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생각하자 송천명은 이미 이를 갈며 살의를 품기 시작했다.송 회장도 대충 큰 아들의 불만을 눈치챈 듯했다. 그래서 그는 시후를 바라보며 공손히 말했다. "은 선생님.. 이 늙은이가 무리한 부탁을 하나 해도 괜찮겠습니까..?”“예, 회장님 말씀하십시오.”"크흠.. 저는 은 선생님께서 우리 이룸 그룹의 두 번째 상속자가 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그래서 만약 미래에 민정이에게 무슨 일이 생긴다면 그리고 우리 민정이 자녀가 없는 상태라면, 당신은 이룸 그룹의 회장직을 물려 받게 되는 겁니다.. 만약 은 선생님께서 동의한다면, 이 늙은이가 지금 약속할 수 있어요. 앞으로 이룸 그룹의 순이익 30%는 모두 선생님의 소유가 될 것이며, 영원히 이 계약은 유효할 것입니다..”송 회장이 갑자기 이런 말을 하는 이유는, 큰 아들 가족이 민정에게 피해를 줄 까봐 걱정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는 이런 위험성 때문에 자신의 계획을 포기하고 싶지는 않았다. 송 회장은 이룸 그룹이 앞으로 발전하기를 바란다면 송민정 대표를 회장으로 만드는 것만큼 좋은 선택지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시후가 앞으로 민정의 남편이 되어 그룹에 들어오게 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완벽한 플랜이었다. 시후가 결혼을 원하지 않아도 상관없다. 그저 민정이 그의 아이를 가진다면, 그 아이는 이룸 그룹의 피가 섞인 아이일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만약 시후가 손녀의 사위가 되기라도 한다면 그는 무궁무진한 혜택을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는 지금까지 살면서 금전적 이익보다 건강과 수명 연장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타입이었다. 그래서 손녀에게 회장직을 물려주려는 건 그의 계획 중 하나일 뿐이다. 가장 최종 목표는 시후를 손녀딸의 남편이 되게 하는 것! 이것이야말로 그가 가장 바라는 것이었다.시후는 송 회장이 아직도 자신을 손녀의 사윗감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걸 알지 못했다. 그는 송 회장이 이렇게 말한 것은 분명 송민정 대표에게 앞으로 위험이 생길까 봐 민정과 자신을 묶어 그녀의 안전을 지키려는
시후는 민정을 좋은 친구라고 생각했기에 당연히 그녀의 신변을 보호할 용의가 있었다. 옆에 있던 송천명과 송영예는 이미 마음 한구석에서 송민정을 어떻게 하면 제거할 수 있을까 고민하고 있었다. 두 사람이 회장직을 노리고 있던 건 이미 여러 해가 지났다. 그런데 이렇게 갑자기 송민정이 아무런 노력 없이 회장직을 차지하다니.. 하지만 후계자 자리를 되찾으려면 치열한 싸움이 벌어질 수밖에 없다는 걸 잘 알고 있는 그들이었다. 그러니 이 일은 움직이지 않으면 안 될 것이고 행동하게 된다면 반드시 승리해야 할 것이다.이번 생일 파티에서 민정은 의심할 여지없이 모든 사람들 중에서 가장 즐겁고, 행복한 사람이었다. 지금 그녀의 마음속 깊은 곳은 시후에 대한 감사와 사랑이 절정에 달하고 있었다. 그녀처럼 총명한 여자가 어찌 시후가 회춘단을 준 의도를 모를 수 있겠는가..? 누가 회춘단이 필요한가? 물론 노인이고 그 중에서도 나이가 많은 사람일 것이다. 올해 20대 후반 밖에 안 된 민정에게 회춘단은 아직 필요가 없었고, 할아버지께 드리는 것이 가장 적당할 것이다. 할아버지는 회춘단에 푹 빠져 계셨는데, 시후가 이렇게 또 회춘단을 선물한 것을 보고 오늘 회장직을 물려주기로 결정하셨을 것이다. 그래서 이건 분명 시후가 자신을 도와준 것이라고 할 수밖에 없었다. 민정은 이제 이룸 그룹의 주인이 됐기 때문에, 오늘 생일 파티가 더욱 성대하게 느껴졌다!파티가 막바지에 이르자, 이룸 그룹의 직원 한 명이 거대한 5층 케이크를 파티장으로 가져왔다. 생일 케이크에는 촛불이 꽂혀 있었고, 불이 꺼지는 순간 민정은 촛불 앞에 홀로 서 있었다. 민정은 두 손을 가슴에 모으고 눈을 감은 뒤 조용히 소원을 빌었다. 잠시 후, 눈을 뜬 그녀는 애틋하고 다정한 눈빛으로 시후를 바라보았다. 이 순간 그녀는 시후가 자신의 마음속의 해와 달처럼 소중한 존재라고 생각했다. 시후는 민정이 자신을 보는 눈빛을 알아차리지 못했다. 다만, 불이 꺼졌을 때 그는 어둠 속에서 초인적인 시각으로 송천명과 송
시후는 폴의 제안을 승낙하려던 참에, 아름다운 민정이 두 사람 앞에 나타나 얼굴을 붉히며 말하는 것을 들었다. "폴, 은 선생님은 제가 배웅해드릴게요.”폴은 눈치가 빠르기 때문에 민정이 시후에게 사랑에 빠졌다는 걸 알고 있었다. 오늘은 그녀의 생일이고, 그녀가 이룸 그룹의 상속자가 된 첫날인데, 그녀는 파티가 끝난 후 시후를 집에 직접 데려다 주겠다고 자청했기 때문이다. 오늘 같은 날에는 손님을 배웅하러 나오려 하지 않을 것이다. 자신의 생일이기 때문에.. 게다가 오늘 내로라하는 사람들이 이렇게 많이 왔는데도, 그녀는 아무도 배웅하지 않고 시후 한 사람만 직접 배웅하다니.. 그녀가 시후를 얼마나 중시하는지 잘 알 수 있었다. 그러자 폴은 재치 있게 답했다. "아~ 제가 조금 전에 생각났는데, 해야 할 일이 좀 남았더라고요? 그럼 송 대표님께서 배웅하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민정은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 “그래요~ 그럼 하셔야 하는 일 먼저 처리하시고 오늘 방문해주셔서 감사합니다~”시후는 빙긋 웃으며 말했다. "회장님께서 제게 당신을 돌봐 달라고 하셨는데, 오히려 송 대표님이 저를 케어하시네요?”민정은 장난스럽게 혀를 살짝 내밀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수줍게 말했다. “치이.. 이건 선생님을 케어할 수 있는 아주 적고 적은 기회거든요? 그러니까 오늘은 거절 안 됩니다~”시후는 고개를 끄덕였다. "하하.. 그럼 송 대표님이 좀 힘드실 텐데..?”이때 이태형 대표가 시후에게 다가와 공손히 고개 숙여 인사했다. "선생님, 저는 오랫동안 회춘단을 갈망해 왔습니다. 오늘 하늘이 도왔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기회를 주셔서 감사합니다!""저에게 이렇게 감사할 필요는 없습니다. 이번 회춘단은 당신이 경매에서 얻은 것이니 더더욱 그렇고요..?”이태형 대표는 여전히 몸을 숙인 채 말했다. "은 선생님, 언젠가 광주에 올 일이 있으시다면 제가 꼭 크게 대접하겠습니다!”"그래요, 기회가 된다면 연락드리겠습니다. 참, 이 대표님 제 친구 조
조강호는 흥분한 얼굴로 시후에게 다가와 인사를 하려다가 문득 자신이 이태형 대표의 비서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러자 그는 황급히 얼굴의 흥분을 거두며 이태형 대표에게 "대표님 오셨습니까?!"라고 공손하게 인사를 건넸다.이태형 대표는 조강호의 어깨를 툭툭 치며 "강호 씨, 내 앞에서 이렇게 인사할 필요 없어요. 은 선생님과 친한 친구 아닙니까? 그러니까 내 친구라고도 할 수 있을 겁니다. 내가 나이가 꽤 많기는 하지만, 친구 사이에 나이가 무슨 상관이 있겠어요? 하하하!!”조강호는 대표의 총애를 받자 급히 고개를 끄덕이며 웃음 지었다. 그러자 시후는 웃으며 조강호의 요즘 생활을 물었다. "어때, 형! 그동안 새 직장에 적응했나??”조강호는 감사한 듯 눈물을 흘리며 고마워했다. "시후야.. 정말 어떻게 감사해야 할지 모르겠다. 너가 없었으면 어찌 내가 오늘처럼 살 수 있었겠어?! 너는 내 인생의 귀인이다..”시후는 웃으며 말했다. "모든 사람은 인생에서 귀인을 만나게 되잖아 형. 형은 내가 형의 귀인이라고 생각하지만, 나는 여전히 보육원의 아주머니야 말로 우리 둘의 귀인이라고 생각하거든. 사실 모든 일은 형이 복이 많아서 그런 거라고 생각해. 형과 나는 전생에 좋은 일을 했던 것일 수도 있지~ 아주머니 같은 좋은 사람이 우리를 구해주고 키워 주셨잖아~ 아마도 지난 생에 나보다 형이 더 좋은 일을 많이 했을 거야. 그래서 형이 날 만났고, 형에게 일생을 바꿀 수 있는 기회를 주게 된 거지. 이 모든 것이 이미 운명 지어졌을 거야, 그러니 더 고마워해야 할 건 형 자신이라고.” 시후가 갑자기 이런 거창한 이야기를 했기에 다른 사람들은 그의 말을 잘 알아들을 수 없었다.민정은 시후를 반짝이는 눈빛으로 바라보며, 방금 한 말을 곰곰이 다시 생각해보았다. 그렇다면 자신이 전생에 누군가를 도왔거나 구했기에 이번 생에 은 선생을 만날 기회가 생긴 것 아니겠냐고.. 이렇게 생각하니 그녀는 또 약간의 서운함이 들 수밖에 없었다. 아마도 은 선생의 아내 유나는
민정은 그제야 조용히 "은 선생님, 그럼 저희도 출발하실까요?"라고 말했다."좋아요. 출발합시다."......송민정은 자신의 빨간 벤틀리에 시후를 태우고 이룸 그룹의 별장을 나왔다. 민정의 심장은 미친듯이 두근거렸는데 오늘처럼 시후 앞에서 긴장한 적은 없었던 것 같았다. 차 안에서 잠시 정적이 흐르자 민정은 급히 화제를 찾아 이야기를 시작했다. "선생님, 오늘 정말 감사해요.. 이렇게 귀중한 선물을 주실 줄은 몰랐다고요.."시후는 살며시 미소를 지었다. "솔직히 말해서, 내가 회춘단을 준 건, 송 회장님께 이걸 전달할 기회를 주기 위함이었어요. 이 회춘단이 있으면 송 회장님께서는 적어도 100살까지는 건강하게 살아 갈 수 있을 테니까요. 회장님은 내가 준 이 회춘단을 매우 원하고 계셨을 거예요. 송 회장님께서는 상벌이 분명하고 정이 있는 분이시기 때문에, 회춘단을 원한다면 반드시 당신에게 빅딜을 하겠죠?민정은 감동 받은 듯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선생님.. 저를 이렇게나 생각해 주시다니.. 저는 정말 감사하다는 말씀 밖에 못 드리겠어요.. 만약 은 선생님께서 제게 필요하신 것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꼭!!! 꼭!!! 말씀해주셔야 해요! 저는 아무런 말없이 선생님의 말씀을 따를 것이니까요!”"바라는 건 없어요. 앞으로 자신을 잘 돌보면 그걸로 만족하고요! 하하하!! 저는 송 회장님께서 이렇게 쿨하게 송 대표님의 생일 파티에서 회장직을 물려주겠다고 발표하실 줄은 몰랐어요. 제 생각에는 송 회장님이 오래도록 이룸 그룹을 이끌어 나갈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리고 천천히 회장직을 넘길 준비를 하실 거라고 예상했는데.. 이렇게 갑작스럽게 이야기하게 된 건 분명 당신의 큰 아버지와 송영예 씨에게 굉장히 큰 충격이 될 거예요. 심지어 그들은 당신에게 큰 원한을 가질 테니, 앞으로는 신변의 안전에 각별히 주의를 하셔야 할 겁니다.”민정은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네 선생님, 걱정 마세요! 저도 잘 알고 있어요~”시후는 한숨을 쉬었다. "하아
시후가 부적을 만든다고 하니, 송민정 대표는 뛸 듯이 기뻤다. 그녀는 시후가 만들어 줄 부적이 어떤 것인지, 어떤 힘이 있는지는 모르지만, 분명 시후가 오로지 자신만을 위해 만들어 줄 것임을 알고 있었기에, 그가 직접 만든다는 이유만으로도 너무나도 감사했다. 그러자 그녀는 눈시울을 붉히며 감사의 말을 전했다. "은 선생님.. 저에게 이렇게 잘해주시는데.. 전 선생님께 어떻게 보답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이 말을 할 때, 민정은 속으로 이렇게 소리치고 있었다. "정말!! 할 수만 있다면!! 평생 은 선생과 함께하고 싶어요!! 그렇게 평생 선생님의 은혜에 보답하고 싶다고요!!”라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렇게 큰 재벌가의 여식이 어찌 유부남 앞에서 쉽사리 이런 말을 밖으로 내뱉을 수 있겠는가..?시후는 이 일에 대해 별 생각이 없었다. 그는 사랑과 의리를 중시하고 은혜를 갚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송민정 대표는 비록 자신의 은인은 아니지만, 자신의 친구이자, 믿을 만한 인품의 서로의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좋은 친구였다. 이런 친구에게 그는 자연스럽게 정성을 쏟을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시후는 민정이 자신에게 가지는 의미가 다른 친구들과 비교하면 조금 다르다는 걸 은근히 느끼고 있었다. 시후는 민정의 됨됨이와 태도를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게다가 그는 민정의 운명이 자신과 비슷하다고 느꼈는데, 두 사람 다 명문 재벌가 출신이지만, 부모님이 일찍 돌아가셨다는 것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녀는 자신보다 상황이 조금 더 나았는데, 적어도 그녀는 집안을 떠나 다른 곳에서 크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그는 민정의 됨됨이를 좋아했고, 그녀를 진심으로 아꼈기 때문에, 그녀를 진심으로 케어 하려는 것은 자연스러운 감정이라고 할 수 있었다.민정은 시후를 태운 뒤 일부러 차를 빨리 몰지 않았다. 그래야 시후와 차 안에서 단둘이 있을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마침 양화 대교를 건널 때쯤, 그녀는 갑자기 고개를 돌려 시후를 바라보며 기대에 찬 눈빛을 보냈다. "저.. 은 선생님..
시후는 "그래요. 하지만 이쪽 길은 좀 가파른데..? 계단도 없고.. 내려갈 때 조심해요!”라고 걱정스레 말했다.민정은 수줍은 듯 부드러운 시후에게 손을 내밀며 말했다. "은 선생님!! 좀 도와주실래요? 안 그러면 미끄러질 것 같아서.." 사실, 그녀는 넘어지는 것이 두려운 것이 아니라, 이 기회를 빌려 시후와 더 가까워지고 싶었을 뿐이다.시후는 이 길이 꽤 가파르고, 제방에서 강 가까이까지 뻗어 있었기에 민정이 만약 미끄러져 물 속으로 떨어지기라도 한다면, 상상조차 할 수 없는 끔찍한 일이 벌어질 거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는 민정의 부드러운 손을 잡고 그녀를 데리고 조심스럽게 강가로 내려갔다.강변은 추운 날씨라 그런지 사람이 거의 없었고, 간혹 불을 밝힌 자전거들이 주변으로 지나갔고, 부릉거리는 엔진 소리가 다리 위로 다니는 소리가 들렸지만, 그렇게 신경 쓰일 정도는 아니었다.강가에 도착한 시후는 민정의 손을 놓으며 찬바람을 맞았다. "여기 참 좋네요..? 하하.." 민정은 빙긋 웃음 짓고는 아래에서 위로 머리카락을 쓸어 올리며 말했다. "어렸을 때 여기에 오는 게 제일 좋았어요. 그땐 아버지께서 너무 회사 일로 바쁘셨기에 어머니께서 절 데리고 오셨죠.. 그때 어머니께선 저를 데리고 제가 주차한 곳과 같은 곳에 차를 세우고 이 길을 따라 함께 걸었어요.. 이렇게 내려올 때도 어머니께서 제 손을 부드럽게 감싸 쥐고 계셨죠..” 민정의 두 눈은 오늘 따라 슬퍼 보였다.시후는 고개를 끄덕였다. 자신이 복지원에서 자랄 때도 부모님 생각이 많이 났다. 어릴 때는 지금처럼 강하지 못했기에 부모님 생각만 떠올라도 이불 속이나 구석진 곳에 숨어서 통곡을 하곤 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모든 것이 익숙해지듯이.. 그 때 그 고단한 생활은 시후가 많은 이치를 깨닫게 만들었다. 예를 들어, 누군가 죽거나 과거에 일어난 슬픈 일은 조용히 지나가게 내버려 두는 것이 좋다는 것을 말이다.이때 곁에 있던 민정이 한숨 쉬며 말했다. "오늘 아침에 부모님을 모
시후는 송민정과 알게 된 과정을 떠올리며 묘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 때 장인과 함께 인사동에 가지 않았다면 자연히 《구현보감》을 얻을 기회가 없었을 것이고, 《구현보감》이 없었다면 자신은 기껏해야 도련님의 신분일 뿐, 은 선생님이라고 많은 사람들에게 칭송 받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래서 그는 은 선생님이라고 불리는 것을 더 좋아했다. 왜냐하면 은 선생님이라는 호칭은 자신의 실력으로 만든 것이고, 도련님은 단지 자신의 타고난 위치를 대표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즉, 도련님이라는 세 글자 뒤에 있는 것은 자신의 능력이 아니라 가문의 능력을 대표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이것이 모두 인연이라고 생각했다. 자신은 송민정 대표와 인연이 있고, 《구현보감》과도 인연이 있었다. 그래서 그는 진지한 표정으로 민정에게 말했다. "만난다는 건 인연이라고 하지만.. 내 생각에는 사실, 많은 것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정해진 것 같아요..”민정은 얼굴을 붉히며 작은 소리로 물었다. “그럼.. 우리 두 사람도 인연이 있다는 말씀이시죠?""글쎄요..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는 불교의 이야기가 있잖아요? 《화엄경》에도 있듯이.. 500겁이 옷깃 한 번 스친 인연이라고 하는 걸요?”민정은 고개를 끄덕이며 “선생님 말씀은 늘 현묘하세요.. 선생님 같은 경지에 이르면 다들 인연, 운명, 전생과 같은 것들을 특별히 믿게 되는 건가요?”시후는 웃으며 답했다. "하하.. 예전에는 믿지 않았는데.. 지내다 보니 뭔가 일이 터지면서 조금씩 믿게 됐어요. 아무튼 이 얘기는 그만하는 게 좋겠네요..! 별 재미도 없는 주제라.. 얘기 좀 해 봐요! 이제 이룸 그룹의 회장이 되실 몸인데.. 그 뒤에는 무슨 계획이 있죠..?”"음.. 일단 제가 회장이 되고도 불복하는 사람이 많을 거예요. 저에게는 시간이 필요하죠.. 회장의 지위를 굳건히 하고 그룹을 이끌어가야 할 거예요. 하지만 제가 경영함으로 인해 빠르게 발전하여 더 많은 수입을 벌어들인다면 불복하던 사람도 절 지지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