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후의 말이 끝나자, 수화기에서 ‘쵹!’하고 입맞춤 소리가 났다.유나는 순간 부끄러워 견딜 수가 없었고, 계속해서 수줍어하며 말했다. "정말 못 말려!! 이제는 전화에서도 변태처럼 구는 거예요!?”시후는 웃으며 말했다. "하하하!! 유나 씨! 당신은 내 아내라고요~ 이게 무슨 변태처럼 구는 거예요? 그니까~ 여보~~ 그냥 소리만 내주면 되잖아요~ 제바알~” 서울의 상류사회에서, 거의 모든 사람들은 시후를 거의 신처럼 받들었다. 일반인들은 그를 보면 모두 비굴하게 무릎을 꿇으며 목숨을 구걸하곤 했는데, 시후가 감히 다른 사람에게 애원하는 것을 본 적이 있는가? 이 말은, 그의 아내 유나만이 이렇게 시후를 억지 부릴 수 있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유나는 비록 부끄러웠지만 속으로는 살짝 달달하고 시후가 귀엽게 느껴졌다. "좋아요~ 그럼 딱 한 번 만이에요?! 더 이상 없어요?!”"그래요! 뽀뽀만 해주면 내가 전화를 바로 끊을게요."유나는 그제서야 수줍게 ‘쪽!”하고 키스하는 소리를 내주었다.이 입맞춤 소리에 시후는 온몸의 뼈가 바삭바삭해져서 부서질 지경이었다. 그러자 그는 뻔뻔스럽게 "여보, 아까 소리가 너무 작아서 잘 못 들었는데 한 번 더!!!"라고 말했다.유나는 분통을 터뜨리며 "아니 그런 게 어딨어요!! 이럴 줄 알았다니까?! 이런 흑심을 가지고 있는 줄 알았어, 끊어요!"라고 소리쳤다. 말을 마치자 그녀는 부끄러워하며 전화를 끊었다.시후는 더 이상 휴대폰에서 아무런 소리가 들리지 않자 화면을 확인하고 헤헤 웃더니 흐뭇하게 휴대폰을 주머니에 넣고 체육관으로 향했다.체육관에는 종전에 8개였던 링이 4개로 바뀌어 있었다. 경기장은 순식간에 텅 비어 버린 것 같았지만, 대신 관중석이 더 늘어났다. 8강까지 갔으니 결승전으로 가까워질수록 선수들의 실력이 좋아질 것이고 재미는 더욱 더 높아질 것이다. 하지만 이번 경기에서 시후는 단순한 관중이 아니라 설아의 감독으로 참석한 것이다. 그래서 그는 체육관에 도착하자마자 바로 백스테이지
이토 나나코는 고바야시 지로가 들어오는 것을 보고 예쁜 얼굴을 살짝 찡그렸다. 지난번 고바야시 지로와 점심을 함께 한 이후 고바야시 지로는 여러 번 자신을 찾아와 귀찮게 했다. 사실, 나나코는 그날 밥을 먹을 때, 고바야시 지로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일부러 자신의 이상형에 대해 말했다. 자신의 짝이 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자신 보다 힘이 강한 남자가 자신의 이상형이라고 말이다.그러나 보아하니 고바야시 지로는 본능적으로 그녀의 말을 걸러 들은 것 같았다. 더구나 이 자식은 버킹엄 호텔에서 숙박하던 방을 취소하고 잠실의 시그니엘 호텔로 숙소를 옮긴 뒤 아예 이토 나나코의 맞은편에 묵고 있었기에 나나코는 더욱 더 고바야시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하지만 아버지 이토 유키히코가 고바야시 지로와 계속 친분을 유지하라고 요구했기에 이토 나나코를 더욱 우울하게 만들었다. 속으로는 반감을 갖고 있으면서도 화를 내지 못하고 쫓아내지도 못하는 것이, 마치 큰 파리 한 마리가 자신의 귓가에서 윙윙거리며 날아다니는 것 같이 짜증이 났다.다나카는 나나코가 고바야시 지로를 싫어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지만, 회장의 분부가 있었기 때문에 고바야시 지로가 건네준 꽃을 공손히 받아 들며 말했다. "지로씨가 이렇게 저희 아가씨께 마음을 써 주시는 군요, 제가 아가씨를 대신해서 감사함을 전합니다.”고바야시 지로는 고개를 끄덕이며 이토 나나코에게 다가갔다. “하하.. 나나코 양, 조금 뒤 제가 관중석에서 큰 소리로 응원하겠습니다!”이토 나나코는 무표정한 얼굴로 "지로 씨, 저는 시합 전에 조용히 마음을 다스리는 걸 좋아해서요.. 실례가 안 된다면 나가 주셨으면 좋겠어요.”라고 말했다.고바야시 지로는 "그럼 아무 말 안 하고 여기 있을게요. 나나코 씨를 바라만 볼 수 있어도 좋으니까요~ 하하하!!”이토 나나코는 고바야시 지로가 이렇게 낯 두꺼울 줄 몰랐다. “그럼 지로 씨 마음대로 하세요, 저는 잠시 눈을 감고 정신을 가다듬어야 해서요.” 고바야시 지로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가즈키는 이토 나나코에게 "나나코, 이번 경기는 네가 1회전에서 바로 KO할 수 있을 거라 믿으니까, 나는 현장에서 너를 지도하지 않겠다"고 말했다.이토 나나코는 "사부님, 그럼.. 그 진설아 경기를 보러 가시는 겁니까?"라고 호기심 가득한 얼굴로 물었다."그렇다. 그 코치가 얼마나 강한지도 궁금하고.. 만약 정말 재능이 다분한 코치라면 장차 우리에게 큰 위협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 진설아가 그의 지도하에 어떤 발전이 있는지 알아봐야 할 것 같다.”고바야시 지로는 황급히 다가와 진지한 표정으로 "야마모토 씨는 힘내십시오. 나나코 씨 이쪽입니다! 저는 끝까지 함께 하겠습니다!"라고 말했다.가즈키는 고바야시 지로의 태도를 보고 어이없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 그는 고바야시 지로에 대해서 반감을 갖고 있었다. 이렇게 힘도 없는 놈이 감히 자신의 걸출한 제자와는 엮이려고 해? 가즈키의 눈에 지로는 여기서 파리처럼 윙윙거리는 혐오스러운 존재일 뿐이다. 하지만 그는 이토 가문과 이토 유키히코를 충분히 존중해야 하기 때문에, 고바야시 지로에 대한 혐오와 경멸을 직접 표현하기 어려워 그저 공기처럼 여기며 지로를 무시하는 것을 택했다.고바야시 지로는 야마모토 가즈키가 자신을 무시할 줄은 몰랐고, 속으로 화가 났지만 야마모토 가즈키가 이토 나나코의 은사이자 이토 나나코가 가장 존경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분노를 억누를 수밖에 없었다. 그는 화를 참는 것을 선택했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야마모토 가즈키의 말을 떠올리며 아첨을 했다. "야마모토 씨, 당신은 일본의 최고 고수입니다. 그러니 한국이나 다른 국가의 마이너 선수의 코치는 안중에도 없으시겠죠. 코치도 선수도 당신과 나나코 씨보다 못할 겁니다! 제 눈에는, 나나코 씨가 코치님의 인솔하에, 꼭 올림픽 2회 연속 우승을 차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그때가 되면 두 분 모두 세계적으로 유명한 일본의 영웅이 될 것입니다..!!"야마모토 카즈키는 지로의 이런 아첨을 듣고 속으로 의기양
시후는 이토 나나코를 바라보다가 그녀의 뒤에서 자신을 응시하는 이상한 시선을 느꼈다. 시후는 무의식적으로 눈살을 찌푸리며 고개를 돌려 보았지만, 뭔가 낯이 익은 사내가 공포에 질린 얼굴을 하고 있는 걸 발견했다. 이 사내는 뭔가 멍청해 보였지만, 시후의 날카로운 시선에 그는 분명 입으로는 어질고 도덕적인 척하지만, 속으로는 어떤 음흉한 생각을 가지고 있을지 모르는 두 얼굴의 인간일 것임을 들켜버렸다.시후는 흘끗 그를 쳐다보았고, 눈앞에서 고바야시 지로가 몸을 덜덜 떨고 있는 것을 보았다.시후가 정말 깊은 인상을 남겼기 때문에, 지로는 떨지 않을 수 없었다. 그는 일찍이 무자비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많이 들었는데 홍콩에서 한 야쿠자가 갑부의 아들을 납치해 온몸에 폭탄을 묶은 채 그 갑부의 별장으로 들어간 뒤 10억 홍콩달러를 갈취했다고 했던 일이 있었다. 그리고 유럽에서 전 세계를 뒤흔든 현금 수송차 강도사건이 있었는데, 강도들이 현금 수송차에서 유로를 엄청나게 탈취했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하지만 그는 독극물로 다른 사람을 독살하고 상대방의 집에서 100억원을 털어 갔다는 것을 들어본 적이 없었다. 하지만 그의 집안은 이렇게 독극물로 아버지를 잃었고 수 백억을 시후에게 털린 적이 있었다.즉 시후는 지로에게 이런 비겁하고 전대미문의 사악한 놈이었다. 그의 조사에 따르면 시후의 수법은 매우 악랄했고, 당시 자신의 형인 고바야시 이치로가 뛰어난 경호원 몇 명을 데려갔는데, 그의 부하들이 모두 잘게 토막 난 뒤 사나운 개들의 밥으로 먹였다고 들었다. 이 일을 생각하면 그는 온 몸에 소름이 끼쳤다..! 그래서 이번에 서울에 왔을 때도 혹시라도 시후를 만날까 봐 매우 조심스럽게 행동했고, 서울에 도착해서는 호텔에만 머물며 거의 외출하지 않았다..! 하지만, 대학생 킥복싱 경기 현장에서 이 깡패 같은 놈을 만날 줄이야..! 그래서 그는 극도로 긴장해 있었다.시후는 그가 매우 긴장한 것을 알아 차렸다. 하지만 그 사내를 본 적이 없으니 모르는 사이인데, 왜 이렇게
시후는 웃으며 "지로 씨도 나쁘지 않잖아요~ 보아하니, 양아치 스타일을 좋아하는 것 같은데 키가 좀.. 작으시네..? 하하!”라고 비아냥거렸다.고바야시 지로는 잠시동안 우울했다. 그의 키는 1.7m도 채 되지 않았지만 아시아 남자들의 평균 키에서는 정상이었다. 그러나 키가 큰 사내들과 비교하면 그 기준에는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다. 고바야시 지로는 1.8m까지 자라는 꿈을 꾸었지만 온갖 방법을 다 써봐도 그렇게 되지 않았다. 그래서 키는 항상 그에게는 고통스러운 기억이었다. 지금 이토 나나코 앞에서 1.85m의 시후가 키를 가지고 자신을 조롱하고 있기에 그는 마음이 불편해졌다.시후는 이때 "아 참, 지로 씨! 당신이 한국어를 할 줄 몰랐어요~ 그런데 형보다 훨씬 발음이 좋으네요!?"라고 말했다.고바야시 지로는 "형은.. 좀 게을렀기 때문에 외국어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라고 다급하게 말했다."오, 그렇구나~" 시후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그럼 지로 씨의 기업이 이번 킥복싱 대회를 후원했다고 들었는데.. 그래서 이렇게 서울에 오신 거죠? 하하!"라고 웃음 지었다."네네.." 고바야시 지로는 이마의 식은땀을 닦으며 "이번 대회 스폰서인이고, 결승전 이후 우승자는 내 손으로 상을 줘야 합니다."라고 급히 말했다.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웃으며 곁에 있던 설아에게 귓속말을 했지만 그 목소리는 주변에 있는 모두에게 들렸다. "설아야.. 저 꼬마 봤어? 나중에 우승하면 저 남자가 상을 준다네...?"꼬마...... 꼬마?!" 이 말을 들은 고바야시 지로는 가슴이 답답했다. 일본에서도 키가 작은 편은 아닌데, 왜 은시후가 자신을 키가 작다고 하는지..? 게다가 자신을 너무 무시하는 것이 아닌가..? 자신은 그래도 1.6m 정도 되는 사람인데.. 그는 뜻밖에도 진설아에게 자신의 작은 키를 보았느냐고 물었다. 설마.. 자신이 진설아에게도 무시 당할 정도로 작다는 건가..? 고바야시 지로는 답답하기 짝이 없지만 자신이 외부 행사에 있는
시후는 이때 야마모토 가즈키를 재미있다는 표정으로 훑어보았다. 사실 본인은 킥복싱에 대해 아는 게 별로 없었다. 아마도 설아가 이 대회에 참가하지 않았다면 이들을 전혀 신경 쓰지 않았을 것이다. 왜냐하면 그가 보기에 이종격투기는 전통 무술을 배운 사람에게는 뭐랄까.. 일종의 이단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근육과 뼈, 기교만 연마하는 종류의 사람들은 겉멋만 든 진정한 무술인이 아니다. 기를 잘 쓰고, 내력을 잘 사용하며 내력으로 온몸을 움직이는 것이 진정한 무술 고수가 되는 것은 온 세상이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러나 전 세계에 무술을 단련하는 사람은 셀 수 없이 많고, 태권도를 배우는 세 살짜리 아이도 무술을 연마하는 사람이라 할 수 있지만, 이렇게 많은 사람들 중에서 기를 사용하여 진정한 무도의 경지에 오른 사람은 만 명 중 한 명도 없다.시후의 눈에 야마모토 가즈키라는 사람은, 딱 봐도 진정한 무술인이 아니었다. 이미 자신의 장인과 나이가 비슷하다고 보이지만, 그의 체질은 매우 강하다. 근골격계 및 전체 신체 순발력은 모두 보통 사람보다 훨씬 높다. 하지만 진정한 무술 고수 앞에서는 야마모토 가즈키가 당할 수 없을 것이다. 이런 인간이 메달을 딸 수 있었던 것은 다른 무술 고수들은 이런 대회에 출전할 생각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사람들을 보이스 오브 코리아와 같은 오디션 프로그램에 나간 참가자들에 비유하자면, 진정한 무술 고수들은 세계 정상급 테너 파바로티 같은 존재다. 파바로티 정도의 좋은 목소리를 가진 사람들은 경연에 나가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오히려 그런 목소리로 멘토가 되는 것은 그의 신분과 지위를 오히려 깎아 내리는 것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많은 사람들은 이 사실을 이해하지 못한다. 왜냐하면 사람들은 대회에 참가해서 외부에 알려져야만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시후는 진정한 의미의 고수라면 이런 사소한 대회에 참가할 가치가 없다고 생각했다. 그러니까 시후 같은 고수의 눈에는 거장처럼 보이려고
시후는 경악스러운 표정의 이토 나나코를 바라보며 말했다. "나나코 씨, 당신의 근육과 골격은 확실히 다른 선수들에 비해 훌륭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당신이 일본인이니까, 일본의 혼합 격투술의 측면에서 알려드릴게요. 풍림화산류.. 알죠? 류와 켄 마스터즈가 속한 유파요. 그들이 말하는 파동은 음양을 바탕으로 하는데, 현재 당신의 연정화기가 절반 가까이 열려 있습니다. 만약 이 화기가 모두 열리게 된다면, 당신은 진정한 격투술의 대가가 될 기회를 갖게 될 겁니다."연정화기..?!" 이토 나나코는 "그런 건 무협 소설에서나 나오는 거 아니에요? 그리고 풍림화산류라니요..? 그런 건 무협 소설에서나 나올 것 같은 단어인데..?”라고 놀라며 물었다.시후는 "일본 무술은 한국 전통 무술에 바탕을 두고 있습니다. 제가 풍림화산류를 언급한 것처럼 이 것은 소설이나 작가들이 제안한 것이 아니라 수천 년 전 한국의 선조들이 만들어 낸 전통 적인 무술에서 나온 것입니다.”라고 엄숙하게 말했다. "당신이 묻는 풍림화산류에 대해서는 이렇게 말해드리죠. 일단 지금 방식으로 연습하다가는 40~50년이 지나면 지금 코치님만큼 나이가 들겠죠. 하지만 당신은 여전히 무술의 경지에 제대로 발을 들여놓지 못할 겁니다. 연정화기를 제대로 단련해야 제대로 격투술의 대가가 될 것입니다.”이토 나나코는 "그럼.. 대가가 된다면 그 실력이 대단해지는 건가요?"라고 물었다.야마모토 가즈키는 냉소했다. "나나코!! 이 자식이 함부로 지껄이는 것을 듣지 마라! 그런 건 한국 고대 무술의 일종이야! 저 녀석은 사람을 속일 뿐이다. 내가 예전에 너에게 태극의 고수라고 불리는 중국인들을 몇 명 보여줬던 거 기억나니?"“네..”야마모토는 "그래, 하얀 태극복을 입고 손으로 십여 명의 건장한 남자를 때리는 할머니도 있었다. 그건 그냥 엑스트라들을 배치한 사기에 불과해!”라며 시후를 믿지 말라고 했다."그건 중국 무술이고요! 많은 사람들이 대가가 되려고 사기를 치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사기꾼
"쓰레기?" 이 말을 듣고 시후는 얼굴에 웃음을 띠었다. 보아하니 이 가즈키는 아무래도 역시 굉장히 오만한 인간 같아 보였다. 하지만 그는 시후의 실력에 대해 뭔가 오해가 있는 것 같아 보인다. 시후가 쓰레기라면, 아무리 기술을 익힌다고 해도, 상대의 적수가 될 수 없다. 원래 처음 만났을 때는 기싸움을 한다고 쳐도 이 늙은이는 스포츠 정신이 없어 보인다. 그러자 시후는 빙긋 웃으며 입을 열었다. “그럼, 야마모토 가즈키 씨가 좀 더 큰 물에서 노는 걸 좋아하실 것 같으니, 내기를 한 번 해볼까요?”“그래 얼마든지 해봐라!” 가즈키는 냉소했다. 야마모토 가즈키에게는 시후의 실력이 아무리 강해도 손바닥 하나로 자신을 이길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이 내기를 하면 어떻게 해서든 자신이 이길 것이기에 판이 커지는 것은 신경을 쓰지 않았다.시후는 웃으며 "하하하!! 저는 공평하고 원칙을 중시합니다. 그러니 한국인의 명예를 걸고 내기를 하시죠. 내기를 해서 이긴 쪽이 진 쪽의 이마에 라는 글자를 새기는 거죠~ 물론 가즈키 씨가 이기시면 일본어로 쓰시는 겁니다. 하하!!”라고 소리쳤다."그래, 이렇게 할 생각은 없었는데.. 모두 네가 내린 결정이다!”"그냥 다들 노는 거죠. 그리고 은시후 제가 말했으니 제 말은 지킬 겁니다!”야마모토 가즈키는 시후가 이렇게 강한 자신감을 보일 줄은 몰랐고, 냉소했다. "내가 너를 못 이길 이유가 뭐 있어?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보고 있는데, 두려워하는 놈이 바로 쓰레기인 거야!”이토 나나코는 "두 분, 별것도 아닌 일을 가지고 왜 이렇게 불쾌하게 굴어요."라고 급히 두 사람을 말렸다. 그리고 그녀는 시후를 바라보며 진지하게 말했다. "선생님, 제 사부님은 다혈질이세요. 그러니 제가 대신 사과드립니다. 선생님께 민감한 말을 해서 감정을 상하게 해서는 안 되는데.. 죄송합니다. 개의치 않기를 바랍니다."그러나 야마모토는 "나나코! 너는 이토 가문의 딸이야! 하지만 내 일을 위해 개입할 필요도 없고 허락
과거의 그는 모든 여성들을 대할 때 항상 거만한 태도를 유지했다. 그는 여성들이 자신의 사랑을 받는 사람들이고 자신의 사랑을 받는 건 그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행운이라고 생각했다. 이와 같은 초월적인 자부심 덕분에, 그는 수십 년이라는 오랜 세월 동안 여색을 마음껏 즐길 수 있었던 것이다.물론, 방가흔은 그가 만난 모든 여성들 중 가장 사랑한 상대였다. 그러나 그는 속으로 방가흔을 늘 존중한 적이 없었다. 과거에 방가흔이 이중열과 함께 미국으로 떠났을 때, 유가휘의 입장에서 이 일은 마치 가장 아끼던 장난감을 빼앗긴 것과 같았다. 그렇기에 그녀가 다시 자신에게 돌아왔을 때도, 그는 단순히 잃어버린 장난감을 되찾아 영원히 곁에 두고 싶어했을 뿐이었다. 그렇다면, 그에게 방가흔을 정말 사랑했냐고 묻는다면, 그의 대답은 분명 ‘아니오’였을 것이다. 물론, 젊은 시절 그는 방가흔을 매우 사랑했다. 하지만 그녀가 한 번 자신을 떠난 후, 그는 자신을 통제하고 다시는 그녀에게 너무 많은 투자를 하지 않기로 마음먹었다. 그리고 그는 오랫동안 이 원칙을 철저히 지켜왔다.방가흔은 비록 유가휘의 아내이자 ‘사모님’이라는 공식적인 위치를 얻었지만, 그녀는 유가휘의 재산을 직접 관리하거나 결정할 권한이 전혀 없었다. 결국 그녀는 결혼 후에도 화려한 새장 속의 카나리아일 뿐이었다. 그러나, 지금 이 순간 방가흔이 눈물을 흘리며 말했던 그 한마디가, 유가휘의 마음 속 깊은 곳을 조용히 흔들어 놓았다. 그는 평생 자랑스럽게 수많은 여성들을 품어왔다. 그러나 오늘, 시후 앞에서 무릎을 꿇고 용서를 구할 때, 그의 자존심은 완전히 무너졌다. 지금 그는 마치 전쟁에서 패배한 자존심을 버린 장군 같았다. 이제 그는 더 이상 과거의 오만함도, 자부심도 남아 있지 않았다. 하지만, 그런 그의 곁에 남은 여인이 끝까지 자신을 떠나지 않았다는 사실로 인해 그는 마음 속에 부드러운 감정을 느꼈다. 그러자 유가휘는 길게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끄덕였다. "당신이 정말 그를 완전히 놓아주었다
그 시각.유가휘의 가족들도 이미 차를 타고 시훈도에 있는 저택으로 돌아가고 있었다.돌아오는 길에 유가휘는 방가흔과 함께 차를 탔고, 유미경은 자신의 테슬라를 직접 몰고 집으로 향했다. 유가휘는 딸이 뭔가 멍하고, 깊은 생각에 빠져 있는 듯한 모습을 보고는 함께 차를 타고 가자고 했지만, 유미경은 이를 거절했다. 유미경은 지금 온갖 생각으로 머릿속이 복잡해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고 싶었다. 하지만 차를 몰고 돌아가는 내내, 그녀의 머릿속에는 오직 시후만이 떠올랐다. 그와의 첫 만남부터 지금까지의 모든 순간이 자꾸만 무의식적으로 떠오르는 바람에, 유미경은 그가 이미 자신의 마음 깊숙이 자리 잡았다는 걸 깨닫게 되었다. 하지만, 그녀를 더욱 괴롭게 만드는 것은 시후가 처음부터 끝까지 자신을 속였다는 사실이었다. 그래서 유미경은 시후를 원망하는 마음이 생길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많은 걱정들을 안고 운전을 했지만, 다행히 그녀는 오는 길에 아무 일 없이 안전하게 집에 돌아왔다.집 앞에 차를 세운 뒤 차에서 내린 유가휘는 마치 영혼이 빠진 듯한 모습이었다. 그는 마치 큰 병을 앓고 난 사람처럼 기운이 빠져 있었고, 걸음걸이조차 힘겨워 보였다.남편의 이런 모습을 본 방가흔은 급히 그의 팔을 붙잡으며 다급히 물었다. "여보, 괜찮아요?"유가휘는 깊은 한숨을 쉬며, 무력하게 손을 저었다. "집에 들어가서 이야기하자..."유미경도 아버지의 모습을 보고 안타까운 마음이 들어, 반대편에서 그를 부축했다.세 사람이 저택 안으로 들어가자, 유가휘는 두 사람에게 자신을 소파까지 데려다 줄 것을 부탁했다. 그리고 소파에 앉는 순간, 그는 마치 큰 짐을 내려놓은 듯 길게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내가 50년 넘게 살아오면서, 오늘이 가장 두려운 날이었다..."옆에서 듣고 있던 방가흔은 눈물을 훔치며 흐느꼈다. "미안해요, 여보... 다 내 잘못이에요..."하지만 유가휘는 손을 저으며 말했다. "아냐, 당신 잘못이 아니야." 그는 씁쓸한 미소를
이중열의 어머니는 눈앞의 시후를 바라보며, 그의 나이가 꽤나 어린 것을 보고 놀랐지만, 여전히 매우 공손하게 말했다. "도련님, 우리 가족들을 대표하여 당신의 큰 은혜에 감사드립니다!"이에 시후는 서둘러 대답했다. "어머님, 그렇게 말씀하지 마세요. 삼촌은 돌아가신 제 아버지의 절친이셨으니, 이건 당연히 제가 해야 할 일입니다." 그러면서 그는 걱정스러운 얼굴로 물었다. "지금 몸 상태는 어떠신지요? 혹시 어디 불편하신 곳은 없으세요?"이중열의 어머니는 순간 멈칫하더니, 놀란 듯이 말했다. "아이고, 말씀을 듣고 보니... 아무렇지도 않은 것 같아요..." 그녀는 이렇게 말하면서 직접 상반신을 일으켜 보았는데, 몸이 마치 깃털처럼 가벼워진 것 같았다. 얼마 전 까지만 해도 뇌졸중으로 생명이 위태로웠지만, 지금은 전혀 그런 증상이 느껴지지 않았던 것이다. 오히려 몸 상태가 전반적으로 좋아진 것 같았다.그러자 자녀들도 충격을 받은 나머지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알다시피 어머니가 뇌졸중에 걸린 이후로 건강 상태는 급격히 악화되었고, 담당 의사조차 ‘며칠 안에 세상을 떠날 것’이라고 했을 정도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맏이인 이중열이 어머니에게 이름 모를 한 알의 약을 먹이자, 그녀가 단 몇 초 만에 완전히 회복되었고 뇌졸중 증상이 사라졌으며 안색이 매우 좋아졌다. 이것은 도저히 쉽게 믿을 수 없는 일이었다.이에 이중열은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시후에게 물었다. "도련님, 그럼 어머니께서 바로 퇴원하셔도 될까요?"시후는 고개를 끄덕였다. "네, 더 이상 입원할 필요가 없으실 겁니다."이중열은 감격한 나머지 어머니에게 말했다. "어머니, 그럼 집으로 돌아가요!"그러나 이중열의 어머니는 손을 저으며 말했다. "급히 돌아갈 필요 없어. 이렇게 오랜만에 홍콩에 왔으니, 먼저 아버지께서 계신 샌디 리지로 가자. 네가 그동안 오지 못했으니, 돌아온 김에 먼저 아버지에게 인사를 드리는 게 좋지 않겠어?!""샌디 리지요?" 이중열은 놀라며 물었다. "아버
이때, 이중열의 어머니는 이미 모든 지각능력을 완전히 잃은 상태였고, 기운조차 매우 미약해진 상태였다.이중열은 20년 동안 어머니를 만나지 못했다가 이제야 겨우 재회했지만, 어머니는 이미 생사의 기로에 놓여 있었고, 심지어 그를 한 번 바라보는 것조차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그는 지난 20년간 부모님 곁에서 시간을 보내지 못한 것을 떠올리며 감정을 억누르지 못하고 무너져 내린 채 어머니의 손을 꼭 쥔 채 마치 아이처럼 흐느껴 울었다.그를 본 동생들도 슬픔을 주체하지 못하고 어머니의 침상 곁에서 모두 함께 눈물을 흘렸다.이 광경을 지켜보던 시후는 조용히 품에서 한 알의 거풍환을 꺼내 이중열에게 내밀며 말했다. "삼촌, 이 약이면 어머님을 치료할 수 있을 겁니다. 지금 바로 드리세요."이중열은 그 말을 듣고 순간 무언가 떠오른 듯, 무의식적으로 주머니를 더듬었다. 그리고 작은 상자를 꺼내 들며 진지하게 물었다. "도련님, 예전에 제게 주신 이 약을 그동안 늘 지니고 다녔습니다. 혹시 이 약으로도 어머니를 살릴 수 있습니까?"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 "네, 제 외할아버지께서도 병세가 위독하셨지만, 이 약 한 알로 되살아나셨습니다."그 말을 듣자, 이중열은 기쁨을 감추지 못하고 말했다. "그렇다면 정말 다행입니다! 도련님, 감사합니다! 어머니께 이 약을 드리겠습니다!" 이렇게 말한 뒤 그는 곧바로 상자를 열고 그 안에서 거풍환을 꺼냈다.시후도 더 이상 자신이 내민 약을 고집하지 않고, 조용히 그것을 거둬들였다.이중열은 어머니의 산소 마스크를 벗기며 동생에게 말했다. "한열아, 어머니를 일으켜 줘."그러자 이중열의 동생은 즉시 조심스럽게 이중열의 어머니의 상반신을 조심스럽게 부축하여 들어 올렸다.이중열은 시후가 준 약을 어머니의 입에 넣었다. 그리고는 간절한 마음으로 그녀를 지켜보며 기적이 일어나길 기다렸다.그리고 거풍환은 결코 사람들을 실망시키지 않았다. 불과 몇 초 만에, 창백했던 어머니의 얼굴에 서서히 혈색이 돌기
이중열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어머님께서는 올해 여든이 넘으셨습니다. 이 나이에 뇌졸중이라니... 상황이 좋지 않을까 걱정됩니다."시후는 부드럽게 미소 지으며 말했다. "걱정 마세요, 아무 문제없을 겁니다."이중열은 살짝 고개를 끄덕였지만, 여전히 근심이 가득한 얼굴이었다.성도민은 이내 차를 급히 기독병원 입구까지 몰았다. 차가 완전히 멈추기도 전에, 이중열은 황급히 문을 열고 뛰어내려 곧장 병원 로비로 달려갔다. 그는 접수대에서 어머니가 입원해 있는 곳과 병실 정보를 문의했다.당직 간호사는 빠르게 정보를 조회한 뒤 이중열의 어머니가 입원해 있는 병동과 호실을 알려주었다.이중열은 안내를 받은 대로 급히 어머니가 있는 병실로 뛰어갔다. 병실 문 앞에 도착한 그는 잠시 숨을 고른 뒤 조심스레 병실 문을 두드렸다. 안에서 한 여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네 들어오세요."이중열이 병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그곳에는 단 한 개의 병상이 있었고 침대 위에는 산소 마스크를 낀 어머니가 몹시 쇠약한 모습으로 누워 있었다. 그리고 그녀 주변에는 세 명의 중년 남성과 두 명의 여성, 그리고 10대 아이들이 몇 명 있었다.병실에 있던 다섯 명의 중년들은 문 앞에 선 이중열을 보는 순간, 마치 벼락을 맞은 듯 충격에 빠져 자리에 얼어붙었다.그 중에서 가장 나이가 많아 보이는 여성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외쳤다. "오빠?! 정말 오빠야?!"이중열은 그녀를 바라보며 억누를 수 없는 감정을 드러내며 말했다. "너... 너 소연이냐?!"그녀는 이중열이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순간, 즉시 눈에 눈물이 고였다. 그녀는 재빨리 달려와서 이중열을 꼭 껴안은 채 울먹이며 말했다. "오빠, 어떻게 홍콩으로 돌아온 거야?! 유가휘가 오빠를 죽이려고 혈안이 되어 있었잖아. 오빠가 돌아온 걸 알게 되면 절대 가만두지 않을 텐데....!"그 때 다른 사람들도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이중열을 꼭 껴안고 울면서 같은 질문을 던졌다. 이 사람들은 바로 이중열의
"하하... 아가씨, 조금 전 누군가를 좋아하면 그와 관련된 모든 것을 좋아한다고 하셨습니까?!" 원서훈은 놀란 표정으로 배유현을 바라보았다. 그녀가 이렇게 아무렇지도 않게 이 이야기를 할 줄은 꿈에도 몰랐기 때문이다.배유현은 그의 반응을 보고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원 선생님, 선생님께서는 그래도 무술 고수신데, 제가 이렇게 분명히 말했는데도 못 들으신 건가요?"원서훈은 황급히 손을 저었다. "아, 아니, 그런 게 아닙니다... 그저 아가씨의 입에서 그런 말이 나올 줄은 전혀 예상 못 했기 때문에 놀랐을 뿐입니다...."배유현은 빙그레 웃으며 진지하게 말했다. "원 선생님께서 그렇게 놀라실 필요 없어요. 게다가, 은 선생님을 좋아하는 사람이 저 혼자 뿐이겠어요? 조금 전 그 유미경 씨를 보셨나요? 그분이 은 선생님을 바라보는 눈빛이 얼마나 애절하던지.. 여자의 눈빛이 그토록 애절하다는 건, 그만큼 마음속에서 상대방을 깊이 사랑하고 있다는 뜻이라고요."원서훈은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 "아가씨께서 하시는 말씀이 맞긴 합니다...."배유현은 가볍게 한숨을 쉬며 말했다. "어휴, 은 선생님께서 홍콩에 오신 지 고작 이틀 밖에 안 됐는데.. 이틀 만에 유미경 씨가 은 선생님을 좋아하게 된 건 그렇다 쳐도 이틀 만에 은 선생님이 그녀를 안쓰러워 하시다니, 정말 예상하지 못한 일이었어요."원서훈은 깜짝 놀라며 물었다. "은 선생님께서 유미경 씨를 안쓰러워하셨다고요? 저는 전혀 눈치채지 못했습니다?"배유현은 미소를 띠며 말했다. "그건 원 선생님께서 세심하게 보지 않으셨기 때문 아닐까요?"원서훈은 쓴웃음을 지으며 자조적으로 말했다. 그러고는 다시 배유현에게 물었다. "아가씨, 그런데 은 선생님을 좋아하신다면, 유미경 씨는 아가씨의 경쟁 상대가 되는 게 아닙니까? 그런데 왜 먼저 다가가 친구가 되려 하시는지요?"배유현은 싱긋 웃으며 대답했다. "은 선생님께서 미혼이시라면, 당연히 유미경 씨는 제 경쟁 상대가 되겠죠. 하지만 은 선생님께서는
유미경은 눈물을 머금은 큰 눈으로 시후를 노려보며 무언가 말하려 했지만, 결국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그러자 옆에 있던 유가휘가 재빨리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미경아! 은 선생님께서 너에게 말씀하시잖아! 멍하니 있지 말고 얼른 답해드려!"그러나 유미경은 고집스럽게 얼굴을 돌리고, 흘러내리는 눈물을 손으로 훔쳤다.시후는 약간의 죄책감을 느꼈지만,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몰라 그냥 유가휘에게 말했다. "유 회장님, 유미경 씨가 저를 상대하기 싫다고 한다면 억지로 강요하지 않으셔도 됩니다."유가휘는 난처한 표정으로 멋쩍게 웃으며 말했다. "제 딸아이가 예의가 없어서.... 선생님께 실례를 범했습니다...."시후는 가볍게 고개를 저으며, 이번에는 배유현을 바라보며 말했다. "배유현 씨, 이렇게 먼 길 오시느라 수고하셨습니다. 급히 돌아가실 필요가 없으시다면, 저녁 식사라도 함께하시죠."배유현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좋아요. 저도 급한 일이 없어서요. 은 선생님께서 홍콩에 하루 이틀 더 머무르실 예정이라면, 저도 기다렸다가 일이 끝난 후 함께 돌아가겠습니다.""그러시죠." 시후는 흔쾌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이중열과 그의 가족들이 새 집으로 이사한 후 미국으로 돌아갈 계획이었기에, 배유현이 서두르지 않는다면 같은 비행기를 타고 돌아갈 수도 있었다.배유현이 다시 물었다. "은 선생님께서는 어느 호텔에서 머무르시나요?"시후는 유가휘와 유미경을 한 번 바라본 후 말했다. "아직 호텔은 정하지 않았습니다."배유현은 상황을 대충 파악한 듯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럼 제가 호텔을 골라서 은 선생님의 객실도 함께 예약해 드릴게요."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렇게 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배유현 씨."유미경은 그 때 또 다시 고개를 들어 시후를 바라보며 무언가 말하려 했지만, 결국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한편, 유가휘는 다소 실망한 듯 보였다. 비록 시후에게 한바탕 당하기는 했지만, 그는 아직도 시후와 배유현을 자신의
킬러가 추락한 후, 공항 출구 밖의 인파 속에 숨어 있던 몇 명의 킬러들도 변장한 블랙 드래곤 대원들에게 순식간에 제압되었다. 차 안에 숨어 기회를 노리던 킬러들 역시 반응하기도 전에, 블랙 드래곤 대원들이 앞뒤에서 차량으로 포위하며 문을 부수고 침입해 그대로 끌려 가고 말았다. 그 때가 되어서야 킬러들은 자신들이 이미 블랙 드래곤 대원들에게 철저히 감시당하고 있었음을 깨달았다. 현상금 철회 명령을 받은 즉시 현장을 떠난 킬러들은 블랙 드래곤 대원들도 가만두었지만, 끝까지 떠나지 않은 자들은 결국 블랙 드래곤의 포로가 되고 말았다.이때, 공항 VIP 대기실에서 유가휘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시후에게 말했다. "은 선생님, 현상금 의뢰는 철회되었습니다. 킬러들도 분명 철회 소식을 접했을 테니, 이제 안심하셔도 됩니다...."하지만 시후는 유가휘의 말을 무시한 채, 성도민을 바라보며 물었다. "성도민 씨, 다 정리됐나요?"성도민은 공손하게 대답했다. "은 선생님, 현상금 의뢰는 확실히 철회되었습니다만 저희 측에서 감시하던 범위 내에 아직 떠나지 않은 킬러들이 몇 명 있었기에 직접 처리했습니다. 한 명은 사살했고, 일곱 명은 생포했습니다.""잘했군요." 시후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 일곱 명도 시리아로 보내도록 해요. 홍콩에서 장기적인 평화로움을 해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하니까."성도민은 즉시 두 손을 모으며 답했다. "예 알겠습니다!"시후는 유가휘를 바라보며 담담하게 말했다. "유 회장님, 당신과 나, 그리고 중열 삼촌 간의 원한은 당신이 한국에 있는 구름산에서 돌아오면 완전히 끝날 겁니다. 더불어 TS Shipping과의 협력을 원한다면, 그때 전문 인력을 배정해 협상하도록 하죠. 앞으로 약속을 지키기만 하면, 나는 더 이상 당신을 곤란하게 하지 않을 겁니다."유가휘는 이 말을 듣고서야 비로소 완전히 안심하며 공손히 말했다. "은 선생님의 너그러움에 감사드립니다!" 그런 뒤 그는 곧바로 이중열을 향해 말했다. "중열 씨,
"좋습니다, 그렇다면 지금 바로 모든 사람들에게 소식을 전하고, 현상금을 철회하겠다고 통보할 겁니다. 달러는 24시간 이내에 원래 경로로 환불될 겁니다."....그 시각, 홍콩 국제공항 외부에는 이미 여러 명의 킬러들이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었다. 이들은 서로를 알지 못했지만, 그들이 모두 공항 근처에 숨어 있는 이유는 단 하나였다. 현상금을 손에 넣고 평생 먹고 살기 위해서 이러한 선택을 한 것이다. 그래서 그들은 하나같이 참지 못하고 오직 이중열이 공항에서 나오는 순간을 틈타 즉시 공격을 개시할 생각이었다.그 중에서 어떤 킬러들은 이미 은밀한 장소에서 저격총으로 조준을 하고 있었고, 또 다른 킬러들은 관광객으로 위장해 공항 출구 밖에서 총을 숨긴 채 대기 중이었다. 심지어 어떤 킬러들은 차를 도로에 세워 두고, 이중열이 나오자마자 그대로 들이받을 작정이었다. 킬러들 모두가 각자의 방식으로 승리를 거머쥐려는 찰나, 갑자기 휴대전화로 짧은 메시지를 하나 받았다."젠장!" "뭐야, 이게!" "아오 씨, 장난하나!"마치 독사처럼 기회를 엿보던 킬러들은 일제히 욕설을 퍼부었다. 현상금이 철회되었다는 사실에 그들은 모두 분노를 금치 못했다. 이제 현상금은 사실상 사라졌고, 손에 잡힐 듯했던 부자가 될 기회는 순식간에 사라지고 말았다. 그러나 그들도 지금 불만을 터뜨려봤자 소용이 없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일단 현상금이 철회되면, 아무리 목표를 제거해도 돈을 받을 방법이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그래서 결국 대부분의 킬러들은 즉시 그 자리에서 철수하기 시작했다. 관광객으로 위장했던 킬러는 택시를 타고 떠났고, 길가에 차를 세웠던 킬러도 곧바로 차를 몰고 사라졌다. 숨어서 저격을 준비했던 자들도 총을 수납하고 호텔을 빠져나갔다. 하지만 아직 몇몇 킬러들은 자리를 뜨지 않았다. 그 중 한 명은 공항 맞은편 호텔 18층 객실에 숨어 있었다. 그는 저격총 조준경으로 공항 출구를 노리면서도 연신 욕설을 퍼부었다."아오 씨, 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