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나는 나래를 도와 드레스 하나를 가리키며 말했다. "이거 너에게 잘 어울리는 것 같은데..? 단아하고 쇄골도 드러나서 너에게 딱일 것 같아~”나래는 잠시 망설이다가, "그럼 네 말대로 할래! 뭘 선택해야 할지 정말 모르겠어..”라고 말했다.민정은 웃음지었다. "사모님 안목이 있으시네요~ 이 웨딩 드레스는 여기서 제일 핫한 거예요. 그리고 아마 친구분에게도 참 잘 어울릴 것 같네요~” 곧이어 민정은 도우미 두 명을 불렀고, 두 사람은 즉시 나래를 데리고 피팅 룸으로 들어갔다. 몇 분 후, 나래는 순백의 우아한 튜브 톱 드레스를 입고 살짝 어색한 표정으로 탈의실에서 나왔다.유나는 갑자기 눈 커지며 소리쳤다. "나래야!! 이 웨딩 드레스 너에게 완전 찰떡이야!!”그러자 나래는 수줍게 말했다. "이 드레스는 너무 정교하고 비싸서.. 혹시라도 내가 망가뜨릴까 봐 너무 걱정됐어.. 흐흣...”민정은 이때 웃으며 말했다. "친구분, 그렇게 부담스러워하실 필요 없으세요. 사모님의 친구이시니 이 웨딩 드레스가 망가지더라도,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어떠한 책임도 묻지 않을 거니까요.” 나래는 매우 긴장하며 말했다. “어머.. 이렇게 감사할 때가..”민정은 부드러운 미소를 지었다. "너무 놀라실 필요 없어요. 저희 가게의 드레스는 모두 제가 관리하고 있어요. 문제가 생기면 제가 회사와 상의할 테니 안심하시고 입으셔도 됩니다~” 그 말을 들은 나래는 비로소 마음을 놓았다.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것을 보고 시후는 유나와 나래에게 "그럼 이 웨딩 드레스가 잘 어울리니 이걸로 선택하시죠..? 더 이상 지체하다간 결혼식을 못할 수도 있어요.”라고 말했다.유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그래, 어서 식장으로 가자!"라고 말했다. 그리고는 민정을 보며 "송 대표님, 오늘 정말 고마웠어요."라며 고마움을 표했다.그러자 민정은 빙긋 웃으며 "사모님, 별 말씀을요~ 저 송민정이 당연히 해야 할 일인 걸요~”라고 말했다.나래는 민정이 자신의 이름을 말하
유나는 속으로 질투심을 느꼈다..! 그녀는 민정이 분명 자신의 남편 시후에게 호감이 있다고 생각했다. 그렇지 않다면 그녀가 이런 눈빛으로 남편을 바라보는 것이 불가능한 일이다..! 오늘 민정의 눈빛으로 인해 유나는 자신과 남편이 아직 진정한 부부라고 할 수 없음을 깨달았다. 두 사람 사이에는 아직 채워지지 않은 빈틈이 있다는 것도.. 결국 자신과 시후 같은 부부의 사이라면 제3자인 누군가가 끼어들기 쉬울 것이다! 만약 두 사람의 감정이 단단하고, 서로 극도로 친밀하다면 다른 사람이 끼어들 수 있는 여지가 없을 것이다. 이렇게 생각하자 유나의 마음 속에서 전에 없던 충동이 갑자기 솟구쳐 올랐다..!바로 그때, 시후는 유나가 멍하니 있는 것을 보고 서둘러 말했다. "유나 씨 빨리 가야 한다고요~ 안 그럼 우리 늦어요!”유나는 그제서야 정신을 차리고, 어색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아!! 네, 그래요!! 어서 가요~”민정은 세 사람을 정문에서 배웅했고, 모두 차에 올라타는 것을 보고 아쉬워하며 샵 내부로 돌아왔다.시후는 한정판 부가티에 시동을 걸고 호텔을 향해 달려갔다.그 시각, 라마다 호텔 연회장에서는 양복 차림에 가슴에 코사지를 단 한 남자가 초조한 표정으로 시계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의 옆에는 50세 안팎으로 추정되는 차가운 얼굴의 중년 여성이 한복을 입고 서 있었다. 그녀는 분노가 가득한 얼굴로 소리쳤다. "흥진아! 네 아내 될 여자 집안이 정말.. 너무 교양이 없는 것 아니니??? 지금이 대체 몇 시인데 아직 코빼기도 안 보여!!”흥진은 급히 변명했다. "어머니, 나래의 가족들이 조금 늦나 봐요.. 아니면 차가 막힐 지도 모르고요.. 아무리 아침이라도 늘 차가 막히는 곳이잖아요~ 그리고 제가 차로 직접 신부를 데리러 가겠다고 했는데, 기어코 가지 못하게 하시고.. 그리고 제 폰까지 가져 가셔 놓고.. 일단 휴대폰을 주시면 제가 한 번 연락해볼게요! 어서 주세요~”"연락은 무슨 연락이야?!!!" 손흥진의 어머니는 냉담하게 말했다. "아
한편, 손흥진의 아버지도 옆에서 거들기 시작했다. "흥진아, 이런 대소사는 부모님 말을 들어야 하는 거다. 결혼식은 말이야, 집안과 집안이 하나가 되는 거야. 우리가 뭐 그렇게 부자라고는 할 수 없지만, 그래도 중소기업 하나는 돌리고 있는 사업가 집안이다. 그리고 우리 친척과 친구들 중에서는 우리 집이 제일 잘 사는데 말이야! 네가 우리의 말을 듣고 우리 집안 정도 되거나 우리 집보다 더 돈 많은 부잣집 아가씨를 만났다면, 얼마나 좋았겠어?! 그런데 아들놈이라는 게 지금 결혼하겠다는 여자를 데려왔는데 하필이면 이렇게 가난하고 별 볼일 없는 걸 데려온 거야?!”이 말을 들은 손흥진은 내심 고통스럽기 그지없었다. 흥진은 나래에게 진심이었다. 두 사람은 대학 시절에 만나서 지금까지 한 번도 말다툼을 한 적이 없었으며, 너무 사랑했다. 그래서 얼마나 많은 친구들이 그들을 부러워했는지 모른다. 그러니 흥진은 나래와 양가의 축복을 받으며 행복하게 결혼할 수 있다면, 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남자가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는 왜 자신의 부모가 결혼을 여러모로 방해하는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이 결혼식은 자신과 나래가 하는 것인데 말이다. 비록 나래는 부잣집에서 자란 것이 아니지만, 확실히 인품이 뛰어났다. 속물적인 자신의 부모가 나래의 장점을 전혀 볼 수 없다는 것이 아쉬울 뿐.. 부모님은 단지 나래의 집에 돈이 없고 능력도 없다고 생각해서 그녀를 무시했고, 그녀가 며느리가 되는 걸 결사 반대했다. 아무리 설득해도, 애원해도 그들은 생각을 바꾸지 않았다. 지금 나래는 자신의 아이를 가졌지만, 부모님은 여전히 그녀를 경멸하고 있어 흥진의 마음은 매우 고통스러웠다. 그는 심지어 부모님이 계속해서 자신의 결혼을 허락하지 않는다면, 결혼식이 끝난 후에 나래를 데리고 해외로 나가서 사는 것이 낫겠다는 생각까지 하고 있었다.이제 늦어도 식장에 도착해야 하는 시간까지 5분도 채 남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나래는 여전히 나타나지 않았다. 흥진은 혹시라도 나래의 부모
불쌍한 흥진은 지금은 부모님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모르고 있었고 그는 여전히 자신이 사랑하는 나래가 눈 앞에 나타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1분 1초가 흐르면서 그는 점점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그가 두려워하는 것은 바로 나래가 마음을 바꾼 것이 아니라, 나래의 부모가 그녀가 결혼하는 걸 허락하지 않을까 하는 것이었다.그때, 갑자기 밖에서 슈퍼카 특유의 ‘부아아아앙’ 하며 엔진이 시끄럽게 울리는 소리가 들렸다. 입구에 서 있던 흥진의 가족들과 친척들은 이 벼락 같은 엔진 소리에 놀라 밖을 쳐다보았다.그리고 뒤이어 누군가 "와 미친! 부가티??! 내 인생에 결혼식에 부가티 타고 오는 사람 처음 봤어!"라고 소리치는 것이 들렸다. "우와!!!" 손흥진의 사촌 형 손흥빈은 멀리서 다가오는 부가티를 보며 어안이 벙벙해했다. "에르메스 한정판인데? 저거 전 세계에 몇 대밖에 없다고 알고 있는데..!? 얼마 전에 킨텍스에서 국제모터쇼가 열렸잖아~ 거기서 저 차를 본 적이 있었어! 이 차와 람보르기니가 동시에 미스터리의 부자에게 팔렸다고 하던데.. 그 이후로는 이 차를 본 적이 없어!! 근데 저 차가 왜 여기에 있냐?” 그는 자신의 휴대폰을 꺼내 끊임없이 초점을 조정하며 이 부가티를 찍으려 했다. 바로 그때, 또 다른 사람이 놀라 외쳤다. “와~씨! 미쳤네!! 뒤에 람보르기니까지 왔어..? 오늘 무슨 날이야? 저거 두 대 합치면 100억이야!”흥빈은 눈알이 떨어질 것 같았다... 그는 다급하게 손흥진에게 물었다. "야!! 흥진아!! 저거 빨리 좀 봐!! 저 람보르기니 죽이지 않냐? 와.. 씨발.. 진짜 미쳤네..?”손흥진도 약간 놀라기는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그는 지금 이 차를 볼 기분이 아니었다. 그의 머릿속은 온통 나래 생각뿐이었기 때문이다. 과연 나래가 오늘 올 수 있을까 하는 생각 뿐..시후는 이때 에르메스 한정판 부가티를 몰고 호텔 입구로 들어가 입구 쪽으로 곧장 달려왔다.사람들은 두 슈퍼카가 모두 연회장으로 온 것을 보
사람들 모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이 두 대의 차가 정말 결혼식에 온 차량이란 말인가..? 결혼식에는 친척 이외에 다른 사람들을 초대하지 않았는데.. 그럼 누군가 축하하러 온 건가..? 하지만 흥진의 가족과 친척들은 모두 알고 있었다. 그들의 가장 부자는 흥진이의 집이라는 걸.. 하지만 기껏해야 억 단위의 중소 기업을 경영하고 있는 것에 불과했다. 그러니 그저 중산층이지 상류층이라고는 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니 어찌 그들이 저런 슈퍼카를 모는 친구를 만날 수 있겠는가..? 모두의 궁금증이 최고조에 이를 그 순간, 시후가 먼저 부가티의 문을 열고 차에서 내렸다..! 많은 사람들은 그를 보고 놀라서 입을 벌리고는 말을 잇지 못했다. 차에서 내린 차주가 너무 젊고 이렇게 어린 나이에 슈퍼카를 몰다니.. 모두들 시후를 범상치 않은 인물이라고 생각했다.시후가 차에서 내리자 아내 유나가 몰던 람보르기니도 천천히 뒤에 멈춰 섰다. 낮에는 밖이 비교적 밝고 차창에는 필름이 붙어 있어 누가 타고 있는지 밖에서는 알 수 없었기에, 모두들 대체 이 차에 누가 타고 있는지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는 상황이었다.시후는 람보르기니의 조수석으로 걸음을 옮기며 손을 뻗어 문을 열었다.이어 맞춤 드레스를 입고 잔뜩 긴장한 얼굴의 나래가 차에서 내렸다. 처음에 그녀를 보았을 때, 흥진의 가족들은 아무도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도대체 누구 집 신부지?’라고 궁금해하는 것이 바로 그들의 머릿속을 가득 채웠다. 결혼을 하는데 대체 뭐 이렇게 휘황찬란한 슈퍼카를 타고 오는 건지..?흥진은 순간 놀랐지만, 웨딩 드레스를 입은 이 아름다운 신부가 자신의 약혼녀 나래인지 알아보았다!! 그는 놀라움을 금치 못했지만 신경 쓸 겨를이 없어 기뻐하며 나래에게 달려가 두 손을 꼭 잡았다. "나래야!! 정말 얼마나 오래 기다렸는지 너 모르지?!!”이 말이 나오자 집안 전체가 벼락을 맞은 것처럼 놀랐다. 람보르기니를 타고 온 이 신부가 바로 흥진이네로 시집가는 가난한 며느리, 박나래라는 사실을 알
가족들이 아연실색하는 사이 유나도 운전석에서 내렸다.그리고 유나는 손흥진을 보며 "흥진아! 오랜만이네?! 결혼 축하해!"라고 미소 지었다. 손흥진은 유나를 보고 충격을 받았다. 유나는 나래의 고등학교 동창이고, 친한 친구이기도 해서 나래와 함께 유나를 몇 번 만난 적이 있었다. 그리고 그녀의 가정 형편에 대해서도 들은 바가 있는데, 예전에 들은 바로는 유나의 집안이 인테리어 전문 회사를 운영하고, 규모가 큰 편은 아니지만 작지도 않다는 그런 이야기 말이다. 게다가 데릴사위가 있는데 이 사위는 무능력해서 집안일만 한다고 했다. 그런데 얼마 전 그 그룹이 파산 직전이라는 소문이 있었는데.. 어떻게 이런 비싼 람보르기니 한정판을 몰고 올 수 있을까..? 그는 의아해하면서도 내색하지 않고 유나에게 웃으며 인사를 건넸다. "그래 유나야! 오랜만이야? 네가 이렇게 비싼 차를 몰고 올 줄은 몰랐다!”유나는 무안한 표정으로 남편이 빌린 차라고 말하려는 그 때, 시후가 끼어들어 말했다. “사실 얼마 전에 킨텍스에서 열린 국제 모터쇼에서 구입한 차량입니다. 유나 씨는 사실 공개된 곳에 이런 차를 끌고 나오는 걸 좋아하지 않아서요. 그래서 한 번도 밖으로 몰고 나오지는 않았죠.”이 말을 들은 많은 사람들이 잇달아 탄성을 질렀다. 알고 보니 이게 바로 모터쇼에서 유명세를 탔던 그 미스테리의 갑부였다니.. 듣기로는 당시 고급 슈퍼카 두 대를 모두 한 사람이 사갔다고 했고, 이 소식은 한국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다. 이 충격적인 소식과 함께 또 다른 흥미로운 일화가 있는데, 바로 글로벌 하이 그룹의 장진환이 두 차를 타보려고 기웃거리다 보안회사 경비원에게 얻어맞아 망신을 당하기도 했다는 것이었다. 그때 다들 이 미스테리의 갑부가 분명 평범하지 않을 거라고 했다. 그렇지 않았다면 장진환도 그 정도로 창피를 당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말이다. 그런데 모두가 이 갑부의 정체를 알게 되었는데, 그가 손흥진의 결혼식에 올 줄은 아무도 몰랐다..!흥진 자신도 어안이 벙벙했다. "제가
시후는 그를 경멸하듯 쳐다보더니 시큰둥한 표정을 지었다. "그냥 도련님이라고 불러 주시면 됩니다."손기정은 속으로 대체 지금이 어느 때인데, 아직도 자신을 도련님이라고 부르는 사람이 있는지 시후의 말을 듣고 당황했지만 혹시라도 시후가 강력한 세력의 대기업 도련님일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만약 그렇다면 이건 정말 대단한 일이 아닌가?! 그러자 손기정은 감격에 겨워 "아이구 도련님 안녕하세요? 저는 밀가루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수원에 밀가루 공장이 하나 있지요. 아마 우리 그룹에서 만들어내는 밀가루를 드셔 보셨을 걸요? 백당입니다. 백당!”시후는 얼굴을 찡그리며 "백당? 밀가루요..? 잘 모르겠는데..”라고 답했다.손기정은 겸연쩍은 듯 "아하.. 그러시군요.. 저희는 밀가루와 설탕을 함께 만들어 내고 있어요. 다음에 한 번 드셔 보십시오.”시후는 콧방귀를 뀌었다. "네, 그럼 대표님.. 오늘 아들이 결혼하는 거 알고 계셨죠? 그런데 왜 며느리 될 사람을 데리러 오지 않은 거죠?”손기정은 아내와 눈이 마주쳤고 곧 바로 난처한 표정으로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랐다. 잠시 침묵이 흐른 뒤에야 손기정은 급히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아이고 도련님, 그게.. 저희가 좋은 차를 빌렸는데.. 갑자기 오는 길에 사고가 났다고 연락이 온 거예요!!” "갑자기 사고가 났다고요?" 시후는 얼굴을 찌푸렸다. "사고가 나도, 당신 집에는 차가 한 대도 없습니까?"손기정은 당황한 듯 "정말 죄송합니다! 도련님!! 저도 정신이 없어서, 우리 며느리를 소홀히 대한 점 정말 죄송합니다!"라고 말했다. "그래도 걱정 마세요, 앞으로 나래가 우리 며느리가 되면 꼭 잘 해주겠습니다! 하하하!!”옆에 있던 흥진은 이 말을 듣자 내심 기뻐했다. 원래 부모님은 자신과 나래의 결혼에 동의하지 않았고, 심지어 조금 전 까지만 해도 그들은 여전히 자신에게 온갖 불평을 늘어놓으며 협박했다. 나래가 며느리가 되더라도 계속 괴롭힐 것이라고.. 그런데 지금 유나와 그녀의 남편이 두 대의
기영숙은 전형적인 이기주의, 기회주의자였다. 어떤 일이든 그녀가 고려하는 것은 단 하나, 바로 자신에게 이익을 가져다 줄 수 있는지 여부이다. 만약 자신에게 이익을 가져다 줄 수 있다면, 길가의 쓰레기 줍는 사람 하나라도 웃는 얼굴로 맞이할 수 있지만, 자신에게 이익이 되지 않으면 아무리 대단한 대통령이라도 무시하는, 그녀는 이런 사람이었다. 그래서 기영숙은 시후와 그의 아내가 100억대의 슈퍼카를 타고 나래를 태워와도 여전히 나래에 대한 생각을 바꾸지 않았다. 그녀는 이런 것들은 모두 허구이며 손에 넣을 수 있는 이익만이 확실한 것임을 알고 있다. 박나래가 아무리 돈 많은 친구를 안다고 해도 그 돈이 자신의 주머니에 꽂히는 것인가? 그룹의 경영을 그녀가 담당할 수 있나? 그녀가 과연, 그룹을 더 발전시킬 수 있는 것인가? 그럴 수만 있다면, 그녀는 당연히 나래를 상냥하게 대하고 따뜻하게 대접할 것이다. 하지만 아무것도 자신에게 줄 수 없다면 며느리로 들어올 생각은 꿈에도 하지 않는 것이 좋을 것이다.기영숙은 이렇게 싸우다가 아들이 자신을 미워하게 만들고는 싶지 않았기에, 그녀는 먼저 결혼을 허락하는 것처럼 말한 다음, 온갖 방법을 찾아 트집을 잡고, 비꼬고, 조롱하여 나래가 스스로 이 결혼을 포기하도록 강요하면, 아들은 자신을 탓할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녀는 지금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으로 나래를 괴롭힐 생각이었다. 일단 가장 먼저 그녀는 나래에게 다가가 물었다. "너희 부모님은 어디 계시니? 왜 안 오신 거야?”"어머님.. 어.. 저희 부모님은.." 나래는 말을 하면서 자신도 모르게 망설이기 시작했다. 사실 오늘 결혼식에 부모님이 안 오신다는 게 말이 안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제 미래에 시어머니가 될 분이 이런 질문을 하니 어떻게 대답해야 할 지 모르겠다고 생각하는 그녀였다.나래가 아무런 답이 없자 기영숙은 날카롭게 쏘아붙였다. "저기 나래야, 너 참 대~단하다~?! 돈 많은 친구 몇 명 안다고 미래 시어머니인 나는 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