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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5화

태지연은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을 했고 신연은 그런 그녀를 보며 표정 하나 바뀌지 않았다.

하지만 손에 든 케이크를 내려놓지 않았고 태지연에게 다시 물었다.

“왜 안 좋아해?”

그는 아무런 기복이 없는 목소리로 물었는데 마치 정말 태지연과 케이크에 대해 대화를 나누는 것 같았다.

오늘 입은 옷과 팔찌는 다 신연이 태지연에게 골라준 것들이었는데 예쁘긴 하지만 태지연은 자기 자신이 바비 인형이 된 듯 한 기분이 들어 불편하기 짝이 없었다.

태지연은 신연의 손에 들려있는 케이크를 슥 쳐다봤는데 그건 그녀가 늘 좋아하고 즐겨먹는 티라미수 케이크였다.

그녀는 그 케이크를 내려다보며 귓가에 들려오는 신연의 목소리에 생각에 잠겼다.

그는 고작 20대 초반의 나이였지만 부산에서 소문난 사업가이자 대표였다. 그러나 목소리는 여전히 앳된 청년의 목소리였다.

태지연은 순간 눈앞에 그때 벚꽃나무 밑에 서있던 신연의 모습이 보이는 것 같았다.

하지만 정신을 차리니 눈앞에는 반짝반짝 빛이 나고 귀티 나는 성공한 남자, 지금의 신연이 보여졌고 그녀는 그런 그가 낯설었다.

태지연은 늘 신연이 야망이 있고 교만한 사람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신연이 싫기는커녕 그런 점마저 좋았다.

그러나 나중이 돼서 신연이 자신의 부모님마저 가두려 하는 사실을 알고 나서야 신연의 교만함이 절대로 자신의 상상처럼 그렇게 청렴결백하지는 않다고 느꼈다.

신연은 마치 독을 가득 품은 독뱀마냥 마음속으로는 늘 멍청한 그들을 깔보고 있었다.

왜냐하면 그는 언젠가는 그들이 자신의 앞에 무릎을 꿇고 싹싹 비는 날이 올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신연은 여전히 티라미수 케이크을 든 채로 태지연을 달래며 말했다.

“착하지? 이거 한번만 먹어봐.”

태지연은 입술을 꽉 깨물며 고개를 들어 신연을 쳐다보았고 저도 모르게 움츠러 들었다.

신연은 그녀의 행동에 잠시 멈칫하더니 다시 말했다.

“추워?”

“아니.”

태지연이 괜찮다고 대답을 했지만 신연은 자신의 외투를 벗어 자상하게 그녀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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