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곤은 윤우선의 말을 듣고 즉시 불안해져서 무슨 말이라도 하고 싶었지만, 반박할 적절한 이유를 찾을 수 없다고 느꼈다. ‘그래 맞아.. 이 집에서는 윤우선처럼 하루 종일 괴물처럼 행동하지는 않지만, 내가 사실 딱히 은 서방에게 해준 것도 없긴 해... 예전에 장 사장에게 골동품을 팔아서 큰 돈을 벌었던 적이 있긴 하지만... 사실 나는 지금도 이것이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하는데.. 그 이후에는 더 이상 이런 적이 없어질 것이라고 누가 생각이나 했겠어..? 그리고 장 사장 이 멍청이도 예전에는 내가 골동품 거리에 갈 때마다 있었는데 최근에는 골동품 거리에 갈 때마다 찾을 수가 없어!! 나중에 내가 줍줍하려고 골동품을 몇 개 더 샀지만 오히려 돈을 잃었어.. 물론 돈을 많이 잃지는 않았지만 그것을 사려고 꽤나 돈을 썼지.. 사실 전문 골동품점에 가서 돈도 얼마 받지 못했는데.. 나중에 서화협회에 가입해서는 매일 협회 업무로 바빴어.. 비록 협회에서 사람들에게 인정받고 좋은 위치에서 일하기도 했지만.. 협회의 주된 목적은 명성과 자격을 얻는 것이지.. 돈을 벌자면.. 정말 기회가 없지...’ 그래서 김상곤은 곰곰이 생각해본 뒤 깨달았다. ‘하아.. 내가 정말 무능했구나.. 나의 착한 사위가 나에게 차도 사주고, 협회에서 제대로 일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매일 내가 기를 펼 수 있도록 도와줬는데.. 그런데 나는 뭘 해줬나..? 난 은 서방에게 아무 것도 해준 것이 없어..!” 잠시 동안 김상곤은 죄책감을 느꼈다. 그는 시후를 바라보며 어색하게 말했다. "은 서방.. 허허.. 이 상황에서 내가 어떻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나..?"시후는 웃으며 말했다. "장인 어른, 서화협회 활동은 요즘 잘하고 계시죠?”"음.. 꽤 잘하고 있지만.. 아직 돈은 못 벌고 있어.. 허허..”시후는 손을 저었다. "장인 어른과 장모님께서는 이제 돈을 버는 것에 대해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저와 유나 씨가 이제 우리 가족들을 부양할 테니 두 분은 이제 은퇴하고 자신의 삶
파스타는 맛이 아주 좋았다. 마늘종이 아주 싱싱하고 불 조절도 잘 되었기 때문에 맛이 굉장히 조화로웠다. 그리고 유나가 삼겹살을 양념해 BBQ를 만들었기 때문에 볶은 마늘종과 아스파라거스, 볶은 야채들과 함께 먹으니 그 향이 어우러져 매우 향긋했다. 게다가 면발은 딱 알맞게 익어 부드러움과 쫄깃함이 적당하고 함께 섞인 올리브유는 풍미를 더욱 살려주었다.식사를 하던 시후는 "여보, 정말 맛있네요! 이렇게 실력이 뛰어난 줄 왜 몰랐을까!?"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유나는 부끄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지금까지는 시후 씨가 요리를 했고 난 거의 요리를 하지 않았잖아요.. 파스타를 좋아한다고 하니 앞으로는 더 자주 당신을 위해 요리해줘야겠어요.”시후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를 지었다. "좋아요! 하지만 너무 자주 요리한다고 바쁘게 다니지는 말아요. 엠그란드 그룹의 프로젝트는 꽤 빡빡할 것이기 때문에 체력을 잘 관리해야 합니다.”유나는 서둘러 말했다. "네 제가 잘 조절할 테니 걱정하지 마세요! 그럼 어서 드세요. 부족하면 제가 더 드릴게요.”"좋아요!" 시후는 파스타를 두 그릇 먹은 후 입을 닦고 만족스러운 듯 숨을 쉬었다. "유나 씨가 만든 파스타는 정말 제가 먹어본 파스타 중 최고예요!"유나는 행복하게 웃으며 말했다. "그럼 다음에는 다른 종류로 한 번 만들어 볼게요!”시후는 "좋아요!”라며 웃었다. 그가 말하고 있을 때, 갑자기 초인종이 울렸다.윤우선은 벨소리에 가장 먼저 반응하며 신이 나서 소리쳤다. "아이구! 부장님이 VIP 카드를 주러 오셨나 봐~ 내가 문을 열어 드릴게!" 그렇게 말한 뒤 윤우선은 이미 밖으로 뛰쳐나갔다.시후는 자리에서 일어나 "그럼 저도 나가 봐야겠어요."라고 말했다.유나는 김상곤에게 말했다. "아빠, 집에 손님이 오셨으니. 거실로 가서 인사하시죠.”"그래 그러자." 김상곤도 안세진을 보고 싶어서 재빨리 시후를 따라 나갔다.세 사람이 거실에 도착하자마자 윤우선은 이미 문을 열고 있었고, 안
이 두 개의 봉투를 보고 윤우선의 눈이 커졌다..! 사실 윤우선의 나이대의 여성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의 몸매와 외모를 관리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직설적으로 말하면, 전신 피부 관리와 몸매 관리에 지나지 않지만, 나이가 들면 들수록 몸매 관리는 많은 중년 여성들에게 까다로운 일이다. 몸매를 가꾸고 싶다면 운동을 해야 하기에 게으르거나 인내심이 부족해 꾸준히 운동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피부 관리는 운동보다는 훨씬 쉽다. 피부과에 가서 침대에 누워 있거나 마사지 샵에 가서 침대에 누워 있으면 아무것도 걱정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관리사들이 부드러운 손으로 반겨줄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다양한 고급 스킨케어 제품을 사용하여 마사지를 즐기면 피부를 관리할 수 있었다. 따라서 일반적으로 부유한 집안의 사모님들은 피부과나 마사지 샵에 가는 것을 좋아했다. 그러나 이 고급 뷰티 SPA의 가격과 비용은 일반적으로 굉장히 높기 마련이다.마사지 비용은 최소 몇 회 이용권을 포함하여 최소 수백 만원을 오간다. 사실 이 정도 비용은 기본 수준일 뿐이고, 마사지 시간이 길지 않고, 케어에 사용되는 스킨케어 제품의 브랜드도 비교적 평범하다고 할 수 있다. 일반적인 스킨케어 브랜드가 있는 전신 SPA는 시후가 윤우선에게 준 캐비아 스킨케어 제품과 같은 브랜드를 사용할 것이다. 하지만 호텔에 기본적으로 포함되어 있는 스파라면 1시간에 20만원은 기본이며 고급 호텔로 갈수록 금액은 더욱 비싸질 것이다.과거 윤우선이 돈을 쥐고 있을 때도 스파를 받으려면 호텔에 갈 생각도 없었고 그 정도의 비용을 쓰는 것은 부담스러운 일이었다. 하지만, 안세진은 금액 제한 없이 버킹엄 호텔과 같은 곳에서 무제한으로 스파를 받을 수 있는 VIP 카드를 직접 가져왔고, 이는 윤우선의 모든 요구 사항을 한 번에 완벽하게 충족시켰으니 그녀가 어떻게 흥분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그러나 유나는 매우 당황스러워하며 말했다. "부장님, 이렇게 비싼 선물을 받게 되어 정말 놀랍네요
안세진은 진지하게 말했다. "그런 자리에 앉을 수 있다는 것도 이미 놀라운 일입니다! 아버님은 그렇게 겸손하실 필요가 없습니다. 아버님이 서화협회의 주요 보직을 맡고 계시기 때문에 저에게도 꽤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당연히 제가 돈을 청구하기 좀 껄끄럽네요.. 그럼 이렇게 하시죠.. 자세한 내용은 아버님께서 나중에 설명해주시고 저는 서화 협회에 장소를 무료로 대여해 달라고 요청하겠습니다.”김상곤은 깜짝 놀랐다. "부장님, 정말 많은 도움을 주셨는데... 솔직히 말해서 최근 우리 서화 협회의 자금이 부족하기는 했습니다만.. 이렇게 도와주신다고 하면 비용이 많이 절감될 것 같습니다..."안세진은 명함을 직접 꺼내 김상곤에게 건네 주며 웃음지었다. "앞으로 서화협회에서 장소나 후원이 필요한 활동이 있으면 저에게 직접 연락하셔도 됩니다.""아 그래요, 정말 고마워요!" 김상곤은 기뻐하며 거듭 감사 인사를 했다.이때 안세진은 시간을 보더니 말했다. "아아.. 은 선생님, 제가 다른 할 일이 있어 먼저 가보도록 하겠습니다..!”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웃으며 말했다. "예 그럼 배웅해 드리겠습니다..”윤우선은 기분 좋은 표정으로 말했다. "아이고 부장님, 이렇게 뵙게 되었는데.. 앞으로는 여기에 더 자주 오세요.”안세진은 서둘러 정중하게 말했다. "알겠습니다. 은 선생님 나오지 않으셔도 됩니다.. 저는 혼자 갈 수 있습니다."시후는 웃으며 말했다. "그럼 안 나갑니다~”안세진이 떠나자마자 윤우선은 시후에게 말했다. “은 서방~~~ VIP 카드를 빨리 보여주면 안 되겠나?”그러자 시후는 그녀에게 봉투를 부드럽게 건네 주었다.윤우선은 신나게 열었고, 열자마자 신나게 춤을 추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이것을 본 시후는 절레절레 고개를 저었다. 시어머니는 여전히 작은 이익에 행복해하는 것 같다.…….늦은 밤, 소민지는 흥분한 가족들과 늦은 시간까지 이야기를 나누다가 마침내 쉴 수 있도록 준비된 방으로 돌아왔다. 하
소지빈은 단 하나의 목적을 위해 한밤중에 조용히 소민지의 방에 찾아왔다. 그것은 바로 여동생과 어머니가 이번에 겪은 일들과 두 사람을 구한 사람이 누구인지 알아내는 것이었다..! 저녁 식사 자리에서 그는 어머니가 겪은 구체적인 일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듣게 되었는데, 이는 의문의 사내가 자신을 구해 주었지만 모습을 보이지는 않았다는 이야기였다. 물론 어머니의 논리에 뚜렷한 결함은 없었지만, 소지빈은 뭔가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할아버지가 아무래도 이번 일이 일본에서 자신과 여동생을 구해준 은인과 관련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그는 소민지에게 개인적으로 이 일에 대한 진실을 물어볼 생각이었다.소민지의 방에 들어가자마자 소지빈은 걱정스럽게 물었다. "민지야, 별로 고생은 하지 않았지?""응... 별로 고생하지는 않았어.." 소민지는 감동을 받고 웃으며 말했다. "오빠, 식사하고 있을 때 말하지 않았어? 나는 별로 고생하지 않았다고.. 대신 매일 맛있는 음식을 먹고 오히려 살이 찔 정도였어.”"그래 그렇게 잘 지냈다면 다행이다..." 소지빈은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내가 엄마랑 네가 고생할까 봐 얼마나 걱정했다고.. 이렇게 큰 교통사고가 났으니 조금만 다친다는 건 말도 안 되는 일이잖아..”소민지는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 "사실 그건 그렇게 큰 문제가 아니었어.. 우리는 매우 전문적인 의료팀에게 치료를 받았거든..”그러자 소지빈은 호기심을 가지고 물었다. "민지야, 너와 어머니를 구한 사람이 누구라고 말했어? 그리고 그들은 왜 비밀리에 두 사람을 구출한 거래? 그리고 왜 외부에 아무것도 알리지 않고 조용히 지내라고 한 거야?”"그건.. 나도 모르겠어.." 소민지가 말했다. "나도 확실히 말할 수 없어... 나는 그 누구도 본 적이 없고 왜 우리를 구하러 왔는지 우리에게 말한 적이 없어서..”그러자 소지빈은 소민지를 바라보며 진지하게 말했다. "민지야, 진실을 말해줘.. 혹시 저녁 식사에서 외할아버지와 다른 가족들
소지빈은 여동생에게 말했다. "너 바보야? 내가 너랑 같이 산 지 몇 년이 되었는데 내가 널 모를 줄 알아..? 지금 네 얼굴만 봐도 네가 분명히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는데..” 이렇게 말하면서 소지빈은 힘없이 말했다. "하아.. 네가 나에게 사실을 숨길 필요가 있을까? 나의 은인은 네 은인일 뿐만 아니라, 나의 은인이기도 해.. 그 사람이 내 생명도 구했다고! 난 민지 네가 그 사람에게 은혜를 갚고 싶어하는 걸 잘 알아, 나도 그 사람에게 보답하고 싶어!! 그리고 이번에도 그 사람이 정말 너와 어머니를 구했다면, 우리 그룹은 그 사람에게 네 명의 목숨 값을 빚진 거야.. 기회가 된다면 나는 꼭 그의 앞에 무릎을 꿇고 직접 감사를 드리고 싶어.. 그러니까 네가 여기서 계속 이 사실을 비밀로 하면 난 앞으로 내 은인에게 직접 감사할 기회조차 없단 말이야..”소민지의 심리적 방어 기제가 갑자기 무너지는 것 같았다. 왜냐하면 그녀는 자신의 오빠인 소지빈이 자신에게 가스라이팅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 순간, 그녀는 딜레마에 빠졌다. 그녀는 시후에게 그의 신원을 다른 사람에게 밝히지 않겠다고 약속했는데, 친오빠는 마치 이 사태의 윤곽을 이미 짐작한 듯 말하고 있으니 어떻게 이 상황을 넘어가야 할지 머리가 아파왔다. 소민지는 곰곰이 생각했다. ‘오빠가 이미 윤곽을 추측하고 있으니 오빠가 걱정하고 기분 나빠 하지 않도록 간단한 내용은 알려 주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대신 세부적인 정보는 밝히지 않으면 되잖아..?’ 그래서 그녀는 이렇게 말할 수밖에 없었다. "오빠.. 오빠가 짐작한 대로 나와 엄마를 구해준 사람은 우리의 은인이 맞아..”소지빈의 심장이 빠르게 뛰었다! ‘역시 예상대로야... 그런데 정말 할아버지께서는 예리하시구나...! 내 은인을 한 번도 만나본 적이 없으셨지만 그가 벌인 일이라고 짐작하실 수 있을 정도이니 말이야.. 할아버지께서 상기시켜 주시지 않았다면 나는 이것을 전혀 생각하지 못했을 거야...’ 그래
원하는 정보를 얻은 후 소지빈은 소민지에게 말했다. "민지야, 그럼 피곤할 테니 일찍 자. 내일 다시 이야기하자!”소민지는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어 오빠~~”소지빈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래~ 그럼 나도 방으로 돌아가서 쉴게~”소민지는 오빠를 보낸 다음 다시 침대로 돌아왔고, 그녀는 다시 시후의 모습을 떠올렸다. 그녀의 온몸은 침대 속으로 천천히 가라 앉는 것 같았다. 소지빈은 불안한 마음으로 방으로 돌아왔고, 그가 가장 먼저 한 일은 재빨리 할아버지 소성봉에게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었다. 졸린 눈으로 혼자 서재에서 차를 마시고 있던 소성봉은 이 메시지를 보고 갑자기 의자에 털썩 주저앉아 오랫동안 움직이지 못했다. 그리고 그는 나지막한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그렇게 강한 사람이 왜 엘에이치 그룹을 공격하는 거지..? 설마... 내가 며느리 박혜정에게 한 일이 그를 화나게 한 것인가..? 하지만, 이건 수덕이와 수도와는 상관 없는 일이다..! 그러니 내 아들들은 왜 납치된 거야..? 그리고 더 이상한 건 민지를 두 번이나 구해줬다는 것이다.. 내 생각엔 그는 민지와 뭔가 깊은 관계에 있는 것 같군.. 만약 민지가 자신의 어머니의 일 때문에 나에게 분노한 상태라면, 그 미스터리미 인물은 앞으로 그녀를 위해 이와 같은 일을 또 저지를 것이고 분명 나에게도 우리 그룹에도 해로울 거다... 게다가 진주 하씨 집안이 다시 나에게 협조한다고 해도 그 사람에게는 대적이 안 될지도 몰라.. 이 미스터리한 인물의 힘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이니까.. 진주 하씨 집안이 어떻게 그와 맞설 수 있겠어?" 소성봉은 이 말을 내뱉은 뒤 더욱 겁이 나기 시작했다. 그는 갑자기 심지어 이런 생각까지 들었다. ‘내가 먼저 민지와 혜정이 그 아이게게 사과하는 것이 어떨까? 민지가 나에 대한 증오심을
헬기는 굉음을 내며 지나가며 곧장 진주 하씨 가문으로 향했다.이때 하성호는 얇은 코트를 입고 안뜰에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소재한은 헬기로 도착하기 전에 하성호에게 전화를 걸었다.원래 하성호는 엘에이치 그룹의 비서가 온다고 할지라도 엘에이치 그룹과 관련된 인물들은 전혀 보고 싶지 않았다. 그러나 소재한은 자신이 소 회장이 보낸 사람이라고 말했기 때문에 아무래도 하성호는 소 회장의 체면은 세워줘야 한다고 생각했고 그의 성의를 무시하려 하자 조금 불안함을 느꼈다.진주 하씨는 무술 가문이었으며 그들은 싸움에 능하지만 엘에이치 그룹 같은 재벌가 앞에서는 정말 아무것도 아니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특히 국내 해외 할 것 없이 무술을 배우는 가문은 회사나 재벌가들과 함께 일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협력 관계에 있는 사람들에게 하성호는 감히 쉽게 분노를 터뜨릴 수 없었다. 특히 진주 하씨 집안처럼 수백 년의 기반을 갖고 있는 무술 집안은 더더욱 권력자들의 뜻을 거스르지 못했다. 만약 그렇지 않고 상대방이 분노하기라도 한다면 진주 하씨 가문이 쌓아온 수백 년의 기반을 완전히 무너뜨릴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하성호는 무슨 일이 있어도 소재한이 소성봉을 대신하여 이곳에 온 것이라면 그의 뜻을 대놓고 무시할 수는 없고 적어도 겉으로는 잘해줘야 한다고 생각했다.하성호와 함께 소재한을 기다리고 있는 하영권은 진주 하씨 집안의 장남이며, 하영수의 큰 오빠이자 진주 하씨의 차세대 핵심 인물이라고 할 수 있었다. 천천히 착륙하는 헬기를 보며 하성호는 다소 엄숙한 표정을 지었고, 얼마 전 자신의 손녀를 살해한 엘에이치 그룹에게 예의를 갖춰야 한다고 생각하자 마음이 조금 불편했다.한편, 옆에 서 있던 하영권은 헬기가 착륙하기 전 아버지에게 상기시켜주었다. "아버지, 소재한 비서를 만나실 때 감정을 조절하시고 분노를 내비치시면 안 됩니다..”하성호는 이 말을 듣고 약간 불편함을 느꼈다. 사실 그 역시도 소재한에게 화를 낼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러나
중소단이 제이크 한의 입안에 들어간 순간, 시후는 그의 몸이 짙은 영기로 감싸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곧이어 이 영기는 제이크 한의 몸을 재구성하기 시작했다. 제이크 한은 특수 냉동복을 입고 있어서 외부에서는 그의 신체 변화가 보이지 않았지만, 시후는 그의 만신창이가 된 몸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빠른 속도로 재구성되고 있음을 감지할 수 있었다.일단 가장 먼저 회복된 장기는 심장이었는데, 거의 산산조각 난 그 심장은 이미 완전히 건강한 상태로 복원되었으며, 바로 다시 뛰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의 혈관에는 이미 혈액이 없었고 대신 극저온 보호액이 채워져 있었다. 하지만 중소단의 효과로 그의 조혈 기관들은 하나씩 단계적으로 회복되었고, 곧 대량의 신선한 혈액이 끊임없이 생성되기 시작했다. 따라서 원래 그의 혈관을 채우고 있던 보호액들은 새로운 혈액의 압력으로 인해 자연히 체외로 밀려났다.이후 그의 체온은 점차 본래의 온도로 돌아왔고, 전신의 외부 상처들 또한 가장 빠른 속도로 치유되기 시작했다. 다른 이들은 제이크 한의 변화를 잘 느끼지 못하고 그저 그의 피부색이 창백함에서 약간 혈색을 띄기 시작했다는 정도만 인지할 수 있었다. 하지만 시후는 제이크 한의 모든 변화를 똑똑히 보고 있었고, 속으로 감탄을 금치 못했다. ‘중소단은 역시 재구성하는 약효가 뛰어나다는 말이 맞군... 마치 높은 곳에서 떨어져 산산조각 난 유리컵을, 단순히 조각들을 다시 붙이는 게 아니라, 흠집 하나 없이 완벽히 복원하는 것과 같아... 부서진 부분은 고쳐주고, 잃어버린 부분은 새로 자라나게 하니, 이 약은 정말 무지막지한 효능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아.’이때 제이크 한의 신체 장기, 사지, 심지어 혈액까지... 그의 몸은 이미 완전히 건강했던 시절의 상태로 회복되었고, 혈액이 충분히 보충되며 그의 심장 박동도 점점 강해졌다. 동시에 그는 점차 자발적인 호흡 기능도 되찾기 시작했다. 이제 다른 사람들도 눈으로 그의 가슴이 들썩이는 것을 볼 수 있었다.배유현은
이들 작업자 중 그 누구도 지금 자신들이 이렇게 단순하고 거친 방식으로 제이크 한을 해동시켜야 할 것임을 예상하지 못했다.제이크 한은 섭씨 영하 200도의 거대한 얼음 덩어리나 마찬가지였기에, 온수에 들어간 그 순간 수조 안의 물 온도는 급격히 떨어졌다. 작업자들은 다급히 순환 펌프를 가동시켜 가열 장치를 통해 물을 계속 데우며 수조 안의 온도를 섭씨 40도로 유지하려 애썼다.하지만 이처럼 무리한 해동 방식은 곧바로 큰 문제점이 드러나고 말았다. 제이크 한의 피부가 해동되기 시작하자마자 피가 배어 나오기 시작했는데, 마치 갓 해동된 소고기 덩어리와 마찬가지로 세포 내 액체가 파열로 인해 흘러나오며 혈액과 체액, 세포액이 섞인 핏물이 밖으로 배어 나오고 있었던 것이다.책임자는 얼굴을 감싸며 놀라 외쳤다. “회장님... 이건... 이건 사실상 되돌릴 수 없는 손상입니다...”배유현 역시 그 끔찍한 광경에 놀라긴 했지만, 그래도 침착하게 말했다. “됐어요, 이제부터는 여러분이 할 일이 아닙니다. 다들 물러가 주세요.”사람들은 서로 눈치를 보다가, 결국 책임자가 앞장서 마음을 다잡고 말했다. “회장님, 그럼 저희는 먼저 나가 있겠습니다. 혹시 필요하시면 언제든 연락 주십시오.”배유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하나둘씩 현장을 떠나는 작업자들을 지켜보았다. 그녀는 곧 시후를 부르러 가려 했지만, 뜻밖에도 시후는 이미 휴게실에서 나와 있었다. 배유현은 피 섞인 물속에 담긴 제이크 한을 바라보며 긴장한 듯 말했다. “은 선생님... 제이크 한 경감의 상태가 좀 안 좋아 보입니다...”시후는 담담하게 말했다. “신경 쓰지 마요. 뇌만 멀쩡하면 되거든요.” 시후가 이렇게 무리한 방식으로 따뜻한 물에 바로 담가 제이크 한을 해동하라고 한 이유는 바로 중대한 비밀이 있기 때문이었다. 그 비밀은 바로 중소단의 무차별적인 회복 능력이었다. 중소단에 있어서 인체의 모든 장기와 조직 중에서 회복할 수 없는 것은 뇌와 뇌에 저장된 기억들 뿐이었다. 그러나 제이크
시후는 제이크 한의 성격과 업무 스타일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 그러니 제이크 한이 만약 다시 깨어나고, 예전의 기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면, 반드시 자신이 혼수상태에 빠지기 전 무슨 일이 있었는지 그 전후 사정을 끝까지 파헤치려 들 것이 분명하다. 예컨대, 도대체 누가 페이셔스 그룹의 악질 사이코 배호영을 죽였는지, 또 누가 Samson 그룹 일가를 몰살시키려 했는지, 이 모든 진상을 기어이 밝혀내려 할 것이다.그래서 시후는 오히려 이 기회를 이용해, 제이크 한과 진심으로 심도 깊은 대화를 나눌 생각을 했다. 자신이 누구인지, 또한 배호영을 죽인 사람은 바로 자신이며, 그는 물론 Samson 그룹 전체를 구한 사람도 자신임을 정확히 알릴 계획이었다. 그리고 만약 제이크 한이 이 은혜를 알고 처신할 줄 아는 사람이라면, 앞으로 시후에게는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고, 반대로 이 은혜에 대해 감사할 줄 모르고, 물고 늘어지기만 한다면 제이크 한의 기억을 완전히 지워버리고, 그를 기절시켜 뉴욕 길바닥 어딘가에 버려버리면 그만일 것이었다. 그렇다면 적어도 그의 목숨은 살려준 셈이기 때문이다.이렇게 결정한 시후는 배유현에게 지시했다. “배유현 씨, 7번 냉동 캡슐에서 액체질소를 모두 빼고, 제이크 한을 따뜻한 물에 담가서 해동시키도록 하십시오. 그 다음은 내가 알아서 처리하도록 하죠.”“네, 알겠습니다, 은 선생님!” 배유현은 시후가 어떤 방법으로 그를 살리려고 하는지는 정확히 알 수는 없었지만, 그에 대한 맹목적인 신뢰와 존경이 있었기에 조금도 의심하지 않았다. 그래서 그녀는 이렇게 말했다. “은 선생님, 보안을 위해, 먼저 함께 온 분들과 옆방에서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해동 작업이 끝나는 대로 다시 모시러 가겠습니다.”시후도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했다. 자신이 제이크 한을 되살린다는 사실은 아는 사람이 적을수록 좋을 것이기 때문이다. 시후의 동행인들은 절대적으로 신뢰할 수 있지만, 작업에 투입되는 일반 직원들은 아무래도 보안상 신뢰성을 보장하기
시후는 배유현의 안내를 받아 엘리베이터를 타고 건물 1층으로 내려온 뒤, 1층의 센터를 지나 특수 엘리베이터로 갈아타고 지하 5층의 냉동센터로 향했다.이 냉동센터는 본래 배원중이 자신의 시신을 보존하기 위해 마련한 장소로, 사용 연한은 무려 300년으로 설계되었으며, 그 보안 수준은 마치 대통령이 세계 종말 대비 계획에 포함된 방어 시설에 버금갈 정도였다. 비록 지하 5층이라 하지만, 실제 깊이는 거의 지하 100미터에 달했고, 전략적 물자도 완비되어 있었기 때문에 설령 미국 본토가 핵공격을 받더라도 무사할 수 있는 수준이었기 때문이다.이 냉동센터는 설계상 최대 100구의 시신을 보관할 수 있었지만, 현재 이곳에 진짜로 냉동된 인물은 실험용 시신들을 제외하면 단 한 명, 바로 제이크 한 뿐이었다.시후는 냉동센터에 들어서자마자, 마치 SF 영화 속 한 장면 같은 광경에 압도되고 말았다. 이 공간 전체는 곳곳에 각종 장비들이 자리 잡고 있었고, 공기·산소·액체질소 등을 전달하는 굵은 배관들이 거미줄처럼 가득히 얽혀 있었다.그 중에서도 가장 압도적인 시각적 충격은, 질서 정연하게 늘어서 있는 수십 개의 거대한 스테인리스 탱크들이라고 할 것이다. 이 탱크는 하나하나가 최소 4~5미터는 되어 보였고, 아래에서 위로 올려다보면 인간이 한없이 왜소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이 거대한 탱크들은 바로 인간을 냉동 보존하기 위한 냉동 캡슐이었다.비밀을 유지하기 위해, 배유현은 이미 이곳의 모든 연구원과 직원들을 철수시킨 상태였기에, 지금 이 공간에는 시후와 시후의 동행자들 외엔 아무도 없었다. 지극히 한적한 분위기와 더불어, 이곳이 본래 초저온 시체 보관소이기에 더욱 섬뜩한 느낌을 주는 것 같았다.이때, 배유현은 시후의 곁에서 설명했다. “은 선생님, 현재 인체 냉동 기술 기준으로는 사람이 사망한 뒤 약 50시간에 걸쳐 서서히 온도를 낮추며 냉각을 진행하고, 그 후에 냉동 캡슐에 넣어야 세포가 급속 냉각 중 얼음 결정이 생겨 손상되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시후의 말을 들은 스미스는 어찌할 바를 몰랐다. 그는 미국 FDA의 수장이며, 미국 사회에서도 명실상부한 상류층이자 최고 수준의 엘리트 집단에 속해 있는 인물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그에게, 시후는 너무나도 가볍게 현재 직책을 버리고 어렵게 이룬 모든 것들을 내려놓으라고 말하고 있었다. 이건 스미스에게 있어 상상도 못 했던 일이었다.그가 한동안 멍하니 넋을 놓고 있자, 시후는 담담하게 말했다. “그냥 내 개인적인 조언일 뿐입니다. 천천히 고민해 보세요. 저는 볼일이 있어서 이만 가보겠습니다.” 그 말을 마친 뒤 그는 곁에 있던 배유현을 바라보며 말했다. “배유현 씨, 갑시다.”배유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공손하게 손짓했다. “은 선생님, 그럼 이쪽으로 가시죠.”스미스는 눈앞에서 시후와 배유현이 엘리베이터에 타고, 문이 천천히 닫히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그는 여전히 무릎을 꿇은 채 아무런 움직임도 보이지 않았다.곁에 있던 동료가 다가와 스미스를 부축하려 했지만, 그는 손을 저으며 거절했다. 그러고는 무언가 결심한 듯, 휴대폰을 꺼내 미국 보건복지부 장관, 즉 자신의 직속 상관에게 전화를 걸었다.미국 행정부 구조상, FDA는 보건복지부의 산하 기관이며 FDA의 인사권은 보건복지부가 갖고 있었다.전화를 받자 보건복지부 장관이 말했다. “어이, 스미스? 무슨 일인가?”그러자 스미스는 진지하게 말했다. “장관님, 제가 정중하게 사직 의사를 전하려 연락 드렸습니다. 앞으로 저는 FDA의 어떤 업무도 맡지 않겠습니다.”장관은 매우 놀라며 되물었다. “스미스, 도대체 무슨 일이야? 내 기억이 맞다면, 대학 시절부터 자네는 FDA를 이끄는 게 꿈이라고 했잖아. 그런데 이제 막 2년 정도 일했는데 벌써 그만두겠다고?”스미스는 단호히 말했다. “그렇습니다. 이미 결심했습니다. FDA 직책을 내려놓고, 지미를 데리고 한국으로 갈 겁니다.”“한국으로?” 장관이 급히 물었다. “혹시 지미를 데리고 구현제약을 찾아가려는 건가?”스미스는 잠시 망설이
게다가 구현재조환은 이미 구현제약에 큰 명성을 가져다 주었다. 그렇기에 이런 상황에서 구현재조환의 임무는 성공적으로 완수된 셈이었다.스미스는 시후의 말을 듣자 눈물이 왈칵 쏟아졌고, 울먹이며 말했다. “은 선생님... 제가 듣기로는 구현제약이 현재 한국 내에서 가정 형편이 어려운 말기 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무료 집중 치료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고 하더군요... 제발 제 아들에게도 그 기회를 한 번만 주십시오... 제 아들 지미는 너무 불쌍한 아이입니다... 저는 그 아이가 더 이상 암의 고통을 견디는 모습을 볼 수가 없습니다...”그러자 시후는 엄정한 표정으로 말했다. “당신도 말했듯이, 구현제약의 무료 치료 프로그램은 가정 형편이 어려운 말기 암 환자를 대상으로 합니다. 가장 중요한 조건이 바로 '경제적 어려움'이죠. 그런데 당신과 당신 아들은 그 기준에 전혀 부합하지 않습니다. 게다가 이 활동은 엄밀히 말해 한국 내에 있는 국내 환자만을 대상으로 하고 있고요. 따라서 한국 내에도 이 혜택을 기다리는 환자들이 수없이 많습니다. 그런데 제가 어떻게 기준에 전혀 맞지 않는 외국인에게 이런 소중한 기회를 줄 수 있겠습니까? 그러니 미안하지만, 현재 저는 도와드릴 방법이 없습니다.”스미스는 울면서 말했다. “은 선생님... 하지만 도와주지 않으신다면, 제 아들은 곧 죽게 될 겁니다... 겨우 12살짜리 아이가 암에 목숨을 잃는 걸 그냥 지켜보실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진지하게 말했다. “죽음이라는 것에 대해 한 번 논하자면, 매일 수없이 많은 사람들이 병으로 세상을 떠납니다. 그 중에는 당신 아들과 비슷한 나이거나, 혹은 더 어린 아이들도 많죠. 하지만 우리는 세상의 모든 사람을 치료해줄 수도 없고, 그럴 능력도 없습니다. 그러니 스미스 씨, 이런 감성팔이식 압박은 저에게는 전혀 통하지 않습니다! 그렇게 호소를 하기 전에 한 번 생각해 보시죠, 왜 미국에 있는 화이자나 노바티스 같은 글로벌 제약사들에는 그런 질문을 하지 않는
예를 들어, J.K. 롤링이 쓴 해리포터라는 소설을 생각해보자. 이러한 소설이 아무리 돈을 잘 벌어들일 수 있다고 하더라도 미국이나 중국과 같은 강대국들에게는 전략적인 가치는 가져다 줄 수 없을 것이다. 이 때문에, 백악관이나 중국 정부는 이러한 책에 관심을 가지지 않을 것이고, 저작권을 침해하는 일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다른 국가나 기업들이 전략적 가치가 있는 특허를 발견하게 된다면, 그들은 가장 먼저 그 기술을 손에 넣을 방법을 궁리하기 시작한다.구현재조환의 놀라운 점은, 환자가 어떤 종류의 암을 앓고 있든, 어떤 병에 걸려 있는지도 상관없이 심지어 온몸에 질병이 전이가 되어 장기 기능이 망가지고 언제 죽어도 이상하지 않은 암 말기 환자라 할지라도, 이 약을 먹기만 하면 즉각 눈에 띄는 호전을 보인다는 것이었다!그렇기 때문에 이 약을 단순히 돈벌이용으로 쓴다면, 전 세계에서 엄청난 돈을 끌어들일 수 있을 것이다. 부자든 가난한 사람이든, 암에 걸리기만 하면 자신의 전 재산을 다 털어서라도 구현제약에 갖다 바칠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약을 전략 자산으로 본다면, 단지 돈을 벌 수 있는 차원을 넘어, 다른 나라를 상대로 협상 카드로 쓸 수도 있고, 더 많은 양보를 이끌어낼 수 있는 협박 수단이 될 수도 있다.그래서 백악관이 처음 한 생각은 바로 이렇게 좋은 것은 반드시 손에 넣어야 한다는 것이었다.스미스는 시후의 불쾌한 표정을 보고는, 울먹이며 말했다. “은 선생님... 이 일은 이미 제 능력 밖입니다... 저는 어디까지나 FDA 책임자로서, 약물 승인과 감독만을 맡고 있지 군이나 CIA가 요원을 파견하는 것의 여부까지는 제가 관여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니까요...” 그러면서 스미스는 애절한 눈빛으로 시후를 바라보며 간청했다. “은 선생님, 저는 지금 단지 암에 걸린 제 아들의 아버지로서 부탁드리는 겁니다. 제발... 제 아들이 살 수 있도록 구현재조환을 조금만 더 팔아 주십시오...”시후는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 “미안하지만, 당신에게
제임스 스미스는 시후를 보자 몹시 놀랐지만, 동시에 절망 속에서 생명의 끈을 붙잡은 사람처럼 기뻐하며 감격했다.시후는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물었다. “스미스 씨, 당신이 여기에 왜 있는 겁니까?”스미스는 무의식적으로 공손히 대답했다. “은 선생님, 저는 FDA에서 진행 중인 몇 가지 임상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데, 그 프로젝트가 현재 페이셔스 그룹의 의료과학기술센터와 협력하고 있어서 오늘 일부 정기 업무 차 이곳을 방문했습니다...” 이 말을 마치기도 전에, 스미스는 무릎을 꿇으며 바닥에 엎드렸고, 눈물을 멈추지 못한 채 말했다.“은 선생님... 지금까지 정말 당신을 간절하게 다시 뵙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기회가 없었어요. 한국에도 여러 번 찾아갔지만, 구현제약 쪽 사람들도, 저 뒤에 계신 이화룡 씨도 저를 은시후 씨와 연결해주지 않았거든요... 심지어 이화룡 씨는 몇 번이나 소개비를 받고도, 계속 차일피일 만남을 미루기만 하고 전혀 도와주지 않았습니다...”시후 뒤편에 서 있던 이화룡은 입꼬리를 올리며 비웃으며 말했다. “이 양키야, 네놈이 은 선생님을 만나고 싶어 한 건, 속셈이 뻔했잖아. 내가 모를 줄 아나? 네 놈들의 목적은 구현재조환을 사들여서 미국에 가져간 뒤 역설계 하려는 것이었잖아! 내가 분명히 말해두지만, 네놈들이 준 소개비? 난 한 푼도 안 돌려줄 거다! 할 수 있으면 고소해봐!”스미스는 이 말을 듣고 깜짝 놀라, 그제야 이화룡이 바로 시후의 사람이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래서 그는 허둥지둥 시후에게 해명하기 시작했다. “은 선생님... 저는 절대 구현재조환을 역설계 하려는 게 아닙니다. 저는 FDA 책임자로서, 진심으로 구현재조환을 미국 시장에 도입하고 싶었을 뿐입니다...” 그러고는 다시 말을 이었다. “그리고... 제 아들의 병도 있지 않습니까. 예전에 겨우 상자를 얻었기는 했지만, 그마저도 백악관의 임원들에게 거의 다 빼앗기다시피 했습니다. 결국 정말 제 아들을 위해 쓸 수 있었던 구현재조환은 극히 소량이었어요. 그
“네 알겠습니다.” 시후가 말했다. “그럼 이따 뵙죠.”“네, 은 선생님. 이따 뵙겠습니다.”15분 후, 배유현이 탄 헬리콥터가 버킹엄 호텔 옥상에 착륙했다. 시후는 소이연, 안세진, 이화룡과 함께 헬기에 올랐다.30분 후, 헬리콥터는 뉴욕 교외의 외진 지역에 위치한 한 건물 상공에 도착했다. 이곳은 바로 페이셔스 그룹의 의료과학 기술센터였다. 이 건물은 반경 2km 내에 유일하게 존재하는 건물로, 25층 규모에 보안도 매우 철저했다.헬기에서 내리자, 배유현이 앞장서며 길을 안내했고, 걸어가며 시후에게 설명했다. “은 선생님, 이곳은 예전에 할아버지께서 자금을 투자해 만든 의료과학 기술센터입니다. 주요 목적은 고급 치료기술과 신약 개발을 위한 연구와 실험이에요. 현재는 암 분야에서 가장 선진적인 양성자 치료 시스템, 세포 면역요법 등을 포함한 치료 기술들이 모두 갖춰져 있으며, 전 세계에서도 최고 수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다 문득 뭔가 떠오른 듯 말했다. “아, 참! 은 선생님, 혹시 메이오 클리닉에 대해 들어 보신 적 있나요? 세계 최고의 암 전문 병원으로 불리는 곳이죠.”시후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들어봤죠. 메이오는 전 세계적으로 명성이 높으니 모르는 사람이 드물 겁니다.”그러자 배유현이 미소 지으며 말했다. “이곳의 암 진료팀의 구성원 중 60% 이상이 메이오에서 온 인재들이에요. 메이오의 최고 전문가들이 이곳에서 함께 근무하고 있고, 심지어 일부 최첨단 연구 분야에서는 우리가 메이오보다 앞서 있는 부분도 있어요. 왜냐하면 메이오는 수익성을 고려해야 하지만, 우리는 그럴 필요가 없으니까요.”이어 배유현은 이렇게 덧붙였다. “게다가 이곳에는 미국 내 최고의 장기 이식 센터, 최고의 암 진단 및 치료팀, 최정상 급의 심뇌혈관 및 노화방지 분야의 연구팀도 있어요. 그리고 우리의 냉동센터는 지하 5층에 위치하고 있는데, 최대 300년 동안 운영 가능한 구조로 설계되었죠. 할아버지께서는 생전에, 세상을 떠나면 곧장 이곳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