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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5화

신유리는 딱히 감정을 드러내는 것조차 싫어 그냥 무시한 채로 말했다.

“네가 원하는 것을 이루면 더 이상 따라다니지 않을 거야? 그리고 이신한테도 더 이상 신경 끌 거야?”

그녀는 서준혁에게 너무 많은 시간을 쏟았다는 사실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아무것도 모르던 시절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신유리는 과거를 떠올릴 때마다 피로가 남는 것 같았다. 오랜 세월의 얽히고설킴은 그녀의 에너지만 소모했다.

목선의 피부는 서준혁의 뜨거운 눈물에 데인 듯했다. 한때 그렇게 사랑했었고, 그녀의 사랑을 빌미로 무자비하게 상처를 주던 사람이 이제는 이렇게 그녀의 용서를 구하고 있었다.

신유리는 마음속 깊이 쓰라림을 느꼈다. 그녀는 진심으로 그를 사랑했다. 심지어 마음을 다 꺼내 주고 싶을 정도로 사랑했다.

서준혁은 그녀의 대답에 기뻐했지만 이내 기쁨은 사라진 채 고통만이 남았다.

그는 신유리를 더욱 세게 끌어안더니 그녀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신유리, 그런 말 하지 마. 나도 상처받아.”

“네 앞에서만 모든 자존심 다 내려놓고 할 수 있는 건 다 했어. 근데 넌 여전하네... 자두랑 가까이 지내는 걸 허락하면서도, 넌 항상 나를 밀어내잖아.”

“네가 날 없는 사람 취급할 때마다 얼마나 힘든지 넌 모를 거야... 밤새 잠을 뒤척이며 어떻게 해야 나를 믿을지 생각해.”

서준혁은 손에 힘들 더 주더니 가쁘게 숨을 몰아쉬었다. 뜨거운 숨결이 신유리의 피부에 닿았다.

“신유리, 내 인생은 별로 재미없는 삶이었어. 누구도 나한테 사랑이란 어떤 건지 가르쳐준 적이 없어. 그런데도 너만은... 네가 원한다면 내 목숨까지도 줄 수 있어... 유리야, 나 진짜 너한테 빠져버렸어...”

신유리는 서준혁이 너무 세게 안아서인지 아니면 그 한마디가 너무 무거웠는지 아무 말도 나오지 않은 채 호흡조차 버거워졌다.

전에도 서준혁은 비슷한 말을 여러 번 한 적 있었다. 하지만 단 한 번도 지금처럼 강렬하고 진한 감정을 느껴본 적이 없었다.

그녀는 서준혁과 거의 10년을 얽혀있었다. 아무리 스스로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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