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후는 이학수가 긴장한 표정을 짓고 있자 살짝 웃으며 화제를 돌렸다. "참, 화신 제약 쪽은 요즘 어때요?”이학수는 표정이 밝아지며 "최근 제약 회사는 전반적으로 안정적인 편이지만, 신약 개발 및 신규 시장 개척에서 몇 가지 난관에 부딪혔습니다.”“그래요? 무슨 일이 있었는데요..?” 시후는 의아해했다. 화신 제약의 규모나 실력이라면 국내 제약업계에서 적수가 거의 없다고 해도 무방하다. 하지만 신약 개발은 조금 달랐다. 좋은 성분의 약이 나오지 않으면 제약 회사의 실력이 아무리 좋아도 무의미하기 때문이다.이학수는 서둘러 답했다. "최근 화신 제약은 거금을 투자해 동의보감에 기재된 한약재 성분을 가지고 생약을 개발했습니다. 주요 성분은 위장 장애를 치료하는 것으로 위통, 위산, 헛구역질 등의 증상을 호전시키는 것이고요.”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그쵸, 아무래도 현대인은 앉아서 일하는 경우가 많으니 걸리기 쉬운 질병이라고 할 수 있는데.. 그런데 딱히 한약재로 만든 생약은 유명한 약이 없었던 것 같은데요? 무슨 문제가 있죠?”이학수는 얼굴을 찌푸렸다. "이 약을 개발한 건 한국의 술 문화 때문이었습니다. 왜냐하면 회사를 다니면 아무래도 술을 많이 마시게 되고 새벽까지 술을 마시는 사람들이 많으니까요.. 결국 잠재적 고객이 될 수 있는 범위가 굉장히 넓은 것이 한국 시장이죠. 그런데.. 외국 기업이 한 발 앞서 이런 약을 제작할 줄은 몰랐습니다.. 게다가 그들이 우리와 비슷한 재료를 썼더군요.”"외국 회사? 또 우리 한의학의 처방을 표절했다고요? 외국계 기업들은 양약 위주로 만들지 않나요?”이학수는 고개를 가로 저으며 말했다. "외국계 제약 회사가 서양이 아니라 고바야시 제약이거든요.. 또 이번에 동의보감의 처방에 따라 신약을 개발했는데, 이 약의 약효가 확실히 좋아서 이 시장을 고바야시 제약이 점유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 화신 제약에 매우 불리한 상황이고요.." 그는 잠시 말을 잇지 못하다가 낙담한 표정으로 말했다. "하아.. 다른 건
사실 《구현보감》에는 수많은 진기한 고대 의약처방이 기록되어 있기에 위장에 좋은 성분들만 해도 수십 가지가 열거되어 있었다. 그에 따라 약제 한 두 개만 알려주어도 아마 이학수 대표는 고바야시 제약을 완전히 눌러 버릴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제약 분야는 이윤이 많은 산업이기 때문에 시후는 이학수를 거저 도울 수는 없었다. 그래서 그는 이학수에게 제안을 하나 하기로 했다. "이학수 대표님, 제 수중에 신약과 관련된 좋은 처방이 몇 개 있어서요.. 아마 이걸 생산하면 분명 베스트 셀러가 될 텐데.. 만약 제가 당신을 돕는다면, 화신 제약의 지분.. 얼마나 주실 수 있겠어요..?”이학수는 주저없이 말했다. "은 선생님, 제가 이 자리에 이른 건 모두 선생님 덕분이죠. 그러니 화신 제약은 은 선생님의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그러니 한 마디만 하시면 이 모두를 넘겨드릴 수 있습니다!" 이학수는 잘 알고 있었다. 시후가 없었다면 화신 제약을 물려받을 수 없었을 것임을. 시후가 없으면 이재하 부자가 돌아왔을 때 지금의 자리를 지키지 못할 것이다. 그래서 그는 오히려 시후에게 완전히 의지하는 것이 좋다고 판단을 내렸다.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를 지었다. "하하.. 그럼 이렇게 하시죠. 제가 넘겨 드리는 정보로 인해서 고바야시 제약의 신약보다 수익이 많이 나게 된다면 화신 제약의 지분 80%를 저에게 넘겨주세요. 그러면 앞으로 계속 좋은 정보가 있을 때 마다 그걸 대표님께 넘겨드리겠습니다. 그럼 화신 제약은 전 세계의 이름난 제약 회사가 될 수 있을 거예요. 그때가 되면, 개인 자산도 수백 억을 돌파하게 될 거고요.화신 제약의 현재 자산은 20~30억 정도지만 부채가 어느 정도 남아 있고, 최근 경영 부실까지 겹치면서 전반적인 하락세를 보이고 있었다. 만약 시후가 화신 제약을 천억 대 자산의 회사로 성장시켜 준다면, 이학수는 10%만 돼도 자산을 지금의 두 배로 늘릴 수 있을 것이다. 그러니 그는 거절할 이유가 전혀 없었다. 게다가 그는 시후가 만든 신약이라면
지금 이 순간 시후에게 주어진 해결책은 두 가지로 볼 수 있다.첫째는 즉시 박상철을 찾아 LCS 그룹에서 가장 실력 있는 경호팀을 지리산으로 당장 보내는 방법이다. LCS 그룹에는 실력자들이 많이 포집하고 있으니, 오송 그룹의 수하들을 처리하는 것은 별로 어렵지 않을 것이다. 둘째, 자신이 바로 지리산으로 출발하여 그곳에서 인간 사냥꾼을 정리해버리는 방법이다.잠시 동안 생각한 뒤, 시후는 자신이 이 일을 직접 해결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는 직접 지리산에 갈 것이다. 시후는 《구현보감》의 내용을 익힌 지 이미 오랜 시간이 지났고, 끊임없는 단련을 통해서 그의 무술 실력과 체력은 계속해서 향상되었다. 동시에 그는 계속해서 정공법으로 영기를 단련 해왔기 때문에 지금은 일반인들과는 엄청난 차이가 난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지난 번에 주변에서 구해준 고급 약재들을 가지고 회춘단을 많이 만들어 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회춘단을 복용하여 자신의 몸을 더 높은 경지로 끌어올린 것도 사실이었다. 그러니 지금 시후의 무공 실력은 인간 사냥꾼들은 말할 것도 없고, 그들의 몇 배의 실력으로도 시후의 적수가 되지는 못할 것이다. 하지만, 지금의 문제는 바로 지리산에 얼마나 빠르게 도착할 수 있느냐다. 오송 그룹 팀이 이미 출발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오송 그룹 근거지는 지리산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위치하기 때문에 아직은 시후에게 시간이 있었다. 아마도 조금 더 빨리 준비한다면 그들이 지리산에 도착하기 전에 한 발 앞서 도착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시후는 즉시 안세진에게 전화를 걸어 "혹시 경비행기를 마련해 줄 수 있을까요?”라고 물었다."아~ 도련님! 문제없습니다. 저희 그룹에서 소유하고 있는 개인 비행기가 있는데 LCS 그룹에서 특별히 주문 제작한 것이므로 일반 비행기보다 훨씬 빠릅니다!” 그리고 안세진은 덧붙여 말했다. "LCS 그룹은 늘 누구보다 더 빨리 움직여야 한다고 생각하기에 대비하고 있습니다.”"좋아요! 그럼 이륙 준비를 좀 해주시죠!”“
비행장에서는 LCS 그룹의 개인 비행기가 이륙 준비를 마치고 시후를 기다리고 있었다. 시후가 비행기에 탑승하기만 하면 비행기는 즉시 이륙할 것이다. 그리고 비행기는 30분 안에 시후를 목적지에 데려다 줄 것이다! 이에 비해 오송 그룹의 헬기는 가는 데 최소 한 시간 정도가 걸린다. 게다가 그들은 LCS 그룹과는 달리 빠르게 자원을 동원할 수 있는 능력이 부족했다. 그래서 인간 사냥꾼들이 지리산에 도착하면 헬기가 그들을 기다리고 있을 정도로 지원이 풍부하지는 않았고, 결국 오송 그룹은 기껏해야 지프를 준비해서 마을까지 데려다 줄 정도였다. 지리산에서 이재하와 이장명이 사는 마을까지 들어가기 위해서는 눈이 내리지 않는 한 최소 1시간은 운전해야 한다. 눈이 와서 미끄러우면 2시간 이상 걸릴 수도 있었다. 하지만 시후는 헬기로 움직이기에 훨씬 빠르다. 30분이면 그들의 주거지에 도착할 것이다. 그래서 시후는 오송 그룹 팀보다 더 빠르게 움직일 수 있다. 헬기는 별장에서 출발하여 LCS 그룹의 전용기에 다다랐다. 시후가 헬기에서 내리자마자 전용기의 문이 열렸다. 하지만 시후는 그 안에서 안세진이 나올 줄은 몰랐다. 시후는 의아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며 "왜.. 여기 계시죠..?”라고 물었다.안세진은 재빨리 답했다. "도련님, 아무래도 혼자 가시는 게 마음에 걸려서요.. 제가 따라가는 것을 원치 않으실까 봐 이렇게라도 올 수 밖에 없었습니다..”시후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이미 여기에 오셨는데.. 쫓아낼 수 없죠. 그럼 어서 가시죠.”이화룡은 안세진이 늘 그를 도련님이라고 부르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별 다른 생각을 하지 않았지만, LCS 그룹에 대해 아는 바는 거의 없었다. 그래서 시후를 만날 때마다 은 선생님이라고 부르기만 했고 더 깊은 내용에 대해서는 모르고 있었다. 하지만, 이화룡과 달리 옆에 있던 이학수는 도련님 소리에 놀라 어안이 벙벙했다.물론 이것은 시후가 신분을 드러내기 싫어하는 것과 관련이 있었다. 만약 그를 도련님이라고
LCS 그룹의 전용기는 어둠 속으로 치솟은 뒤 빠른 속도로 지리산을 향해 질주했다! 이 기종의 속도는 확실히 일반 비행기보다 훨씬 빨랐고, 시후도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역시.. 한국 최정상에 서 있는 그룹의 현재 상황은 전용기의 상태만 봐도 알 수 있다..! 전국의 주요 도시에 이런 전용기들과 개인 헬기를 배치해뒀으니, 그룹에서 비상사태가 발생하면 누구보다 더 빨리 움직일 수 있고, 결국 경쟁에서 승리할 수 있게 될 것이다.안세진은 시후에게 말했다. "도련님.. 사실 LCS 그룹에는 더 빠른 전용기가 한 대 더 있지만, 그건 회장님만 사용하시는 거라서..”"오 그래요? 이것보다 더 빠른 게 있다고요?” "네! 콩코드 여객기 들어보셨죠? 프랑스에서 개발한 초음속 여객기요. 음속의 두 배 속도로 날아가는 그 기종 말입니다. 시속 2150㎞까지 비행할 수 있죠."시후는 콩코드에 대해 들어봤지만 이 기종은 이미 대중들이 사용하지 않는 걸로 알고 있었기에 놀랄 수밖에 없었다."대중들이 사용하지는 않죠.. 속도는 빠르지만 비용이 많이 들며, 소음이 너무 커서 일반인들에게는 감당이 힘들죠. 하지만, 가장 상태가 좋았던 기종을 세계 최고의 재벌들이 사들였고, 그 중의 하나가 우리 LCS였습니다.”시후는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자신의 할아버지가 이렇게 대단한 능력을 가지고 있을 줄이야.. 콩코드 여객기를 소유하고 있다니.. 하지만 이런 여기서 우리는 기성세대 창업자들의 카리스마를 엿볼 수 있을 것이었다. 콩코드 여객기 한 대는 기업이 부담하기에 매우 큰 금액이 될 수도 있지만, 이걸 소유함으로써 은 회장은 가장 중요한 순간에 다른 사람들보다 두세 배나 빠르게 행동할 수 있을 것이다. 일반 관용 비행기의 시간당 비행속도는 기껏해야 8~900km에 불과하지만, 콩코드 여객기는 그 2.5배에 이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예를 들어 10억 달러짜리 계약건을 미국에서 체결하고 싶어할 때, 누군가 가장 빨리 이곳에 가서 사인을 할 수 있다면, 아마도 LCS 그룹
이화룡은 이전에 지리산에 한 번 와봤기 때문에, 이곳의 지형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그는 눈 덮인 산길을 가리키며 시후에게 말했다. “도련님, 이것이 산으로 들어가는 유일한 길입니다. 만약 오송 그룹 팀이 헬기를 타지 않는다면, 그들은 이 길 밖에 들어올 수 있는 길이 없을 겁니다."시후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다면 여기서 토끼를 한 번 잡아 볼까요?”"네 도련님, 그럼 여기에서 감시하고 있는 동생들을 다 불러 모을까요?"“아니요. 필요 없어요.” 안세진은 시후가 걱정되어 조심스럽게 말했다. "도련님.. 오송 그룹 팀은 실력이 정말 대단한 인물들로 도련님 혼자는 반드시 그들의 적수가 될 수 없을 겁니다. 그러니 조심하실 겸 몇 사람을 더 부르는 것도 좋지 않겠습니까?”하지만 시후는 손을 저으며 차갑게 말했다. "오늘 일은 우리 네 사람만 아는 겁니다. 그러니 우리 외에 다른 사람이 알게 되면 반드시 엄벌에 처할 겁니다.” 그러자 나머지 세 사람은 모두 얼굴이 굳어졌다. 그들은 시후의 말에서 강력한 위압과 패기를 느꼈다. 보아하니, 오늘 시후는 오송 그룹 팀을 모두 이곳에 묻어버릴 생각인 것 같았다.......지금 이 시각, 인간 사냥꾼을 실은 헬기가 지리산에 도착했다. 착륙 직후 8명은 헬기에서 빠져나온 뒤 곧바로 마을 어귀로 들어가는 차를 탔다. 시후와 달리, 그들은 지프를 타고 마을로 향했다. 이들이 헬기를 타지 못한 이유는 이곳에서 오송 그룹의 영향력이 딱히 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오송 그룹은 강남에서는 유명한 재벌가지만, 국내에서 가장 최정상의 기업이라고 하기에는 조금 부족했다. 그들은 다른 지역에서는 그다지 힘을 쓰지 못했기 때문이다. LCS 그룹은 전국 어디서나 강력한 힘을 미쳤고, 그 때문에 그들은 마음만 먹으면 어디서든 오송 그룹을 짓밟을 수 있었다. 이것이야 말로 최고 재벌가의 능력을 보여주는 것이다! 임원범을 비롯한 오송 그룹 팀은 두 대의 지프차를 직접 몰아 산길을 지나고 있었다. 가는 길에
수십 km에 이르는 산길을 지프차 두 대가 바짝 붙어 달리고 있었다. 눈 내린 산길은 아무래도 운전이 쉽지 않은데, 라이트가 닿는 곳마다 온통 하얀색이라 구분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임원범은 밖이 온통 하얀 눈밭으로 인해 눈이 부시자 약간 짜증난 말투로 말했다. "그 은시후라는 놈은 정말 짐승 같은 놈이군.. 미움을 샀으면 그냥 죽이면 되지, 왜 이런 곳으로 보내? 짜증나게.. 그 놈이 아니었으면 우리가 이런 생고생을 하지 않아도 되는 거 아냐?”그러자 차를 몰고 있던 사내가 말했다. "제가 오기 전에 알아보니 은시후라는 놈이 굉장히 독한 놈이던데요? 이곳에 사람을 보낸 것뿐만 아니라 막노동판에도 여자를 보내서 시멘트를 나르게 하기도 했다고 들었습니다.”"하! 그건 뭐 할 수 있는 일이지.. 우리 대표님 처남과 그 떨거지들이 어떻게 죽었는지 잊었어? 십여 명을 차에다 용접한 뒤에 바다에 던졌어! 시신을 아직도 꺼내지 못했는데.. 그럼 그 갇힌 사람들은 어떻게 되겠어?” 임원범은 팀원에게 물었다.운전하던 팀원은 웃으며 말했다. "뭐.. 하하.. 죽겠죠 어떻게 되겠어요?”"윤복아, 바다에는 많은 물고기들과 생물들이 살고 있지. 그 안에 10여 구의 시신이 있으면 말이야.. 물에 불어 터진 뒤에 물고기들이나 새우, 게 등에 의해 뼈가 되겠지.. 큰 물고기는 살점을 뜯어먹고 작은 물고기는 피부를 뜯어먹을 거다. 닥터 피쉬처럼 말이야.. 그럼 시간이 조금만 지나도 남는 게 있겠어?”"아오 씨..!" 뒷줄에 있던 황지완이 말했다. "어쩐지.. 대표님과 오송 그룹 사람들이 눈에 불을 켜고 그 자식을 죽이려고 하더니.. 이 자식 완전 악마네요?!”임원범은 굳은 표정으로 주의를 주었다. "그러니까, 우리도 방심해서는 안 되는 거야. 오늘 이 작전에서는 반드시 이겨야 한다.”"팀장님, 여기에 우리를 이길 만한 무공 고수가 있을 것 같습니까?”"아마도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 지난 번에 대표님이 보낸 사람들 중에 유일하게 살아남은 사람에 따르면,
이학수 역시 너무 추워서 코를 훌쩍거렸다. 네 사람이 이곳에 왔을 때, 시후는 혹시라도 자신들이 이곳에 온 것이 들킬까 봐 헬기를 돌려보냈다. 만약 헬기를 먼저 보내지 않았다면 헬기 안에서 잠시나마 추위를 피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약 10여 분을 더 기다린 후, 시후는 갑자기 산길에서 두 대의 차가 내뿜는 네 줄기 빛을 보았다! 안세진도 빛을 보고 긴장하며 소리쳤다. "도련님, 온 것 같습니다!”시후 역시 고개를 끄덕였다. "훗.. 너무 오래 기다려서 잠들 뻔했잖아?”이화룡은 급히 허리에서 권총을 꺼낸 뒤 입술을 잘근잘근 씹기 시작했다. “이 새끼들.. 오늘 너희들이 얼마나 대단한 지 한 번 보자!”시후는 무덤덤한 표정으로 "이화룡 씨, 총은 치워요. 아마 그들에게 쓸모가 없을 겁니다.”라로 말했다.이화룡은 잠시 당황했지만, 잠시 후에 그의 말을 납득할 수 있었다. 이전에 그는 시후의 능력을 본 적이 있었는데, 천둥을 호령할 수 있는 걸 보고 자신의 눈을 믿을 수 없었던 시간이었다. 아마도 이렇게 무공이 뛰어난 사람이 있다면, 자신의 총알을 막을 수 있을 테니 그리 놀랄 일은 아닐 것이다.안세진이 물었다. "도련님, 그럼 조금 뒤에 어떻게 할까요? 저희가 도울 일이 있으면 얼마든지 분부해 주십시오.”"아무것도 도울 필요 없습니다. 그냥 지켜보면 됩니다.” 시후는 미소 지으며 말했다.이화룡은 당황하며 말했다. "도련님, 아니면.. 차라리 이따가 천둥을 몇 번 쳐서 죽여 버리면 되지 않을까요..?”"하하하!! 날벼락으로 사람을 내리치는 건 너무 싱겁잖아요!? 바로 죽어 버릴 텐데.. 서로 얼마나 실력이 좋은지 겨뤄보는 게 서로 좋을 걸요? 재밌기도 하고..”안세진은 시후가 예전에 벼락을 쳐서 현학계의 거물을 죽여버렸다는 소문을 들은 적이 있었다. 하지만 그는 직접 본 것이 아니었기에, 늘 그것이 우연의 일치라고 생각해왔다. 왜냐하면 지금껏 벼락과 천둥을 호령할 수 있는 사람을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LCS 그룹은 현학과
점심을 먹고 난 후, 윤우선은 머릿속이 계속해서 추첨에 대한 생각으로 가득했다. 비록 1억 상당의 추첨에 당첨될 거라 기대하지는 않았지만, 작은 상품이라도 당첨된다면 그녀에게는 그야말로 횡재일 것이기 때문이다....점심을 먹고 윤우선은 홍라연과 함께 다시 하버시티로 돌아왔다. 이때 불가리 매장의 매니저는 이미 송민정이 보낸 추첨권을 수령한 상태였다. 이 추첨권은 오늘 아침 인쇄소에 특별히 부탁해서 급히 만든 것이었기 때문에, 여전히 강한 잉크 냄새가 풍기고 있었다.윤우선이 홍라연과 함께 매장에 들어서자, 아침에 그녀를 응대했던 여자 판매원이 서둘러 다가와 밝게 말했다. “손님, 오셨군요! 이곳으로 이동해 주세요!” 그러면서 그녀는 일부러 목소리를 낮추며 윤우선에게 속삭였다. “손님, 이번 추첨은 손님처럼 VIP 고객들 만을 대상으로 한 행사입니다. 일반 고객들은 참여할 수 없으니, 사람들에게 알리지 않으셨으면 해요.”윤우선은 즉시 그 의도를 이해했다. 그녀는 바로 이런 특별 대우를 좋아하는 사람이었다. 그래서 그녀는 곧바로 홍라연에게 눈짓을 보내며, 판매원을 따라 매장 뒤편에 있는 매니저실로 향했다.매니저는 이미 오래전부터 이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매니저는 윤우선이 들어오는 것을 보자마자 환한 미소로 말했다. “사모님, 안녕하세요! 저는 이 매장의 매니저입니다. 그냥 장 매니저라고 불러 주세요!”윤우선은 고개를 끄덕이며 호기심 가득한 표정으로 물었다. “장 매니저님, 제가 추첨에 참여하러 오긴 했는데, 이번 추첨은 어떤 건가요?”매니저는 웃으며 말했다. “손님, 간단히 설명 드리자면, 이번 추첨은 VIP 고객만을 대상으로 진행되는 행사로, 최저 상품도 1천만 원 상당이며, 최고 상품은 1억에 달합니다. 게다가 당첨 확률도 매우 높고요.”“와!” 윤우선은 단번에 흥미를 느끼며 감탄했다. “최소 상품이 1천만 원 상당이라고요? 정말 통이 크시네요!”“네.” 매니저는 미소를 띤 채 말했다. “이건 저희 그룹의 이벤트로, 주요 VIP
윤우선은 이 말을 듣고 당장 울고 싶었지만, 고상한 사모님이라는 이미지를 유지하기 위해 이를 악물고 눈물을 꾹 삼켰다. 윤우선은 속으로 생각했다. ‘그래, 이 80만 원이 좀 늦게 들어온다고 해서 판매원과 싸울 수는 없지. 날 위해 할인도 많이 해줬는데, 이 정도는 참아야지 않겠어? 게다가 돈을 안 준다고 한 것도 아니고, 단지 정상적인 절차가 필요하다는 건데, 내가 여기서 뭐라고 하다가 괜히 판매원이 ‘그럼 환불하세요.’라고 하면 완전히 헛수고가 되는 거 아니겠어?’ 그러면서 윤우선은 속으로 한숨을 쉬었다. ‘문제는 지금 내 카드에 남은 게 50만 원 남짓이라는 거야. 50만 원으로 며칠이나 버틸 수 있을까....’그녀는 마음을 다잡고 더 이상 이 문제에 대해 더 이상 말하지 않기로 했다. 대신 일부러 태연한 척하며 판매원에게 웃으며 말했다. “괜찮아요, 괜찮아요! 나중에 용돈은 만들면 되니까요.”판매원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럼 오후 1~2시 사이에 열리는 추첨 행사에 꼭 오세요.”“그래요!” 윤우선은 웃으며 말했다. “그때 가서 1등 상품에 꼭 당첨될 거예요!”판매원이 웃으며 말했다. “그럼요 분명히 좋은 소식이 있으실 겁니다!”윤우선은 새로 산 목걸이를 챙기고 홍라연에게 말했다. “형님, 이제 가시죠.”홍라연은 부러움이 가득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알겠어, 동서. 동서 정말 운이 좋네. 이렇게 좋은 기회를 잡다니, 정말 부러워.. 그리고 2400이나 절약한 거잖아!”윤우선도 기분이 너무 좋아 웃으며 말했다. “사실 말이죠, 내가 WS 그룹과 손절한 이후로 운이 점점 좋아지는 느낌이라니까요.”홍라연은 탄식하며 말했다. “나는 언제쯤 이 집안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특히 그 늙은 시어머니는 매일 얼굴만 봐도 짜증나 죽겠어!”윤우선은 웃으며 말했다. “뭐 하러 신경 써요. 어차피 몇 년 안 있으면 죽을 텐데.”홍라연도 고개를 끄덕이며 문득 떠오른 듯 말했다. “맞다, 동서. 오늘 나도 목걸이 하나 사준다고 했잖아..
여성 판매원이 말했다. “1% 캐시백을 받으실 수 있어요. 고객님께서 이 목걸이를 구매하시면, 구매 후에 1%의 금액을 돌려드립니다. 즉, 사모님께서 80만 원을 더 할인 받으시는 거나 다름없는 거죠.”“맙소사....” 윤우선은 감탄하며 말했다. “그럼, 이 9600만 원짜리였던 목걸이를 이런저런 혜택을 받으면 7200만 원이라는 가격에 살 수 있다는 거예요?”“그렇습니다!” 여성 판매원이 계산기를 두드리며 말했다. “실제 구매가는 9600만 원이지만, 총 2400만 원을 절약하시는 셈이죠!”윤우선은 기쁨에 겨워 미쳐버릴 지경이었다.윤우선이 흥분에 빠져 있을 때, 판매원이 또 다시 말했다. “그리고 구매 후에, 오늘 오후 1~2시 사이에 매장으로 오시면 무료 추첨 행사에 참여하실 수 있어요. 최고 상품은 1억 상당입니다.”“세상에나!” 윤우선은 깜짝 놀라며 말했다. “도대체 어떤 상품이길래 1억 상당의 가치가 있는 거예요?”여직원은 웃으며 대답했다. “정확히 어떤 상품인지는 저도 잘 모르겠어요. 고객님께서 직접 오셔야 알 수 있습니다.”윤우선은 속으로 생각했다. ‘2400만 원을 할인 받는 것도 모자라, 1억 상당의 상품이 걸려 있는 행사에 추첨할 기회를 준다니! 이건 정말 하늘에서 돈이 떨어지는 거 아니야? 오늘은 정말 운수 좋은 날이야!’ 이렇게 생각이 들자, 윤우선은 주저 없이 말했다. “좋아요! 오늘 구매할 게요! 당장 결제합시다!” 그러고 나서 그녀는 자신의 에르메스 가방에서 카드를 꺼냈다.옆에서 지켜보던 홍라연은 부러움에 거의 눈물을 흘릴 뻔하며 속으로 생각했다. ‘윤우선 이건 대체 운이 뭐가 이렇게 개 같이 좋은 거야?! 이런 대박의 기회를 다 잡다니. 나는 매일 돈 한 푼 없이 쪼들리며 사는데, 이건 어쩜 이렇게 잘 풀릴까!?’이때, 여직원이 윤우선이 카드를 꺼내는 것을 보고 곧바로 말했다. “그럼 사모님 결제해 드리겠습니다!” 판매원은 POS 기계에 금액을 입력하고, 윤우선의 카드를 긁은 뒤 말했다. “고객님,
윤우선이 반응하기도 전에, 옆에 있던 홍라연은 벌써 흥분해서 외쳤다. “네?! 내 기억엔 이 매장은 절대 할인을 하지 않는 걸로 알고 있었는데, 갑자기 그렇게 가격이 싸진다고요?”여직원은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맞습니다, 고객님. 저희 매장은 원래 할인을 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오늘은 유일한 예외로, 매장 창립 기념일이라서 딱 오늘만 특별히 진행하는 이벤트입니다!”윤우선의 마음은 흔들리기 시작했다. 할인을 절대 하지 않는 브랜드가 한 번에 1천만 원을 깎아 준다니, 이건 진짜 놓칠 수 없는 기회 아닌가?! ‘싼 게 비지떡’이라는 말은 있어도, 이렇게 큰 할인은 무조건 챙겨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윤우선은 오늘 이 목걸이를 사지 않으면, 밤에 자다가도 후회하며 깨어날 것 같았다. 그래서 그녀는 몰래 휴대폰을 꺼내 은행 앱으로 계좌 잔액을 확인했다. 잔고는 7250만 원. 며칠 전부터 시후와 유나가 집을 비운 동안, 윤우선은 미용실에서 VIP 회원권을 충전했고, 홍라연과 함께 몇 번이나 럭셔리한 외식을 즐겼으며, 자신을 위해 새 옷도 여러 벌 샀다. 따라서 그녀가 가진 돈은 분명 빠르게 줄어들고 있었다. 그렇기에 지금 그녀가 가진 모든 돈을 쓴다고 해도 여전히 800만 원 정도가 부족했다. 게다가, 더 문제는 가진 돈을 전부 써버리면 앞으로의 생활비는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하게 될 것이었다. 있는 돈을 다 써버리면, 차에 기름도 넣지 못할 텐데, 설마 가지고 있는 것을 팔아야 하는 것인가? 윤우선은 갑자기 딜레마에 빠졌다. 이때, 눈치 빠른 여직원이 그녀의 표정을 읽고는 공손하게 물었다. “고객님, 혹시 지금 자금 상황이 조금 빠듯하신 건가요?” 그녀는 윤우선이 기분 상하지 않도록 재빨리 덧붙였다. “제가 아는 많은 분들처럼, 고객님도 아마 카드에 큰 돈을 두지 않고 대부분 자금을 투자 상품에 넣어두셨을 것 같아요. 그러니까 평소에 사용하실 약간의 유동성 자금만 남겨두시는 거죠.”윤우선은 이 말을 듣고 마음이 한결 놓였다. 이보다 더 좋
하지만 판매원이 분위기를 이렇게까지 띄웠는데, 자신이 "이 목걸이는 너무 비싸서 살 수 없다"라고 말하면 ‘귀부인 중에서 최정상’이라는 타이틀에 어울리지 않는 행동이 아닌가 싶어 망설였다.윤우선이 속으로 조마조마하고 있을 때, 여직원이 매장의 간판 상품을 그녀 앞에 놓았다.윤우선이 고개를 숙여 가격표를 보자마자 속으로 비명을 질렀다. ‘어머나, 세상에! 1, 4, 0, 0, 0... 숫자 4 뒤에 0이 몇 개야...? 이게 14억이라고?!’앞에 있는 여직원은 목걸이를 꺼내 들고 윤우선을 한 번, 목걸이를 한 번 번갈아 보더니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손님, 갑자기 드는 생각인데, 이 목걸이조차도 손님 앞에서는 조금 가벼워 보이는 것 같아요.”윤우선은 눈물을 쏟을 뻔했다. ‘지금 14억짜리 목걸이가 내 앞에서 가벼워 보인다고? 내가 뭐 태양이라도 된다는 거야?’뒤에 있던 홍라연도 놀라며 외쳤다. “이 목걸이는 너무 비싸잖아요...! 14억이라니, 세금을 빼도 로또라도 당첨돼야 살 수 있겠네!”이때 여직원이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사실 돈은 문제가 되지 않아요. 제가 보기에는 사모님의 분위기와 재산이라면 이 정도 목걸이는 충분히 구매 가능하실 거라 믿어요.”그녀가 이렇게 말하자, 윤우선은 조금 전부터 점점 마음이 불편해지고 있었다. 여직원은 분위기를 띄우는 데 정말 능숙했다. 처음엔 윤우선이 꽤나 기분이 좋았지만, 하지만 너무 극단적인 성격이라 지금은 진퇴양난의 상황이 되어버렸다.그때 여직원이 화제를 바꾸며 진지하게 말했다. “사실 제 생각엔, 이런 다이아몬드 목걸이가 크기, 화려함에만 치중해서 오히려 너무 촌스러워 보일 수 있어요. 결국 돈 냄새가 너무 진하면 오히려 품격이 없어 보이기도 하죠.”윤우선은 이 말을 듣자 눈이 번쩍 뜨이며 외쳤다. “아, 그렇죠. 아가씨 말이 딱 맞아! 이렇게 큰 다이아몬드 목걸이를 목에 걸면, 그냥 목에 ‘나 돈 많음!’이라는 글자를 단 것 같잖아. 촌스럽고, 그러니까 정말 촌스러운 것 같아!”
여직원이 내뱉은 ‘귀부인 중의 최정상’이라는 한마디는 윤우선의 기분을 하늘 끝까지 띄워버렸다. 윤우선은 여직원의 말이 마치 뭔가 화학적인 에너지를 가지기라도 한 듯, 자신의 고막과 화학 반응을 일으켜 대량의 도파민을 생성해내고, 그 도파민이 혈관을 따라 뇌까지 직행하는 듯한 기분을 느꼈다. 간단히 말해, 윤우선은 이미 여직원의 말에 너무 취해버렸다.윤우선이 느끼고 있는 이 느낌은 마치 담배를 처음 배운 젊은이가 마을 어르신이 가지고 계시던 오래된 곰방대를 들고 깊게 담배를 한 모금 빨아들이는 것과 같다고 할 수 있었다. 단순히 취한 정도가 아니라, 약간 어지러움을 느낄 정도였으니까 말이다.윤우선은 너무 행복해서 입이 귀에 걸릴 정도로 활짝 웃으며 여직원을 바라보았다. 윤우선은 여직원을 보면 볼수록 마음에 들었다.홍라연도 아부를 잘하긴 했다. 수십 년 동안 형수로 살다가 어느 순간 안색 하나 안 바뀌고 자신을 낮추며 비위를 맞춰댔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여직원과 비교하면 홍라연은 한참 수준이 모자랐고, 어린아이 수준에 불과했다.결국 윤우선은 기쁨을 주체하지 못하고 여직원에게 물었다. “아가씨, 내 분위기면 어떤 목걸이가 어울릴 것 같아요?”그러자 여직원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말했다. “사모님 같은 분이라면 저희 매장의 대표 상품, 그러니까 '간판' 상품을 착용하셔야죠!” 그 말을 마친 뒤, 여직원은 재빨리 덧붙였다. “손님,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제가 매니저님을 찾아가서 금고를 열고 우리 매장의 간판 상품을 가지고 오겠습니다!” 말이 끝나기 무섭게 여직원은 급히 사무실로 향했다.사무실에서는 매니저가 매장 CCTV를 통해 실시간으로 여직원과 윤우선의 대화를 지켜보고 있었다. 여직원이 들어오자마자 매니저는 다급히 말했다. “아니, 소희 씨 어떻게 우리 매장의 간판 상품을 추천할 수 있어?!”그러자 여직원은 당황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매니저님, 그건 매니저님이 시키신 거잖아요? 가능한 한 저 아줌마를 꼬드겨서 돈을 더 많이 쓰게 하라고
이야기를 끝낸 뒤 전화를 끊은 여직원은 윤우선 앞에 다가가 미소를 띠며 말했다. “손님, 그럼 제가 악세서리를 착용해 보시도록 도와 드리겠습니다.”윤우선은 고개를 끄덕이며 직원의 도움을 받아 목걸이를 착용하고 거울 앞에서 자신의 모습을 이리저리 살펴보았다.명품 브랜드의 악세서리는 가성비 면에서는 솔직히 형편없다고 할 수 있다. 18K 골드 체인 자체는 돈으로 바꾸면 얼마 되지 않을 것이고, 잔뜩 박힌 작은 다이아몬드 역시 그다지 비싸지 않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만약 이 둘을 합치더라도 판매 가격의 일부에 불과할 것이다.하지만, 윤우선이 중시하는 것은 가성비가 아니라 제품을 샀을 때 얼마나 많은 돈을 썼는지였다.소위 가성비라는 것은 상품의 성능과 가격의 비율을 뜻하는데, 같은 가격일 때 성능이 더 좋으면 제품은 좋은 것이라고 판단된다. 반면 윤우선이 중시하는 비용은 상품이 가지는 이미지와 가격의 비율이다. 따라서 같은 가격일 경우 사람들이 더 인정하고 부를 더 과시할 수 있는 것이 중요하며, 설령 원가가 2만 원 정도 되는 티셔츠가 150만 원에 팔리고 있다고 하더라도, 가슴팍에 찍힌 브랜드 로고가 충분히 과시할 만 하다면, 윤우선의 눈에는 가치 있는 상품이었다.윤우선은 한참 동안 목걸이를 살피며, 이 목걸이가 정말로 반짝거린다는 것을 발견했다. 매장의 조명 아래, 거의 모든 각도에서 눈부신 빛이 쏟아져 나오고 있었기에 강렬하게 마음을 사로잡힌 그녀는 곧바로 말했다. “이걸로 할게요. 포장해주세요!”그때 직원이 말을 꺼냈다. “손님, 제가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이 목걸이는 손님 분위기와 어울리지 않는 것 같아요.”“무슨 뜻이죠?” 윤우선은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 “내가 이런 비싼 목걸이를 할 자격이 없다는 건가요?”여직원은 급히 손사래를 치며 말했다. “아니에요, 그런 뜻이 아닙니다! 손님 오해하지 마세요. 처음 손님께서 매장에 들어오셨을 때부터 손님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고귀한 분위기를 느꼈거든요. 솔직히 말씀드리면, 제가 불
윤우선은 자신이 운전하는 위풍당당한 롤스로이스 컬리넌을 몰고 하버시티에 도착했다. 지하 주차장에서 조심스럽게 차를 여러 번 후진하고 돌리기를 반복해 간신히 주차를 마친 그녀는 홍라연과 함께 1층으로 올라갔다.하버시티의 1층은 대부분 일류 명품 브랜드 매장으로 가득했다. 그중 절반은 의류와 가방 브랜드로, 예를 들어 루이비통이나 구찌 같은 곳들이 있었고, 나머지 절반은 악세서리브랜드로, 불가리, 까르띠에와 같은 매장이 자리 잡고 있었다.윤우선은 도착하자마자 홍라연을 이끌고 불가리 매장으로 직행했다. 불가리가 다른 브랜드보다 특별히 더 좋은 것은 아니었지만, 윤우선은 ‘불가리’라는 이름이 듣기만 해도 화려하고 좋은 것 같은 느낌이라 마음에 들어했다.두 사람이 매장에 들어가자마자 윤우선은 곧바로 중앙에 위치한 진열대로 향했다. 그 후, 높은 의자에 턱 하니 앉아 오른손으로는 롤스로이스의 차 키를 진열대 위에 올려놓고, 왼손으로는 예전에 시후가 선물해 준 에르메스 핸드백을 진열대 위에 당당히 올려놓았다.판매사원은 한눈에 큰 손님이 온 것을 알아차리고 재빨리 다가와 매우 공손하게 말했다. “고객님, 안녕하세요. 불가리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어떤 상품을 보고 싶으신지 말씀해 주세요.”윤우선은 목소리를 가다듬고 거만한 태도로 말했다. “흠흠, 매장에 괜찮은 목걸이 있으면 다 꺼내 줘요. 내가 골라 볼 테니까.”판매사원은 재빨리 고개를 끄덕이며 옆에 있는 남성 동료에게 말했다. “준기 씨, 고객님께 스페인산 탄산수를 두 병 준비해 드리고, 이번 달에 새로 나온 향수 샘플도 준비해서 고객님께 시향해 드려요.”남성 판매사원은 지시대로 움직였고, 이를 본 윤우선은 마음속으로 감탄했다. ‘역시 명품 브랜드 매장은 서비스가 달라!’홍라연은 윤우선 뒤에 서서 생각했다. ‘예전엔 WS 그룹이 돈 좀 있었을 때 나도 이런 매장에 와서 이런 대접을 받았었지. 하지만 지금은 이런 매장을 들어오는 것만으로도 긴장될 정도라니... 역시 떨어진 봉황은 닭보다 못
윤우선은 과거 WS 그룹에서 시집살이를 할 때 늘 홍라연에게 괴롭힘을 당해기에 마음속으로 큰 원한을 품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 홍라연이 개처럼 그녀에게 아부하며 다가오니, 윤우선의 허영심은 한껏 부풀었고, 그녀에게 완전한 통쾌함을 느끼게 만들었다. 그래서 그녀는 매일 홍라연과 어울리는 것이 즐거웠다. 윤우선에게는 홍라연이 자신의 앞에서 아부하며 비위를 맞출 때, 자신이 과거의 윤우선이 아니며 완전히 달라졌음을 느낄 수 있는 순간이었기 때문이다.그 때, 윤우선은 홍라연의 목소리를 듣고 투덜대며 말했다. “아직도 잠이 부족한데. 몇 시죠?” 홍라연은 서둘러 말했다. “벌써 11시 다 돼 가! 어제 말하기를 오늘 쇼핑 간다고 했잖아? 난 다 준비됐어, 지금 동서 집 앞이야. 오늘 가는 거지?”윤우선은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말했다. “아이고! 까먹고 있었네! 오늘 하버시티에 가서 목걸이 하나 살까 했는데, 요즘 자꾸 목이 허전한 느낌이 들어서 말이죠.” 그러자 홍라연은 웃으며 말했다. “동서처럼 컬리넌을 타고 에르메스를 들고 다니는 사람이 목에 좀 화려한 목걸이 없는 게 더 이상하지! 어떤 브랜드로 볼 거야?” 윤우선은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뭐 불가리, 티파니, 까르띠에 같은 데면 다 괜찮아요. 안 가리는 편이라, 일류 브랜드면 다 좋지 뭐.” 홍라연은 곧바로 아부를 시작했다. “역시 동서 안목은 최고야! 동서 기질에는 그런 일류 브랜드가 딱 어울리지. 나 같은 평범한 사람은 동서랑 비교도 안 돼. 몇 만 원짜리 정도만 해도 충분하지.” 이어 홍라연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 “역시 동서는 복이 많아. 럭셔리한 저택에 살고, 고급 외제차도 타고, 명품을 입으니 확실히 인생 승자지.. 나야 뭐, 어려움을 겪고 나니 악세서리도, 가방도 다 없어졌어. 지금은 명품은 커녕 싼 목걸이 하나 사기도 힘드네... 나중에 혜빈이에게 돈 좀 받아서 상점에서 은목걸이나 하나 사야겠어..”윤우선은 속으로 생각했다. ‘홍라연이 자기가 저렴한 악세서리나 어울리는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