야 했고, 어머니의 건강이 점점 악화되어 가는 현실도 받아들여야만 했다. 그리고 어머니가 세상을 떠난 후, 비록 아버지가 물질적으로는 많은 보상을 해주었지만, 어머니의 죽음으로 인한 상처에 비하면 보상은 언 발에 오줌 누기에 불과했다.그래서 시후는 유미경이 지난 몇 년 동안 단 한 순간도 행복하지 않았으며, 오직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 속에서 살아왔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이 사실을 떠올릴 때마다, 시후의 그녀를 향한 연민은 더욱 깊어졌다.그 때 시후의 감정 변화를 알아챘는지, 배유현은 그의 아련한 표정을 보며 살짝 씁쓸한 기분이 들었다. 그녀는 늘 자신도 유미경 못지않은 여인이라 자부했고, 어떤 면에서는 더 나은 부분도 많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시후가 유미경을 알게 된 지 불과 며칠 만에 그토록 그녀를 아끼고 심지어 마음까지 흔들리는 듯한 모습까지 보이자, 그녀는 그 이유를 도무지 알 수 없었다. 반면, 배유현 자신은 시후와 함께한 시간이 훨씬 길었음에도 불구하고 시후가 자신에게 이러한 감정을 느끼는 듯한 모습을 본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내심 속으로 안타까움을 느끼면서도, 그녀는 곧 밝은 목소리로 시후를 상기시켰다. "은 선생님, 미경 씨가 선물한 물건 한번 열어보지 않으시겠어요?""아, 참!" 시후는 그제서야 받은 선물의 존재를 떠올렸다. 그는 조심스럽게 상자를 무릎 위에 올려놓고, 천천히 열었다. 가방 안에는 정교하고 고급스러운 나무 상자가 담겨 있었고, 상
10분 간의 이동 끝에, 차량 행렬은 배유현의 전용기가 있는 격납고에 도착했다.시후는 배유현의 전용기가 걸프스트림 G650 같은 고급 비즈니스 제트기일 것이라고 예상했으나, 격납고 안에 서 있는 것은 생각보다 훨씬 거대한 보잉 747이었다. 이 기종은 미국 대통령의 전용기인 에어포스 원과 동일한 기종으로, 부와 권력의 상징과도 같은 존재였다.이때, 기장과 승무원을 포함한 10여 명의 인원들이 이미 모든 비행 전 점검을 마치고, 트랩 아래에서 공손히 대기하고 있었다.차량들이 차례로 정차하자, 일행들이 차에서 내리기 시작했다. 시후는 옆에 서 있는 유미경을 힐끗 바라보았다. 그녀는 입술을 앙다문 채 말없이 서 있었다.시후가 먼저 입을 열었다. "미경, 우리도 내립시다."유미경은 고개를 들어 시후를 바라보며, 조용한 목소리로 물었다. "은 선생님, 혹시 다음에 홍콩에 다시 오실 기회가 있을까요?"시후는 웃으며 대답했다. "상황을 봐야겠지만, 기회가 생기면 꼭 오겠습니다."유미경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부디 몸조심하세요. 다음에 홍콩에 오시게 되면 미리 연락 주시고요.""그렇게 하죠." 시후는 흔쾌히 약속했지만, 마음 한편으로는 알 수 없는 아쉬움이 밀려왔다. 지금은 미국에서 아내인 유나의 학업을 돕고 있기에 비교적 여유가 있는 상태지만, 이 기간이 지나면 다시 정신없이 바빠질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홍콩에 올 시간과 기회가 없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시후는 그 순간, 유미경이 이미 조용히 한국으로 가서 일하겠다는 결심을 굳힌 상태라는 것을 몰랐다. 다만, 유미경은 아직 시후에게 이 사실을 알리지 않은 상태였다. 그녀는 먼저 서울대학교에서 일자리를 확보한 후, 서울에서 시후에게 깜짝 선물을 안겨주고 싶었다.잠시 후, 시후와 유미경은 차에서 내렸다. 먼저 내린 배유현은 이미 트랩 아래에서 기다리고 있었다.유가휘와 이중열도 다가왔다.유가휘는 아쉬운 기색을 감추지 못한 채 말했다. "은 선생님, 이번 방문 일정
유미경은 부끄럽게 말했다. “배유현 회장님... 저는 어떤 차를 타도 괜찮습니다...” 배유현은 웃으며 말했다. “그럼 어떤 차든 괜찮다면, 이 차에 타요. 저는 원 선생님과 같은 차를 타겠습니다!” 말을 마친 그녀는 몸을 돌려 뒤에서 손을 흔들며, 차량 대열 뒤쪽에 있는 롤스로이스에 탑승했다. 시후는 이를 보고는 한 손으로 차 문을 잡고, 유미경에게 말했다. “미경, 차에 타요.” 유미경은 살짝 고개를 끄덕이며, 아버지 유가휘에게 인사를 한 후, 몸을 굽혀 차에 탔다. 시후는 유미경이 차를 탄 뒤에 탑승했고, 유미경이 여전히 숨을 헐떡이고 있는 것을 보고, 그녀가 이곳까지 뛰어오느라 꽤나 피곤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시후는 말을 꺼냈다. “친구의 비행기가 지연되었으면, 그냥 전화해주면 되었을 텐데, 왜 그렇게 급히 뛰어온 거죠?” 유미경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많은 사람들이 저를 기다리고 있고, 비행기가 지연된 시간은 길지 않았으니까 제가 조금만 뛰면 시간을 맞출 수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시후는 약간 직설적인 성격이라 손에 들고 있는 상자를 보며 말했다. “사실, 날 위해 특별히 선물을 고를 필요는 없었어요. 난 사실 뭐든지 부족한 게 없으니까요.” 유미경은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선생님이 그렇게 귀한 약을 저에게 주셨는데, 저는 아직 보답을 못 했잖아요...” 시후는 호기심을 가지며 물었다. “누가 그 약이 그렇게 귀한 거라고 했나요? 배유현 회장이었나요?” “네...” 유미경은 마치 잘못한 아이처럼 긴장한 채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때 선생님이 저에게 핸드폰 케이스를 사주셨을 때, 제가 그 약을 실수로 배유현 회장님께 우연히 보여주었어요...” 그녀는 급히 또 설명했다. “저는 자랑하려던 게 아니었어요... 그냥 배유현 회장님이 말하길 은 선생님이 특별한 약 두 가지를 가지고 계시다고 말씀하셔서, 선생님이 주신 약을 떠올렸고, 그래서 무의식적으로 보여드렸던 거예요...” 그렇게 말한 후 유미경은 용기를 내어
시후는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시후는 차 밖에 서 있는 사람들 중에서 여전히 유미경의 모습을 찾지 못해 약간의 실망감을 느꼈다. 하지만 그는 유가휘에게 더 이상 묻지 않고 말했다. “유 회장님, 시간이 늦었으니 차를 타고 출발하시죠.” 유가휘는 시간을 확인하고는 급히 말했다. “은 선생님, 미경이 이 녀석이 왜 그런지 전화도 안 받네요.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 제가 다시 한 번 전화해보겠습니다.” 말을 마친 유가휘가 휴대폰을 꺼내려던 찰나, 유미경의 목소리가 멀리서 들려왔다. “아빠!” 시후는 본능적으로 고개를 돌렸고, 유미경을 보는 순간 그동안 마음 속에 깃들었던 실망감이 순식간에 사라졌다. 오늘 홍콩을 떠나기 전에 유미경을 다시 못 보게 되었다면, 그의 마음속에는 아쉬움이 남았을 것이다. 그때 유가휘의 얼굴 역시 밝아졌고, 그는 유미경을 향해 손을 흔들며 불평했다. “어디 갔었던 거냐? 모두가 기다리고 있었잖아. 전화 한 통도 없고!” 그러자 유미경은 숨을 헐떡이며 말했다. “친한 친구가 일본에서 돌아왔거든요... 그 친구에게 부탁해서 물건을 좀 가져오는 바람에... 그래서... 그래서 그 친구에게 먼저 가서 물건을 받느라... 그런데 친구의 비행기가 지연되었고, 겨우 물건을 받아 급히 왔어요. 오는 길에 계속 뛰느라, 핸드폰을 확인할 시간이 없었어요.” 그 말을 마친 유미경은 유가휘 옆에 서서 시후와 배유현을 보며 죄송한 표정으로 말했다. “죄송해요, 은 선생님, 배 회장님. 두 분을 너무 오래 기다리게 해서 죄송해요.” 배유현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괜찮아요, 우리도 조금 전에 도착했어요. 게다가 비행기를 아직 타는 것도 아니고, 서두를 필요도 없으니까요.” 그리고 그녀는 유미경이 들고 있는 서류 가방 크기 정도의 상자를 보고 궁금한 듯 물었다. “미경 씨, 그건 뭐예요? 꽤 무거워 보이는데?” 유미경은 손에 든 상자를 보고, 또 시후를 잠시 바라본 뒤, 조금 부끄러운 듯 말했다. “이거는 제가 일본에서 은 선생님께 드리
오후 다섯 시.롤스로이스 차량 행렬이 유가휘와 이중열을 태우고 정시에 시후와 배유현이 머물고 있는 호텔에 도착했다.시후를 보자마자 유가휘는 공손하게 말했다. “은 선생님, 차량 행렬이 준비되었습니다. 언제든 출발할 수 있습니다.”시후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유미경이 보이지 않자 무심코 물었다. “미경 씨는 왔나요?”유가휘는 서둘러 설명했다. “은 선생님 조금 전 미경이에게 전화를 했는데, 공항에서 일이 있어서 먼저 출발했다고 하더군요.”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알겠습니다. 그럼 우리도 출발하시죠.”30분 뒤, 시후와 배유현은 유가휘의 차량 행렬을 따라 홍콩 국제공항에 도착했다.차량 행렬이 VIP 전용 건물 앞에 멈춰 서자, 유가휘는 앞차에서 내려 급히 뛰어가 시후가 탄 차의 문을 열며 정중하게 말했다. “은 선생님, 이제 은 선생님과 배유현 회장님께서는 먼저 보안과 출국 심사를 받으셔야 합니다. 저희 차량 역시도 전용 통로를 통해 보안 검사를 받아야 하므로, 검색을 마친 후 공항 내부에서 기다리겠습니다. 은 선생님께서 출국 수속을 마치시면 바로 저희를 보실 수 있을 겁니다.” 유가휘는 이렇게 말하면서 혹시라도 시후가 이러한 절차를 불편해할까 봐 서둘러 덧붙였다. “은 선생님, 홍콩은 항공 보안에 대해 엄격한 편입니다. 다른 국가들에 비해 느슨하지 않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해당 절차를 생략할 수 없으니 부디 양해해 주십시오.”시후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당연한 일이죠. 그럼 배유현 회장과 함께 이쪽으로 들어가겠습니다.”“예 알겠습니다!” 유가휘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제가 두 분을 안으로 모시겠습니다.”그러나 시후는 말했다. “유 회장님, 그렇게까지 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저희끼리 들어가도 됩니다.” 그렇게 말한 뒤, 그는 배유현과 나란히 차에서 내렸다.유가휘는 끝까지 시후와 배유현을 VIP 전용 건물 안까지 안내한 뒤, 그들이 보안 검색 통로로 들어가는 모습을 확인했다. 그런 뒤에야
유미경은 얼굴이 붉어지는 것을 느끼며 약간 짜증내듯이 말했다. "진재은! 너 앞으로도 계속 이렇게 뻔뻔하게 굴 거면, 너랑 좀 거리를 두는 게 낫겠다!"진재은은 입을 삐쭉 내밀며 물었다. "미경 언니, 언제 시간 돼? 그 사람 불러서 같이 밥이나 한 끼 먹자! 나 말이야, 다른 건 몰라도 쓰레기 감별, 그거 하나는 기가 막히게 잘해~ 그러니까 그 사람이 좋은 남자인지 아닌지, 식사 한 번만 해보면 알 수 있다니까?!"유미경은 약간 아쉬운 표정으로 말했다. "그럴 기회가 없을 것 같은데. 오늘 밤에 그 분은 떠나거든, 홍콩을 떠나셔.""뭐?" 진재은은 놀라서 물었다. "그럼 한국으로 돌아가는 거야? 내 예상이 맞다면, 그는 한국 사람이겠지?"유미경은 마음속으로 아쉬움을 느끼며, 더 이상 감정을 숨기지 않고 그저 무기력하게 한숨을 쉬었다. "미국으로 돌아 갈 거야.""미국으로?" 진재은은 급히 물었다. "그럼 언니는 한국에 왜 가는 건데? 미국으로 따라가야지!"유미경은 턱을 괴고 멍하니 벽을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아내가 교육을 받는데, 그것 때문에 미국에 가는 거야. 아내 분이 학교를 다녀야 하거든. 그리고 다음 달에 한국으로 돌아간다고 했어."진재은은 충격을 받은 듯 눈을 동그랗게 뜨고 외쳤다. "미경 언니... 언... 언니 뭐라고 했어?! 그 남자가 아내가 있다는 거야?!”"응." 유미경은 고개를 끄덕이며 진지하게 말했다. "결혼한 지 4년 됐다고 했어.""세상에..." 진재은은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말했다. "미경 언니, 미... 미경 언니... 지금 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거야..."유미경은 무의식적으로 손에 든 펜을 돌리며 중얼거렸다. "무슨 생각을 하는 건 아니야. 그냥 내 마음을 제어할 수가 없을 뿐이지..." 그러다가 그녀는 문득 컴퓨터 화면의 오른쪽 아래에 떠있는 시간을 보더니 깜짝 놀라며 말했다. "큰일 났네, 벌써 4시가 넘었어! 빨리 몇 시에 떠나는지 물어봐야겠어."......한편, 시후는
시후와 배유현이 쇼핑을 하고 있을 때, 학교에서 논문 발표 준비를 하고 있던 유미경은 갑작스럽게 서울대학교에서 보낸 이메일을 받았다. 라는 글자를 본 순간, 그녀는 깜짝 놀라며 얼른 이메일을 열었고 이메일의 내용을 조용히 읽어 내려갔다."유미경 님, 안녕하십니까? 저는 서울대학교 글로벌 인재 채용 프로젝트의 책임자 이루다라고 합니다. 보내주신 자기소개서와 이력서를 검토한 결과, 귀하의 경력이 당교의 글로벌 인재 채용 프로젝트에 적합하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이에 따라 귀하를 서울로 초청하여 면접을 진행하고자 합니다... 면접 일정은..."메일을 다 읽은 유미경은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환호성을 질렀다. "정말 잘 됐다!"바로 옆에서 조용히 자료를 찾고 있던 같은 학과 동기이자 절친인 진재은은 유미경의 갑작스러운 외침에 놀라며 물었다. "미경 언니, 무슨 일이야? 뭐가 그렇게 좋은 일인데?!”유미경은 망설임 없이 말했다. "나 서울대학교에서 면접에 참석하라는 연락을 받았어! 논문 발표가 끝나면 바로 면접을 보러 갈 수 있을 거야! 만약 면접을 통과하면, 나는 서울대학교에서 일할 수 있게 될 거라고!"진재은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믿을 수 없다는 듯 말했다. "뭐라고, 언니...?! 언니는 곧 홍콩대학교에서 박사 학위를 받을 사람이야. 언니가 우리 학교에서 남아서 교수 일을 하고 싶다면 당연히 할 수 있을 텐데, 굳이 한국에 있는 듣보잡 대학에서 일하려는 이유가 뭐야?"유미경은 단호하게 말했다. "서울대학교는 듣보잡 대학이 아니야. 오히려 한국 안에서 일류 대학이자 최고의 대학으로 알려진 곳이라고. 우수한 교수진들과 탄탄한 발전 가능성을 갖춘 명문 대학이지."진재은은 망설임 없이 반박했다. "그렇다 쳐도, 홍콩대학교만큼 좋은 대학은 아닐 걸? 게다가 홍콩대학교에 남으면, 굳이 홍콩을 떠날 필요도 없고, 집에서 편하게 출퇴근하면 되는데, 왜 멀리 다른 나라인 한국까지 가려고 해?"유미경은 살짝 미소 지으며 진지하게 말했다. "난 이
시후는 웃으며 말했다. "아내와 장모님께 줄 거라, 여성들이 좋아하는 걸 고르면 돼요."배유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 지었다. "여성들에게 선물을 할 때는 가방과 쥬얼리가 무난하게 좋은 선택이죠. 가방이라면 에르메스나 샤넬이 좋고, 쥬얼리 브랜드는 좀 더 다양해요. 반클리프 아펠, 티파니, 불가리가 대표적이고요."시후는 생각하며 말했다. "가방은 이미 전에 선물했으니 이번에는 안 사도 될 것 같고, 쥬얼리는 한번 고려해볼 만하네요......" 선물에 대해 생각하던 중, 시후는 문득 송민정이 윤우선을 위해 꾸민 ‘그 일’을 떠올렸다. 당시 윤우선은 불가리의 한 목걸이에 반해 결국 가진 현금을 몽땅 써버리지 않았던가. 시후는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들었다. 만약 윤우선이 ‘복권에 당첨’됐을 때 샀던 목걸이와 똑같은 걸 다시 사준다면, 그녀는 어떤 기분이 들까? 생각이 여기까지 미치자, 그는 망설이지 않고 말했다. "그럼 불가리 매장으로 가보도록 하죠!"곧 두 사람은 차를 주차한 후, 홍콩에서 가장 큰 SOGO 백화점으로 향했다. 혹시라도 누군가 자신을 알아볼까 봐, 배유현은 마스크와 선글라스를 착용한 뒤 시후와 함께 백화점에 들어섰다. 백화점에 들어서자마자, 배유현은 불가리 매장의 간판을 발견하고 말했다. "은 선생님, 불가리 매장은 저쪽입니다.""그래요."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그녀와 함께 불가리 매장으로 들어갔다.곧 한 명의 직원이 다가와 정중하게 물었다. "불가리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어떤 제품을 찾으시나요?"시후는 곧장 물었다. "목걸이를 좀 보려고 하는데, 매장에 재고가 있나요?"직원은 곧바로 대답했다. "네, 있습니다.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이윽고 직원은 카운터에서 에메랄드 펜던트가 달린 목걸이를 꺼내 시후 앞에 내밀었다. "고객님, 해당 에메랄드 목걸이는 올해 출시된 신상으로, 매우 인기 있는 상품입니다. 가격은 55만 홍콩 달러입니다."시후는 목걸이를 받아 살펴보았다. 실물을 보니 확실히 아름다웠고, 고급스러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