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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2화

이 레스토랑은 임아중의 친구가 투자한 곳이다. 그녀는 신유리를 데리고 곧장 룸으로 들어갔다.

임아중은 아직 눈앞의 사람이 누구인지 알아보지 못한 듯했다. 그저 조금 불쾌했는지 서늘한 목소리로 말했다.

“이게 무슨 태도죠? 매니저 불러오세요.”

송지음은 실수로 와인을 테이블 위에 쏟았다. 새하얀 식탁보는 순식간에 와인으로 붉게 물들었다.

임아중이 벨을 누르려고 하자 송지음의 얼굴은 순간 하얗게 질렸다.

그녀는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지금 표정이 뭐죠? 당신을 괴롭히기라도 했어요?”

송지음은 몸이 경직된 채 신유리를 한 번 쳐다보더니 고개를 숙이고 작은 목소리로 사과했다.

“죄송합니다.”

임아중이 한 번 더 말을 꺼내려는 순간 신유리가 먼저 입을 열었다.

“매니저보고 다른 사람으로 교체해달라고 하세요. 지음 씨는 서비스업과 잘 맞지 않는 것 같네요.”

신유리는 지음 씨라는 세 글자에 송지음이 멍해진 것을 확연히 느낄 수 있었다. 그녀는 무표정하게 송지음을 바라보며 말했다.

“화인 그룹에 있을 때부터 멍청하다는 걸 알고 있었는데 여전하네요.”

송지음이 엎었던 와인은 하마터면 자두에게 쏟아질 뻔했다. 그래서 임아중이 크게 화를 냈던 것이다.

신유리는 자두의 손을 닦아주며 송지음에게 물었다.

“하지만 정말 의외네. 머리 쓸 필요 없는 일조차도 못하다니.”

둘은 서로 증오하는 사이였고 신유리가 아무리 침착하더라도 송지음을 보면 화를 참을 수 없었다.

신유리는 덤덤한 표정으로 마치 아주 평범한 일을 이야기하듯 말을 했지만 오히려 그 덤덤함이 송지음을 더 괴롭게 만들었다.

오래전부터 송지음은 신유리 앞에서 열등감을 느껴왔다.

송지음은 문득 자신이 한때도 웨이터로서 신유리 앞에 섰던 적이 있었다는 것을 떠올렸다.

그때와 다른 점이라면 그때는 신유리의 행복을 엿보며 부러워하기도 했지만 지금은 이미 인생에 시달려 자신과 신유리 사이의 격차를 똑똑히 깨달았다는 것이다.

지금처럼 몇 년 동안 열심히 위로 올라가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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