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후가 부적을 만든다고 하니, 송민정 대표는 뛸 듯이 기뻤다. 그녀는 시후가 만들어 줄 부적이 어떤 것인지, 어떤 힘이 있는지는 모르지만, 분명 시후가 오로지 자신만을 위해 만들어 줄 것임을 알고 있었기에, 그가 직접 만든다는 이유만으로도 너무나도 감사했다. 그러자 그녀는 눈시울을 붉히며 감사의 말을 전했다. "은 선생님.. 저에게 이렇게 잘해주시는데.. 전 선생님께 어떻게 보답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이 말을 할 때, 민정은 속으로 이렇게 소리치고 있었다. "정말!! 할 수만 있다면!! 평생 은 선생과 함께하고 싶어요!! 그렇게 평생 선생님의 은혜에 보답하고 싶다고요!!”라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렇게 큰 재벌가의 여식이 어찌 유부남 앞에서 쉽사리 이런 말을 밖으로 내뱉을 수 있겠는가..?시후는 이 일에 대해 별 생각이 없었다. 그는 사랑과 의리를 중시하고 은혜를 갚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송민정 대표는 비록 자신의 은인은 아니지만, 자신의 친구이자, 믿을 만한 인품의 서로의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좋은 친구였다. 이런 친구에게 그는 자연스럽게 정성을 쏟을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시후는 민정이 자신에게 가지는 의미가 다른 친구들과 비교하면 조금 다르다는 걸 은근히 느끼고 있었다. 시후는 민정의 됨됨이와 태도를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게다가 그는 민정의 운명이 자신과 비슷하다고 느꼈는데, 두 사람 다 명문 재벌가 출신이지만, 부모님이 일찍 돌아가셨다는 것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녀는 자신보다 상황이 조금 더 나았는데, 적어도 그녀는 집안을 떠나 다른 곳에서 크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그는 민정의 됨됨이를 좋아했고, 그녀를 진심으로 아꼈기 때문에, 그녀를 진심으로 케어 하려는 것은 자연스러운 감정이라고 할 수 있었다.민정은 시후를 태운 뒤 일부러 차를 빨리 몰지 않았다. 그래야 시후와 차 안에서 단둘이 있을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마침 양화 대교를 건널 때쯤, 그녀는 갑자기 고개를 돌려 시후를 바라보며 기대에 찬 눈빛을 보냈다. "저.. 은 선생님..
시후는 "그래요. 하지만 이쪽 길은 좀 가파른데..? 계단도 없고.. 내려갈 때 조심해요!”라고 걱정스레 말했다.민정은 수줍은 듯 부드러운 시후에게 손을 내밀며 말했다. "은 선생님!! 좀 도와주실래요? 안 그러면 미끄러질 것 같아서.." 사실, 그녀는 넘어지는 것이 두려운 것이 아니라, 이 기회를 빌려 시후와 더 가까워지고 싶었을 뿐이다.시후는 이 길이 꽤 가파르고, 제방에서 강 가까이까지 뻗어 있었기에 민정이 만약 미끄러져 물 속으로 떨어지기라도 한다면, 상상조차 할 수 없는 끔찍한 일이 벌어질 거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는 민정의 부드러운 손을 잡고 그녀를 데리고 조심스럽게 강가로 내려갔다.강변은 추운 날씨라 그런지 사람이 거의 없었고, 간혹 불을 밝힌 자전거들이 주변으로 지나갔고, 부릉거리는 엔진 소리가 다리 위로 다니는 소리가 들렸지만, 그렇게 신경 쓰일 정도는 아니었다.강가에 도착한 시후는 민정의 손을 놓으며 찬바람을 맞았다. "여기 참 좋네요..? 하하.." 민정은 빙긋 웃음 짓고는 아래에서 위로 머리카락을 쓸어 올리며 말했다. "어렸을 때 여기에 오는 게 제일 좋았어요. 그땐 아버지께서 너무 회사 일로 바쁘셨기에 어머니께서 절 데리고 오셨죠.. 그때 어머니께선 저를 데리고 제가 주차한 곳과 같은 곳에 차를 세우고 이 길을 따라 함께 걸었어요.. 이렇게 내려올 때도 어머니께서 제 손을 부드럽게 감싸 쥐고 계셨죠..” 민정의 두 눈은 오늘 따라 슬퍼 보였다.시후는 고개를 끄덕였다. 자신이 복지원에서 자랄 때도 부모님 생각이 많이 났다. 어릴 때는 지금처럼 강하지 못했기에 부모님 생각만 떠올라도 이불 속이나 구석진 곳에 숨어서 통곡을 하곤 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모든 것이 익숙해지듯이.. 그 때 그 고단한 생활은 시후가 많은 이치를 깨닫게 만들었다. 예를 들어, 누군가 죽거나 과거에 일어난 슬픈 일은 조용히 지나가게 내버려 두는 것이 좋다는 것을 말이다.이때 곁에 있던 민정이 한숨 쉬며 말했다. "오늘 아침에 부모님을 모
시후는 송민정과 알게 된 과정을 떠올리며 묘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 때 장인과 함께 인사동에 가지 않았다면 자연히 《구현보감》을 얻을 기회가 없었을 것이고, 《구현보감》이 없었다면 자신은 기껏해야 도련님의 신분일 뿐, 은 선생님이라고 많은 사람들에게 칭송 받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래서 그는 은 선생님이라고 불리는 것을 더 좋아했다. 왜냐하면 은 선생님이라는 호칭은 자신의 실력으로 만든 것이고, 도련님은 단지 자신의 타고난 위치를 대표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즉, 도련님이라는 세 글자 뒤에 있는 것은 자신의 능력이 아니라 가문의 능력을 대표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이것이 모두 인연이라고 생각했다. 자신은 송민정 대표와 인연이 있고, 《구현보감》과도 인연이 있었다. 그래서 그는 진지한 표정으로 민정에게 말했다. "만난다는 건 인연이라고 하지만.. 내 생각에는 사실, 많은 것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정해진 것 같아요..”민정은 얼굴을 붉히며 작은 소리로 물었다. “그럼.. 우리 두 사람도 인연이 있다는 말씀이시죠?""글쎄요..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는 불교의 이야기가 있잖아요? 《화엄경》에도 있듯이.. 500겁이 옷깃 한 번 스친 인연이라고 하는 걸요?”민정은 고개를 끄덕이며 “선생님 말씀은 늘 현묘하세요.. 선생님 같은 경지에 이르면 다들 인연, 운명, 전생과 같은 것들을 특별히 믿게 되는 건가요?”시후는 웃으며 답했다. "하하.. 예전에는 믿지 않았는데.. 지내다 보니 뭔가 일이 터지면서 조금씩 믿게 됐어요. 아무튼 이 얘기는 그만하는 게 좋겠네요..! 별 재미도 없는 주제라.. 얘기 좀 해 봐요! 이제 이룸 그룹의 회장이 되실 몸인데.. 그 뒤에는 무슨 계획이 있죠..?”"음.. 일단 제가 회장이 되고도 불복하는 사람이 많을 거예요. 저에게는 시간이 필요하죠.. 회장의 지위를 굳건히 하고 그룹을 이끌어가야 할 거예요. 하지만 제가 경영함으로 인해 빠르게 발전하여 더 많은 수입을 벌어들인다면 불복하던 사람도 절 지지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
만일 그가 다시 손을 잡아 준다면, 그녀는 진심으로 행복할 것이다. 이 길은 정말 가파르기 때문에, 시후는 별 생각 없이 민정에게 손을 뻗으며 말했다. "자, 내 손 잡아요. 힘줘서 올라갈 테니까~" 민정은 자신의 바람이 이루어지자, 수줍음과 흥분이 가득한 얼굴로 손을 내밀었다. 그리고 그녀는 얌전히 시후의 뒤를 따라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갔다. 차로 돌아왔을 때, 민정의 고상한 얼굴은 여전히 새빨갛게 물들어 있었다. 긴장감과 수줍음 때문인지, 평소보다 심장 박동이 빨라진 그녀는 황급히 차에 시동을 걸고 시후에게 말했다. "은 선생님, 그럼 이제 집으로 모셔다 드릴게요~"시후가 고개를 끄덕이자 민정은 차를 몰고 큰 길로 돌아왔다. 차는 빠르게 별장 구역의 입구에 도착했다. 차가 멈추자 시후는 민정에게 "데려다줘서 고마워요~!”라고 인사했다."히히.. 그렇게 고마워하지 않으셔도 돼요~” 민정은 웃으며 말했다. “그럼 조심해서 들어가요~”"네~" 민정은 고개를 끄덕이다가 시후가 차 문을 밀고 내리려는 것을 보고 마음이 흔들렸다. "은 선생님!!! 잠시만!! 잠시만 기다리세요!!"시후는 문을 열려는 손을 거두며 "왜 그래요? 또 무슨 일 있어요?"라고 부드럽게 물었다."제가 선생님께 주고 싶은 선물이 하나 더 있어요..” 민정은 수줍게 말했다."오늘이 송 대표님 생일인데, 왜 나를 위해 선물을 준비한 거예요? 하하!”"특별한 선물이라.. 늘 선생님께 주고 싶었는데, 기회가 없었어요..”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 "하하하.. 그럼.. 먼저 고맙다고 인사부터 할게요~”"그럼.. 먼저 눈을 감아주세요!”"오케이~" 시후는 별 생각 없이 눈을 감았다. 잠시 후, 시후는 갑자기 부드러운 입술이 자신의 입술을 살짝 덮는 것을 느꼈다..! 그 입술은 부드러울 뿐만 아니라, 달콤한 향까지 풍겨왔다..! 그녀의 입술은 피하지 않고 계속 자신의 입술 위에 머물러 있었다... 시후는 깜짝 놀라 무의식적으로 눈을 떴고, 가까이에 있는 민정
시후는 정말 그녀가 자신에게 키스를 먼저 할 것이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솔직히 말하면, 그는 LCS 그룹의 도련님이고 많은 사람들이 존경하는 사람이기는 하지만, 여자에 대한 경험은 전혀 없었다. 그나마 얼마 전에 여성과 가장 가깝게 접촉한 것은 바로 아내 유나와의 가벼운 키스였다. 하지만, 그 한 번의 키스 조차도 짧게 끝나고 말았다. 이에 비해 민정의 입맞춤은 더 리얼하고 부드러운 감촉을 느끼게 했다. 이 때문에 시후는 갑자기 당황해서 어쩔 줄 몰랐던 것이다. 민정은 몸을 돌려 시후에게 키스하는 자세가 너무 힘들었는지, 도저히 버틸 수 없어 얼굴을 붉히며 다시 자신의 자리로 돌아와 자세를 고쳐 앉았다. 민정의 얼굴은 사과처럼 붉게 물들었고, 귀밑 머리까지 빨갛게 달아오른 것처럼 보였다. 민정은 시후를 보지 못하고 그저 바로 앉아 운전대만 쳐다보고 있었으며, 지금 이 상황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시후도 긴장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차 안은 잠시 어색한 침묵에 잠겼다. 민정이 이 침묵을 먼저 깨기 위해 입을 열었다. 그녀는 작은 목소리로 시후에게 말했다. "어.. 은 선생님.. 조금 전에는 제가 잠시 흥분해서 일어난 헤프닝이라고 생각해주세요.. 놀라셨다면 용서해 주세요…."시후는 헛기침을 두어 번 하고는 어색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그게.. 음.. 송 대표님.. 나는..” 이렇게 말하면서도 시후는 계속해서 망설였다. 그는 결코 민정에게 상처를 주고 싶지 않았다. 그렇다.. 그는 차마 그녀의 마음을 아프게 하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그래서 그는 한숨만 내쉬며 말할 수밖에 없었다. "송 대표님.. 난 이미 결혼했어요.. 당신도 알잖아요….?"민정은 고개를 끄덕였다. "은 선생님과 사모님 얘기는 제가 들은 적이 있어요..” 그녀는 용기를 내어 시후를 바라보며 진지하게 말했다. "은 선생님, 하지만 저는 진심으로 선생님을 좋아하고, 가능하다면 선생님과 평생을 함께 하고 싶어요.. 저는 선생님께서 이미 결혼했다는 걸 알고 있어요. 그래서 제
그러자 그녀는 고개를 돌려 시후를 진지하게 바라보며 눈물을 흘렸다. "은 선생님..! 절 받아주신다면, 저는 제 자신을, 그리고 이룸 그룹 전체를 내어 드릴 수 있어요..! 그럼 앞으로 선생님께서는 이룸 그룹의 대표가 될 것이고, 그룹의 주인이 될 겁니다. 저는 평생 별 다른 것을 원하지 않아요. 그저 선생님의 사랑스러운 애인으로, 선생님의 곁을 지키고 싶을 뿐입니다. 만약 선생님께서 이곳저곳 돌아다니기를 바란다면, 저는 이룸 그룹을 모두 버리고 선생님과 함께 떠돌아다닐 것입니다. 그리고 만약 선생님께서 아이를 원하신다면, 사랑스러운 아이들을 품에 안을 수 있게 해드릴게요.. 흑흑..”시후는 이 말을 듣고 속으로 감동하지 않을 수 없었다… 민정은 다방면으로 뛰어난 여성이었다. 외모도 아름답고 성격도 좋았고, 어려서부터 귀족 수업을 받고 자란터라, 다른 부잣집 자제들과는 또 다른 레벨이었다. 아무리 뛰어난 재벌가라고 해도 이렇게 다방면으로 완벽한 여성을 만들어내기란 쉽지 않은 일일 것이다. 그래서 이렇게 완벽한 여성이 자신을 좋아하게 된 것 역시도 자신의 복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자신은 기혼자였고 여전히 유나에 대한 애정이 매우 깊기 때문에 자신이 이렇게 아내를 버리는 건 말이 안 되는 일이었다. 한편, 지금 곁에서 눈물투성이가 된 민정을 보니 차마 매몰차게 그녀의 마음을 거절하는 것도 힘든 일이었다. 그는 유나가 상처받는 것을 보고 싶지 않았지만, 민정이 상처받는 것도 원하지 않았다. 한순간에 딜레마에 빠져 버렸다.잠시 이어진 침묵 속에서 민정은 그를 애틋하게 바라보며 답을 기다렸다.시후는 침묵을 지키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는 힘겹게 입을 뗐다. “송 대표님.. 당신의 마음을 잘 알았아요. 매우 감사한 일이기는 하지만, 난 내 아내 유나 씨를 떠날 수 없어요.. 그러니 용서해요.”민정은 금방 그쳤던 눈물을 순식간에 쏟아냈다. 붉어진 눈으로 시후를 뚫어지게 쳐다보던 그녀는 "아니에요.. 괜찮아요 선생님.. 분명 지금 상황에
송민정에 대해 시후는 뭔가 당황스러우면서도 딱 잘라 거절할 수 없기에 무력감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그녀가 자신에게 이렇게까지 신경을 쓸 줄은 몰랐고, 동시에 이렇게 고집이 센 줄도 몰랐다. 하지만 시후는 민정과 시시비비를 따질 생각도 없었고 그렇다고 그녀에게 자신의 마음을 속일 생각이 전혀 없었다. 민정은 이제 자신에게 깊은 애정을 가지고 있었는데, 이건 시후에게 책임이 없다고 할 수 있는 건 아니었다. 하지만 그는 감정과 관련된 일은 하루아침에 해결될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나중에 다시 이야기하죠. 일단 서로 시간을 좀 주고요.”라고 위로할 수밖에 없었다.민정은 긴장한 표정으로 시후를 바라보았다. "오늘부터 저와 이야기하고 싶지 않겠죠? 앞으로 저와 일부러 멀어질 건가요..?”"그럴 리가요? 난 그런 사람이 아닌데? 송 대표님이 날 좋아한다고 해서 멀리할 이유가 어디에 있겠어요? 하하..”민정은 그제서야 안도한 듯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사실 선생님께 이렇게 고백을 해버렸으니, 이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아마도 오랜 시간이 걸릴 것 같아요. 그러니 10년은 고사하고 20년이라고 해도 저에겐 그렇게 길지 않은 시간이겠죠.. 제가 부탁을 하나 하자다면.. 오늘 일로 저와 일부러 멀어지지 말고, 싫더라도 예전처럼 절 친구로 생각해 주세요.."“걱정하지 마요. 난 절대 쉽게 신의를 저버리는 사람이 아니니까.. 오늘 어떤 일이 있었든지 간에 당신과 난 여전히 좋은 사이로 남을 거예요.”민정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시후는 한숨을 내쉬며 입을 열었다. "자아.. 그럼.. 시간이 늦었으니 집에 가야죠? 어서 돌아가요~”"그럼 은 선생님, 안녕히 주무세요~ 오늘 제 생일을 축하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그리고 저에게 주신 회춘단도요!!"시후는 웃으며 손을 저었다. “하하.. 뭘 그런 걸 가지고.. 어서 돌아가요. 그럼 조심해서 운전하고요~” 시후는 차에서 내리려고 문을 열었다.그 때, 민정이 급히 그를 불러 세웠다.
차에서 내려 민정이 떠나는 것을 지켜본 후, 시후는 10여 초 정도 멍하니 제자리에 서 있다가 돌아서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방으로 돌아왔을 때, 유나는 이미 씻고 누워 책을 읽는 중이었다.시후가 돌아오자 유나는 웃으며 "생일 파티는 어땠어요?"라고 물었다. 시후는 싱숭생숭한 듯 말했다. "파티야 뭐.. 나쁘지는 않았죠..?" 유나는 오늘 파티가 송민정 대표의 파티였다는 걸 몰랐는데, 이건 시후가 애초에 그녀가 알기를 원치 않았기 때문에 말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유나는 시후에게서 뭔가 이상한 점을 발견하지는 못했다..! 그러자 그녀는 손에 들고 있던 책을 내려놓고 시후를 바라보며 "여보.. 그런데.. 부탁 하나 해도 되나요?"라고 약간 쑥스러운 듯 물었다."남편한테 왜 그렇게 거리를 두면서 물어요? 얼른 말해 봐요. 뭔데요?”"그게.. 제 고등학교 친구가 결혼을 한다고 해서요.. 오늘 청첩창을 주러 우리 사무실에 들렀더라고요.. 혹시.. 같이 결혼식에 가줄 수 있나 해서..”"하하하..! 당연하죠!! 남자, 여자??""여자예요..! 고3 때 옆자리에 자주 앉았던 친구라..”시후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 친구의 결혼식이라면 가야죠??”유나는 우물쭈물하며 말했다. "그런데.. 저.. 시후 씨.. 한 가지 더 부탁할 일이 있는데요..”"뭔데요? 말해도 돼요~”"제 고등학교 친구는 팔자가 드세서 그런가.. 그 친구 집안은 어렸을 때부터 남아선호 사상이라 그런가, 여자아이를 별로 신경 쓰지 않았어요.. 게다가 그 친구의 시댁에서도 그녀를 그다지 마음에 들어하지 않는 모양이에요.. 오늘 제가 몰던 BMW를 좀 빌려줄 수 있냐고 물어보더라고요? 이번에 웨딩카로 잠시 쓰고 싶다고.. 아마도 BMW를 살 수 없는 형편이라, 이런 차를 웨딩카로 라도 좀 빌려 타면 너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한 것 같아요..! 하지만 시후 씨도 알다시피.. 요즘 경기가 안 좋잖아요.. 제 친구는 이런 차를 살 수도 없고.. 그래서 혹시 로이드 그룹이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