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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1장

혜빈은 할머니에게 뺨을 맞고 뛰어나갔으나, 마당을 다 나가지 못하고 아버지에 의해 저지당했다.

김창곤은 그녀에게 돌아오라고 권했지만, 그녀는 그렇게 하고 싶지 않았다. 왜냐하면 오늘의 책임은 바로 할머니에게 있다고 생각 했기 때문이다. 만약 할머니가 아니었다면 어떻게 자신이 이렇게 비참한 꼴을 당할 수 있었겠는가?

그래서 그녀는 화를 내며 최대한 빨리 집에서 멀리 도망치고 싶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하지만 그녀는 아버지의 말 한마디에 단념했다.

"혜빈아, 집을 나가서 어디로 갈 거야? 일자리도 없고 바깥에서 살 곳도 없고, 그냥 계집애 하나 있는데 설마 셋방 살이라도 할 수는 없지 않냐? 할머니께서 하시는 일이 잘못되었다고 할 수 있지만, 우리는 지금 너의 할머니에게 의지할 수밖에 없다. 다른 방법이 또 있어? 할머니가 이 집안의 주인인데?!"

혜빈은 잠시 침묵하며 아버지의 말을 되새기고 있었다.

사실 WS 그룹을 떠나 갈 곳은 마땅치 않았다. 게다가 길거리를 떠돌 수는 없지 않은가? 다른 사람들의 눈에는 꽤 유명한 집안의 아가씨인데, 거리를 정처없이 떠돌아 다니다가는 남의 비웃음을 사기 십상이다.

"아버지, 할머니께서는 너무 막 나가시고 너무 권위적이에요!! 우리가 그냥 나가서 살면 안 돼요?”

김창곤은 한숨을 연달아 쉬며 말했다.

"지금 이사를 가자고? 지금 이사를 나가면 우리 손에 남는 게 아무것도 없어, 너희 할머니가 기껏해야 몇 년 더 살 수 있을까? 그냥 할머니가 세상을 떠나면, 이 별장이랑 WS 그룹 다른 재산들이 모두 우리 거야!! 그러니까 이건 우리 집이라고! 만약 우리가 이사 나가면, 너희 작은 아버지 가족들이 들어와 살면, 어때? 어떡할 거야? 그럼 우린 아무것도 없잖아?"

혜빈은 문득 크게 깨달았다.

지금 유나의 집안은 할머니와의 사이가 나빠졌지만, 자신들이 이 집을 나가면 옳다구나 하며 당장 들어와서 살 것이 뻔했다.

그러자 혜빈은 억울한 듯 눈물을 흘리며, "하지만 이대로는 더 이상 못 견딜 것 같아요!!"라고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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