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후는 민정을 좋은 친구라고 생각했기에 당연히 그녀의 신변을 보호할 용의가 있었다. 옆에 있던 송천명과 송영예는 이미 마음 한구석에서 송민정을 어떻게 하면 제거할 수 있을까 고민하고 있었다. 두 사람이 회장직을 노리고 있던 건 이미 여러 해가 지났다. 그런데 이렇게 갑자기 송민정이 아무런 노력 없이 회장직을 차지하다니.. 하지만 후계자 자리를 되찾으려면 치열한 싸움이 벌어질 수밖에 없다는 걸 잘 알고 있는 그들이었다. 그러니 이 일은 움직이지 않으면 안 될 것이고 행동하게 된다면 반드시 승리해야 할 것이다.이번 생일 파티에서 민정은 의심할 여지없이 모든 사람들 중에서 가장 즐겁고, 행복한 사람이었다. 지금 그녀의 마음속 깊은 곳은 시후에 대한 감사와 사랑이 절정에 달하고 있었다. 그녀처럼 총명한 여자가 어찌 시후가 회춘단을 준 의도를 모를 수 있겠는가..? 누가 회춘단이 필요한가? 물론 노인이고 그 중에서도 나이가 많은 사람일 것이다. 올해 20대 후반 밖에 안 된 민정에게 회춘단은 아직 필요가 없었고, 할아버지께 드리는 것이 가장 적당할 것이다. 할아버지는 회춘단에 푹 빠져 계셨는데, 시후가 이렇게 또 회춘단을 선물한 것을 보고 오늘 회장직을 물려주기로 결정하셨을 것이다. 그래서 이건 분명 시후가 자신을 도와준 것이라고 할 수밖에 없었다. 민정은 이제 이룸 그룹의 주인이 됐기 때문에, 오늘 생일 파티가 더욱 성대하게 느껴졌다!파티가 막바지에 이르자, 이룸 그룹의 직원 한 명이 거대한 5층 케이크를 파티장으로 가져왔다. 생일 케이크에는 촛불이 꽂혀 있었고, 불이 꺼지는 순간 민정은 촛불 앞에 홀로 서 있었다. 민정은 두 손을 가슴에 모으고 눈을 감은 뒤 조용히 소원을 빌었다. 잠시 후, 눈을 뜬 그녀는 애틋하고 다정한 눈빛으로 시후를 바라보았다. 이 순간 그녀는 시후가 자신의 마음속의 해와 달처럼 소중한 존재라고 생각했다. 시후는 민정이 자신을 보는 눈빛을 알아차리지 못했다. 다만, 불이 꺼졌을 때 그는 어둠 속에서 초인적인 시각으로 송천명과 송
시후는 폴의 제안을 승낙하려던 참에, 아름다운 민정이 두 사람 앞에 나타나 얼굴을 붉히며 말하는 것을 들었다. "폴, 은 선생님은 제가 배웅해드릴게요.”폴은 눈치가 빠르기 때문에 민정이 시후에게 사랑에 빠졌다는 걸 알고 있었다. 오늘은 그녀의 생일이고, 그녀가 이룸 그룹의 상속자가 된 첫날인데, 그녀는 파티가 끝난 후 시후를 집에 직접 데려다 주겠다고 자청했기 때문이다. 오늘 같은 날에는 손님을 배웅하러 나오려 하지 않을 것이다. 자신의 생일이기 때문에.. 게다가 오늘 내로라하는 사람들이 이렇게 많이 왔는데도, 그녀는 아무도 배웅하지 않고 시후 한 사람만 직접 배웅하다니.. 그녀가 시후를 얼마나 중시하는지 잘 알 수 있었다. 그러자 폴은 재치 있게 답했다. "아~ 제가 조금 전에 생각났는데, 해야 할 일이 좀 남았더라고요? 그럼 송 대표님께서 배웅하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민정은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 “그래요~ 그럼 하셔야 하는 일 먼저 처리하시고 오늘 방문해주셔서 감사합니다~”시후는 빙긋 웃으며 말했다. "회장님께서 제게 당신을 돌봐 달라고 하셨는데, 오히려 송 대표님이 저를 케어하시네요?”민정은 장난스럽게 혀를 살짝 내밀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수줍게 말했다. “치이.. 이건 선생님을 케어할 수 있는 아주 적고 적은 기회거든요? 그러니까 오늘은 거절 안 됩니다~”시후는 고개를 끄덕였다. "하하.. 그럼 송 대표님이 좀 힘드실 텐데..?”이때 이태형 대표가 시후에게 다가와 공손히 고개 숙여 인사했다. "선생님, 저는 오랫동안 회춘단을 갈망해 왔습니다. 오늘 하늘이 도왔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기회를 주셔서 감사합니다!""저에게 이렇게 감사할 필요는 없습니다. 이번 회춘단은 당신이 경매에서 얻은 것이니 더더욱 그렇고요..?”이태형 대표는 여전히 몸을 숙인 채 말했다. "은 선생님, 언젠가 광주에 올 일이 있으시다면 제가 꼭 크게 대접하겠습니다!”"그래요, 기회가 된다면 연락드리겠습니다. 참, 이 대표님 제 친구 조
조강호는 흥분한 얼굴로 시후에게 다가와 인사를 하려다가 문득 자신이 이태형 대표의 비서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러자 그는 황급히 얼굴의 흥분을 거두며 이태형 대표에게 "대표님 오셨습니까?!"라고 공손하게 인사를 건넸다.이태형 대표는 조강호의 어깨를 툭툭 치며 "강호 씨, 내 앞에서 이렇게 인사할 필요 없어요. 은 선생님과 친한 친구 아닙니까? 그러니까 내 친구라고도 할 수 있을 겁니다. 내가 나이가 꽤 많기는 하지만, 친구 사이에 나이가 무슨 상관이 있겠어요? 하하하!!”조강호는 대표의 총애를 받자 급히 고개를 끄덕이며 웃음 지었다. 그러자 시후는 웃으며 조강호의 요즘 생활을 물었다. "어때, 형! 그동안 새 직장에 적응했나??”조강호는 감사한 듯 눈물을 흘리며 고마워했다. "시후야.. 정말 어떻게 감사해야 할지 모르겠다. 너가 없었으면 어찌 내가 오늘처럼 살 수 있었겠어?! 너는 내 인생의 귀인이다..”시후는 웃으며 말했다. "모든 사람은 인생에서 귀인을 만나게 되잖아 형. 형은 내가 형의 귀인이라고 생각하지만, 나는 여전히 보육원의 아주머니야 말로 우리 둘의 귀인이라고 생각하거든. 사실 모든 일은 형이 복이 많아서 그런 거라고 생각해. 형과 나는 전생에 좋은 일을 했던 것일 수도 있지~ 아주머니 같은 좋은 사람이 우리를 구해주고 키워 주셨잖아~ 아마도 지난 생에 나보다 형이 더 좋은 일을 많이 했을 거야. 그래서 형이 날 만났고, 형에게 일생을 바꿀 수 있는 기회를 주게 된 거지. 이 모든 것이 이미 운명 지어졌을 거야, 그러니 더 고마워해야 할 건 형 자신이라고.” 시후가 갑자기 이런 거창한 이야기를 했기에 다른 사람들은 그의 말을 잘 알아들을 수 없었다.민정은 시후를 반짝이는 눈빛으로 바라보며, 방금 한 말을 곰곰이 다시 생각해보았다. 그렇다면 자신이 전생에 누군가를 도왔거나 구했기에 이번 생에 은 선생을 만날 기회가 생긴 것 아니겠냐고.. 이렇게 생각하니 그녀는 또 약간의 서운함이 들 수밖에 없었다. 아마도 은 선생의 아내 유나는
민정은 그제야 조용히 "은 선생님, 그럼 저희도 출발하실까요?"라고 말했다."좋아요. 출발합시다."......송민정은 자신의 빨간 벤틀리에 시후를 태우고 이룸 그룹의 별장을 나왔다. 민정의 심장은 미친듯이 두근거렸는데 오늘처럼 시후 앞에서 긴장한 적은 없었던 것 같았다. 차 안에서 잠시 정적이 흐르자 민정은 급히 화제를 찾아 이야기를 시작했다. "선생님, 오늘 정말 감사해요.. 이렇게 귀중한 선물을 주실 줄은 몰랐다고요.."시후는 살며시 미소를 지었다. "솔직히 말해서, 내가 회춘단을 준 건, 송 회장님께 이걸 전달할 기회를 주기 위함이었어요. 이 회춘단이 있으면 송 회장님께서는 적어도 100살까지는 건강하게 살아 갈 수 있을 테니까요. 회장님은 내가 준 이 회춘단을 매우 원하고 계셨을 거예요. 송 회장님께서는 상벌이 분명하고 정이 있는 분이시기 때문에, 회춘단을 원한다면 반드시 당신에게 빅딜을 하겠죠?민정은 감동 받은 듯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선생님.. 저를 이렇게나 생각해 주시다니.. 저는 정말 감사하다는 말씀 밖에 못 드리겠어요.. 만약 은 선생님께서 제게 필요하신 것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꼭!!! 꼭!!! 말씀해주셔야 해요! 저는 아무런 말없이 선생님의 말씀을 따를 것이니까요!”"바라는 건 없어요. 앞으로 자신을 잘 돌보면 그걸로 만족하고요! 하하하!! 저는 송 회장님께서 이렇게 쿨하게 송 대표님의 생일 파티에서 회장직을 물려주겠다고 발표하실 줄은 몰랐어요. 제 생각에는 송 회장님이 오래도록 이룸 그룹을 이끌어 나갈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리고 천천히 회장직을 넘길 준비를 하실 거라고 예상했는데.. 이렇게 갑작스럽게 이야기하게 된 건 분명 당신의 큰 아버지와 송영예 씨에게 굉장히 큰 충격이 될 거예요. 심지어 그들은 당신에게 큰 원한을 가질 테니, 앞으로는 신변의 안전에 각별히 주의를 하셔야 할 겁니다.”민정은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네 선생님, 걱정 마세요! 저도 잘 알고 있어요~”시후는 한숨을 쉬었다. "하아
시후가 부적을 만든다고 하니, 송민정 대표는 뛸 듯이 기뻤다. 그녀는 시후가 만들어 줄 부적이 어떤 것인지, 어떤 힘이 있는지는 모르지만, 분명 시후가 오로지 자신만을 위해 만들어 줄 것임을 알고 있었기에, 그가 직접 만든다는 이유만으로도 너무나도 감사했다. 그러자 그녀는 눈시울을 붉히며 감사의 말을 전했다. "은 선생님.. 저에게 이렇게 잘해주시는데.. 전 선생님께 어떻게 보답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이 말을 할 때, 민정은 속으로 이렇게 소리치고 있었다. "정말!! 할 수만 있다면!! 평생 은 선생과 함께하고 싶어요!! 그렇게 평생 선생님의 은혜에 보답하고 싶다고요!!”라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렇게 큰 재벌가의 여식이 어찌 유부남 앞에서 쉽사리 이런 말을 밖으로 내뱉을 수 있겠는가..?시후는 이 일에 대해 별 생각이 없었다. 그는 사랑과 의리를 중시하고 은혜를 갚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송민정 대표는 비록 자신의 은인은 아니지만, 자신의 친구이자, 믿을 만한 인품의 서로의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좋은 친구였다. 이런 친구에게 그는 자연스럽게 정성을 쏟을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시후는 민정이 자신에게 가지는 의미가 다른 친구들과 비교하면 조금 다르다는 걸 은근히 느끼고 있었다. 시후는 민정의 됨됨이와 태도를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게다가 그는 민정의 운명이 자신과 비슷하다고 느꼈는데, 두 사람 다 명문 재벌가 출신이지만, 부모님이 일찍 돌아가셨다는 것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녀는 자신보다 상황이 조금 더 나았는데, 적어도 그녀는 집안을 떠나 다른 곳에서 크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그는 민정의 됨됨이를 좋아했고, 그녀를 진심으로 아꼈기 때문에, 그녀를 진심으로 케어 하려는 것은 자연스러운 감정이라고 할 수 있었다.민정은 시후를 태운 뒤 일부러 차를 빨리 몰지 않았다. 그래야 시후와 차 안에서 단둘이 있을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마침 양화 대교를 건널 때쯤, 그녀는 갑자기 고개를 돌려 시후를 바라보며 기대에 찬 눈빛을 보냈다. "저.. 은 선생님..
시후는 "그래요. 하지만 이쪽 길은 좀 가파른데..? 계단도 없고.. 내려갈 때 조심해요!”라고 걱정스레 말했다.민정은 수줍은 듯 부드러운 시후에게 손을 내밀며 말했다. "은 선생님!! 좀 도와주실래요? 안 그러면 미끄러질 것 같아서.." 사실, 그녀는 넘어지는 것이 두려운 것이 아니라, 이 기회를 빌려 시후와 더 가까워지고 싶었을 뿐이다.시후는 이 길이 꽤 가파르고, 제방에서 강 가까이까지 뻗어 있었기에 민정이 만약 미끄러져 물 속으로 떨어지기라도 한다면, 상상조차 할 수 없는 끔찍한 일이 벌어질 거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는 민정의 부드러운 손을 잡고 그녀를 데리고 조심스럽게 강가로 내려갔다.강변은 추운 날씨라 그런지 사람이 거의 없었고, 간혹 불을 밝힌 자전거들이 주변으로 지나갔고, 부릉거리는 엔진 소리가 다리 위로 다니는 소리가 들렸지만, 그렇게 신경 쓰일 정도는 아니었다.강가에 도착한 시후는 민정의 손을 놓으며 찬바람을 맞았다. "여기 참 좋네요..? 하하.." 민정은 빙긋 웃음 짓고는 아래에서 위로 머리카락을 쓸어 올리며 말했다. "어렸을 때 여기에 오는 게 제일 좋았어요. 그땐 아버지께서 너무 회사 일로 바쁘셨기에 어머니께서 절 데리고 오셨죠.. 그때 어머니께선 저를 데리고 제가 주차한 곳과 같은 곳에 차를 세우고 이 길을 따라 함께 걸었어요.. 이렇게 내려올 때도 어머니께서 제 손을 부드럽게 감싸 쥐고 계셨죠..” 민정의 두 눈은 오늘 따라 슬퍼 보였다.시후는 고개를 끄덕였다. 자신이 복지원에서 자랄 때도 부모님 생각이 많이 났다. 어릴 때는 지금처럼 강하지 못했기에 부모님 생각만 떠올라도 이불 속이나 구석진 곳에 숨어서 통곡을 하곤 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모든 것이 익숙해지듯이.. 그 때 그 고단한 생활은 시후가 많은 이치를 깨닫게 만들었다. 예를 들어, 누군가 죽거나 과거에 일어난 슬픈 일은 조용히 지나가게 내버려 두는 것이 좋다는 것을 말이다.이때 곁에 있던 민정이 한숨 쉬며 말했다. "오늘 아침에 부모님을 모
시후는 송민정과 알게 된 과정을 떠올리며 묘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 때 장인과 함께 인사동에 가지 않았다면 자연히 《구현보감》을 얻을 기회가 없었을 것이고, 《구현보감》이 없었다면 자신은 기껏해야 도련님의 신분일 뿐, 은 선생님이라고 많은 사람들에게 칭송 받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래서 그는 은 선생님이라고 불리는 것을 더 좋아했다. 왜냐하면 은 선생님이라는 호칭은 자신의 실력으로 만든 것이고, 도련님은 단지 자신의 타고난 위치를 대표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즉, 도련님이라는 세 글자 뒤에 있는 것은 자신의 능력이 아니라 가문의 능력을 대표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이것이 모두 인연이라고 생각했다. 자신은 송민정 대표와 인연이 있고, 《구현보감》과도 인연이 있었다. 그래서 그는 진지한 표정으로 민정에게 말했다. "만난다는 건 인연이라고 하지만.. 내 생각에는 사실, 많은 것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정해진 것 같아요..”민정은 얼굴을 붉히며 작은 소리로 물었다. “그럼.. 우리 두 사람도 인연이 있다는 말씀이시죠?""글쎄요..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는 불교의 이야기가 있잖아요? 《화엄경》에도 있듯이.. 500겁이 옷깃 한 번 스친 인연이라고 하는 걸요?”민정은 고개를 끄덕이며 “선생님 말씀은 늘 현묘하세요.. 선생님 같은 경지에 이르면 다들 인연, 운명, 전생과 같은 것들을 특별히 믿게 되는 건가요?”시후는 웃으며 답했다. "하하.. 예전에는 믿지 않았는데.. 지내다 보니 뭔가 일이 터지면서 조금씩 믿게 됐어요. 아무튼 이 얘기는 그만하는 게 좋겠네요..! 별 재미도 없는 주제라.. 얘기 좀 해 봐요! 이제 이룸 그룹의 회장이 되실 몸인데.. 그 뒤에는 무슨 계획이 있죠..?”"음.. 일단 제가 회장이 되고도 불복하는 사람이 많을 거예요. 저에게는 시간이 필요하죠.. 회장의 지위를 굳건히 하고 그룹을 이끌어가야 할 거예요. 하지만 제가 경영함으로 인해 빠르게 발전하여 더 많은 수입을 벌어들인다면 불복하던 사람도 절 지지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
만일 그가 다시 손을 잡아 준다면, 그녀는 진심으로 행복할 것이다. 이 길은 정말 가파르기 때문에, 시후는 별 생각 없이 민정에게 손을 뻗으며 말했다. "자, 내 손 잡아요. 힘줘서 올라갈 테니까~" 민정은 자신의 바람이 이루어지자, 수줍음과 흥분이 가득한 얼굴로 손을 내밀었다. 그리고 그녀는 얌전히 시후의 뒤를 따라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갔다. 차로 돌아왔을 때, 민정의 고상한 얼굴은 여전히 새빨갛게 물들어 있었다. 긴장감과 수줍음 때문인지, 평소보다 심장 박동이 빨라진 그녀는 황급히 차에 시동을 걸고 시후에게 말했다. "은 선생님, 그럼 이제 집으로 모셔다 드릴게요~"시후가 고개를 끄덕이자 민정은 차를 몰고 큰 길로 돌아왔다. 차는 빠르게 별장 구역의 입구에 도착했다. 차가 멈추자 시후는 민정에게 "데려다줘서 고마워요~!”라고 인사했다."히히.. 그렇게 고마워하지 않으셔도 돼요~” 민정은 웃으며 말했다. “그럼 조심해서 들어가요~”"네~" 민정은 고개를 끄덕이다가 시후가 차 문을 밀고 내리려는 것을 보고 마음이 흔들렸다. "은 선생님!!! 잠시만!! 잠시만 기다리세요!!"시후는 문을 열려는 손을 거두며 "왜 그래요? 또 무슨 일 있어요?"라고 부드럽게 물었다."제가 선생님께 주고 싶은 선물이 하나 더 있어요..” 민정은 수줍게 말했다."오늘이 송 대표님 생일인데, 왜 나를 위해 선물을 준비한 거예요? 하하!”"특별한 선물이라.. 늘 선생님께 주고 싶었는데, 기회가 없었어요..”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 "하하하.. 그럼.. 먼저 고맙다고 인사부터 할게요~”"그럼.. 먼저 눈을 감아주세요!”"오케이~" 시후는 별 생각 없이 눈을 감았다. 잠시 후, 시후는 갑자기 부드러운 입술이 자신의 입술을 살짝 덮는 것을 느꼈다..! 그 입술은 부드러울 뿐만 아니라, 달콤한 향까지 풍겨왔다..! 그녀의 입술은 피하지 않고 계속 자신의 입술 위에 머물러 있었다... 시후는 깜짝 놀라 무의식적으로 눈을 떴고, 가까이에 있는 민정
킬러가 추락한 후, 공항 출구 밖의 인파 속에 숨어 있던 몇 명의 킬러들도 변장한 블랙 드래곤 대원들에게 순식간에 제압되었다. 차 안에 숨어 기회를 노리던 킬러들 역시 반응하기도 전에, 블랙 드래곤 대원들이 앞뒤에서 차량으로 포위하며 문을 부수고 침입해 그대로 끌려 가고 말았다. 그 때가 되어서야 킬러들은 자신들이 이미 블랙 드래곤 대원들에게 철저히 감시당하고 있었음을 깨달았다. 현상금 철회 명령을 받은 즉시 현장을 떠난 킬러들은 블랙 드래곤 대원들도 가만두었지만, 끝까지 떠나지 않은 자들은 결국 블랙 드래곤의 포로가 되고 말았다.이때, 공항 VIP 대기실에서 유가휘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시후에게 말했다. "은 선생님, 현상금 의뢰는 철회되었습니다. 킬러들도 분명 철회 소식을 접했을 테니, 이제 안심하셔도 됩니다...."하지만 시후는 유가휘의 말을 무시한 채, 성도민을 바라보며 물었다. "성도민 씨, 다 정리됐나요?"성도민은 공손하게 대답했다. "은 선생님, 현상금 의뢰는 확실히 철회되었습니다만 저희 측에서 감시하던 범위 내에 아직 떠나지 않은 킬러들이 몇 명 있었기에 직접 처리했습니다. 한 명은 사살했고, 일곱 명은 생포했습니다.""잘했군요." 시후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 일곱 명도 시리아로 보내도록 해요. 홍콩에서 장기적인 평화로움을 해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하니까."성도민은 즉시 두 손을 모으며 답했다. "예 알겠습니다!"시후는 유가휘를 바라보며 담담하게 말했다. "유 회장님, 당신과 나, 그리고 중열 삼촌 간의 원한은 당신이 한국에 있는 구름산에서 돌아오면 완전히 끝날 겁니다. 더불어 TS Shipping과의 협력을 원한다면, 그때 전문 인력을 배정해 협상하도록 하죠. 앞으로 약속을 지키기만 하면, 나는 더 이상 당신을 곤란하게 하지 않을 겁니다."유가휘는 이 말을 듣고서야 비로소 완전히 안심하며 공손히 말했다. "은 선생님의 너그러움에 감사드립니다!" 그런 뒤 그는 곧바로 이중열을 향해 말했다. "중열 씨,
"좋습니다, 그렇다면 지금 바로 모든 사람들에게 소식을 전하고, 현상금을 철회하겠다고 통보할 겁니다. 달러는 24시간 이내에 원래 경로로 환불될 겁니다."....그 시각, 홍콩 국제공항 외부에는 이미 여러 명의 킬러들이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었다. 이들은 서로를 알지 못했지만, 그들이 모두 공항 근처에 숨어 있는 이유는 단 하나였다. 현상금을 손에 넣고 평생 먹고 살기 위해서 이러한 선택을 한 것이다. 그래서 그들은 하나같이 참지 못하고 오직 이중열이 공항에서 나오는 순간을 틈타 즉시 공격을 개시할 생각이었다.그 중에서 어떤 킬러들은 이미 은밀한 장소에서 저격총으로 조준을 하고 있었고, 또 다른 킬러들은 관광객으로 위장해 공항 출구 밖에서 총을 숨긴 채 대기 중이었다. 심지어 어떤 킬러들은 차를 도로에 세워 두고, 이중열이 나오자마자 그대로 들이받을 작정이었다. 킬러들 모두가 각자의 방식으로 승리를 거머쥐려는 찰나, 갑자기 휴대전화로 짧은 메시지를 하나 받았다."젠장!" "뭐야, 이게!" "아오 씨, 장난하나!"마치 독사처럼 기회를 엿보던 킬러들은 일제히 욕설을 퍼부었다. 현상금이 철회되었다는 사실에 그들은 모두 분노를 금치 못했다. 이제 현상금은 사실상 사라졌고, 손에 잡힐 듯했던 부자가 될 기회는 순식간에 사라지고 말았다. 그러나 그들도 지금 불만을 터뜨려봤자 소용이 없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일단 현상금이 철회되면, 아무리 목표를 제거해도 돈을 받을 방법이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그래서 결국 대부분의 킬러들은 즉시 그 자리에서 철수하기 시작했다. 관광객으로 위장했던 킬러는 택시를 타고 떠났고, 길가에 차를 세웠던 킬러도 곧바로 차를 몰고 사라졌다. 숨어서 저격을 준비했던 자들도 총을 수납하고 호텔을 빠져나갔다. 하지만 아직 몇몇 킬러들은 자리를 뜨지 않았다. 그 중 한 명은 공항 맞은편 호텔 18층 객실에 숨어 있었다. 그는 저격총 조준경으로 공항 출구를 노리면서도 연신 욕설을 퍼부었다."아오 씨, 유
시후의 마지막 요구를 들은 유가휘는 순간적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지금 이 순간, 그는 구사일생이라는 말이 무엇인지 진심으로 깨닫게 되었다. 이것은 시후가 자신에게 요구한 마지막 한 가지 일이었기에, 그 말인즉슨 자신이 목숨을 부지하게 되었을 뿐만 아니라, 앞으로 10년 동안 200억 달러 상당의 재산도 지킬 수 있게 되었다는 뜻이기도 했다. 그에 비해, 자신이 이중열에게 지급해야 하는 보상금은 새 발의 피에 불과할 것이었다. 게다가 이중열에게 주어야 하는 별장 또한 별 것 아닌 존재일 뿐이었다. 비록 한국에서 3개월 동안 회개를 해야 하지만, 조금 전까지만 해도 생명의 위협을 받고 있던 그에게는 이 정도는 관대하고 너그러운 처분이라 할 수 있었다. 그러니, 그는 감히 마음 속으로 어떠한 불만도 품을 수 없었다. 오히려, 이제서야 비로소 마음을 놓을 수 있었을 뿐이다. 그래서 그는 즉시 시후에게 자신의 태도를 표현하며 공손하게 말했다. "은 선생님, 안심하십시오! 저는 다른 일들을 마무리한 후, 바로 한국으로 떠나겠습니다!"시후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참고로 한 가지 더 말해두지. 오늘부터 당신의 목숨과 재산은 이중열 삼촌과 운명을 함께하게 될 거야. 삼촌에게 문제가 생기지 않으면 당신에게도 문제가 없겠지만, 만약 삼촌에게 무슨 변이라도 생긴다면, 설령 그것이 단순한 사고일지라도 나는 당신이 반드시 연대책임을 지도록 할 겁니다. 이해했습니까?"유가휘처럼 머리가 빠른 사람이 시후의 말의 뜻을 이해하지 못할 리가 없었다.시후는 유가휘가 다시는 이중열에게 어떤 위협도 가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서 그의 신변 안전을 이중열의 생사와 묶어버린 것이었다. 따라서 이제부터 유가휘는 이중열을 해칠 생각은커녕, 오히려 그가 무사하기를 밤낮으로 기도해야 하는 신세가 되어버렸다.유가휘는 망설임 없이 말했다. "은 선생님, 이해했습니다....""좋아요."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이제, 당신이 홍콩 전역에 퍼뜨린 ‘현상금’을 즉시 철회
진작에 이중열과 이웃이 되는 것도 억울한데, 매년 최소 200일을 반드시 시훈도에서 거주해야 한다니, 이건 정말 사람을 정신적으로 짓밟는 처사가 아닌가?이때 시후는 계속해서 말했다. "또한, 당신의 운전 기사를 다른 직책으로 옮기도록 해. 나는 블랙 드래곤에서 한 명의 대원을 보내 당신의 경호원 겸 운전기사로 삼을 거야. 동시에 그는 당신의 일정을 감시할 것이고 만약 당신이 일 년 중 시훈도에서 하루라도 덜 거주하기라도 한다면, 벌금 1억 달러를 내도록 할 생각이고."그러자 유가휘는 울상을 지으며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그는 정말로 시후가 그의 얼굴을 바닥에 눌러 반복해서 비벼댈 정도로 잔인할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 그러나 속으로 아무리 억울해도 그는 감히 시후에게 반박할 용기가 없었다. 그래서 그는 어쩔 수 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예, 은 선생님 걱정 마세요... 저는 말씀을 따를 겁니다... 반드시 따르겠습니다..."시후는 다시 말했다. "아 참, 그리고 블랙 드래곤 대원이 당신의 경호원 겸 운전기사가 되는 것도 비용이 들 겁니다. 나는 성도민 씨에게 네 명의 대원을 선발하게 할 것이며, 분기마다 교대하여 당신을 위해 근무하도록 할 겁니다. 그럼 당신은 반드시 매달 200만 달러의 급여를 지급해야 해. 이해했습니까?"유가휘는 얌전히 대답할 수밖에 없었다. "이해했습니다. 매달 200만 달러를 반드시 제때 지급하도록 하겠습니다!"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침착하게 말했다. "세 번째, 즉시 홍콩대 근처의 먹자골목 소유권을 현재 당신의 그룹에서 분리하여 독립된 회사로 만들도록 해. 이 회사의 주주는 오직 유미경 씨 한 명이어야 합니다!"유미경은 이 말을 듣고 깜짝 놀라며 시후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왜 시후가 먹자골목을 언급하는지 전혀 이해할 수 없었다. 이때 시후는 계속해서 말했다. "이 먹자골목의 모든 결정권은 앞으로 미경 씨에게 있을 겁니다. 그런데 당신이 감히 허가 없이 임의로 개발하려 한다면, 내가 알게 되는 즉시 당
유가휘의 모든 정신과 의지는 이미 시후에 의해 완전히 꺾이고 말았다. 이제 그는 손익을 따질 겨를도 없이, 오직 살아남는 것만이 유일한 바람이었다. 그러니 시후가 어떤 조건을 내걸든, 그는 주저 없이 받아들일 의향이 있었다.시후는 유가휘가 완전히 굴복한 것을 확인하고, 목적을 달성했다고 판단하며 냉정하게 말했다. "유가휘, 잘 들어. 내가 당신에게 시킬 첫 번째 일은 바로 홍콩 최고 수준의 전문 경영인 연봉을 기준으로 삼촌에게 20년 치의 급여를 보상하는 것이다. 그리고 추가로 이중열 삼촌의 청춘을 빼앗은 것에 대한 보상금을, 또 이중열 삼촌의 가족의 정신적 피해 보상금을 지급해야 해." 그런 뒤 시후는 말을 이어갔다. "즉, 당신이 한 번에 홍콩 최고 전문 경영인의 연봉 60년 치를 한꺼번에 삼촌에게 지급해야 한다. 이의가 있나?""없습니다!" 유가휘는 거의 반사적으로 대답했다. 지금 상황에서 그가 감히 이의를 제기할 수 있겠는가? 시후의 요구대로라면, 고작 60~70억 홍콩달러, 미화로 따져보면 10억 달러도 되지 않는 금액이었다.옆에서 듣고 있던 이중열은 급히 말했다. "도련님, 이 돈은 받을 수 없습니다...."그러자 시후는 단호하게 말했다. "삼촌, 이 돈의 목적은 두 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보상이고, 다른 하나는 처벌입니다. 설령 삼촌께서 이 돈이 필요 없다고 해도, 그는 반드시 이 대가를 치러야 합니다. 만약 돈을 받아서 삼촌이 원하는 곳에 기부하셔도 상관없습니다."그러자 이중열은 시후의 말에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시후는 다시 유가휘를 바라보며 말했다. "두 번째로 당신이 해야 할 일은, 당신이 소유한 시훈도의 럭셔리 저택 옆에 있는 G7 그룹의 별장을 매입해 이중열 삼촌에게 선물하는 것이다. 그리고 삼촌의 가족들을 찾아가 그곳으로 이사해달라고 요청해야 해. 이사를 할 때, 사회자를 초청해 가장 성대한 집들이 행사를 개최하도록 하고!"유가휘는 시후의 말에 충격을 받아 할 말을 잃었다. 그는 도저히 믿을 수 없었다. 시후
이에 그는 다시 한 번 시후 앞에 무릎을 꿇고 애원했다. "은 선생님! 미경이가 말한 대로 저는 정말 천인공노할 악행을 저지른 적은 없습니다. 아무리 제가 못난 인간이라도, 죽을 죄를 지을 정도까지는 아니지 않습니까? 그러니 제발 저를 살려주십시오! 돈을 원하신다면 한 푼도 빠짐없이 드리겠습니다!"이때, 유미경 역시 갑자기 무릎을 꿇고 고개를 숙인 채 간절히 말했다. "은 선생님, 돈이라는 건 결국 물건일 뿐입니다. 그러니 부디 제 아버지에게 한 번만 더 기회를 주세요. 어떤 금액이든, 저희는 망설이지 않고 지불하겠습니다!"시후는 유미경까지 자신에게 무릎을 꿇을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 그래서 시후는 얼른 손을 뻗어 그녀를 부축하려 했다. 그러나 유미경은 시후의 거부하며, 무표정으로 말했다. "은 선생님, 당신이 허락하지 않는다면 저는 일어나지 않겠습니다. 만약 제 아버지의 목숨을 원하신다면, 저도 함께 죽이세요."시후는 유미경의 원망이 담긴 눈빛을 마주하고 가슴이 아릿했다. 그는 깊은 한숨을 쉬며, 냉정한 목소리로 유가휘를 바라보며 말했다. "유 회장님, 당신은 훌륭한 딸을 두셨군요." 그러고 나서 그는 이중열을 바라보며 물었다. "삼촌,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는 것이 좋겠습니까?"이중열은 급히 공손한 태도로 대답했다. "도련님, 저는 그저 무사히 돌아가 지인들과 함께 생활을 하고 싶을 뿐입니다. 그 외의 것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이렇게 말한 뒤 이중열은 혹시라도 자신의 뜻이 시후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을까 걱정되어 다시 강조했다. "은 선생님, 유 회장님께서 암살 지시를 철회하기만 한다면, 저도 더 이상 다른 문제를 추궁하고 싶지 않습니다!"유가휘는 이 말을 듣고, 감격스러움과 부끄러움이 교차했다. 그는 이중열을 향해 거듭 머리를 조아리며 울먹였다. "중열 씨... 자네 덕분에 목숨을 건질 수 있을지도 모르겠군. 자네의 이 은혜는 평생 갚도록 하겠어!"이때, 시후는 유가휘를 바라보며 담담히 말했다. "유가휘, 삼촌과 미경
유미경의 추궁에 직면한 시후는 더 이상 숨기지 않고 그녀에게 물었다. "미경 씨, 당신은 당신의 아버지가 20여 년 전, '은서준'이라는 사람에게 더 이상 '이중열'이라는 청년을 괴롭히지 않겠다고 약속했던 사실을 알고 있습니까? 하지만 그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은서준이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나자, 당신의 아버지는 즉시 약속을 어기고 이중열을 계속 몰아세웠고, 결국 그는 20년 넘게 한인 타운에서 숨어 지내야만 했습니다."유미경은 눈을 크게 뜨며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시후에게 물었다. "당... 당신은 그 두 사람과 어떤 관계인가요?"시후는 담담하게 대답했다. "은서준은 나의 아버지이고, 이중열은 내 아버지의 친구입니다."이 말을 듣는 순간, 유미경은 머리가 쭈뼛 서는 느낌을 받았다. 그녀는 눈을 크게 뜨고 시후를 뚫어지게 바라보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그렇다면... 당신이 홍콩에 와서 우리 집에 머문 것도, 아버지와 사업과 관련된 협상을 하러 온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의도적으로 우리 가족에게 접근해 복수할 기회를 노리고 있었던 거네요..." 그러자 그녀의 눈에 눈물이 차올랐고, 유미경은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그렇다면, 우리가 처음 만난 순간부터 오늘 점심에 헤어질 때까지, 당신은 내내 연기를 하고 있었던 건가요?"시후는 유미경의 애처로운 시선에 순간적으로 망설였지만, 이내 설명했다. "연기한 건 맞지만, 나는 유가휘 씨 앞에서만 연기를 했습니다."유미경은 눈물을 머금고 따져 물었다. "내 앞에서는 연기를 하지 않았다고요?! 만약 그렇다면, 왜 자신의 진짜 정체와 의도를 숨겼죠?!"시후는 곁에 서 있는 이중열을 바라보며 차분하게 말했다. "내가 신분과 의도를 숨긴 이유는 오늘까지 기다려 이 자리에서 삼촌에게 정당한 대가를 받아내기 위해서였습니다. 당신도 알다시피, 당신 아버지는 삼촌을 죽이려고 온갖 수단을 동원했어요. 내가 오지 않았다면, 삼촌은 공항 출구를 나서는 순간 암살당했을 겁니다!"유미경은 시후의 시선을 따라 이
"괜찮습니다." 시후는 손을 저으며 말했다. "먼저 가서 구입하시면 됩니다. 돈이 얼마나 들든 영수증을 챙기면 제가 비용을 지불하도록 하죠. 만약 결제할 돈이 없다고 하더라도 괜찮습니다. 물건을 골랐으면 저에게 전화하세요. 제가 사람을 보내 결제하도록 하죠."유가휘는 더욱더 공포에 질렸다. 그래서 그는 땅에 무릎을 꿇고, 깊이 뉘우치는 얼굴로 말했다. "은 선생님, 저는 진심으로 잘못을 뉘우치고 있습니다. 제발 한 번만 더 기회를 주십시오. 금액은 조정할 수도 있지 않습니까...."시후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유 회장님, 이제 그런 말은 할 필요 없습니다. 나는 당신의 돈을 단 한 푼도 원하지 않습니다. 그냥 묵묵히 받아들이세요. 나머지는 더 이상 신경 쓸 필요 없습니다."유가휘는 그 자리에서 오열하기 시작했다. 그는 깨달았다. 시후가 정말로 자신의 목숨을 원한다면, 자신에게는 살아남을 기회조차 없다는 것을 말이다. 자신이 아무리 수십억 달러의 재산을 가지고 있다고 한들 무슨 소용인가? 성도민이 움직이기만 하면, 그는 하루 안에 자신을 죽일 수 있는 방법을 만 가지 정도 가지고 있을 것이다.그렇게 생각하자, 그의 생존 본능이 극에 달했다. 그래서 유가휘는 온몸으로 절망을 표현하며 애원했다. "은 선생님.... 받아들이겠습니다.... 받아들이면 되잖습니까? 10년에 200억 달러, 제가 가진 모든 것을 팔아서라도 반드시 마련하겠습니다!"시후는 흥미로운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며 물었다. "유 회장님, 아까는 돈을 주느니 차라리 죽이라고 하지 않으셨습니까? 그런데 왜 이렇게 빨리 말을 바꾸시는 거죠?"유가휘는 울먹이며 말했다. "은 선생님, 저는 살고 싶습니다.... 제발 기회를 주십시오...."시후는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기회는 조금 전에 이미 내가 줬습니다. 하지만 당신이 그 기회를 붙잡지 못했을 뿐이죠."유가휘는 극도의 공포 속에서 오열하며 소리쳤다. "은 선생님.... 대체 제가 어떻게 해야 만족하시겠습니까.... 제발 말씀
시후의 한마디에 유가휘는 눈을 뒤집고 그대로 기절했다. 그러자 유가휘의 옆에 있던 방가흔은 급히 손을 내밀어 그를 부축하며, 그의 머리를 안고 흔들면서 절박한 목소리로 외쳤다. “가휘, 당신 왜 그래! 가휘, 제발 깨어나! 가휘, 날 걱정시키지 마...”방가흔의 몇 번의 비명에 유가휘는 갑자기 깨어났다. 그는 눈을 떴을 때 가장 먼저 시후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울면서 말했다. “은 선생님, 이게 제 목숨을 빼앗는 것과 뭐가 다릅니까? 10년 동안 200억 달러라니요, 어떻게 그 돈을 제가 낼 수 있겠습니까...” 그는 울며 절규했다. “그때의 일은 확실히 제 잘못이지만, 선생님도 이걸 기회로 삼아 이렇게 많은 돈을 요구하시면 안 됩니다. 이런 돈을 내는 것보다 차라리 저를 죽여주세요! 제가 죽으면 제 유산은 미경이에게 갈 것이고, 제 남은 자녀들도 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만약 제가 선생님 요구에 응하게 되면, 저는 아무것도 남지 않고, 그 아이들의 미래도 빈곤해질 겁니다!”시후는 냉소적으로 웃으며,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하하, 유 회장님, 아이디어가 나쁘지 않네요.” 그리고는 진지하게 덧붙였다.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나는 이미 LCS 그룹의 회장입니다. 내 손에는 엠그란드 그룹, 구현 제약, TS Shipping, 블랙 드래곤까지 있습니다. 그러니 가진 돈이 많아 어디에 쓸지 모를 정도이고, 당신이 내는 돈도 사실 나에게는 큰 의미가 없습니다! 게다가, 만약 내가 당신의 돈을 받고 더 이상 당신을 추궁하지 않는다면, 그건 내 아버지에게 해를 끼친 아들이 되어버리겠죠. 대신 아버지의 존엄성을 돈으로 바꾸고 나면, 내가 죽은 후에 아버지에게 면목도 없을 겁니다. 그래서 이 문제를 해결할 가장 좋은 방법은, 당신이 죽음을 선택하는 것이겠네요. 그렇게 하면 내 아버지에게도 설명이 되고, 중열 삼촌에게도 할 말이 생기죠. 그리고 아까 말씀하신 대로, 당신이 죽으면 자산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으니, 자녀들에게 유산도 남겨줄 수 있죠. 모두가 만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