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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7화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는 순간 신유리의 눈과 서준혁의 눈이 딱 마주쳤다.

“할아버지한테서 전화 왔어. 자두가 엄마를 찾는대.”

서준혁이 말했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 내내 서준혁은 계약서 일을 입 밖으로 꺼내지 않았고 신유리를 더는 밀어붙이지 않겠노라 다짐했다.

하지만 그녀를 볼 때마다 오담윤에게 납치를 당했던 얼굴이 떠올라 무엇이든 더 해주고 싶은 마음이 더 커졌다.

그는 하루라도 빨리 신유리에게 자신을 증명하고 싶었고 그녀를 대신해 잘못된 모든 일들을 다잡아주고 싶었다.

신유리도 마음속이 복잡한지 할아버지 옆으로 다가가며 단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저택 안으로 들어가기도 전, 멀리서부터 자두의 웃음소리와 유씨 아저씨가 할아버지에게 천천히 움직이라는 말소리가 들렸다.

문을 열고 들어서니 할아버지는 자두를 안고 열심히 놀아주고 있었고 나이가 있던 터라 속도는 느렸지만 자두는 그래도 환하게 웃으며 신나했다.

자두는 곧 1살이 될 나이라 몸무게도 눈이 띄게 증가해 신유리는 할아버지가 행여 다칠까 얼른 자두를 땅에 내려놓으며 말했다.

“너무 예뻐하시는거 아니에요? 무리하셨죠?”

할아버지는 손을 휘휘 내저으며 대답했다.

“당연히 예뻐해야지! 내 핏줄이고 내 손녀잖아.”

자두도 순한 아이라 할아버지와 있는 내내 애를 먹인 적이 없었고 신유리가 돌아온 것을 발견하자마자 얼른 달려가 푹 안겼다.

옆에 있던 서준혁이 자신에게 오라고 한참을 달랬지만 아이는 미동도 없었다.

신유리도 낯선 환경 속에서 이렇게 오랜 시간을 혼자 보낸 자두가 안쓰러워 할아버지와 짧은 대화를 마치고 떠나려 하였다.

“정말 딱 맞춰 돌아왔구나, 마침 점심을 준비하라고 시켰는데 먹고 가렴.”

그러자 할아버지는 옅은 미소와 함께 의자에서 몸을 일으키며 신유리에게 말했다.

준비한 점심은 아주 풍성했는데 할아버지가 오래전부터 준비를 마친 듯 했다.

“마음에 드니? 네 마음에 안 들면 내가 다시 만들어오라고 할 테니 편히 말하 거라.”

“아니요. 번거롭게 안 그러셔도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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