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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7화

신유리는 가볍게 입을 맞추고 나서 서준혁이 미처 반응하기도 전에 이미 뒤로 물러나 있었다.

하지만 서준혁 역시 빠르게 대응했다. 그는 신유리의 허리를 감싸안으며 다시 자기 품으로 끌어당겼다.

서준혁은 고개를 숙여 신유리의 이마에 닿을 듯이 빈틈없이 밀착했다. 따뜻한 숨결이 속눈썹 위로 느껴졌다. 서준혁은 그녀의 허리를 천천히 쓰다듬으며 야릇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서준혁의 목소리는 약간 쉬어 있었다.

“어디 도망가려고?”

넓은 욕실 안, 신유리는 서준혁의 어깨 너머에 있는 거울을 볼 수 있었다.

따뜻한 조명 아래, 서로 껴안고 있는 모습은 더할 나위 없이 다정해 보였다.

서준혁의 손은 여전히 그녀의 허리를 꽉 감싼 채 그녀는 고개를 들며 말했다.

“아파.”

서준혁의 목구멍에서 가벼운 웃음이 새어 나왔다. 그는 손에 힘을 풀고 신유리의 귀 옆에 흩어진 머리카락을 정리해 주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오늘 하린이 없어.”

오늘 서준혁과 신유리는 연회에 참석해야 했기 때문에 자두를 할아버지께 맡기고 저녁에도 데려오지 않을 예정이었다.

신유리는 서준혁의 뜻을 알아차렸다.

아무리 둘이 함께 살고 있어도 자두를 돌봐야 했기 때문에 많이 피곤했을 뿐만 아니라 여러모로 불편하기도 했다.

욕실의 샤워기가 언제 켜졌는지 모르게 물소리와 함께 물안개가 자욱해서 분위기는 한층 더 야릇해졌다.

결국 신유리는 서준혁에게 안겨 방으로 돌아왔다. 그녀는 손가락 하나 움직일 힘도 없이 지쳐 있었다.

“머리 말리고 자, 감기 걸린다.”

신유리는 쉰 목소리로 서준혁을 째려보며 말했다.

“누구 탓인데?”

서준혁의 눈에는 웃음기가 가득했다. 그는 신유리를 침대에서 일으켜 세우고 수건으로 머리를 닦아주며 달랬다.

“내 잘못이야, 내가 책임질게.”

신유리는 더 이상 아무 말도 하고 싶지 않았다. 그녀는 너무 피곤한 나머지 서준혁이 닦아주는 대로 두고 눈을 감은 채 쉬었다.

신유리는 어느새 깊이 잠들었고 다시 눈을 떴을 때는 이미 환하게 밝아 있었다.

“왜 이렇게 일찍 일어났어? 더 자도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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