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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7화

우서진은 서준혁에게 술 마시자고 전화를 걸었더니 그는 신유리와 함께 자두 옷을 사고 있었다. 그는 한 손에 7, 8벌의 원피스를 들고 묵묵히 신유리의 뒤를 따랐다.

전화 너머로 들려오는 목소리에 신유리는 옷을 고르다가 멈칫하더니 뒤돌아 서준혁을 보며 말했다.

“일 있으면…”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서준혁은 단칼에 거절했다.

“앞으로 그런 모임엔 찾지 마. 통금이 생겼거든.”

우서진은 의아해하며 물었다.

“네가 언제부터 통금이 있었지?”

서준혁은 신유리를 흘깃 보더니 말했다.

“얼마 안 됐어, 아무래도 가정이 생겼잖아.”

우서진은 잠시 침묵을 지키다 한마디를 내뱉었다.

“그럼 지금 뭐 하는 중인데? 밤늦게 밖에서 뭐 하고 다니는 거야? 이럴 땐 통금이 없어졌어?”

마침 자두가 옆에서 서준혁의 손을 잡아당기며 원피스를 잡아당기려 했다. 서준혁은 손을 살짝 들어 올리며 말했다.

“딸이랑 쇼핑.”

잠시 멈칫하더니 이내 덧붙였다.

“세 식구 함께 왔어. 원래 우리 딸이 널 삼촌이라 불러야 하지만 생각해 보니 아무래도 너랑 접촉하지 않는 게 좋겠어.”

우서진은 전화를 끊어버리고 혼자 바에 앉은 채 핸드폰을 테이블 위에 던져놓더니 욕설을 내뱉었다. 괜히 전화했다가 화만 난걸.

그는 가볍게 혀를 차며 시선을 돌리다가 익숙한 실루엣을 발견했다.

그는 휘파람을 불며 다가갔다.

서준혁은 전화를 끊고 신유리의 시선과 마주쳤다. 그녀는 담담하게 말했다.

“가도 돼, 좀 있다가 하율이 데리고 돌아갈 거야.”

“이수야, 나 가고 싶지 않아.”

서준혁은 부드러운 눈빛으로 신유리를 바라봤다. 지금 이 순간은 그가 오랫동안 꿈꿔왔던 장면이었다. 다른 사람을 만나는 시간조차 아까웠다.

그는 언제 어디서나 신유리와 함께 있고 싶었다. 비록 전에도 신유리가 자두와의 만남을 막지는 않았지만 그때와는 분명히 달랐다.

그때의 그는 아무런 신분도 없었지만 지금은 아니었다. 비록 신유리는 여전히 자신에 대해 경계하고 있었지만 상관없었다. 그는 인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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