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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4화

레몬 캔디는 테이블 위에 놓여 있었다. 신유리는 잠시 멍해 있다가 고개를 들어 이신을 바라보았다.

이신은 늘 평소와 같은 표정이었고 신유리의 시선을 느끼자 다시 고개를 들어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녀의 눈동자에 비친 걱정과 미안함을 눈치채고는 입술을 오므렸다.

잠시 후, 그는 입을 열었다.

“일 있으면 언제든지 말하고. 내가 도와줄게.”

이 한마디에 서준혁의 시선은 어두워지다 못해 서늘해져다. 이신은 자리에서 일어나 자두의 머리를 쓰다듬고는 떠났다.

서준혁 옆을 지나칠 때 이신은 발걸음을 살짝 멈추고 의미를 알 수 없는 가벼운 웃음을 흘렸다. 뒤돌아보거나 말을 덧붙이진 않고 그대로 나갔다. 그저 가벼운 비웃음만으로 도발의 의도가 충분히 드러났다.

서준혁의 얼굴은 즉시 차가워졌다. 말을 꺼내려던 참에 신유리의 지친 목소리가 들려왔다.

“지금 내 인간관계까지 간섭하는 거야?”

서준혁은 눈썹을 찌푸리며 물었다.

“둘이 사귀어?”

신유리는 안색이 어두워진 채 그를 쳐다봤다.

“서준혁, 이젠 말도 이해하지도 못하는 거야?”

그녀는 말을 마치고 레몬 캔디를 집으려 손을 뻗는 순간 서준혁이 한 손으로 눌러버렸다. 그는 이를 악물며 말했다.

“캐디는 내가 사 줄게, 얼마든지.”

신유리는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놔.”

서준혁은 그녀를 뚫어지게 쳐다보며 말했다.

“신유리, 네가 원하는 거 무엇이든지 만들어 줄 수 있고 사 줄 수도 있어. 하늘의 달을 따달라고 해도 어떻게든 따다 줄 거야!”

조용했던 카페는 서준혁의 목소리에 사람들의 시선을 끌었다. 자두도 그들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신유리는 서늘한 눈빛으로 서준혁을 바라보며 레몬 캔디를 낚아챘다.

“서준혁, 몇 번 더 말해야 알아듣겠어? 넌 이젠 나를 간섭할 자격 없다고.”

서준혁의 동공이 미세하게 떨렸다. 그는 화가 나서인지 실소를 터뜨리며 새까만 눈동자로 신유리를 쳐다봤다. 그는 약간의 파열감을 느낀 듯 캔디 박스를 누르고 있던 손을 천천히 풀었다.

“그래, 간섭할 자격이 없지.”

그는 손을 거두며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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